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주의 태양과 바람을 지키겠습니다.
나는 개발과 성장 위주 정책에 반대합니다.

나는 관광객총량제 도입을 지지합니다.

 

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합니다.

“안녕하세요. 녹색당 전국사무처장 고이지선입니다.”

저는 제주에서 태어나 20년을 살다가 지금은 서울에서 20년째 살고 있습니다. 최근 고향을 찾을 때마다 제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제가 모르는 관광지가 하나 둘 생겨나서, 오히려 최근에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보다도 제가 제주를 잘 모르는 경우도 생겨서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그만큼 변화가 빠른 것이지요.

제가 서울에서 본 한강은 지금처럼 준설이 되고 고수부지로 정비된 모습 뿐입니다. 압구정동이나 여의도가 개발되기 전, 한강에도 모래사장이 있었고 사람들이 수영을 할 수 있었던 모습은 사진으로만 봤지만 잘 믿기지 않을 만큼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변해버린 모습에 쉽게 익숙해집니다. 지금 정책이 유지된다면 제주의 개발은 더 가속화되어 사람들이 제주의 흙냄새, 바람, 햇볕보다는 잘 꾸며진 대형 쇼핑 관광센터를 기억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산리즈카를 아십니까. 1966년 일본정부는 베트남 전쟁의 군수물자를 실어나르고 도쿄올림픽 특수를 이어가기 위해 신공항(나리타공항) 확장계획을 세웠습니다. 새로운 나리타공항은 산리즈카라는 작은 마을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계획이었는데도, 불모지를 수 십년간 경우 일구어서 비옥한 땅으로 만들어온 농민들과는 어떤 협의도 없이 사업이 발표되었습니다. 당시 주민들은 이 사업을 TV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땅을 빼앗고 이주를 강요하는 명분은 국익이었습니다. 농사를 짓고 공동체를 이루어서 살아가던 이들의 일상을 파괴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국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인가, 왜 정부는 이 땅에서 살아가던 사람들과는 협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일까. 산리즈카 싸움은 일본사회에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50년이 넘은 지금, 나리타 공항은 원래 계획대로 세워지지 못했습니다. 활주로 부지 옆에서 아직도 농사를 지으면서 기존 터전에서 살아가는 농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남아있는 농민들도 있지만, 보상금을 받고 정부의 회유와 협박에 못이겨 떠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공권력과 싸우는 과정에서 농민이 자결하고 경찰관이 죽기도 했습니다. 결국 공동체는 깨지고 국익을 해치는 사람들이라는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밀양 송전탑과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에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과정에서 공권력이 어떻게 했는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고스란히 반복되려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성산일출봉으로 유명한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입니다.

이곳은 지난 2015년 11월 정부는 제주공항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발표에 성산읍 지역 주민은 즉각 반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입지선정과정이 공개되지 않아서 절차적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급작스럽게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일방적으로 모습과 똑같습니다. 작년에는 공항이 들어서면 인근 오름 10여개의 훼손이 불가피하단 사실이 알려지고 예정지 인근에서 동굴이 발견되는 등 입지 선정 관련 연구 내용상 오류도 지적되었습니다. 이곳에 제주의 두 번째 공항을 짓게 되면 5개 마을이 강제수용을 당하거나 소음 피해를 입는 등 직간접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들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이들이 희생하고 떠날만큼 가치가 있는 사업일까요.

전 세계 유명 관광지인 베네치아는 30만명이었던 인구가 꾸준히 줄어서 5만명 이하가 되었다고 합니다. 왜 낭만적인 도시로 알려진 베네치아에 인구는 줄어들까요. 하루에만도 인구보다 더 많은 6만명이 찾아오면서 삶터는 명품 가게, 유명 식당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비싼 물가, 주거비를 견디지 못하고 사람들은 베네치아를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잉관광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합니다. 사람이 떠나고 스토리가 사라진 획일적 관광지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사라질 때 관광객들도 결국은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 2공항은 2035년 관광객 4000만명이 되는 시대를 그리면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금있는 수용능력 2600만 명의 제주공항과 같은 규모의 제2공항을 성산일출봉 앞에 하나 더 짓겠다는 것입니다. 2016년에 이미 1585만 명이 방문했는데, 내년이면 수용능력의 한계치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인구 65명 제주는 쓰레기로,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미 제주는 인구 1인당 쓰레기 배출량 1위, 지가상승 2위 지역입니다. 이것은 과잉관광정책이 더 이상 해당지역에, 주민들에게 성장의 열매만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용능력의 한계를 벗어난 관광객 유치는 제주에는 쓰레기만 남깁니다. 자본의 힘에 밀려 이곳의 역사와 문화는 곧 사라지고, 여행자들은 더 이상 제주를 가야할 이유도 없어지겠지요.

국익과 성장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우리는 그 국익과 성장의 열매가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무려 건설비가 5조원이나 되는 제주 2공항 건설은 성산주민 혹은 제주도민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주의 바람과 태양을 사랑하던 여러분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역부족입니다. 일본 산리즈카 농민들의 싸움처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도 나서서 제주의 태양과 바람을 지켜가겠습니다.

정부의 일방주의를 멈추어 달라고, 제주에는 제2공항이 필요없다고 서명에 동참해주세요.

 

고이지선
녹색당 전국사무처장

 

– 서명결과는 6.13 지방선거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 제주도지사 후보 · 제주도의원 후보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이 서명운동은 녹색당, 육지사는제주사람, 환경운동연합(거제통영·경기·경주·고양·고흥보성·광주·김해양산·대구·마산창원진해·부산·서산태안·성남·속초고성양양·안동·안산·여수·울산·원주·의정부양주동두천·인천·전북·파주·포항·화성)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