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의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잠복기를 지나고 있다 . 언제 어디에서 발현할지 몰라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잠복기도 길고 겨울도 견디고 치사율 100% 가까운 바이러스의 출현은 가축의 대량사육에 대한 경고이자 심판이다. 대비책이 없어 이루어지는 형식적인 살처분은 농가와 이웃주민, 집행하는 공무원과 관계자에 대한 폭력일 뿐이다. 녹색당이 공장식 밀집사육의 문제를 지적한 것은 오래다. 자본을 넘어서는 기술은 없다. 아무리 시설이 훌륭하고 최신이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다.

신선한 농식품의 이미지와 맑은 공기, 청년이 돌아오는 완주의 이미지에 이번 사태가 먹칠을 하고 있다. 완주군 비봉면 농장부지는 과거 1,000마리 규모 때도 끊임없는 피해를 호소해 싸워온 곳이다. 게다가 농장의 세수와 그간 구축해온 완주의 청정이미지를 비교하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없다. 그런 상황에 10배를 늘려서 완주군 비봉면에 1만두 돼지농장을 가동하겠다는 것은 기만이다. 우린 그 규모의 크기에 놀라고, 여전히 빈땅 어디라도 그런 대규모 가축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제도에 한번 더 놀랐다.

더불어 사육제한이 아닌 분변폐기물의 관리에 그치는 법제도는 개선해야 한다. 사육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른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참고로 전라북도 진안군은 가축사육제한 조례로 대규모 사육시설의 허가가 전무한 상황이다. 청정한 이미지를 지키겠다는 지자체의 노력이 법제도 아래 오염시설로 대표되는 축사의 신축을 막아왔다.

이제 바꿀 때가 되었다. 전북의 여러 지자체에 분뇨처리에 관한 조례가 아닌 가축사육제한 조례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 돼지, 닭의 사육규모가 한계에 다다른 마당에 거대 자본은 농촌 곳곳에 그들의 빨대를 꽂을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앞으로 제도정비가 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완주군은 자본이 아닌 주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완주 혁신도시와 로컬 푸드의 고장에 축산업 대기업이 손을 내미는 것은 자본의 폭주다. 주민민원을 우습게 보지마라. 그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조례에 의거 ‘2천미터 이내 민가’ 밀집상황을 반영해 사육제한을 적극적으로 행해야한다. (주)이지바이오는 주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해 1만두 사육계획을 철회하고 다른 사업방향을 구상하라. 동물을 돈으로만 생각하고 사업장 주변의 주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사업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2019년 11월 15일

전북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