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정치권이 공범이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권력형 성범죄 근절하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밝혀진 이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녹색당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연이어 발생하는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할 것을 서울시와 정치권에 촉구한다.

피해자 주장의 진위 여부를 아직 파악할 수 없으니,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말을 아끼라는 주장이 여론에 스미고 있다. 상호 동등한 관계에서라면 제3자가 한 발 물러서서 결론이 날 때까지 기다린 후에 책임을 묻는 것이 분명 합리적인 처사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성범죄가 그렇듯 권력형 성범죄의 가장 악질적인 요소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결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점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됐던 서울특별시장이었고,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고발한 것만으로도 일신상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고 박원순 시장은 영면했지만 그의 지지 세력과 측근 인사들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발언뿐만 아니라 여성 혐오적 발언들까지 적극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 어느 쪽의 발화권력이 우위에 있는지는 재 볼 것도 없이 뻔하다. 이처럼 상호당사자가 동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발 물러서서 결론이 날 때까지 중립을 지키자’는 주장은 중립적일 수 없다. 이는 결국 피해자의 외롭고 불공정한 싸움을 방관하자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진위 여부 자체에는 논란이 있을지언정 진위 여부를 밝혀내는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한 발 물러서 있다가 결론이 나온 후에야 책임을 묻는다면 이미 너무 늦었을 수 있다. 누군가 가까이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 ‘결론’ 자체가 공정하지 않은 과정으로 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재하는 권력차가 있고, 양측이 대등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약자에게 힘을 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 그 몫이 바로 시민사회계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서울녹색당은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할 피해자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또한 향후 발생하는 모든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도 한 치의 타협 없는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밝힌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에 이르기까지 권력형 성범죄 이슈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서사가 되어버렸다. 이 대열에 고 박원순 시장이 오르지 않기 위해서는 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을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수사해야 한다.

정치권은 권력형 성범죄가 줄이어 발생하는 원인을 성찰하고 스스로의 위계를 해소하라. 또한 위력을 형성한 공범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자정하라.
서울시는 피해자 보호에 주력하며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고위공직자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 개편 대책을 강구하라.

 

2020년 7월 21일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