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도전기3] 박필순 전 광주북구 구의원 후보

녹색당 다운 것, 녹색당 다울 것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전국에서 열심히 뛴 후보를 비롯한 활동당원들이 참여하는 평가워크숍이 열렸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창당한 녹색당의 첫 번째 지방선거. 2012년 총선이 창당 한 달 후에 있어서 제대로 준비하기 어려웠다는 걸 감안하면 실질적인 첫 번째 선거였다. 11명의 지역구 후보들이 모두 낙선했고, 전국 비례득표율은 0.76%.

평가워크숍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독한 녹색당’이 되자는 말이었다. 높은 현실의 벽을 경험했으니 현실 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 다음 지방선거는 제대로, 독하게 준비해보자는 다짐이었다.

다음 지방선거가 3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로, 선거운동본부장으로, 자원활동으로 선거를 경험한 당원들을 인터뷰해서 지방선거와 녹색당의 의미를 되새기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점검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팀의 정치’를 얘기를 하는 녹색당이기에 후보 한 명의 경험이 아니라 당의 경험으로 남기기 위한 노력은 더욱 필요하다.홈페이지를 통한 한 달간의 인터뷰내용을 포함해 선거준비를 위한 매뉴얼이 8월 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 기획 및 진행 : 지방선거 기획단


녹색당 다운 것, 녹색당 다울 것

‘2014 지방선거 도전기’를 듣고자 두 번째로 찾은 사람은 광주 북구 박필순 전 후보였다. 녹색연합을 거쳐 ‘녹색정치’를 위해 녹색당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박필순 씨는 ‘녹색당 다운 것’과 언제나 ‘녹색당 다울 것’을 강조했다.

2014 지방선거 당시에 준비 기간이 짧았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게 나왔는데. 선거 무렵의 상황을 이야기해 달라.

2014년 지방선거 직전이면 세월호 직후다. 우리 동네는 활동가들이 아주 많이 사는 동네고, 가장 먼저 촛불을 든 동네이기도 하다. 당시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불행한 시절이지 않았나. 마을 차원에서도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출마결심에 영향을 미쳤던 것도 같다. 거기에 세월호 시기이다 보니, 다른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미리 시작할 수 없었다. 시작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온 나라가 초상이고 온 나라가 추모하는 분위기인데, 그 와중에 선거운동을 하는 건 말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선거운동을 20일 하는 건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는 생각한다. 나를 제대로 알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무렵, 다른 후보들도 선거운동을 하지 못했으니 20일 선거운동한 게 그리 짧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게 지지율이 높게 나온 이유가 아닐까.

짧은 선거기간이었고, 선거비용을 적게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어떤 선거운동을 했는지?

캠프 운영방식을 당원들과 이야기해서 ‘캠핑장’처럼 꾸렸다. 다른 사무실처럼 하지 않고, 텐트와 캠핑의자를 가져와 캠핑장을 만들었다. 당원들이 화분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사람들도 신선하다고 생각해주었고, 덕분에 동네사람들도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잘 모르는 분도 지나가다 캠핑장이 있다고 하니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재밌게 놀다가 가시곤 했다.

또 리어카를 독특하게 라디오 방송국처럼 꾸몄었다. 끌고 다니며 버스 정류장에 멈춰 라디오방송을 했다. 당가도 틀었는데 선거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박필순’이라는 이름보다 ‘녹색’이라는 이미지에 공감하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도 정치하는 사람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나본다는 걸 재밌어 하더라. 우리는 하다못해 명함이라도 차별화 되어 있으니까. (웃음)

녹색당 다운 선거운동이 아주 중요하다. 선거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선거를 꼭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있는 소극적인 당원들이 성장하는 방법으로서 선거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후보자를 당선시키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당원들이 성장하는 선거과정 또한 중요하다. 정책적인 지원은 물론이다. 다만 지역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중앙정책을 가져가보아야 구의원 선거에서는 의미가 없다.

우리 동네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젊은 감각의 정책들을 냈다. 30-40대를 타겟으로 하는 공약들과 젊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반영한 정책들을 많이 냈다.

이런 ‘녹색당 다운’ 선거와 선거운동을 가까이서 접한 분들은 정치라는 게 ‘더럽다’거나 뭐 ‘나쁜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것이고 필요하고 좋은 것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느끼셨을 것 같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또 공부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당원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롤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인지?

당원 모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술이 있으신 분은 기술을 써주시고, 전화 해주실 수 있는 분이면 전화 해 주시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주시면 좋겠다. 당원분들이 자원하는 전화는 멘트부터가 달라진다. 그게 또 녹색당 다운 게 아닌가 싶다.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했던 것은 우리 동네에 맞는 우리 선거운동 방식이었고, 후보의 특색에 맞는 선거운동 방식이었던 것 같다.

후보가 아직 나오지 않은 지역에서 녹색당의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겠나

지금의 국민들은 한 번 민주적 절차를 겪어서 수준이 많이 올라가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갑자기 지역정치를 하겠다,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미 지역에서 나름의 정치를 했던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새로운 정치’ 이런 말 한 번 쓴 적 없다. 마을일꾼, 이런 말을 했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마을 일꾼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마을일꾼 협약식’도 했다. 그러니 주목하고 봐 달라, 하는 전략이었다.

선거까지만 보지 말고, 선거 이후도 생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은 ‘이슈’이기도 하다. 현역의원들에게 새로운 이슈는 없다. 우리는 그럴 수가 없지 않나.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최대득표를 목표로 잡고, 이 동네에 맞는 타겟을 잡고, 지금이라도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반영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다만 6개월, 다만 3개월이라도. 어차피 선거운동 하려면 당연히 만나야 하는 것이니, 선거운동 이전에 미리 만나야 한다. 내가 ‘자신있는’ 그룹을 만나는 것도 좋고, 타겟으로 삼을 그룹을 만나는 것도 좋고, 기존의 의원들이 접하지 않았을 것 같은 그룹을 만나는 것도 좋다. “나는 쟤들은 싫어” 이런 분들 계시다. 이분들을 찾아내서 만나야 한다. 그래서 또 소문을 내고.

아파트에 사신다면 아파트 동대표라도 해야 한다. 나는 풀뿌리 자치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풀뿌리 얘기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람 많이 다니는 데서 피켓 들어봐야 그건 내 표가 아니다. 녹색당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듣는 시간이 될 것이고, 그건 아주 당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멀리 봐야 한다는 말씀이셨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녹색당의 목표는 어느 정도가 될 것 같은지

녹색당의 목표라고 하면 그건 전국당의 역할인 것 같다. 그러나 선거운동이라고 별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녹색당을 운영해나가는 과정에서 보다 더 집중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선거라고 생각한다. 녹색당 다운 것을 고민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선거를 하면서 그 다음 단계를 설정하는 토론을 만드는 게 나의 목표다.

녹색당의 운영에 대한 토론, 지금은 너무나 분분하다. 전국당에서도.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향상될 수 있다. 그때 향상되어야 한다. 녹색당도 선거라는 사건을 두고, 어떤 성장을 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20-30대의 젊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광주녹색당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당운영의 문화를 만드는 게 광주의 목표다. 새로운 정치문화, 녹색당 다운 정치문화는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해보고 싶다. 그래서 가장 메리트가 있는 후보가 20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비례건 지역구이건. 남성여성을 떠나서, ‘여성적’인 감각이 있는. 광주녹색당에서는 지역구 세 명, 비례 한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녹색당 다운 것’과 앞으로도 ‘녹색당 다울 것’을 강조한 박필순 전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녹색당 다웠’다. 박 전 후보가 바라보는 지방선거는 간단했다. 지금만 생각하지 않을 것, 보다 지역과 가까울 것, 더 많은 당원과 함께할 것.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당과 당원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박 전 후보의 눈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박필순 전 후보가 함께하는 2018년 지방선거의 내용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 : 이은빈 (서울녹색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