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녹색당 전국상벌위원회 총사퇴 입장문

 

안녕하세요 4기 녹색당 전국상벌위원회입니다.

 

오늘 저희는 무거운 마음으로 상벌위원회 고유의 권한과 소임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수임을 맡는 동안 최선을 다해 토론하였고, 피해를 주장하는 이의 말의 맥락에 의존하여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동시에 잘못을 저지른 개인의 문제가 개인적으로 환원되기보다 잘못을 허용해온 조직의 문제로 해석되고 다시금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일련의 공론화 과정에서 상벌위의 결정이 어느 한쪽에 유리한 결정으로만 해석되고 있는 당 안팎의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깊은 무력감을 느낍니다.

 

당의 일상적인 협의 및 의결기관인 전국운영위원회가 상벌위원회로 조직 내 문제해결을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할 때, 문제해결의 정치적 책임을 상벌위원회로 미루는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본위원회는 이러한 시도를 단호히 거부하고자 합니다. 이미 지난해 11월 전국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주체들이 서로를 힐난하고 헐뜯는 상황을 매우 부적절하게 인식하고 한 차례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전국운영위원회 내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대립을 목도하였습니다. 민주주의를 중요한 당의 가치로 받아들이는 녹색당이 민주적 토론과 공동체적 해결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닌 당원의 징계 여부를 심의, 의결하는 기관인 상벌위원회에 조직의 문제를 내맡기는 상황 속에서 위원회는 더이상 그 고유한 역할을 책임 있게 다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러 전국상벌위원 7인 전원은 사퇴를 표명합니다.

 

끝으로 본위원회는 녹색당이 문제없는 조직을 표방하기보다 조직을 혼란에 내맡길 줄 아는, 그래서 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 용기 있는 조직이길 바랍니다. 지금은 이미 터져 나온 문제들을 계기로 당이 다양한 조직적 문제에 더해 더 좋은 판단력을 가지고 비슷한 수준의 감수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일상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을 때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녹색당이 한국 사회의 정치 공간에서 작지만 단단하고 희망을 주는 정치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2020년 1월20일,

4기 녹색당 전국상벌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