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GMO 입장문

 

2016년 1월, 농촌진흥청이 유전자변형(GM)벼를 시험재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GMO를 둘러싼 논란이 촉발되었습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GMO 수입량은 약 1천만여 톤으로, 이미 세계 최대 GMO 수입국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GMO 수입국을 넘어 GMO 재배국이 되려는 것입니다. 이에 녹색당은 한국 사회 GMO 논란에 대해 녹색당의 강령인 “생태적 지혜와 다양성 옹호”를 바탕으로 입장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밝히고자 합니다. 이 입장문은 녹색당 당원들이 초안을 마련하고, 토론과 간담회를 여는 등 당원 참여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녹색당은 다음 세 가지의 이유로 GMO 식품 수입과 GMO 재배를 반대합니다.

첫째, GMO는 소농의 몰락을 가져옵니다. 다국적기업과 대자본은 ‘GM 종자 특허 독점’과 ‘GM 작물 제초제 대량 판매’를 통해 농업을 대농 중심의 단일작물 생산화, 기계화, 산업화로 획일화합니다. GMO 국내 재배와 상업화는 우리 대다수 농민을 다국적 농기업에 종속시켜 농업 ‘하부 노동자’로 전락시킬 것입니다. 값싼 GMO 수입과 가격 경쟁력 약화로 우리 농업은 이미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습니다. 특히 밥쌀용 등의 쌀 수입으로 쌀값이 폭락하여 농민들의 근심이 하늘에 닿을만큼 커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GM 작물, 특히 주식인 쌀마저 GM 종자로 생산돼 상업화된다면 우리 농촌의 몰락을 더 이상 막기 힘들 것입니다.

둘째, GMO는 식량 주권을 위협합니다. 지금도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이 약 3.7%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수입 GMO 식품과 GMO 농산물이 우리 먹거리를 계속 잠식해 간다면 식량 안보는 더욱 위험해집니다. 현재는 국내에서 GM 작물 재배가 금지돼 있지만, 농진청이 시험 재배 중인 GM 쌀을 상용화한 뒤 외국에서 재배해 역수입한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당해낼 수가 없는 우리 농촌은 주식인 쌀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를지 모릅니다. 이 땅의 토종 종자를 보전하며 더 나은 자생종을 육종하는 것이 바로 식량 주권 지키기를 위한 농촌진흥청의 역할입니다. 인류 식량 위기의 원인 또한 식량 부족이 아닌 잘못된 분배에 있으며, 이를 타개할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은 GMO가 아니라, 식량의 정의로운 분배와 소농‧지역농의 육성, 그리고 토종 종자의 보존에 있습니다.

셋째, GMO의 안전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GMO의 안전성은 ‘사전 예방의 원칙’에 따라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GMO가 장기적으로 생태계와 인체에 끼치는 영향과 그에 대한 보다 확실한 과학적 검증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연구와 사례가 축적돼야 가능할 터입니다. 아직은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으며, 따라서 방심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GMO로 토종 종자들이 유전적으로 오염되고 생태계가 교란되고 나면 원상태로 돌이키기는 무척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의 과학적 예측입니다. 나아가 생물 다양성의 파괴 또한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인간 건강상의 위해는 특히나 그 치명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에 무게를 두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녹색당은 GMO로부터 이 땅의 농민들과 식량주권, 식품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음의 입장들을 견지하고자 합니다

– 소비자‧시민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로서, GMO 완전표시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식용유, 장류, 주류, 과자, 아이스크림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먹는 가공식품 상당수가, GM 콩이나 GM 옥수수 등으로 만들어졌거나 이를 성분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식품위생법은 표시 면제 규정이 너무 많아, 사실상 식품 기업들은 굳이 GMO를 표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소비자는 어떤 식품이 GMO 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국민 1인당 연간 40kg 이상의 GM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비의도적 혼합치를 최소한으로 하고, 최종 상태와 상관없이 GMO를 원료로 한 모든 가공식품에 표시를 의무화하며, 주요 성분이 아니더라도 GMO를 포함했을 때에는 모두 표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 다국적 초대형 농업 기업 몬산토가 개발한 글리포세이트 함유 제초제를 금지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는 글리포세이트를 2A 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했습니다. 우리는 글리포세이트를 함유한 모든 제초제의 생산과 시판 금지를 요구합니다. GM 작물 재배를 위해 시작된 글리포세이트에 의해 더 이상 환경이 오염되어서는 안 됩니다.

– GMO 안전성 심사 및 평가 체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안전성 평가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GMO 안전성 심사를 전적으로 GMO 개발사가 제출한 서류에만 의존한 채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심사 기준을 더 엄격하고 정밀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식약처 자체의 안전성 실험 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 농촌진흥청은 GMO 개발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GMO 국내 기술 확보보다 육종 종자 개발에 힘써야 합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토종 종자를 보전하고 더 나은 자생종을 육종해야 합니다. 우리 농민과 국민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농촌진흥청의 존재 이유입니다.
녹색당은 GMO로부터 이 땅의 농민들과 식량 주권, 식품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음의 입장들을 견지하고자 합니다.

– 다국적기업 중심의 단일경작 농업과 GMO 생산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불공정한 협정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반대합니다. GMO의 유해성 평가와 표시 의무 제도도 무력화할 수 있는 TPP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정부의 GMO 양산 정책을 철회해야 합니다.

녹색당은 생태적 지혜를 추구합니다. 이윤보다 생명입니다. GMO는 우리 농업과 먹거리 안전을 위협합니다. 녹색당은 땅과 씨앗을 지키는 농민의 마음으로 GMO 반대 운동에 함께하겠습니다.

 

2016년 11월 28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