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도전기 4] 황정화 대구시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출마하겠다고 서로 덤비는, ‘정당’이 되기를 바라며

 

대구에 내려가 만난 황정화 당원은 2014년 대구시의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이었다. 녹색당의 어떤 2014년 지방선거 경험자가 그렇지 않겠냐만, 다사다난한 사건들을 겪으며 지역당을 처음부터 닦아 올렸던 시간들 때문일까. 황정화 당원은 유독 대구지역에 애정을 보였다. 녹색당을 누구 못지않게 깊이 애정하지만, 정당으로서의 녹색당에 대한 예리한 지적, 그리고 시종일관 유쾌하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 황정화 당원은 출마를 해서 좋았다고 여러번 말했다.

요즘 대구 녹색당은 어떤지?

: 오랫동안 침체기였다. 그에 비하면 활발해지고 있다. 당원들은 일상 속에서 당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고 있었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조직이 없었지 않나. 일상적인 당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자는 게 저 뿐 아니라 당시 모이신 분들의 고민이었다. 제가 처장이 되었고, 활동가로 일을 하면서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주제별 모임도 만들고 지역별 모임도 만들자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 대구녹색당 당규개정이 있었다. 의제모임과 관련한 개정인데 지역별, 의제별 모임 규정을 분명하게 개정했다. 모임의 정의와 구성요건의 정의를 내렸다. 운영위원을 배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정의를 하고, 그를 기반으로 조직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게 성과가 났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지금은 준비단계다. 그 모임이라는 게 만들기는 쉬워도 지속하기가 어렵다. 지속하려면 사람도 있어야 하고 활동 내용도 있어야 한다. 그것들을 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침체기에 비해서 활동이 늘었다. 처장이 없다가 생겼으니까. 그렇게는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웃음)

그 이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 당이 생길 당시, 그러니 2011년 말에는 서울당원이었다. 서대문구 운영위원을 했었다. 체화당활동도 했었다. 대구로 이주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대구녹색당에는 내부적인 갈등을 겪고 당이 거의 정지된 상태였다. 나는 대구 사람이 아니니까, 차라리 내가 다시 하자고 하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총회준비위원회를 제안을 했다. 그렇게 총회를 하고, 운영위원장도 하고. 그러고 나니 2014년이었다. 2014 지방선거를 준비하던 전국대의원대회 결정은 전 지역 비례후보를 다 내자는 것이었는데, 그걸 따를지 말지 고민을 했었다. 대구녹색당 운영위원회에서 “황정화 운영위원장이 나가면 후보를 내는 거고, 황정화가 안 나가면 후보를 안 내자”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총대를 메게 됐다.

 

선거 무렵, 당이 많이 침체되어 있었다. 그래도 우리가 선거를 치른다면,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당을 알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당내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나. 어떤, 선거 ‘놀이’를 해보자는 거였다. 부담 갖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즐기듯 해 보면, 그나마 그 전의 어려움을 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나섰다.

당시 세월호 시기였고, 송전탑, 원전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든 해야 했다. 선거야말로 정당들이 말을 하고 또 사람들이 귀 기울이는 시기이지 않나.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할 이야기도 없이 나선 선거는 분명 아니었다.

선거운동 당시 당의 부족한 인지도라거나 지역의 특수성으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는지.

: 인지도가 낮은 것이 변수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그건 우리에겐 상수다. 그 어려움이 크지 않았다. 장점이 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새로워 하지 않나. 녹색당이라니. 애매모호하고, 뭔지 모르겠는데 딱히 부정적이지는 않으니. (웃음)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 빨갱이는 싫어, 하면 우리는 빨간색 아니고 녹색이니까. (웃음)

특별히 ‘대구지역이라서’ 부정적인 반응을 만난 적은 없다. 대구에서는 환경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대구가 산업지역은 아니다 보니, 환경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없다. 위협을 느끼지도 않았다.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서 또 원전이 위험하다, 라는 이야기를 하기 쉬웠기 때문에 메시지 전달이 안된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다만 메시지 전달을 해도, 옆에 사람한테나 하지 큰 규모로 하지 못해서 그게 문제였던 거지, 메시지 전달 자체에서 문제를 느낀 적은 없다.

그래도 당시 지역구 후보도 아니고 비례후보였으니, 문제점이 많았을 것 같다.

: 확실히 차이가 있다. 알겠지만, 비례후보는 명함밖에 못 돌린다. 그나마 다른 운동원들도 후보와 함께 있어야만 돌릴 수 있다. 그러니 후보가 시간을 낼 수 있는 만큼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거다. 비례후보 선거운동의 문제다. 그때 돌린 명함이 몇 개 되지 않는다. 4천장밖에 못 돌렸다. 6만 500원. (웃음) 돈도 안 들었다. 부담 없이 했다. 어차피 돌릴 수 있는 명함에 한계가 있지 않나. 마이크도 못 쓴다. 지금도 아마 쓸 수 없을 것이다. 선거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비례대표로 나가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선거 캠프가 제대로 꾸려지기는 했었는지?

: 그렇지 않았다. 선거조직 자체가 구성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접수도 내가 선관위 가서 직접하고, 서류도 내가 직접 내고. (웃음) 사진도 내가 가서 찍고. 아 정말 눈물겨웠다. 선거 끝나고 출마했던 사람들 다 모여서 얘기하는데,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할 수 있는 정도밖에는 안했는데, 어차피 비례후보가 할 수 있는 선거가 얼마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많았다면 아쉽다 싶었겠다만.

선거운동 기간 중에 밖에 나가지 못했던 날도 있다. 함께 선거운동 할 수 있는 당원이 전혀 없는 날이면 그랬다. 미리 사전에 당원들과 스케줄을 짜고, 시간이 되는 당원이 있으면 거기로 내가 갔다. 거기서 같이 또 선거운동 하고. 나는 시 광역비례였기 때문에, 당원들이 있으면 어디든 갔다. 달성군이라고 있다. 거기서 선거운동하는데 반응이 좋았다. 처음 간 동네였는데, 거기서 반응이 좋았다. 1.3%. 제일 높은 지지율이었다.

 

18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선거를 준비하는 지역당이 알아야 할 것들, 무엇이 있을지.

: 비로소 탈핵이 대세다. 녹색당의 차별성이 확 줄어들었다. 정의당이나 민주당이 출마를 하지 않을 것도 아니다. 우리 당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시기가 된 것이다. 우리가 안이하게 “우리는 더 순수해. 우리는 계속 탈핵을 이야기해” 이런 원래의 태도로는 먹히지 않을 것 같다. 이제는 더 지역적인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선거에서는 정책을 전국당에서 만들면 지역에서 그 정책을 가져다 지역에 맞게 조금 바꿔서 사용했다. 이제 그 방식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대구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요하지만 아직 꺼내놓지 않은 지역만의 문제를 우리가 꺼내야 한다. 후보가 있는지 없는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선거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선거를 한다고 생각한 다음에, 그 지역에서 우리가 차별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할지 만들어야 한다.

아픈 얘기지만, 우리에게도 안일한 부분이 있다. “우리는 새로울 거야” 그런 태도가 있다. 물론 신선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의제도 발굴해야 한다. 시간이 걸릴 수는 있다. 그러나 메시지가 준비되면 마음이 없다가도 이걸 가지고 내가 나가볼까,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준비된 메시지 없이 후보한테 “너 한 번 나가볼래” 하면 너무 부담스러운 거다. 준비를 해야 한다. 선거에 나가지 않더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으면 나갈 사람이 생긴다.

개인적인 2018 대구녹색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 우리의 조직을 가진 ‘제대로 된’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선거 전과 선거 후가 다 연속성이 있게, 그런 걸 해내면 성공이라고 본다. 당선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그게 실패냐, 하면 아니다. 우리만의 성공기준을 세워야 한다. 선거를 하고 나면 썰렁하다. 그러면 안 된다. 선거 이후에 활동 당원이 늘어나고, 자신감이 생기고, 활동 방식에 익숙해지고. 그러면 정당으로서 자리를 잡는 거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 그렇게 해서 당선이 되면 금상첨화다. 이제는 당선자가 나와야 한다. 적어도 당선에 버금가는 바람이 일어나야 한다.

2018 지방선거에서 전국 단위의 기대가 있다면?

: 일단 당선자 배출이다. 이건 우리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걸 전국당에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어느 지역이 당선가능성이 한 30% 있다면 그걸 아주 단기간에라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 한 명 당선자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면밀히 분석해서 밀어줘야 한다. 그렇게 해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과정을 통해서 ‘정당’으로 자리매김해나가는 것, 그게 중요하다. 당선자가 없지만 우리가 대한민국 정치에 분명한 역할을 했다. 다음 선거는 물론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당선자가 나와야 하는 이유라면 그래야 우리가 더 진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이어질 것이고, 더 진지해질 것이다. 우리 스스로 우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며, 더욱 자신감도 붙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하지만, 망설이는 지역이나 사람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1인 1출마’ 한 번은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피선거권과 선거권, 정말이지 어렵게 얻어낸 것 아닌가. 한 번쯤 사용해보아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출마해보니 나는 정말 좋았다. 그 짧은 시간동안에는, 정말이지 고민할 게 없다. 공부를 하겠나, 설거지를 하겠나, 애를 키우겠나, 돈을 벌어오라 하겠나. (웃음) 자기 인생에서 무언가에 완전하게 몰입하는 경험이다. 그리고 선거기간 동안 나는 주인공이다. 내가 후보다! (웃음) 내가 출마를 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기회가 온 것이다. 전혀 아닌 것 같은 사람이라면 머리속에 고민조차 없다. 깜이 되는 사람이니, 한 번이라도 주변에서 운을 떼 보았기 때문에 고민이 있는 것이다.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출마하겠다고 서로 덤비는 정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어려웠던 지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애정과 유머를 잃지 않던 황정화 전 후보였다. 한국의 정치상황 전반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을 때에만 나올 수 있던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황정화 전 후보는 녹색당이 ‘정치’를 하는 ‘정당’일 것임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과연 녹색당 당원들이 만들어갈, ‘정당’으로서의 녹색당의 역할이 무엇일지를 몇 번이고 기대하게 하는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