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전국상벌위원회
2016-벌-12 호에 대한 심의 결정

심 의 결 정 문

1. 제소사실

가. 제소인: 남○○
피제소인: 박○○

나. 제소이유

순천 녹색당 내 평등문화약속문 위반에 따른 인권 침해 사건과 관련해 해당 지역당원이 작성한 사과문을 본 뒤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가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등의 사과문 재작성 요구를 한 것에 대해, 피제소인은 녹색당 페이스북 그룹에 2016. 12. 15. 새벽 피해 당사자 “윤○○ 당원께 요청드립니다”라는 해쉬태그를 동원한 글을 작성하였다.피제소인은 “가해자로 지목되는 다른 당원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윤○○ 당원의 댓글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글을 남깁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글에서 “그 사과가 나의 바람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다시 마음에 들 때까지 사과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제에 의해 사과의 내용, 그 언어까지 모두 따라야 한다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가 공론화가 아닌 방식으로 개인적으로 다시 사과를 요청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 합니다”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1)

이는 평등문화 약속문 위반에 의한 명백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당원을 겨냥하여 가해자의 “양심의 자유”를 운운하고 항의하는 내용과 태도를 문제삼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상벌위원회에 제소.

 

2. 결정내용

가. 피제소인 : 박○○

나. 결정사항

제소인의 피제소인에 대한 제소신청을 기각한다.

다. 결정이유

1) 기초사실

순천 녹색당 내 평등문화약속문 위반에 따른 인권 침해 사건(이하 순천 녹색당 사건이라고 함)과 관련해 해당 지역당원이 작성한 사과문을 본 뒤 순천 녹색당 사건의 피해자(이하 피해자라고 함)가 이의를 제기하고 가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등의 사과문 재작성 요구를 한 것에 대해, 피제소인은 아래와 같이 녹색당 페이스북 그룹에 2016. 12. 15. 새벽 피해 당사자 “윤○○ 당원께 요청드립니다”라는 해쉬태그를 동원한 글을 작성한 사실이 있다.

#윤○○_당원께_요청드립니다.
온라인에 글을 하나 남기는 것도 참 무겁고 또 두려운 요즘입니다. 먼저 순천에서 있었던 윤○○ 당원의 사건에 대해 연대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다만 가해자로 지목되는 다른 당원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윤○○ 당원의 댓글들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어 글을 남깁니다.
저는 양심의 자유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개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하는 자유권적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양심의 자유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굳이 거추장스러운 설명을 빌리자면 양심의 자유란 가치와 윤리에 대한 마음 속 판단의 자유와(내심적 자유) 이를 외부에 표현하는 것을 강제받지 않을 자유(침묵의 자유)를 포함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그것을 침해합니다. 저는 통상적인 경험에서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과가 나의 바람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다시 마음에 들 때까지 사과를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과는 어느 무엇보다 양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만큼 나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말이 사과입니다. 그 마음이 다 전해지지 않는 것은 안타깝지만 애써 다른 언어로 풀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강요하고 내가 원하는 답을 받아낼 때까지 계속 강요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기대되시나요?
마침 어제가 되어버린 오늘은 제가 그 양심의 문제로 감옥에 간지 딱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친구와 씁쓸한 위로주 한 잔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이런 글을 쓸수밖에 없는 것은 조금 안타깝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여전히 저는 제가 태어날 날보다 이 날을 더 그냥 지나갈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제가 몇 시간동안 침대에서 뒤척이다 결국 키보드를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는 순천 당원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분들이라고 기대합니다. 윤○○ 님의 고통이 회복되는 것은 어렵겠지만 좋은 해결을 찾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시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사과를 재차 요청하는 댓글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무척 고통스럽습니다.저는 이 일과 관련해서 윤○○ 님이 어떤 방식으로 사과하실 것을 요청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은 양심의 자유이니까요. 다만 앞으로 윤○○ 님이 저와 함께 이곳 그룹에서라도 이 문제에 대해 좋은 협력자가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지금 당장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굳이 제 글을 공유하지 말아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저는 상황과 맥락을 잃어버린 저의 글이 온라인을 떠도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글은 위의 글을 작성하고 새벽 5시 30분 당원들과 대화한 후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 게시물을 수정해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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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해지목인 혹은 가해자임에도 양심의 자유는 지켜져야 합니다.
2. 사과는 사과의 내용과 정도가 피해자의 피해를 보상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물론 사과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과는 그 자체로 가해자의 이해와 언어를 통한 (양심에 따른)사과여야 합니다. 피해보상의 과정은 다른 과정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3. 적절한 사회적 압력은 좋은 운동의 수단입니다. 하지만 강제에 의해 사과의 내용, 그 언어까지 모두 따라야 한다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가해지목인들은 공론화를 통해 “당이 본인들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을까”, “혹시 내가 사회적 낙인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그냥 여러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 자체가 두렵다” 같은 사회적 압력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5. 공론화라는 과정이 시작되면 그 자체로 운동이며 사회적 압력(사회적 강제)이 발생합니다. 그것은 더이상 개인-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피해자가 공론화가 아닌 방식으로 “개인적으로” 다시 사과를 요청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6. 저는 진심으로 윤종훈 님의 피해자 잘 해결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개인적인 문제 제기가 아니라는 점과, 공론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문제로 인해 제게 중요한 문제를 글로 남깁니다.

 

또한 피제소인은 페이스북 상에서 위 글의 주장을 해석하거나 설명, 위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반박에 대하여 재반박하는 등의 다수의 댓글을 단 사실이 있다.2)

2) 제소인 주장의 요지

제소인은 제소장 및 추가로 제출한 자료 등에서 순천 녹색당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당원을 겨냥하여 가해자의 “양심의 자유”를 운운하고 항의하는 내용과 태도를 문제 삼는 글은 남기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3) 판단

인권침해사건의 피해자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가해자에게 사과요청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재사과 요청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 표명은 피해자의 피해를 가중시키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는 논리로 변질될 염려가 있다는 점 또한 인정된다.

그러나 피제소인이 남긴 글과 이와 관련된 댓글에 나타난 사정 및 전체적인 맥락 등을 살펴볼 때, ① 순천 녹색당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들에 대해 재사과를 요구하는 내용과 방식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피제소인에게 양심의 자유에 반할만한 문제로써 다가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제소인은 해당 글에서 가해자들의 가해 행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재사과 요구에 대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표명하고 진지하게 토론을 요청한 점, ③ 피제소인의 공론화 및 주장의 방식이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덮거나 피해를 가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볼 때,

피제소인의 글은 순천 녹색당 사건의 가해행위를 옹호하기 위한 내용이거나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가해행위(2차 가해 내지 언어폭력)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전국 상벌위는 제소인의 피제소인에 대한 제소신청을 기각한다.

 

2017년 1월 22일

녹색당 전국상벌위원회


1) 이 글과 맥을 같이하는 추가적인 댓글 등도 가해행위에 포함된다며 추가자료 제출
2) https://www.facebook.com/groups/koreagreen/permalink/995791280527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