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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치적인 녹색 8 : 재창당의 숨은 복병? ‘반정당의 정당’

자유토론
작성자
하승수
작성일
2019-05-02 22:23
조회
432

녹색당 창당 스토리 8번째입니다. 이제 마지막 한번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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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재창당대회는 2012년 10월 13일 오후2시 충남 홍성에서 열렸다. 아마 한국 정당중에서 비수도권 농촌지역에서 창당대회를 연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선관위에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참고로 정당법에서는 ‘중앙당 사무소를 서울(수도)에 두도록’ 되어 있고, 지난 4월 30일 녹색당이 이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창당대회까지 서울에서 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어서 선관위에 문의해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홍동면 문당리에 있는 환경농업교육관에서 열린 재창당대회에서는 3월 창당대회때 채택된 강령과 당헌을 손보는 정도의 안건들만 있어서 특별한 쟁점은 없을 걸로 예측됐다.

 

공동운영위원장, 공동정책위원장도 미리 당원투표로 선출을 한 상황이었다. 재창당을 하면서는 이현주 당시 공동운영위원장님과 필자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이유진, 변홍철 두 분이 공동정책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재창당대회가 진행되던 중에 현장에서 강령에 대한 수정제안이 나왔다. 녹색당 강령 전문에 있는 ‘반(反)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을 삭제하자는 제안이었다.

 

해당 부분은 아래와 같았다.

 

“우리는 성장과 물신주의, 경제 지상주의를 넘어서는 정당이며, 화석연료와 핵에너지를 넘어선 태양과 바람의 정당, 문명사적 전환을 만드는 녹색정당, 반정당의 정당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대안정치는 기성정당과 같을 수 없습니다.”

 

 

제안이 된 후, 즉석에서 토론이 벌어졌다.

 

‘반정당의 정당’을 삭제하자는 의견은, 녹색당도 정당이므로 정당답게 정치를 해야 하는데,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고 오해의 소지도 많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녹색당은 시민단체같다’는 외부의 평가들도 존재했던 상황이었다(지금은 예전보다 줄어든 것같지만, 그래도 그런 얘기가 아예 없지는 않다).

제안이 나오자, 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했다. ‘반정당의 정당’은 독일 녹색당이 창당할 때에 기존의 기득권 정당과 차별화하기 위해 썼던 표현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에 끌려서 가입한 당원들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장에서 투표까지 해서 ‘반 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정당의 정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앞으로 더 토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었다.

 

필자는 처음에는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을 좋아했던 한 사람이었는데, 녹색당 활동을 하면서 ‘반정당의 정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필자는 나름대로 ‘기존의 기득권 정당과 완전히 다른 정당’이라는 의미로 해석을 하고 있다.

 

녹색당도 정당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정당으로서 현실정치에서 목소리를 내고 권력도 획득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녹색당이 기존의 기득권정당과 다른 모습의 정당을 지향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당헌의 제일 앞에도 나와 있듯이, 녹색당은 “녹색당은 풀뿌리당원들이 중심이 되는 정당, 중앙으로 집중된 권력을 마을이 되찾는 지역분권적인 정당, 직접민주주의와 추첨제 등 다양한 민주적 원리들이 살아 숨 쉬는 정당, 내부에서부터 평등이 실현되는 정당, 여성․청년․장애인․이주민․소수자 등 기존정치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당, 문턱이 낮은 정당”을 지향한다.

 

그것을 ‘반정당의 정당’이라고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녹색당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정당다운 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녹색당은 가장 먼 미래까지 내다보며 공동체의 비전을 세워나가는 정당이 되어야 하고, 가장 핵심을 찌르는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정책역량도 갖춰야 하며, 정치인과 정당활동가, 활동당원들을 체계적으로 배출해내는 구조도 갖춰야 한다. 이런 모습의 정당이 없기 때문에 한국정치가 지금과 같이 부패하고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녹색당은 이런 의미에서는 가장 ‘정당다운 정당’이 되어야 한다.

 

어쨌든 녹색당의 강령에 들어가 있는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표현은 앞으로도 토론거리일 것이다. 이것은 녹색당이 지향하는 정당의 모습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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