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언제까지 ‘감옥형 동물원’을 두고 볼 것인가

코로나 19로 대부분의 전시관과 박물관이 휴장에 들어갔다. 동물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월 2일, 고드름과 분뇨로 가득 차있는 우리 안에 갇힌 원숭이와 밧줄에 목 매달린 염소의 사진이 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사진을 찍은 제보자는 동물원 근처를 산책하다 장기간 방치된 채 최소한의 먹이와 물도 먹지 못하고 갇혀 있는 이 동물들을 마주했다. 수 개월 동안 이렇게 동물들을 돌보다 한 동물보호단체의 적극적인 조사에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10개의 동물원이 있는데(19년 12월 말 기준), 이 중 공영동물원이 20개(18.2%), 민간동물원이 90개(81.8%) 이다. 이는 최근 20년 사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원인은 「동물원·수족관법」 제정과 시행에 따른 일정 규모 이상 등록 의무화와 실내동물원의 등장으로 인한 민간동물원 증가이다. 새롭게 늘어난 민간동물원은 규모는 작아지고, 야외에서 실내로, 관람에서 체험으로 변형되는 양상이다.

공영동물원 역시 좋은 형편이 아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20세기 중반에 이미 대부분 철거한 1세대 감옥형 동물 전시관이 여전히 사용 중이다. 이는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콘크리트 재질이나 창살형의 좁디좁은 공간으로 이뤄져있다. 2018년 실시한 ‘대국민 동물복지개선 필요 여부 조사’에서 동물복지, 공중보건, 안전, 서식환경, 생물종상태 등 모든 항목에서 평균 ‘나쁨’으로 평가 받았고, 국민 75.6%는 ‘전시 동물의 복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 하였다.

이제 더 이상 감옥형 동물원에 갇힌 동물을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은 뉴스에 보도된 체험 동물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시의 동물원 전체의 문제이자, 대한민국 동물원·수족관에서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문제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과 소규모의 체험형 동물원은 결국 동물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다. 모든 종의 동물들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환경부에서 수립한 ‘제1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 더불어 운영되는 동물 공연과 체험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동물복지 저해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강화해야 한다.

2023년 준공 예정에 있는 대구대공원의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 부지도 충분하지 않다. 현행법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이대로라면 동물들의 종별 서식환경을 보장해 줄 수 없을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멸종위기종의 보전, 생태교육 안전훈련 등 운영체계 전반에 걸쳐 AZA인증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동물들이 행복하지 않는 한 인간 역시 행복할 수 없다.

(AZA인증: 동물원 및 수족관 분야의 국제적 인증제도로 동물복지, 멸종위기종의 보전, 생태교육 등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가 아시아 동물원 중 처음으로 AZA 인증을 받았다)

2021년 2월 11일
녹색당 대구광역시당 동물권위원회(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