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박00교수가 연극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지 2년 만에 집행유예 없는 징역 1년을 선고받으며 법정구속됐다. 2018년 9월 사건접수일로부터 514일 만에 1심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1심 결과를 듣기까지 피해자들은 2년여의 시간동안 주변인들로부터 2차 피해를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 생존을 위한 발화는 누군가에겐 미투의 화제성을 등에 업고 벌이는 일이라는 근거없는 소문으로 확산되어가며 어렵게 꺼낸 미투의 목소리는 묻히고 위축되어 피해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온전히 자신들만의 싸움으로 짊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박교수를 직위해제하는데 그친 대학의 미흡한 조치도 한몫하고 있다. 자체조사나 징계 없이 소극적이고 안일한 태도로 피해자들의 고통을 부추겼다.

박교수는 1심 결과의 마지막 항변의 메시지로 여성들의 카르텔이 연극 연출가 이윤택 사건과 연결해 프레임화 했다며 자신이 위력행위를 가할 위치에 있었음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그동안의 판례를 통해 ‘위력의 행사와 자유의사 제압이 없더라도 무형적 권세의 존재만으로 위력이 인정 된다’고 판단했다. 이 선고결과를 통해 지위, 권세, 업무상 위력을 이용한 성범죄는 중범죄임을 가해자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무지해서 무지할 수 있었던 수많은 문화예술계 지도자들은 이제라도 반성과 성찰의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뼛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여성을 도구화하는 사회문화적 시스템과 성차별과 여성혐오라는 오래된 폐단을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위치성을 인지하는 배움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위력에 대해 피상적인 해석의 판단으로 처벌의 근거가 미약했던 ‘우월적 지위’, ‘업무상 위력’, ‘피감독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확실히 판단하고 내린 의미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앞으로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엄중한 판결을 기대한다.

우리 모두는 미투의 목소리에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개인이 모든 상처를 짊어지는 방식의 싸움이 되어서는 안된다. 미투의 목소리는 더 큰 연대의 파도가 되어 우리들은 다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2020년 2월 7일

전북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