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의회 방청을 막은 심각한 민주주의 후퇴, 은평구청과 구의회는 사과하라

은평구의회가 5월 28일부터 6월 28일까지 32일간 진행되는 은평구의회 제266회 제1차 정례회에서 심각한 민주주의 후퇴가 발생했다. 이번 정례회의 중요한 안건의 하나인 2019년도 제1회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의와 계수조정 회의에 은평구는 구청 공무원 50여명을 동원해 구의회방청을 막았다.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고, 심지어 실시간 생중계를 진행하는 타 자치구의회 회의와 달리 구의회 출입구 및 지하주차장까지 봉쇄한 것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 방청하고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 투쟁위원회(이하 은백투) 주민들은 전날인 11일, 은평구의회에 방청 신청을 했지만 은평구의회로부터 12일 당일에 현장 신청을 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전신청을 하지 않아도, 방청권을 배부 받고 당일에도 의회방청을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구의회는 현장신청을 해도 된다는 약속과 달리 방청 자체를 막았으며, 자원순환센터 관련 예산이 포함된 도시환경국 질의응답 순서도 변경했다. 관련 실과별 회의 순서를 사전 고지 없이 종종 변경하기도 하지만, 은평구의회는 11일 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의사일정 순서 변경 고지를 남겼다. 이 고지에 도시환경국의 질의응답 순서 변경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4월 은평구청 주최로 시행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관련 주민설명회는 구청의 준비부족과 구청장의 말실수 등으로 설명회가 무산된 바 있다. 주민설명회가 진행되지 못하고 무산될 만큼 갈등이 심각한 사항이다. 하지만 구의회 정례회 방청은 주민설명회와 다르다.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방청이 가능하며, 방청 중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도 안 되고, 소란을 일으킬 경우 퇴장시키는 등 강력한 규제조치가 있는 회의이다. 무엇보다 시민의 대표를 자처하고 있는 구의회의 회의다. 은평구정개혁시민모임(준)은 지난해 1,065명의 은평구민 서명을 은평구의회에 전달하며 지역의 갈등현안에 대하여 구의회가 공청회 또는 토론회 주최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은평구의회는 시민들과 단 한 번의 공청회 또는 토론회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구의회 방청 기회조차 빼앗았다.

업무 시간 중 본인의 업무와 관련 없이 구의회 출입구와 지하주차장을 막은 50여명의 공무원은 상부로부터 입장 불허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과 사과를 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적 회의 절차를 밟지 않고, 시민들의 방청을 원천봉쇄하는데 동조한 이연옥 의장과 오덕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허울뿐인 중립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5000명의 시민요구에 따라 공청회를 개최할 수 있는 ‘주민참여기본조례’를 스스로 어겼다. 그리고 은평구청과 은평구의회는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지키지 않았다. 서울시에 이어 은평구까지 민주주의 후퇴가 심각하다. 그동안 협치와 민주주의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갈등의 현안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 시민들을 들러리 세우고, 기본적인 절차마저 무력화시키며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민주주의를 훼손한 자들이 어찌 대의민주주의를 자처하며 그 자리에 있단 말인가?

은평녹색당은 민선 7기 임기가 시작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이 심각한 민주주의 후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김미경 구청장과 이연옥 구의회의장 그리고 오덕수 예산결산위위원장은 은백투 주민들과 48만 은평구민에게 사과하라.

2019년 6월 14일
은평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