[논평] 여성을 향한성착취 범죄의 동맹이제는 끝내야한다.

 

우리들은 여성을 오직 성적 대상, 쾌락 도구로만 여기고 가해를 일삼았던 수많은 사건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소라넷이라는 공간에서는 100만 가까운 사용자들이 모여 불법촬영물을 공유했다.  ‘웹하드 카르텔’은 한편으로는 웹하드 업체를 통해 불법촬영물을 공유하여 여성들의 피해를 이윤창출의 도구로 삼고,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장의업체라는 것을 통해 피해 여성들에게 돈을 받고 불법촬영물을 잠시 삭제해주는 척하는 일도 벌어졌다. 아동성착취물을 공유하던 자가 검거되고도 고작 1년여의 실형을 선고받아 국제적 망신을 산 것도 얼마 전의 일이다.

 

성착취물을 찾아헤메던 이들은 보안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텔레그램이라는 해외 모바일 메신저로 모여들었다. 소위 ‘N번방’을 통해 ‘갓갓’, ‘왓치맨’이라는 유저는 유명세를 탔다. 이들 방이 사라진 후에는 ‘박사’라는 자가 등장하여 성착취물을 공유하며 경제적 이득마저 얻어냈다. 이들은 해킹을 통해 여성의 신상정보를 털어내고 약점을 잡은 후 협박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점점 더 가학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든 공통점이 있다. 수십만원에서 백수십만원에 이르는 돈을 내고 성착취물 공유방에 참여한 남성들에게는 신분증을 통한 본인인증이나 아동성착취물을 공유하는 것을 인증할 것을 요구하며 ‘성착취 범죄의 동맹’을 쌓아 올라갔다. 이 성착취 동맹, 강고한 남성연대를 통해 여러 명의 청소년을 포함한 수십명의 여성들이 직접 협박당하며 끔찍한 피해를 입어왔음이 드러났다.

 

이 사건들을 대하는 가부장적 한국사회의 면면은 더욱 분노를 자아낸다. 이런 끔찍한 사건들의 주동자 몇몇이나마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것은 사정당국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수사 덕분이 아니었다. 여성을 향한 만연한 성폭력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라는 수많은 여성들의 외침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고 나서야 수사가 시작되었을 뿐이다.

 

디지털 성착취물을 반대하는 수많은 여성과 시민들의 요구를 모아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발의된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을 대하는 모습은 또 어떠한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에서는 사건을 제대로 파악도 못 한 채 논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청소년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을 자주 한다”거나, “N번방 사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자기는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자기 만족을 위해 이런 영상을 가지고 혼자 즐기는 것까지 처벌할 것이냐”, “일기장에 혼자 그림을 그린다고 처벌할 수는 없지 않나”는 등 수많은 사함들의 입법청원을 한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날 국회 법사위에서는 텔레그램에서 이루어진 성착취 범죄와는 별개로 딥페이크(가짜영상, 합성성폭력물)에 대한 처벌을 추가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만을 일부 개정만이 진행되었을 뿐이다.

 

방식과 플랫폼만을 바꾸어가며 여성을 향한 폭력이 반복되는 이유는 명백하다. 디지털 성착취물을 소비하며 가해에 가담한 공범들이 사실상 거의 모두 처벌을 유예받아온 역사 때문이다. 여성을 향한 폭력이 드러났음에도 ‘우리 모두를 처벌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며 폭력의 만연함이 가해자들의 권력이 되는 상황은 피해여성과 자신의 안전을 항상 걱정해야하는 여성에게 다시금 끔찍함을 안길 뿐이다. 남성은 으레 그럴 수 있다면서, 모든 가해가담자들이 악의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변호해주는 남성연대는 지금 이순간에도 동작한다. 한국의 가부장사회에는 여성을 동등한 동료 시민으로 보지 않고, 그저 성적 대상물로만 바라보고 쾌락을 위한 도구로만 대하는 유구한 역사가 있다.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죽음으로까지 내몰아온 이 끔찍한 폭력적 남성연대, 강간문화를 더이상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

 

22일 경찰청은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124명을 검거하고 ‘박사’로 이름을 알린 조모씨를 포함 총 1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처벌받아야할 사람은 124명일 뿐일 리가 없다. 22일 현재 청원인 수가 150만명이 넘은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청원이 보여주는 것은 엄벌주의에만 치우친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가 아니라 더이상은 처벌받지 않고서 강간문화를 이어나가는 남성이 없어야한다는 시대의 요구이다.

 

국회 법사위의 논의 과정에서 뚜렷이 드러났듯이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성범죄 개념으로는 여성을 향한 성착취와 폭력을 막을 수 없다. 법제도적 틀에서 디지털 집단 성폭력을 개념화하고 가중처벌해야하고 국제수사공조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녹색당은 디지털 성착취물을 유포한 주범과 그를 소비한 가입자 모두 끝까지 찾아내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녹색당은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정당으로써 반드시 국회로 갈 것이다. 동료시민인 여성을 비인간화하고 착취의 대상, 성적 대상물로만 대하는 사회의 종료를 고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인천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