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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의변] 하승우(남성공동정책위원장 후보)

자유토론
작성자
녹색당 관리자
작성일
2016-08-09 17:03
조회
1923

안녕하세요. 충북녹색당 당원 하승우입니다. 충북녹색당 운영위원이고 지난 총선 때는 생산과소비는하나다(생소한) 선거운동본부에서 활동했습니다. 녹색당의 공동정책위원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가장 최근에 쓴 책에서 저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부산에서 태어났고 감투와는 인연이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했고 낯가림도 심했다.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건 순전히 입시제도 때문이었다(2지망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운동판을 기웃거리기도 했으나 체질에 잘 맞지 않았고, 정치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공부를 시작한 것도, 남들 앞에 서서 강의하고 이야기를 듣게 된 것도 필연보다 우연에 가깝다. 아나키즘을 품고 살던 중 아렌트를 만났고, 그 삶과 사상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어떻게 권력을 부정하는 아나키즘과 권력을 구성하려는 아렌트를 동시에 좋아하냐고 누가 묻는다면, 독특하고 자율적인 인간의 삶을 추구한다는 점, 자유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점, 두 사상이 풀뿌리라는 기반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겐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땡땡책협동조합 땡초,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사회투자지원재단 연구위원, 교육공동체 벗 이사 등 여러 개의 가면을 번갈아 쓰면서 사람들을 만난다. 나무 뒤에 숨어서 강자에게 독침을 날리는 삶, 괴팍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양산박을 꿈꾸며 산다." 양산박이라는 표현이 제가 생각하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점만 빼면 이 소개는 아직 유효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인생에서 또 한번 어색하고 낯선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정당의 당직을 맡는다니요, 맙소사...

하지만 이 결정이 지금까지의 삶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십몇년 동안 제 삶의 중요한 화두는 풀뿌리민주주의, 자치와 자급, 공생과 공유였고 이는 녹색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와 생활정치에서 시작된 고민이 정당정치, 제도정치로 왔고, 녹색당이 풀뿌리들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그동안 제가 해온 고민들이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인간이고 남성이고 비장애인이고 일반이고 비청소년이고 가방끈도 긴 사람입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소수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해석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볼 수는 있다손 치더라도 느끼기는 어려운 나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힘으론 정책위원장이란 중요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총선때 나온 '시민구단 녹색당'이라는 구호처럼 지금은 당원들의 유기적으로 연결된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던 현장을 드러내고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모으고 우리가 더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서로 어깨를 거는 역할은 제 몫이 아니라 당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당직을 맡지만 당원들이 함께 움직여야지만 정책에 살이 붙고 피가 돌거라 생각합니다. 생각하는대로 살려는 당원들이 많은 만큼 녹색당의 정책은 집권 이후의 전략이 아니라 지금 함께 살아가는 전략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전략을 짜고 실천하는 과정을 당원들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2017년에 대통령선거, 2018년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대통령선거 때 녹색당이 점할 위치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지방선거는 녹색당의 향후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일과 더불어 지역의 현황을 파악하고 사람을 연결하고 녹색당의 정책을 지역화시켜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선을 지나며 녹색당의 기본정책들은 이미 정리되었기에 이 정책들을 구체화시키고 지역화시키면서 지역녹색당의 기반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범적인 정답보다 다양한 물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으면서 걸어가는 과정에 먼저 합류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정책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그 정책들을 다듬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동안 당내외에서 제기된 질문들에 답하면서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기에 제가 새로운 무엇을 하겠다라는 공약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올바르게만 살아오지 않았고 결함도 많은 사람입니다. 까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고, 균형을 잡지 않는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당직을 맡게 된다 해도 성격이 쉽게 바뀌진 않을 겁니다. 갈등을 피하지 않고 갈등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합의를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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