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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2. 오로지 마이웨이 (부산 잔치국수) by 보코

작성자
녹색당 전국사무처
작성일
2018-05-09 10:51
조회
524

내 맘대로 2018 지방선거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3탄! 오로지 마이웨이 (부산 잔치국수)

이번엔 부산이다! 부산에는 나름 음식과 연관된 기억이 많은 편이다. 나홀로 처음 부산 여행을 갔을 때 어느 시장(이름은 생각이 안남)에서 먹었던 밀면은 꿀맛이었고, 잔뜩 술 마시고 뻗은 다음 날 부산 토박이 친구가 소개해준 복어 해장국도 일품이었다. 부산영화제 기간에 바닷가 앞 횟집에서 우연히 배우 공효진과 마주쳐 술과 안주가 더 달콤했던 밤도 있었고, 아직은 못 가봤지만 꼭 방문해보고 싶은 채식 맛집도 찾아뒀다. 그래서 더 기대 되었다. 부산에서는 또 어떤 맛이 펼쳐지려나.

처음 만난 부산 금정구 라선거구(구서2동/남산동) 녹색당 전미경 후보는 첫 눈에 부드럽고 다부진 인상이었다.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면서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편안하게 대화를 끌어가는 힘에 내공이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전공과 직업이 ‘상담’이랬다. 어쩐지…리액션이 좋더라니.

 
녹색당 전미경 후보 선거 사무소. 한살림 위층에 있어서 괜시리 혼자 반가웠다.
그녀는 나를 작은 잔치 국수집으로 안내했다. 메뉴는 딱 하나, 잔치국수 뿐이었다. 허, 참 나는 비빔 국수가 땡겼는데. 이 집은 오로지 사이즈만 고를 수 있다. 보통, 곱배기, 왕. 그녀와 나는 보통을 두 개 시키고 마주보고 앉았다.

“여기는 면이 일반 국수보다 굵어요. 중면을 쓰거든요.”

단일한 메뉴에 조금 실망했다가, 면발이 다르다는 말에 기대가 다시 샘 솟았다(이렇게나 귀가 얇다). 상차림은 조촐했다. 반찬은 깍두기가 전부였다. 옆 테이블의 동행인들은 ‘깍두기가 맛있는 집이 진정한 맛집’이라며 항아리에서 깍두기를 한 바가지씩 집어올렸다. 나는 국수를 기다리며 그녀가 살아온 시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삶을 귀동냥으로 옮겨보자면 이렇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심리학을 전공한 후 대학교에서 상담사 일을 시작했다. ‘상담’이라는 일 자체는 매력적으로 느껴졌지만 ‘조직’과 ‘시스템’이라는 거창한 틀은 그녀를 점점 생기 없는 존재로 만드는 것 같았다. 마침 청소년 상담을 중심으로 하는 작은 상담 센터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자리를 옮겼다. 일자리를 옮기는 김에 일터와 같은 동네인 금정구로 집도 옮겼다. 인생 첫 독립이었다. ‘급여 대신 자유로운 생활’을 선택한 셈이다. 그게 벌써 7년 전 일이랬다.

그녀에게 금정구는 생활 공간의 전부이다. 출퇴근 길은 걸어서 10분이면 충분했다. 상담 센터 마당에 텃밭을 꾸리고 채소를 뜯어다 요리를 했다. 동료와 점심을 나눠먹고 삶의 방향과 가치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녹색당이라는 정당을 만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어느날 친하게 지내는 지인 분이 녹색당이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당원 가입서를 내밀더라고요. 강령을 읽어보니 다 좋아서 처음에는 덜컥 당원 가입을 했죠.”

역시 인간 관계란 것은 넘나 중요한 것. 친구 따라 강남녹색당 간다. (이미지 출처 :창의력 쏙쏙 지혜 톡톡 속담)

첫 발을 내딛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 활동에 대한 고민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졌다.

“처음에는 당이 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녹색당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어쩌다 보니 운영위원도 맡게 되고, 청년 모임도 꾸리고, 그러다가 운영위원장까지 하게 된거죠.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후보도 내고 당원들과 같이 재미있게 선거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게 제가 될 줄은 몰랐지만요(헤헤)”

그렇다고 이렇게 무턱대고 출마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혹시 정치적 야망이 본인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오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의 의구심에 그녀는 목소리 한 번 높이지 않고 차근차근 말을 이었다. 누군가가 묻는 말에 답할 때는 대체로 설득이나 설명의 화법을 취하기 쉬운데,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듣는 이를 다독이는 듯한 그녀의 말투는 묘하게 귀를 잡아 끄는 힘이 있었다. 오랜 시간 잘 듣고 잘 말해야하는 ‘상담’이라는 일을 통해 쌓은 힘일 것이다.

할 수 있는 만큼만 재미있게.

“최근 부산 시의회 선거구 획정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지역에서, 바닥부터, 바뀌지 않으면 시스템이 달라지기 어렵겠구나. 사람이 바뀌고, 독점이 물갈이 되어야 정치의 판도 달라질테니까요. 선거 운동을 해보니까요. 아, 내가 선거가 뭔지 몰라서 겁도 없이 덤볐구나 싶긴 해요. 근데 그게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저는 부딪쳐보고 경험하면서 배우는 게 많은 사람이거든요. 할 수 있는 만큼만 재미있게 해보려구요.”

할 수 있는 만큼만 즐겁게. 요즘 나도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지침으로 삼고 싶은 문구다. 그런데 잘 안 된다. 일을 하다보면 좀 더 욕심이 생기고, 충족하고 싶어서 스스로를 달달 볶거나 주위 사람을 달달 볶게 되더라. 그래서 최대한 못 하는 일은 빨리 포기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집중하자, 라고 마음 먹었는데. 이게 마음 먹은 것처럼 쉽지가 않다. 할 수 있는 일들은 현재의 자원과 역량으로 제한적이고,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것‘만’ 하다보면 재미가 없어지니까.

눙물을 닦고 국수를 먹자.

국수는 과연 면발이 굵고, 고명이 풍성했다. 새콤한 김치와 노란 무, 익힌 부추, 김, 깨가루가 흰 국수 위에 알록달록 얹어져 있었다. 주전자에 멸치 육수가 따로 나오는 게 독특했다. 원하는 만큼 육수를 부어 한 입 후루룩 삼켰다. 속이 풀리는 맛이었다. 국수를 넘기면서 당선 되면 무슨 문제를 가장 해결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녀의 답변은 국수 가락처럼 길었다.

“금정구도 골목 상권이 죽고 있는 게 시급한 문제에요. 근데 건물을 짓거나 재개발을 한다고 죽은 상권이 하루 아침에 살아나는 건 아니잖아요. 주민들이 원하는 것들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더라고요.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거리가 활기가 생겼으면 좋겠다, 아이를 내 집 앞에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작은 바람들이요. 그래서 저는 복개천인 범어천 위의 길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든다던지, 동네의 작은 가게들이 활기를 띨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구청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역할이 바로 구의원이 해야하는 일이니까요.”

부산에는 전미경 지역구 후보 외에 광역 비례 후보도 있다. 부산 광역 비례 후보로 출마한 박정연 녹색당 후보는 초등학교때부터 40년 넘게 부산에서 살아왔다. 부산의 매력적인 공간을 소개해 달라는 나의 청에 그녀는 부산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부산은 바다가 있어서 그런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사는 것 같아요. 거슬러 올라가면 6.25 때부터 피난 온 사람들도 많고요. 부산 사람들이 굉장히 거친 것처럼 비춰질 때가 있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개방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말이 예쁘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그건 말투의 문제고요. 실제로는 정도 많고 낯선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요. 부산은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따뜻하고 진짜 살기 좋은 도시죠.”

그녀는 부산의 고리 1호기 수명 연장에 대한 연구와 논문을 준비하다가 후쿠시마 사고를 목격했다. 핵발전소 이슈와 에너지 전환을 일상으로 끌어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이어진 녹색당 활동이 여기까지 왔다.

두 여자 모두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면발을 뽑아내며 자신의 맛을 지킨 국수집처럼, 자신의 터를 단단하게 만들고 지키면서 이웃과 함께 공존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었다.

 


박정연 부산 녹색당 비례후보가 뽑은 
부산의 매력적인 숨은 공간들

온천장역

(사진출처 : 두피디아)

“제가 온천동에 살아요. 거기 온천장역이 있거든요. 역 뒤에가 다 목욕탕이에요. 온천 하는데 6천원 밖에 안 해요. 저는 살면서 엄청 자주 갔죠. 요즘은 바빠서 못 가지만.”

부산에 ‘온천장’이라는 이름의 역이 있는지 몰랐다. 있다한들 그게 진짜 온천과 관련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온천천은 무척 길단다. 온천천은 연제구, 동래구, 금정구 3개의 구에 걸쳐져 있는데 연합해서 하천 관리를 한다. 온천천을 따라 걷는 산책길도 좋다고 한다. 

부산대역 3번 출구

(사진출처 : 부산일보)

“이건 추천 코스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상징적인 공간이에요. 녹색당과 탈핵 피켓팅, 캠페인, 선거운동을 1년 넘게 여기서 진짜 다 했어요. 현수막도 달고, 지난 달 세월호 추모식도 여기서 하고. 밑에 공연장처럼 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밀양 할매들 모시고 송전탑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회도 하고요.”

부산대역 3번 출구 앞에 조명과 공연 할 수 있는 무대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주말에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프리마켓, 문화제, 금정구청의 행사 등 주말에는 볼거리, 즐길거리, 생각할 거리가 많다고. 

기장 이동 방파제

(진짜 숨겨진 곳인지 사진이 없음)

“진짜 개인적으로 숨겨둔 곳인데. 기장의 바닷가. 사람이 안 몰렸으면 좋겠는 마음이라 말씀드릴까 말까 망설여지게 되는데. 저는 여기가 나폴리보다 훨씬 예쁜 곳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부족해서 부산까지 왔는데 바다 구경 못 하고 가서 아쉽다. 꼭 기억해뒀다가 마음이 서글퍼지는 날, 따뜻한 국수 한 그릇 하고 바다 보러 가봐야겠다.

부산의 맛있는 공간들

구포촌국수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샘로 490)

30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가게가 작은 편도 아닌데 웨이팅하는 국수집은 처음 본다. 메뉴는 잔치국수 단 하나. 보통, 곱배기, 왕으로 사이즈만 고를 수 있다. 소면이 아닌 중면을 사용하는데 식감이 좋다. 멸치육수가 막걸리 주전자에 나와 원하는 만큼 부어 먹을 수 있는 점이 독특하다. 반찬도 청양고추와 깍두기가 끝. 보통 사이즈가 4,000원부터 시작해서 500원씩 올라간다. 국수의 참 맛을 위해 포장판매는 안 한다고 하시니 참고하시길. 

부산 채식식당 나유타 카페 Nayuta Cafe
https://www.facebook.com/cafenayuta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카페로 다양하고 특별한 메뉴들이 돋보인다. 봄나물야채파스타, 버섯쌀국수, 야채스프, 버섯콩피토스트, 비건메밀소바 등 그 때 그 때 제철 재료를 사용해서 메뉴가 계속 바뀐다. 가격은 10,000원대. 오늘의 요리가 페이스북에 그날그날 올라오니 확인하고 가시길. 부산 갈 일 생기면 꼭 찾아가보고 싶다.

브라운 핸즈 디자인 카페 Brown Hands Design Cafe

 

부산역에서 기차 시간이 남아 들렀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인 백제병원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인데 내부가 넓고 건물에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건물이 넓고 병원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 구조가 독특하다. 간간히 개인 전시도 열리는 듯. 부산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기차를 기다리며 시간이 붕 뜰 때 추천.

 

부산시 금정구 전미경 녹색당 후보 후원하기
https://votegreen.kr/c/MK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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