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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아주 정치적인 녹색 5 : 창당직후 해산될 가능성, 그래도 총선에 참여할 것인가?

작성자
하승수
작성일
2019-04-05 17:13
조회
254

녹색당 창당 스토리 연재, 벌써 5번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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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이 되면서 창당은 가능하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1,000명을 모으기가 어려웠던 당원숫자가 2,000명, 3,000명을 넘어섰다. 먼저 당원에 가입한 사람이 주변 사람을 당원으로 가입시키기도 하고, ‘녹색당이 창당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입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환경.시민단체 활동가들, 생협조합원들, 지역풀뿌리 활동가들이 많이 가입했고, 녹색평론 독자들중에서도 가입하는 분들이 많았다. 조직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한명 한명 가입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당원가입에 일정한 경향성이 있었다. 여성당원 비율이 절반을 넘었고, 청년들의 가입도 늘었다.

 

정당법에 따르면, 시.도당부터 먼저 창당을 하고 중앙당(녹색당에서는 전국당이라고 부른다)을 창당하는 것이 순서였다. 그래서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충남에서 시.도당 창당을 하고, 2012년 3월 4일에 전국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국회의원 총선거는 4월 11일로 다가와 있었다. 이 총선에 참여할 것인지? 에 대해 논쟁이 있었다.

 

정당이면 당연히 총선에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의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득표율이 2%에 못 미치는 정당은 선거직후에 곧바로 등록취소를 당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같은 이름을 4년동안 못쓰게 되어 있었다. 어렵게 창당한 녹색당이 총선에 참여했다가 2%에 못미치면 곧바로 등록취소를 당하고 4년동안 ‘녹색당’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법조항의 기원을 찾아보면, 박정희,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그 때에 만들어진 악법조항들인데, 놀랍게도 민주화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 반갑지 않을 거대정당들은 이런 조항을 그대로 놔두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창당은 하되 2012년 총선에는 참여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다. 총선에 참여했다고 곧바로 해산을 당하면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반면에 어렵게 창당한 이유가 총선에 참여해서 탈핵같은 이슈를 정치의 의제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는데, 당연히 총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창당을 앞두고 2012년 2월 25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는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 에 관한 치열한 토론이 있었다. 토론의 결과로, 2012년 총선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하고 비례대표 후보를 당원들로부터 추천받기로 했다. 최종 후보결정은 당원들의 투표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어렵게 창당한 정당이 곧바로 등록취소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압박이었다.

 

실제로 녹색당은 2012년 4월 11일 총선이 있었던 다음날인 4월 12일에 등록취소를 당한다. 정당득표율이 0.48%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전혀 예측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총선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 고민은 아래에 붙이는 녹색당(준) 전국운영위원회의 글속에 담겨 있다. 당원들에게 총선참여 결정을 알리는 이 글 속에 수많은 고민들이 담겨 있었고,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험난한 길에 대한 예측도 담겨 있었던 것이다.

 

“총선에 참여해서 기대보다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려하는 당원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모두들 녹색정치, 녹색당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탈핵’이 필요하다는 간절한 바람 때문에 참여하신 많은 당원들의 마음,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총선에 참여하여 ‘녹색’의 목소리를 내려면 총선 전 창당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대구와 충남 당원들의 마음을 감안하면, 총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생략)

 

녹색당운동은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변화는 한 번의 선거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해 의석을 확보할 것이고, 만약을 우려하시는 분들의 염려대로 2% 득표를 못해서 등록이 취소된다고 해도 우리는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총선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은 지금 돌아보더라도 불가피한 결정이었던 것같다. 당시에 홈페이지와 카페 등을 통해서 당원들도 의견을 냈다. 총선참여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의견을 낸 당원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단 당원도 있었다.

 

“이번에 혹시라도 등록취소되더라도, 다시 녹색당 만들면 전 또 당원 할 거니까,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 힘내시고. 몸도 마음도 상하지 않게, 무엇보다 즐겁게 선거 준비 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아마도 이런 마음을 가졌던 당원들이 많았기에, 2012년 4월 12일 등록취소를 당하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 것이다.

 

** 이어질 글의 제목들만 소개합니다.

  • 생소한 선거법, 돈없는 것도 서러운데 마이크까지 빼앗기고
  • 녹색당을 포기 못하다보니 ‘녹색당 더하기’가 탄생
  • 재창당대회의 복병, ‘반(反) 정당의 정당’
  • 창당이후 처음 맞는 대선,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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