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예배당에서 내팽개쳐진 시민안전과 공공자산의 가치

– 위법 판결에도 도로점용 계속 허가하겠다는 조은희 구청장
– 서울시 스스로의 감사결과 무색케하는 박원순 시장의 “개인일정”
– 안전과 공공성,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정 최우선 목표여야

주민감사 결과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논란을 빚어온 서초구 사랑의교회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진행된 헌당예배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비롯한 다수의 정치인이 참석했으며, 특히 조은희 구청장은 이미 2심에서 도로점용 허가가 잘못되었다는 판결을 받고 대법원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랑의교회 도로점용을 계속 허용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원순 시장 역시, 서울시가 2012년에 이미 도로점용이 위법하다는 주민감사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축사에서 해당 공간을 “정말 멋진 교회”라고 칭하며 모순적인 자세를 보였다. 사랑의 교회 지하 예배당은 공유자산인 도로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도시가스, 통신, 하수 등 시민생활과 안전에 직결되는 공간이라는 이유로 사법부와 시설관리 당국이 도로점용을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해온 곳이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공유자산의 공적 활용과 시민안전을 지킬 책무가 있는 단체장들이 그 책무를 방기하고 거대한 예배당 안의 박수 세례만을 바라보는 지금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2012년 서울시의 주민감사 결과, 2015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2017년 서울행정법원의 도로점용 취소 결정 등 사랑의교회 도로점용을 둘러싼 법의 일관된 메시지는 공공시설이 아닌 배타적 공간이 공공부지를 점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언론에 따르면 조은희 구청장은 헌당예배 축사에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해드리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공공부지는 특정 집단에 의해 배타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서울은 이명박 전 시장이 하고자 했던 ‘봉헌’의 대상도, 지금 사랑의교회가 행하고 있는 배타적 점유의 대상도 아니다.

이번 논란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는 것은 시민안전이라는 시정·구정 최우선 가치가 훼손되는 공간에서 시정을 대표하는 시장이 그 공간을 축복하고, 구청장은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공간의 계속적인 점유를 약속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헌당예배 참석이 개인일정이었다고 밝혔지만, 대법 판결을 앞둔 논란의 공간에서 시장이 시의 공식입장과 괴리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미 뱉는 순간 개인의 것이 아니게 된다. 특히 최근 온수관 파열, 잦은 침수와 땅꺼짐, 통신구 화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지하공간은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사랑의교회 헌당예배 현장은 하나의 해프닝이 아니라 안전에 대한 단체장들의 안일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우려를 더한다.

언론 보도가 이어지던 6월 27일, 청와대 앞에서는 초등학교 아래를 관통하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지하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또, 지난 5월에는 공유지인 철도부지를 대기업의 투기적 개발 수단으로 삼는 것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안전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감각, 공공성이 실현되는 공유자산 활용을 이야기하는 시민들의 감각 반대편에, 안전보다 다른 ‘어떤’ 가치를 좇는 정치인과, 공유자산을 제멋대로 처분하고 활용해도 된다고 여기는 행정이 존재한다는 것은 도시를 사는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시민안전을 방관하는 것에 모자라 위협하고 있는 서초구, “안전도시 서울”을 외치면서 정작 서울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불안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서울시가 지금이라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더 나은 도시는 더 큰 건축물, 더 깊은 지하시설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더 민주적인 공간활용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9년 6월 28일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