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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이끼가 고인 산기슭의 바위는 정치하지 않는 무생물입니다. (탈당의 변)

작성자
joonghoe21
작성일
2016-04-24 20:31
조회
6542

이끼가 고인 산기슭의 바위는 정치하지 않는 무생물입니다.

 

 

 

당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에도 한 발 늦은 11월 달에 당원들께서 보내주신 지지로 새로이 출발한 성북녹색당의 운영위원 김중회입니다. 그리고 저는 녹색당 정책대회 이후, 당의 모습에 걱정을 하던 와중에 김조광수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님의 권유로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의 위원으로서 나날이 어려워져 가는 소수자의 문제와, 넓어져만 가는 사회의 사각지대에 불을 밝히기 위해 바삐 활동했습니다. 이렇게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인사올립니다.

 

먼저 인사를 마치기에 앞서, 이번 총선의 결과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지역당의 운영위원으로서 지역의 당원들을 결집해내고, 지역에서 힘을 더 크게 일궈내고, 18년 지선과 그 이후의 당이 설 자리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 성북구의 대안 정당의 기초를 닦아야 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나, 이번 선거에서 그렇게 하지 못 하였고,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제 자신 스스로에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더욱이 지역 운영위원으로서 이번 선거의 충격적인 결과의 상처를 먼저 나서서 보듬어드리지 못한 저의 죄가 매우 크다 생각하며, 그 죄는 제 가슴 깊숙히 지니고 살겠습니다. 향후에 제가 더 큰 정치를 하게 되고, 더 큰 힘을 가지게 된다면 가장 먼저 제가 대변해드리지 못했던 성북 당원들의 당부를 실현하는 데에, 그리고 계속 저에게 SNS 등을 통해 주셨던 말씀들을 새기며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에 가장 우선적으로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이것이 곧 제가 생각하는 책임정치의 기본자세이며, 저는 앞으로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제 스스로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죄송하게도, 이 녹색당에서는 제 약속을 지킬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글 역시, 녹색당의 당원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글이며 저 한 사람이 당원 민주주의를 내세운 정당의 당원된 도리로서 이 한 말씀은 꼭 드리고 가야겠다는 소명의식을 위해, 제가 지적하고자하는 우리 당의 문제점과 선거 준비 과정 중에 있었던 도무지 실책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던 사실들에 대한 쇄신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이 글을 남김을 밝힙니다.

이와 동시에 저는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고 녹색당을 탈당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녹색당의 대안을 고민했던 당원들께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사람들은 왜 녹색당을 버리는가

 

 "녹색당과 같은 운동지향적 정당은 언제나 제도정당과 운동조직 사이에서 동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동요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운동성을 상실한 제도정당으로 귀결되거나 운동성만을 고집하다가 현실 정치에서는 의미 없는 세력으로 전락하거나 하는 것이다. (서영표. 녹색당과 녹색정치-기로에 선 영국 녹색당 111p.)"

->2016. 02. 24. 서영표 교수, '교수-연구자 정의당 지지선언'에 연서명

 

일전에 제가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정의당의 통합 당 대회 이후, 우리 당은 우리 당의 정체성을 공고히 해야함과 함께, 녹색당의 정치는 무엇인 지에 대해 분명하게 밝혀야함을 말씀드렸습니다. 이와 더불어, 민생에 가깝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치를 하면서, 각 정당과의 경쟁에서 녹색당의 대안을 설득시켜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 급변하는 세태에서 정치 구도 속의 녹색당의 위치를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이 당의 모 전국위원을 비롯한 몇몇 당직에 계신다는 분들께서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냥 우리 해오던 대로 해요. 녹색당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될거니 걱정말아요.",

 

"쓸 데 없는 걱정이며 그런 것에 하나하나 다 흔들리는 것도 문제다. 현실정치를 모르는 사람의 말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 0.76%"

 

지난 지방선거 전국 득표율인 0.84%보다 부진한 성적이며, 매우 부끄러운 득표율을 받았습니다.

1%의 장벽도 넘지 못 했고, 이번 선거에서 정당보조금을 받는 기독자유당보다도 한참 뒤떨어지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공보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진짜 가슴 아프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뭔 줄 아십니까?

 

이게 진짜 민심이라는 것입니다. 민심은 녹색당을 버렸습니다.

 

수많은 전술들은 난무했습니다만, 몇몇 당원들의 지나친 낙관론과 반대로 언론은 기호 1~3번 이외의 당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았으며, 지역에서의 화력은 부족했고, 언제나 부실한 준비로 전전긍긍 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에는 모두 관심도 주지 않는 천막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지현 서울시당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우리 당에겐 연대가 없다"는 말로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선택했으며, 녹색당은 노동당과 더불어 정의당을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노동당과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대참패했습니다.

참고로, 몇몇 타 당의 실무자들은 앞으로 지역이건 어디건 정당 활동에 있어 우리 당은 녹색당과 우호적으로 함께 해서 이제 득을 볼 것도 없으며, 1%도 넘지 못했으며, 선거 기간 내내 야권 정당들을 도발해왔으니 이제부터는 알아서 잘 생각해보시라는 말들을 주변에 전했습니다. 이미 지역에서 다들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강한 정당들인데, 이제 이들과 등을 돌렸으니 지역 정치엔 차질이 있을 테고, 고생길도 훤해졌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했기에 득이 없는 도발은 좋지 않다고 뜻을 많이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게 당의 뜻이라면 그 난관도 이 부족한 여력으로 잘 해쳐보아야지요. 아마 '녹색의 가치'면 뭐든지 해결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 가치에 못 다다른 미천한 자이기에 면목이 없을 따름입니다.

 

더욱이, 녹색당이 접근할 수 없었던 이번 선거의 메인 이슈가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어떤 정당이 실력있는 민생정당이고 앞으로의 경제를 살릴 것인가?'
  2. '나는 야권 지지자인데, 어떻게 하면 야권의 실패를 막아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3. '나는 새누리당 지지자인데, 이번 공천의 결과에 실망해서 그런데 나 새누리당을 뽑아야 할까?"
  4. '어디에 힘을 실어줘야 지난 번 국회들과는 다르게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을까? 양 당이 저래도 될까?"
  5. '그동안 있었던 정당들은 실망했다. 믿을만한 당은 어디에 있는가?"

 

이 다섯가지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꼭 듣기에는, "그러니까 우리 당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닙니다.

이 다섯 가지의 이슈,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이슈들 뒤에 있는 정치 구도의 싸움과 정치공학의 한 판 승부가 존재했고 김종인 대표의 결단역시 그런 맥락에서 나왔던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녹색당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붙여보겠습니다.

 

먼저, 녹색당은 '실력 있는 민생정당'이라는 말을 붙일 수 없습니다.

첫째로 민생과 괴리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고, 두 번째로 ‘실력이 정말 있는가?’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녹색당은 기본소득 공약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민생과 연관 지어 이슈화하는 데에 실패했습니다.

사실 이 지점은, 언론의 포커스가 애초에 1~3번 정당에 쏠려 있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용서를 받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소득 자체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경제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 점과 그 실현 방안이 실력이 있다고 말하기엔 빈약했다는 점(조세저항에 대한 무대책, 기초연금 등의 통합이라는 무리수로 그 지급 처나 관련 부처의 상황 등의 빈약한 대처 방안 및 이해와 비현실적 통합, 통합으로 야기되는 사회임금의 비형평성에 대한 진지하지 않은 태도, 청소년 기본소득에서 지급 주체의 소비 방향 등을 문제로 몇몇 교수님들은 강도높은 비판을 하셨습니다.)과 고양 갑에서 노동당 신지혜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토론 중에 심상정 후보의 '선행되어야 하는 복지마저 실현되지 않았는데 이 재원을 무리하게 집행하여 기본소득을 안정성 있게 잘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잘 못 했던 신지혜 후보(녹색당 후보는 어떤 대답을 심상정 후보에게 했을 지 궁금합니다.) 등을 보았을 때 다른 당의 민생 포지션에 대응하기에 매우 부족했던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들까지 합하여, 녹색당은 많은 국민들의 이해관계에 얽힌 민생현안에 대답하지 못한 채로 이번 선거를 마무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 등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녹색당이 국회에서 발의할 수 있는 법안은 무엇이 있었으며, 그 법안 통과를 위해 할 수 있는 전략은 뭐가 있었습니까? 제가 본 것은, 박근혜 정부와 타 당을 비난하는 논평 밖에 없었습니다. 저 마저도 그랬다면, 다른 유권자들에게는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아무리 뭐가 있었다한들, 기억에 남지 않으니까요.

 

애초에 이런 질문은 무용지물이고, 녹색당은 사실 민생과는 연결고리가 없는 정당이며 그러니 앞의 말들마저도 의미가 없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녹색당은 녹색의 가치가 정치와 국민보다 더 앞에 있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한재각 정책위원장이 선거 이후 쓴 글을 읽어보았고, 녹색당은 역시 지난 번에 제가 정책대회 때 지적했던 것들을 정말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기본소득에 대해, 어떻게 민생문제와 맞닿을 수 있는 적극적인 접근과 현실성을 보완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탈성장론에 어떻게 더 근접하여 생태적인 녹색의 가치에 맞는 정책을 만들까를 고민하셨고, 보건의료 관련해서, '허삼관'등으로 화제가 된 아동 의료나 취약계층의 의료를 어떻게 더 용이하게 해서 민생의 진보를 이루고 공감을 얻을까가 아닌 더 많은 의료가 더 많은 복지라는 기존의 진보정당 프레임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부족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이루는 방법이 뭘까라는 국민의 요구나 관심과 괴리된 고민들을 거듭하셨습니다.

 

이에 더해 "'매체 중심적' 그리고 '환경관리주의'적인 평가 기준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매체를 중심으로 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 정책으로 보자고 한다면, 탈성장 담론을 제시하면서 전통적인 환경정책 이외에 많은 정책 영역에서 담고 있는 생태적 전환 내용을 주목해야만 했다" 라는 한재각 위원장님의 말씀을 듣고 또 다시 한숨만을 내쉬었습니다.

언제나 강조하여 죄송하지만, 선거에서 표를 행사하고 정치에 나서 발언하는 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 아닙니까? 대체 녹색당은 누구의 정당인지 다시 이 질문을 하겠습니다. 제 생각엔 아마 꼬장꼬장한 정통 사상이 투표를 해주고, 계몽시켜주는 당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런 거 관심 없습니다. 제가 이 질문을 남겼던 글이 녹색당에 처음 쓴 글이라서 부드럽게 썼더니, 다들 기억에 남지 않으셨나 봅니다. 저는 참고로 환경운동연합의 평가 기준에 동의합니다. 생태적 전환, 저도 꿈꿉니다. 그러나 그 생태적 전환을 국민들이 외면하고 필요성을 못 느끼면, 이해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표를 안 주면 그 역시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을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당직자 분들은 '풀뿌리 녹색 시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던데, 꿈 깨라는 국민의 응답 잘 들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비단 한재각 위원장님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당을 막론하고, 국방 전문가 김종대 당선인에 감사하고 그 분의 국방개혁에 기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김종대 당선인이 국방개혁단장 때, 부상 장병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정의당에 이에 앞장서면서 군 인권 문제를 실질적으로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진보 정당의 실력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장서연 정책위원님께서 당시 심상정 후보가 공보물에서 입은 군복이나, 태극기, 국군 장병을 지키겠다는 모습을 보며 심상정 후보 지지를 안 하겠다고 밝혔고, 저는 그렇다면 '녹색당이 징병되는 청년들이나 군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배울 건 배워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것을 진보의 순수성이 파괴되었다고 경멸할 일입니까? '청년 정당'이라고 자임하는 정당이 청년 남성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군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없다는 것은, 정당으로서의 능력 상실을 의미합니다.

 

 "정당이란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왜 우리는 운동단체나, 시민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녹색당에 가입합니까?"

 

저는 이 질문을 녹색당에서 가장 젊은 세대이며, 향후 녹색당 지도부 은퇴 이후 녹색당을 책임지실 분들이 계신 당시에 청소년 녹색당 출범식에서 막 선출되신 운영위원 분들께 질문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전원이 차이를 모른다며 대답하지 못 하셨습니다.

 

정당은 누누히 말하지만, 같은 가치나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시민들이 모여 보다 민주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지금 처한 문제를 정치에서 해결하기 위해 모이는 조직입니다. 그리고 이 조직의 목표는 무엇이겠습니까? 설득과 국민의 지지를 통해 권력을 얻어서 이런 해결책들을 정부 조직에서 집행시키고 때로는 관철시켜야 하지 않습니까? 집권의지! 녹색당에겐 그런 거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던 선거였습니다. (은평녹색당 이었던가요? 우리도 집권의지 있다는 제목으로 교육을 하셨던 것 같은 데, 그 제목 붙이신 분께서는 저와 대화를 좀 나눠보셨으면 합니다. 집권의지를 어떻게 해석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정부 부처에 국방부가 존재합니다.

 국방 예산이 수십조에 달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강대국에 둘러 쌓여있고, 모든 국민들이 전쟁에 대한 공포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이런 상황에선 진보정당은, 안보에 대한 색깔론으로 정치의 장벽 앞에 서있고, 국민들은 안보를 강하게 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보에는 김종대 씨라는 대안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 앞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의 질을 만들어야하고 민생의 진보를 이룩해야 합니다.

 

그런데 녹색당 다수의 당원들은 이런 문제를 터부시합니다.

이래서 녹색당은 국민들한테 사랑받지 못 할 겁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문제에 아직까지 무능해서 아무 말 못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거대담론 빼고 뭐가 있습니까? 이에 대해 반성하진 못 할망정 이런 모습을 우리가 보이는 건 정말 추하기 그지없습니다. 전체주의적이라는 이유로 군 자체를 터부시하여 군대 내 가혹행위도 못 건드리고, 동북아 평화를 못 지키는 당이 무슨 대안의 숲입니까?

진보의 순수한 가치로 대답하시려거든, 매년 눈물을 머금고 징병되는 국민들을 가만히 지켜만 보는 것도 진보냐고 제가 묻겠습니다. 정말 그 곧은 성품이 대단하십니다.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군복을 입는 건 진보가 아니다, 이런 건 전체주의의 상징이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지만 이 사실을 아십니까?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옷을 입으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저희 지역 운영위원이었던 분도 지금 군대에 계십니다. 저희 지역 운영위원 분은, 진정 양심이 없는 전체주의의 꼭두각시 괴물입니까?

저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굉장히 큰 실망을 합니다. 정당 정치와, 민생과 이렇게 우리가 괴리되어 있습니다.

이래서 99%가 넘는 국민들은 우리를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녹색당이 정치적인 정당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는 부분이 여기에 또 있습니다.

 

다들, 삼국지연의를 읽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유비가 초라한 행색으로 두 동생들을 이끌고 ‘반동탁연맹’의 말석에 끼어든 이야기를 아실 겁니다.

그 곳에는 원술 등을 비롯하여 유비의 대의와는 전혀 맞지 않는 간사한 사람들이 연맹 내에 가득합니다.

그러나 유비가 연맹에 가입하고, 말석에 앉았던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동탁을 척결해야 민생이 바로 선다는 대의도 분명 맞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힘을 쌓고, 여지를 남기고 명분을 챙기고, 나중에 안전을 보장받기 위함 등도 있습니다. 그리고 유비는 백성들에게 이 연맹에 가입하지 않았던 맹주들보다 더 많이 인지도를 알렸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녹색당에는 그런 정치,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철저한 구도싸움이었습니다.

 박근혜 정권 심판과 민생, 컷오프, 안철수 바람 등으로 나타난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의 키워드가 구도의 카드로 내세워졌었습니다.

녹색당은 이 링 위에 없었고, 티끌만큼의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녹색 열풍은 국민의당이 가져갔습니다.

그래서 녹색당의 단독 존재감을 어떻게 알리셨는지 대놓고 야권을 돌려까기 하셨던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녹색열풍이 녹색당의 것일 수가 절대 없는 것은, 우리 당에는 안철수도 없고, 지역기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한 우리 당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인지도를 어떻게 알리셨습니까?

우리 당은 현저히 낮은 인지도를 가져갔습니다.

만약에 저였다면, 가장 먼저 정의당과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연대를 맺고, 야권의 말석에 앉아,

애매모호한 정당 대신 야권 정당이라는 타이틀과, 정의당이 갖고 있지 못한 영역과 선명한 녹색정당의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알렸을 것입니다.

저와 사석에서 한재각 위원장님은, 언론이나 인터넷 선전전으로 당을 알리고 녹색의 시민을 찾아 1.5% 정도의 득표율을 얻고자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이에 인터넷에서 녹색당을 지지해주자고 말하는 사람들은 결코 오롯이 기표소에 가서 녹색당을 찍을 지도 불분명하고, 직접 살아 숨 쉬는 지역과 현장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매체가 녹색당에 얼마나 다들 관심을 가져주겠냐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또 확인이 된 사실
입니다.

 

물론 제 방법역시 이번 선거에선 신통치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의당도 존재감 어필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거 이후를 생각했을 때 활동의 무대를 조금이라도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에 위치하여 정의당을 견제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구도 상으로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겠지요. 무엇보다 0에 가까운 인지도를 어떻게 해서라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번 선거 제 1의 과제가 전국적 인지도 알리기였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방식이건, 이를 위해 우리 당은 어떤 대안을 가졌고, 이런 현실을 체감했습니까?

이미 당선을 가정한 양 임기순환제와 같은 군소정당의 선거 과정과 상관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허비하고 심지어는 시당 예산안도 원 내 진출을 가정한 채로 만드는 현실감각을 상실한 만용이나 보이지 않았습니까? 

 

제가 왜 위의 글을 인용했는 지 설명하겠습니다.

당이 운동성을 가진 정당이 되려면, 정말 삶의 현장이건, 지금의 사회에 대안을 제시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시는 분들의 이야기건, 이런 풀뿌리에 있는 사람들과 조직을 기반으로 강한 토대를 쌓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지역에서 수많은 활동을 해야합니다. 그게 녹색당의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동시에, 이 대안과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갖추고, 메인 정치에 등판하기 위해 힘을 과시하고 정치적인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녹색당의 지금 모습은 양 쪽 방향의 안 좋은 모습만 닮아있는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도 그런 녹색당을 낙관적으로 과대평가하시는 분들이 이번 선거의 전략을 짰고, 그것은 이미 이뤄졌다고 과신한 상태로 선거에 임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바로 다루려합니다.

 

2. 녹색당은 누구의 당인가?

 

우리 당은 당원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며, 모든 운영에는 숙의민주주의의 원칙이 작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당이 오롯이 사당이 아닌 당원들의 당이 되며, 누군가의 잘못된 판단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직자들은 위급한 사안에 진지한 태도로 당원들과 우리의 정치를 위해 정무에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오늘 저는 많은 당원 분들이 잘 모르시는 부분을 낱낱이 알리려 합니다.

녹색당, 특히 서울녹색당은 당원민주주의를 상실했으며, 이번 선거의 참패에 큰 책임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위원장을 대행하여 참석했던 두 번의 운영회의 동안 심각한 참상들을 목격하였고, 제 양심이 이런 모습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녹색당을 탈당하신 몇몇 위원장님들과 이야기를 한 끝에 더욱 더 확실해진 이 당의 문제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의 문제를 더욱 더 잘 이해하게 되었던 점도 있습니다.

 

성북녹색당이 생긴 이후로, 저는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운영위를 소집하였고, 서울시당에서 'GMO 강연'을 첫 행사로 성북이 맡아보는 건 어떻겠냐는 권유를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당의 행사는 시당이 관할할 일인데, 왜 지역에 맡기나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욕심이 생겨 제안을 받아들였고, 운영위원 중에서 강연의 강사를 초빙할 수 있다고 말씀하는 분이 계셔서 저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창당한 지도 얼마 안 되고, 처음으로 지역 사무실이 없는 지역위원회에 들어와 제 집에서 직접 자료들을 모으고, 생활협동조합들에 문의도 해보고, 사업계획서도 혼자 만들어서 돌리고, 강연과 첫 당원모임을 연속한 계획이었으므로 장소 및 시간까지 다 잡아놨으며, 앞으로의 지역위원회 운영 계획 및 PPT를 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그러나 12월에 계획했던 날짜가 다가오자 문박엘리 사무처장이 12월 말의 서울시당 당원모임과 겹치니 행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시당과 연락을 담당했던 운영위원이 연락이 잘 안 되어서 행사를 포기한 줄 알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아무리 그렇다한들, 행사를 하지 못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성북 행사와 시당 행사가 충돌한다는 특별한 상관관계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일 이후로 제가 부탁드렸던 분들께 사과를 드리느라 바빴고 그렇게 2015년을 아무것도 못한 상태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곧 총선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기에 이를 갈며 참았습니다.

왜냐하면, 총선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2015년의 당원모임이 좌초되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버렸습니다만, 그래도 저를 운영위원으로 만들어주신 당원 분들을 생각하며, 같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운영위원들을 생각하며 참고 또 참았습니다.

 

일단 지역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각 지역의 백서와, 선거 백서 등을 모으러 이 곳 저 곳을 헤매었습니다.

겨울비가 오는 날에 우산을 챙기지 못 해 비를 쫄딱 맞으면서도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최대한 자료라도 보호하자 싶어 자료를 꼭 껴안고 뛰었던 기억도 저에겐 있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가서 쭈뼛쭈뼛하며 인사를 드렸던 기억도 제게 있습니다. 그리고 각 조직 간의 상견례라도 해서 조금이나마 우호적인 파트너들을 만들어야 겠다는 마음에 허겁지겁 찾아가 인사를 드리며 군소정당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던 기억들도 제게 가득합니다.

 

그리고 지역 운영위원들과 좋은 자료도 공유하고 했던 기억이 있고, 더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일부러 자취생의 빈약한 지갑입니다만 조금이라도 탈탈 털어서 떡볶이를 사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필,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에 LGBTI 인권포럼 준비라는 일이 또 있어 당을 대표하여 기획단 일을 하게 되고, 저 혼자 정당에 있는 사람인지라 뻘쭘해하며 회의를 억지로라도 따라가기 위해 고생했던 적도 있습니다. 매 주, 어떻게 우리 당을 위해 더 뭐라도 조금 해볼까, 그동안 거대담론이나 유권자들이 갖는 거부감을 불식시키고 조금이라도 진보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찾으면서 소수자들이 녹색당에 어떻게 하면 더 신뢰를 갖게 할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또 다시 당원모임을 준비하고 당에 대해 묵은 감정은 많지만 참고 일을 했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있었지만 일단 내가 맡은 일을 해야겠다 싶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다 위원장님이 어떤 사고를 당하셔서 잠깐 공백이 생기고 제가 대신 서울시당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총선을 앞두고 우리 당이 지역 정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첫 단추를 끼우려면, 백서를 모은다던지 하는 조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원들을 전수 조사하여 최대한 각 지역에서 선거 인력을 어떻게 돌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총선의 지역구는 넓고, 없는 힘에 인지도를 높이는 게 과제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각 지역마다 스스로 총력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각 지역마다 따로 놀 순 없었기에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당이나 다 선거마다 준비하는 연락사무소의 설치 등을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일부는 늦었다고 말하려면 늦은 게 맞지만, 서두른다면 못할 이유도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회의 때, 문박엘리 처장은 제가 선거 때 활동이 가능한 당원 전수조사 및 팀 구성 등의 의견을 말하려고 하거나, 각 지역이 선거를 앞두고 운영위원을 바꾼다던지 하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것에 대해 그러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려고 할 때 마다 계속 옆에서 치거나 말하지 말라는 압박을 가해왔고, 그런 건 안 될 것이다는 말로 계속 발언을 멋대로 중지시켰습니다. 이따가 더 말하자고 했으면서 그냥 당사를 떠나는 사무처장의 모습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이 당의 민주주의가 파산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선거가 임박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당 차원의 선거 전략과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것을 보고 더욱 더 소름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그 어설픈 시당 조직이 컨트롤 타워였다면, 서울시당과 이런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던 지도부는 책임을 지셔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율적인 집행도 아니었으면서 누구의 입을 틀어막는 건 이도 저도 아닌 개판 아닙니까?

 

저는 첫 번째 시당 회의 이후 성북에서 당원 모임을 가지며 위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북녹색당만이라도 조직을 갖춰서 향후 활동에 토대를 갖출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동의하셨습니다. 성북의 당원모임은 화목하게 잘 끝났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당 회의에서 저희 성북녹색당은 종로 선본에 결합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 북부의 지역위원회가 도대체 왜 하승수 선본에 들어와 있는 지, 은평이나 마포의 지역위원회가 왜 김영준 선본에 들어와 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했다간 접촉면을 거하게 줄이는 당의 큰 실책이 될 것이 뻔했고, 이건 이번 선거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직감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말하는 그 순간 문박엘리 사무처장이 제 말을 끊으며, '이것은 하승수 선본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우리 당의 전략을 위해서 자기 몸을 희생해 종로에 나온 하승수 위원장에 이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어서 사과하라는 독촉을 했습니다. 계속 말을 더 하려고 하자 다른 운영위원들이 말을 끊고, 심지어는 남준희 정책위원은 '성북은 한 게 뭐가 있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제가 한 일은 굳이 열거 안 하겠습니다.

제가 '총선에서는 최대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각 지역이 그 지역 속속들이 당을 알리고 활동에 열을 올려야 한다.'는 설명을 붙였으나, 문박엘리 사무처장은 '대단히 지방선거적인 발상'이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문박엘리 사무처장의 대답에 충격을 먹고 저와 친한 선거 전문가분께 물어보니, 녹색당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박지현 서울시당 위원장은 제 말을 끊으며 이따가 이야기하자고 했고, 문박엘리 사무처장은 성북녹색당이 인력을 꾸려서 뭘 한다는 건 알겠는데 이런 결정을 해서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따 말하자는 분들은 말이 없으셨고, 서울시당 회의는 회의라는 말이 무색하게끔 아무 변동 없이 통과되고 통과되는 과정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냥 제 말을 막고 대충 끝내기 위해 하셨던 의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려면 도대체 왜 회의를 한단 말입니까? 당 내 정치도 이런 식인 당이 도대체 유권자에겐 어떤 모습을 보일 작정입니까?

 

서울시당의 실책은 더욱 더 비참했습니다. 갑자기 회의의 다음 주까지 각 지역별로 당원 2~3명을 조직하여 선거 모금전화 자원봉사를 진행하겠다는 말과 함께 모든 지역이 이 안건을 전체 결의로 통과하자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황당했습니다. 나중에 문박엘리 사무처장이 지난주에 공지한 사실이어서 제가 알 줄 알았다고 했지만, 이런 중대한 일을 가지고 대충 결의를 해서 통과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었고, 1억이 넘는 돈을 그런 식으로 모은다는 개념 자체가 황당했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당원들은 당이 급하면 대충 때우는 껌딱지가 아닙니다.

 

저는 이 회의 이후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이런 '실험과 오만'에 힘을 보태려고 녹색당에 입당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의 이후, 저는 문박엘리 사무처장이 약속과 다르게 저와 이야기를 안 하고 그냥 간 것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런 식이면 서울시당이 하자는 대로 끌려 다니겠다, 아무 의견도 안 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문박엘리 사무처장은 제 허락도 없이(그냥 공유하겠다는 일방통보만 하고) 글을 공유했고, 서울시당 운영위원들은 저를 보고 '당에 불만이 그렇게 많냐.', '이해가 안 간다.', '사람이 쓸 데 없이 공격적이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는 것도 없으면서 그렇게 불만만 제기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이현정씨의 출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3. 나는 왜 동지 녹색당을 버리고 왕년의 적 이현정씨를 택했나

 

일단 저는 녹색당이 이 지경이 되도록 힘을 쓰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그리고, 당 내 정치에 재능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눈물을 머금었습니다.

그러나 이현정씨를 보고 저는 옛날 당의 기억을 되새겼습니다.

저는 제 예전의 당을 깨고 간 분들에 대해 아직까지도 내심 감정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현정씨가 비례경선에 나서자 저는 곧바로 지지선언문을 썼습니다.

 

그러나, 전 정의당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전 언제나 정의당에는, 원 내에서 쌓인 공력과 선행해서 배운 경험들이 있기에 이런 좋은 점들은 적극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녹색당은 정의당과 다른 당이고, 제가 정의당에 당원가입을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 지에 불투명하였기에 저는 녹색당을 위해 계속 꾸준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현정씨를 당 내 경선에서 지지해야 하는 이유는 당을 떠나 명확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쓴 지지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적어도 제가 가진 정치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저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고, 이현정씨만큼은 녹색 정치의 성과를 조금이나마 거두시기를 바랐습니다.

 

제가 지지글을 쓴 이후에 박지현 위원장이 개인적인 페이스북 메시지로 페이스북에서 당 직함을 내려놓고 정의당에나 가라고 요구하는 등의 일이 있었고, 서울시당으로부터 정의당의 당 내 경선에서 '이현정'씨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당 직함을 내려놓으라는 공문도 왔습니다. 다행히 성북녹색당 운영위원 전원이 제가 정의당을 위해 일을 하는 등의 해당행위를 하거나 한 적도 없고 녹색당 활동을 열심히 해왔다는 보증을 해주셔서 제 결백함이 증명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열심히 일했더니 박지현 위원장의 ‘당과 생각이 다르며, 정책대회 이후로 당에 불만을 표하는 글이나 쓰고, 정의당의 행보를 지지하는 등의 행동을 했으니 '정의당'에 가라’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왜 녹색당의 당직자였던 사람들은 탈당을 계속 끊임없이 하고 있을까요?

전 청년녹색당 위원장 김우빈씨가 답답했던 그런 일화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당에 대한 개선 요구 등은 곧 불만 식으로 취급당하는 비건설적 정당의 모습에 실망해서 탈당한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그 주인공이 제가 될 줄이야 알았겠습니까?

지금 녹색당의 모습은 마치 저 산기슭에 웅크리고 있는 이끼가 가득 낀 바위 같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깊이 숨어 그 자리만을 지키고 있으며, 바위에는 이끼가 고여 점점 바위를 뒤덮어감에도 무생물인 바위인지라 우두커니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우리 당은 그 어떤 조직적 지지를 받고 성장한 당이 아니며 오롯이 ‘녹색의 풀뿌리 시민’을 찾아 나서시겠다는 지도부의 말씀과 실제 시당 회의는 저런 식으로 진행되는 현상으로 우리 당은 민생과 호흡하지 못하고, 어떤 일에 팔을 걷어 나서지 못하는 무생물 ‘돌덩어리 정당’이다는 말입니다. 우리 당은 여기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듯싶고, 녹색의 가치를 뿌리겠다는 말은 바위 위의 이끼마냥 고여 있는 듯하고, ‘녹색의 가치’ 그 테두리 바깥으로는 절대 나가지 않는 소심하고, 산기슭 아래의 마을과는 전혀 접촉도 없는 바위 덩어리 그 자체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설치예술 작품처럼 그 자체가 명물이 되고, 의미 있는 것이 되고 싶어 하시는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만, 저같이 ‘우매한’ 사람은 아직까지도 그 ‘녹색의 가치’가 뭔 지 모르겠습니다. 당직자를 뽑을 때도, 경력이나 능력보다는 ‘가치’에 맞느냐를 따지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며 감탄을 했던 것이 작년의 일인 것으로 압니다.
다만 그 바위 아래, 녹색의 염원을 담아 돌을 쌓아놓고 치성을 드리는 당원들은 이에 대해 마땅하다고 생각할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바람서리 불변하는 바위처럼 여전히 쇄신과는 담을 쌓을 것입니다.

녹색당의 선거운동을 보신 분들은 느낀 공감대가 있습니다.
녹색당의 선거운동은 마치 ‘전위적인 행위예술’을 보는 듯 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 상관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추고 즐기는 모습은, 과연 당의 인지도와 이미지, 신뢰도를 대중에게 높이려 하는 건지 ‘녹색의 가치’라는 주제의 우월함을 ‘우매한 민중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지 의심이 갑니다.
 선거 차는 핵발전소가 떠올라서 싫다는 말도, 기성 정당의 트로트 선거 송은 우리는 ‘반정당의 정당’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알라딘에서 떠돌고 있는 선거를 맞아 발간한 책몇몇 녹색당 당원들의 뜻으로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이라고 말씀하셨던 분들의 높으신 뜻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이 뜻을 헤아릴 수 있는 분들이 전국에 몇 분이나 계시는 지를 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시당 회의에서 여러 번, 녹색당이 이런 식으로 선거를 준비하는 건 전혀 정당의 모습답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이유진 선거캠프의 활동에 대해서는 다른 선거캠프보다 지지도 하고 응원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들을 모아 만든 하승수 선거캠프, 더군다나 정치 1번지 종로를 고른 ‘대실책’은 0.5%의 득표만이 존재했을 뿐입니다. 총선 이후, 당이 거점을 잡아 정치를 성장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아서 등의 이유로 종로를 고른 것에 대해 아직까지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애초에 종로는 후보들이 가장 많은 지역구이고, 그런 데서 승부를 보려면 국민의당마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유동인구가 있다고 해봤자, 지금 녹색당의 인력으로 그 넓은 선거구를 돌며 당을 알릴 수 있고, 그곳을 지나는 주 인구인 화이트칼라 직장인을 설득할 수 있습니까? 게다가 그 지역은 정세균과 오세훈의 한판 승부가 메인이었던 지역입니다. 실책 중에, 대실책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당은 여전히 이런 점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반성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바로 그 문제점들이 ‘녹색당의 가치이자 정치’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은 정치가 아닌, 포교활동이라는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각 지역 위원회마다 ‘녹색당, 당신의 한 수’라는 책을 팔게 하며 이것이 우리 선거 전략이고 이 책에 녹색당의 중요한 것이 담겨있다며 이를 반대한 저에게 화내셨던 문박엘리 사무처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일요일 아침, 제 집의 문을 두드리며 좋은 말씀 전하러 왔다는 저희 동네 교회 권사님을 떠올렸습니다.

4.저는 오늘부로 제 정치적인 희망을 담아왔던 녹색당을 탈당합니다.

당분간은 제 스스로 쉬는 시간을 가지며, 진짜 제가 하고 싶은 정치에 대한 비전을 다시 견고하게 쌓겠습니다.
9월 말 쯤에는 대한민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러 갈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제가 하고 싶은 정치를 하겠습니다.
대안을 가져와서 힘 있는 정당, 집권의지가 확실한 수권 정당, 진정성이 있는 진보 정당에 제 힘을 보탤 것입니다. 녹색당에서 저는 더 이상 정치할 수 없습니다.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지만, 저는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꼭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사회를 위해 성장할 것입니다.
이 당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비록 실패했으나, 나중에 어떤 당원께서 당원들과 당을 쇄신하고 정당에 대한 기본을 다시 마련해주셨으면 하는 소망도 내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저는 이제 녹색당과 연이 없는 사람이 되고자하며 저는 녹색당이 아닌 곳으로 떠나려하니, 이 모든 것을 미래에 맡길 뿐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하겠습니다.

녹색당을 떠나며, 녹색당이 이제와 같이 항상 영원히 ‘녹색의 가치’만을 쫓으며 지금 해야할 논의들을 잊거나 등한시하지 않길 바라며, 부디 기본부터 튼튼히 다지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성북녹색당 운영위원과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의 자리를 내려놓고, 당원의 자리에도 물러나 녹색당을 떠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6년 4월 24일

녹색당의 당원, 김중회 올림

전체 10

  • 2016-04-24 21:45

    오늘은 탈당계를 접수하지 않을테니 오늘까지 당원동지군요. 김중회님.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선거결과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4월 13일 선거 이후 저는 굉장히 유의미한 선거결과를 획득했다고 생각합니다.
    녹색당은 19대 총선 당시 103,842표를 얻었습니다. 저는 그 때 진보신당을 찍었었고요. 20대 총선의 녹색당은 182,301표를 얻었습니다.

    어차피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이야. 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녹색당이 이 유의미한 결과를 의미있게 해석해야한다고 생각힙니다.
    19대 당시 진보정당은(정확히는 범진보계열이죠.) 4개가 출마했었습니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녹색당, 그리고 청년당.
    20대 총선 때 진보정당은 정의당,녹색당,노동당, 민중연합당이 출마했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해산 이후 진보정치의 위기가 있었지만 지난 번보다 더 높은 득표를 한 녹색당은 분명히 유의미한 선거결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4월 14일 입당한 이유는 '사표'소리를 들어가면서도 녹색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분명히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중회 동지와 이야기나눴던 소중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떠나시겠지만, 진보정치의 현장에서 , 삶의 현장에서, 투쟁의 현장에서 건승하시기를 기대합니다.


  • 2016-04-24 22:25

    본 게시물을 근거로 녹색당 당원들 사이에서 잠시나마 이 비판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오가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한 녹색당이 되길 기원합니다.


  • 2016-04-25 00:05

    나름의 고초가 많았겠군요. 녹색당이 준비도지 않았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그걸 준비하는 것도 당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힘을 기르고, 능력있는 당직자를 고를 안목도 같이 길러야지요^^


  • 2016-04-25 02:07

    설사 이끼가 고인 산기슭의 바위라 해도
    땅의 개미들에겐 지붕이고
    이끼에겐 서식처이며
    누군가에겐 안락한 낮잠자리일 것입니다.


  • 2016-04-25 13:51

    청년녹색당/마포녹색당 변규홍 운영위원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활발히 이야기가 오가고 있네요.

    https://www.facebook.com/groups/koreagreen/permalink/833189733453909/

    제42차 전국국운영위원회에서, 6월 24일이나 25일쯤 당원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선거 이야기를 정리하기로 정했지요. 전운위에서 다뤄진 평가는 결코 그동안 하던 대로 쭉 하면 잘 된다라는 식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먼데, 다음 링크에서 안건지를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http://kgreens2012.org/112375

    개인적으로 김중회 당원님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항상 가져왔지만, 저는 이 당에서 변화가 가능할 거라고 계속해서 믿으며 함께 하고 있고, 김중회 당원님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시게 된 점이 다른 느낌이 듭니다. 또한 사실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이해가 있는 지점이 많이 보입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틈틈이 당 활동에 참여하다보니 지금 당장 이 글에서 다뤄진 사안에 대해 제가 이해하는 사실관계를 공유하기는 어렵지만, 천천히 여력 닿는대로 제 생각을 섞어보면 좋을 듯하네요.

    @morgedda 당원님, 우선 김중회 당원님의 말씀을 들었으니, 이제 여기에 거론된 다른 분들의 말씀도 들어보시는 것도 녹색의 모습일 듯합니다. 함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16-04-25 17:39

      네. 다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아는바가 없는지라 궁금하네요.
      그리고 제 언행이 거칠었습니다. 다시보니 부끄럽네요. 크게 사과드립니다.


      • 2016-04-25 17:52

        Facebook 에는 서울녹색당 위원장님 등이, 이 글에서 다뤄진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한번 제가 적어드린 페이스북 링크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2016-04-25 18:40

          네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6-04-25 22:24

    먼저 저는 기존 정당과 녹색당이 다르기 때문에 녹색당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위글에서 3가지 정도는 동감합니다.
    1. 안보에 대한 정책 부재
    2. 하승수 위원장님의 무리한 지역구 선택 = 지역 기반의 부재
    3. 이상주의에 갖힌 정당

    하승수 위원장님의 공보를 보고 무척이나 맘에 들었습니다. 정말 새로웠습니다. 하지만 지역구가는 정말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리고 ... 투표결과는 340표였나요... 안타깝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니까요. 어쨋든 목표는 같습니다.


  • 2016-04-27 13:08

    제주 녹색당 임형묵입니다. 이 분의 소통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선거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취약한 구조에서 다양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당의 결집력이 약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진리는 하나이나 실현의 방법까지 반드시 한 길만 존재한다고 주장해선 안 됩니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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