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전남녹색당 온라인 소식지 《떡갈나무카페》 제58호

전남녹색당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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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제58호)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한 달간 소식]
10. 29 당원교육 겸 교류의 시간_(순천 '노플라스틱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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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교육을 겸하는 교류를 위해 마련된 이번 자리는 녹색당이 걸어온 길을 확인하고, 전남에는 어떤 당원들이 살고 있는지 서로에게 서로를 알리며 친목을 다져 가는, 따뜻한 시간으로 채워진 자리였습니다. 채식김밥과 이경님이 준비해주신 맛있는 간식을 나눠 먹고, 녹색당 배지와 스티커도 원하는 만큼 나누고, 일곱 살 시와가 녹색당에 보내는 사랑 편지("녹색당 힘내라 녹색당 가입 녹색당팀♡")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당원 교육을 통해서는 녹색당이 어떻게 창당되어 어떤 의제들로 활동하고 어떤 조직 체계 안에서 어떻게 평등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등등을 알 수 있었어요. 뒤이어 당원 교육 시간보다 더 길게 자리에 함께한 한 명 한 명의 자기소개를 귀 기울여 듣는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다른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을 펼쳐나가며 녹색당과는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다던 한 당원님은 “새삼 녹색당 활동을 다시 고민해보게 되는 자리가 되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수나님이 준비해 온 녹색당가 부르기 시간에는 “농부가 되고 나무가 되자”는 아름다운 가사를 곱씹어 음미해보기도 했답니다. 당가의 마지막 노랫말처럼 “환하게 기쁘게 풍요롭게” 소박한 우애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후기와 더 많은 사진 보러 가기 : https://band.us/band/8312426/post/426326630


[당원 인터뷰] 윤은성(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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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윤은성입니다. 최근까지 <전남녹색연합>에서 활동가로 일했고, 지금은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습니다.
본래 전공은 한국문학인데요, 시를 창작하기도 하고, 비평적인 글을 때때로 쓰기도 합니다. 요즘엔 제가 실천적 행동과 글쓰기 영역을 이어 기후생태 담론을 공유하기 위한 방식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남 해남의 농가에서 태어난 터라 농촌 담론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요. 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바로 농민들의 현실이라는 점을 언젠가 깨달으면서, 여성 농민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농가에는 슬픔의 영들이 흐르고」(공저, 『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수록)를 쓰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신공항 건설 이슈를 알아가면서 새만금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는 활동에 마음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일을 위해 전남으로 옮겨와 지내면서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순천'에 소소하게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시집 『유리 광장에서』가 출간되었어요. 축하해요.^^
시집의 이름을 보며 어떤 시집일까 상상해 봐요. 우리나라에서 광장이라는 장소는 집회의 상징이기도 하잖아요. 책 뒤표지에는 "전쟁을 반대하고, 종 차별에 반대하며, 반대하는 나를 지켜봅니다."라고 작가가 이 시집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목소리로 시집의 소개를 듣고 싶어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 휘청거리면서 지냈는데, 그래도 두 번째 시집을 무사히 출간해서 저도 소소하게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집에 앞서 출간한 첫 번째 시집이 있어요. 『주소를 쥐고』(2021)라는 제목의 시집인데요. 거기에서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여성 화자가 거대한 사회 속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요.
첫 시집을 출간한 지 3년이 지나 두 번째 시집인 『유리 광장에서』를 출간한 것인데요. 이전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를 사회구조 속에서 겨우 발견해내며 생존해보려 애쓰는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은 것을 떠나보내고 비로소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도 알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주로 썼었어요.
첫 번째 시집 출간 이후에 구조적인 폭력 문제나 기후생태위기 문제에 더 응답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빡빡했던 대학원 생활을 정리한 후, 저는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과 <기후위기 기독인 연대> 활동을 하면서 광장에 나가는 일이 잦아졌어요. 도덕적 의무감에서라기보다는 나가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2022년 여름의 폭우 참사 이후 보냈던 것 같아요.
그와 같은 맥락 속에서 써 모은 시들을 『유리 광장에서』라는 시집으로 출간했습니다. 투명하고 매끈한 듯, 세련된 듯 보이지만 분명 깨뜨려야 할 폭력적인 구조를 '유리 광장'이라고 제가 표현한 것 같아요.
생의 지리멸렬함 속에서, 그리고 외부로부터 오는 고통에 저항하며 살아야만 하는 이 세상에서 답이 없더라도 미래를 향해 등 돌리지 않겠다고, 연대하겠다고 작지만 용기 있는 목소리로 선언하는 시집이에요. 비록 미약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모여서 절망을 깨뜨려보자고 청유하는, 그런 시집이기도 하구요. 이미 내게 와 있는 연대의 손길을 발견한 마음을 담아본 시집이기도 합니다.
광장에서 구호만 남은 투쟁이 아니라, 특정한 구호를 외치며 공권력을 향해 요구사항을 말해야만 할 때의 '나'라는 개인에 대한 성찰 역시 동반하고 싶은 마음도 시집에 녹여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시집에서는 '물'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저에게 느껴집니다.
책 머리말에 "물을 쥐었다가 웅성거림으로 가득 찬 손이 되었다", 시 제목 「물 긷는 아이들이 지나다가」, 「우리의 물이 우리를」, 「둑과 빛과 물의 시」, 책의 뒤표지에는 "색과 물에, 마음과 흔적들에 둘러싸여-" 등등이요.
작가님이 가지고 있는 '물'에 대한 상징과 인상이 있나요?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시집에서 물은 그보다는 사회적 참사의 이미지와 동반되어 많이 쓰였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폭우 참사, 기후재난의 양상이 나타나는 시들이 그에 해당합니다.
동시에, 저는 물의 물성에 매료되는 편이기도 합니다. 빛을 굴절하여 투과시키는 물의 아름다운 이미지는 언제나 많은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요. 특히 유년시절의 즐거웠던 순간처럼 반짝이는 장면들을 연상하게도 하고요. 언제나 다른 물결로 일렁이는 수면에 대해 생각하자면 마음이 늘 새로워져요. 물속에서 들려오는, 물이 간직한 이야기도 언제나 새롭게 있을 것만 같고요. 물속에 잠겨 물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물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나라는 사람이 새롭게 바뀌는 것 같은 기분을 몇몇 시에 담은 것 같습니다.

시집의 제목이 『유리 광장에서』입니다. 많은 시 중에 이 시를 책 제목으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 시집에 수록된 거의 대부분의 시에 '유리 광장에서'라는 제목을 달아본다면 모두 어울려요. 그만큼 시 속의 거의 모든 시의 주제 의식이 서로 유사하거나 어우러집니다. 「유리 광장에서」라는 표제작의 이 제목이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제목이라 여겼습니다.
또한, 하나의 열린 광장으로서의 제 시집 안에 독자나 시민 주체분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도 했어요. 실제로 제 시집에는 시적 화자 외에 또 다른 타자가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주로 인용이나 관찰을 통해서요. 많은 이가 모일 수 있는 시집이길 바라는 마음도 이 시집 제목에는 담겨 있습니다. 특히 시위 현장에 투사의 마음도 필요하지만 성원권을 발휘하려는 한 명의 맑은 마음의 시민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담긴 것 같아요. 광장에 모일 일이 많다는 게 좋은 일인 것만은 아닐 테지만,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광장이나 거리에, 또 크고 작은 모임들에 모이는 행위일 것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마음도 잘 지내나요?
아뇨. 너무 마음이 번잡해서 병원에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책상에만 앉아있는 사람이 아닌, 생태학살의 현장이나 투쟁의 현장에 가서 참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다시 말해 활동가가 되고 싶었는데, 활동가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묻게 되는 상황을 자주 맞닥뜨렸어요. 활동에 대한 개인적인 실패감이 지난 1년 동안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생각이 많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활동할 수는 있겠지요. 잠시 숨을 고르고, 활동가가 되려 했던 마음을 돌아보며 긴급한 현안들에 제가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식을 더 찾아가 보려 해요. 활동가로서의 저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성장기에 있다고 생각돼요. 그래도 저는 움직이고 이동하는 것을 꺼리지 않기에 일상을 정돈한 후 다시 활동을 재개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시집이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 시집을 가지고도 기후생태위기에 대한 개인적인 증언을 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몇 차례 북토크 형식으로 그 같은 형식의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하지만 동시에 구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방식에 대한 공론화된 지식들에 노출되지 못한 시민 분들도 정말 많이 계시더라고요. 더 기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고, 거기에 저도 동참하고 싶어요. 기후위기 속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것에 대하여, 자본주의 사회 구조 속 지워지고 고립되는, 더욱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존재들에 대하여 계속 함께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소소하지만 야심 찬 기획이 담긴, 또 제게 온 사랑을 시시각각 느껴온 바를 담아 본 소중한 제 시집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 감사하고 기쁩니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시인은 아니지만, 저는 제가 쓴 시들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서 일종의 효능감을 느낍니다.^^ 활동가 기질과 시인의 기질이 같이 있는 제가 때론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서로 아주 다른 영역만은 아닌 것 같다고도 생각하는데요. 생태적 감수성을 확장하는 시 쓰기 워크숍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구체적인 계획은 아닙니다. 전에 쓰다 둔 현대시 분야 연구 논문을 마무리할 생각도 듭니다. 활동가가 된다고 해서 제 정체성의 일부를 이루었던 영역을 아예 포기하지는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이 최근 들고 있어요. 기후위기라는 초유의 긴급한 상황 속에서, 문학을 공들여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가졌던 의구심이 있는데 그것을 조금은 거두게 된 것 같아요. 재난이 난무하는 세상일수록 누군가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하고, 어떤 문학은 그것을 가능케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학이라는 게 그 자체로 순수할 수 없고, 언제나 출판시장이나 인정의 영역과 연동되기에 불편함도 자아내는 영역이기는 한데요. 일상에서의 위로뿐 아니라 기후생태활동, 비폭력 활동, 사회적 투쟁의 동력으로까지 역할을 해 줄 정말 좋은 문학 작품을 연구하는 자리에 조금은 기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남은 제가 나고 자란 곳입니다. 청소년기엔 늘 떠나고 싶던 곳이 바로 전남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제게 전남만의 사회적 분위기, 역사, 그곳에서 일터와 삶터를 일구고 살아가는 이들이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활동을 잠시 쉬면서 당분간 저는 전남을 떠나 있게 될 텐데, 그럼에도 활동의 일환으로 전남 왕래가 잦을 것 같아요. 전남의 시민사회와 계속 사회적 의제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참, 전남녹색당의 당원이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녹색당으로 함께 전남의 로컬리티를 누리는 것이 제겐 특별하고 반가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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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광장에서

기억하니
우리는 음악과 지구과학*을 같은 날 배우고
함께
옥상에 올랐잖아

구름 사이로 빛이 보이면 무언가 알아챈** 것만 같은
기분도 들고
소나 강아지의 이마를 만지는 것 같은
부드러운
떠가는 시간을 촘촘히 알 것 같았잖아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하면서
엎드려 울기밖에 할 수 없더라도
시간에 맞추어 책상에 앉아 이어폰을 나눠 끼었잖아

그때도 이걸 알았던 기분이야
내가 사는 도시에선 자주 광장으로 사람이 모이고 흩어져
계속 말하려고 하는데 어쩐지
여기에서 외치는 기도가 멀리까지 가닿지 못하는 기분도 들고

우리는 함께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서도
날아가지 못했어
날개 같은 게 쉽게 얻어지지 않는단 걸 확인해
대신
그때 우리가 느꼈던 건 옥상에 있어도
잠겨가는 기분

또 때론
빼곡한 책상에 엎드렸던 아이들이
목말라 창밖으로 나가려고 유리를 두드리는 장면

그때도 그걸 느꼈다면
여기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더 느끼고
어떤 희망을 적으며 한 해를 마감하고 나이를 더 먹어야 해?

내 목소리가 지상에서
또 지하에서 잠시 울리고 사라져

우리가 붙들고 모이는 게
미래를 등지고 선 사람들이 몸을 되돌려보려고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된
조용한 기도라고 하자

유리와 안개를 동시에 깨뜨리고
밖에서 안으로 집어넣는
손들을 알아채려 잠시 모였다고 하자

* 교사, 보란을 통해 과학 교과목이 따뜻할 수도 있겠다고 상상함.
** 동물해방 운동을 하는 혜린과의 대화에서 “알아채다”라는 말을 전해 받음.



[당원 에세이] | 석과(장흥)
석탄발전소는 조기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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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주변에 재생에너지가 점점 늘어나는 모습, AI 생성 이미지)

지난 9월 30일, 영국에서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2년간의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저탄장에 남아 있던 마지막 석탄을 보일러로 보내면서, 1차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영국 석탄화력발전의 142년 역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1990년에 석탄화력발전은 영국 전기 공급량의 80%를 차지했지만, 2012년엔 39%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1%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영국의 발전원별 전력 생산을 보면 가스 발전이 34.7%, 풍력·태양광이 32.8%, 원자력이 13.8%, 바이오에너지가 11.6%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이런 결정은 2030년까지 발전 부문 탈탄소화, 2050년까지 국가경제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한다는 영국 정부의 목표에 따른 것이고, 차근차근 탄소중립을 향해 준비하고 행동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여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가 44.4%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영국의 상황을 마주하다가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보고 있자면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3년, 전 세계의 전체 에너지 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와 달리 2023년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9%에 불과해 세계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정부안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6%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6년까지 총 28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계획에 있는데, 이 발전소들은 약35.8(GW)의 설비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폐쇄 후에는 24기(충남 12기, 경남 10기, 인천 2기)가 LNG 발전으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기후위기 시대, 세계의 흐름에 맞춰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0%로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면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가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해야 ‘2050 탄소중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세계 433개 기업이 RE100을 선언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36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습니다.
이들 기업 중 273(63%)개 기업은 2030년 이전에 RE100을 실현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36개 기업 중 5(14%)개만 30년 이전에 RE100 실현을 목포로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2040년에 2050년에 RE100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조차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제품을 생산해야 합니다.
거듭 강조하건대 경제와 환경이 2050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며, 더불어 그 길에서 노동자와 지역도 잘 살 수 있도록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석과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며 '기후위기비상행동' 에너지 캠페이너로 활동하고 있어요.
글을 통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에너지 공급 문제에 관한 대안을 얘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연재] 텃밭이 핑~하면 나는 퐁! ‘핑퐁 요리 세계 3편’_정청라(화순)
나를 ‘퐁’하게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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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 다랑이가 만드는 기상천외한 요리. 레시피는 비밀, 맛도 비밀)

일요일마다 동시마중 레터링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그 중 <송선미 시인의 동시 네 컷>이라는 코너에서 다음과 같은 시를 발견했다.

그대가 스스로 던진 공을 받아 잡는 동안은
모든 것이 그대의 솜씨요, 그대 노력의 대가이지만 ;
영원한 공연자가 그대에게 그대의 중심으로,
신이 만든 거대한 다리의 한 곡선을 따라
정확하고 민활한 스윙 동작으로 던진 공을
그대가 불시에 잡게 되는 경우,
그때 공을 잡은 것은 그대가 아닌
세상의 능력이라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릴케에게 ‘퐁‘은 시를 쓰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릴케가 자신의 시적 재능을 발휘해서 쓰는 게 아니라 세상의 능력(천지 만물의 조화와 은혜)이 릴케로 하여금 시로써 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의 퐁은 나를 둘러싼 우주적 관계로부터 비롯되어 응답 가능한 사건이 된다. 아주 사소한 예들을 몇 개 들겠다.

1) 토마토를 무서워하는 다나
자기 밭이 더 생기길 바라는 다나에게 땅을 조금 떼어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벌써부터 밭 디자인에 들어가 이걸 심을까 저걸 심을까 궁리하는 재미에 빠졌다. 나는 다나가 디자인한 밭 그림을 살펴보다가 무심코 물었다.
“토마토는 안 심어? 너 토마토 좋아하잖아.”
“엄마, 난 토마토가 무서워. (안 따서) 바닥에 떨어진 토마토들이 나를 찾아와서 왜 안 따냐고 소리를 꽥꽥 지르는 악몽까지 꿨다구. 심더라도 페루토마토는 절대 안 심어.”
그 말을 듣고 다음 날, 나는 긴 시간 쪼그리고 앉아 빨갛고 귀여운 페루재래토마토를 땄다. 모기에 물려가며 그 작은 알들을 따 모으면서 토마토에게 나를 용서해 달라고 소곤소곤 이야기했다.

2) 우리 밭에서 호령하는 할머니들
가을걷이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 sf소설에 빠져 해롱거리고 있었다. 밭에 나가야지 나가야지 하면서 책장만 넘기고 있었던 것, 그랬더니 이 할머니 저 할머니 우리 동네 할머니들은 다 찾아와 나를 부른다.
“감을 왜 안 따. 서리 내리믄 껍질 두꺼와져서 안 맛나. 얼른 나와서 따랑께.”
“고추 싹 따블라 했더니 아직도 안 땄대? 잎싹도 다 따서 같이 간쳐.”
“토란대 벗겼대? 안 벗겼으믄 가꼬 나와. 내가 벗길랑께.”
마치 우리 밭이 할머니들 밭이고, 내 일이 그들의 일인 양 세밀한 작업 지시를 내리신다. 우리 밭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들 앞에서 나는 완전 꼼짝 마라 신세. 나는 순순히 그네들의 일꾼이 되어 내가 외면하고 있던 내 몫의 퐁을 해낸다.

3) 또 다른 주인 두더지씨
고구마 캘 무렵이 되어서야 두더지가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 세계에 아방궁을 짓고 산다. 땅 위에 번져가는 고구마 덩굴을 보며 내가 너무나 당연하게 ‘저건 내 고구마!’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땅속 두더지는 그런 내가 얼마나 가소롭다고 생각했을까? 두더지 이빨 자국이 선명한 고구마를 캐면서 나는 그의 조각 실력에 감탄하는 한편, 두더지에게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호미질을 한다. 어쩌면 두더지 덕분에 더 늦기 전에 고구마를 다 캤는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몇 가지 예만 들었지만, 사실은 더 많은 관계가 나를 퐁하게 만들고 있다. 날씨, 바람, 누군가의 몸짓이나 말, 읽고 있는 책, 먹어본 음식, 우연한 마주침… 그렇게 커다란 세상이 나의 퐁을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크게 부풀어 오른다. 나의 퐁은 오직 나의 힘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는 세상의 능력을 등에 업고 살아가고 있다, 얍얍얍!

정청라
손이 조금씩 커져 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밥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신(修身)과 제가(齊家), 평천하(平天下)가 하나가 되는 세계를 꿈꾸면서요.



[알립니다]
11. 23 부산플라스틱행진_'인자 플라스틱 없데이'에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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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9억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뿜어내며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된 플라스틱 — 탄생한 지 100여 년 만에 지구를 점령하여 기후위기⋅환경오염⋅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인류는 플라스틱과 작별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지구환경을 되돌려야 할 시급한 과제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회의(INC-5)’가 개최됩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마지막 회의가 될 이 자리에는 170여 개국 정부 대표단을 비롯하여 4천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11월 23일(토) 오후 1시 반부터 약 3시간에 걸쳐 부산 벡스코 주변에서 플라스틱 사용 중단을 외치는 행진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재사용/재활용만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해결될 리 없습니다. 생산부터 줄이도록 하는 강력한 협약 성안을 위해 함께 행동해 주세요.

<1123 부산플라스틱행진@순천 버스>
・11월 23일(토) 9:30, 순천법원 앞 주차장
・참가비 : 2만원(아침 간식 포함/점심식사 개인 부담)
・참가신청서 & 행사 내용 확인 : https://vvd.bz/f4VH
・신청 및 문의 : 전남녹색당 010-7242-1623


전남녹색당 운영위에서 알려요
재정, 조직, 연대 등 전남녹색당의 활동 실무를 두루 살피고 꾸려갈 새로운 사무처장님을 찾고 있어요. 여러모로 어려운 시절이지만 더디게나마 대안과 전환의 길을 꾸준히 내어가는 길에 함께할 이들의 지원을 기다립니다.
자세한 관련 문의는 아래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전남녹색당 010-7242-1623 / jeonnam@kgreens.org


되살이꽃글방 11월 모임 소식
되살이꽃 글방은 생전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날은 열린 모임으로 진행했으면 해요. 의역학 시절 함께 했던 이들에게 생전장례식 초대장을 보내려구요. 그 자리에 오지 못하더라도, 짤막한 마지막 인사글이라도 모아보려고요.
우리들의 마지막 숙제 또한 '되살이꽃 글방을 떠나보내며'라는 제목의 인사글 입니다. 어떤 모임에 대한 생전장례식 의례는 전에 없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명랑하고 뜻깊은 의례를 함께 만들어보아요.
의역학 글방으로부터 10년, 소멸과 탄생이 맞물리는 자리가 될 텐데요. 아마도 12월 3일 화요일이 될 예정. 이에 앞서 돌아오는 11월 26일 화요일 저녁 8시 줌 회의 방에서 만납니다. 함께 글방의 생전장례식 진행방식이나 구성 아이디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청라 010-8145-사이사이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11월 모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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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엔 순천 낙안읍성 근처, 정자에서 모였답니다.
가을볕이 좋아서 나들이 나선 기분이었죠. 각자 싸온 맛난 먹거리를 나눠 먹고 그간의 안부도 나누고요. 모임에 함께한 달군님이 추천한 책,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도 가을바람과 함께 흘러갑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성의 이분법적 함정에 빠지지 않고 기꺼이 좋아함을 추구할 수 있기를, 성의 모자이크를 상상하며 다채로운 삶이 연구되고 보완되고 수정되길 바랐지요.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나의 삶과 세상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를 배워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과학 분야의 책을 좀 더 읽어보기로 하며 다음의 책을 소개합니다.

사라 매케이의 『여자, 뇌, 호르몬』입니다. 사라 매케이는 말합니다. '우리는 다른가?‘라는 식으로 질문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차이가 난다면 어느 정도나 나는가?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 나 자신의 뇌는 어떤 모습인가?'와 같이 좀 더 정교하게 질문하고 다채로운 답을 얻기를 바란다고요. 여자 뇌의 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책 모임에 함께해요.

・일시 : 11월 30일(토) 오전 11시
・장소 : 순천 낙안읍성 매표소 앞
・문의 : 수나(010-4855-1355)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11~12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11월과 12월의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
・12월 1일(일)과 21일(토) 오전 10시~12시
・마실장 장옥(장흥군 용산면 용인길 4) 일대
* 마실장은 1・6일인 장흥 ‘용산오일장’ 장날과 주말이 겹칠 때 열립니다.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9611-0119

‣ 우리들의 해방장
・11월 23일(토) 오후 1시~4시
・해남공원(해남군 해남읍 구교리 308)
* 올해의 마지막 해방장입니다. 이번엔 쓰레기로 놀아보려고 합니다. <출세한 쓰레기들> 전시회 등 ‘재미난 쓰레기 놀이터’가 펼쳐집니다. 공유학예회도 열리니 공연도 함께해주세요.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2224-3879


[+ 나눔 코너] 나는 빼고 당신은 더하고
나눔마당은 늘 열려 있답니다. 누군가에게 소용 닿을 것 같은 무언가를 나누고 싶다면 《떡갈나무카페》(010-4855-1355)로 연락 주세요. 물건들이 새로운 자리에서 날개를 펴도록 기꺼이 주고받아 보아요.


[탈핵텃밭에서 알려요!] 이런 (탈)핵 용어⑪_NPT, NSG, TPNW
(탈)핵 열쇳말에 관해 ’공부 좀 하고 싶은’ 당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관련 용어들을 한 가지씩 차근차근 알려드려요.

‣ 핵확산금지조약(NPT), 핵공급국그룹(NSG), 핵무기금지조약(TPNW)
핵무기가 무분별하게 제조,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1970년에 설립된 핵확산금지조약인 NPT(Nonproliferation Treaty)에는 191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기존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이 유엔 상임 이사국들이다. 이 조약으로 인해 핵보유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은/못한 나라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이 비보유국에 핵무기를 건네거나 넘기는 것이 금지된다.

세계의 핵물질 거래를 규제하여 핵무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1974년에 설립된 핵공급국그룹(NSG, Nuclear Suppliers Group)은 1978년에 설립되었으며 48개국이 가입해 있다. 핵공급국그룹은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에는 핵 기술과 물질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이른바 ‘강대국들’이 주축이 되어 전략 물자인 재래식 무기, 미사일, 화학무기, 핵무기의 수출을 통제하는 체제를 ‘4대 국제 수출통제체제’라고 하는데, NSG는 이 가운데 핵무기를 통제하는 것이다.
한국은 1995년에 NSG에 가입했다. 이 그룹의 지침에 따라 미국 모델에서 유래한 한국형 원전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받도록 되어 있다.

한편 핵확산금지조약에는 핵보유국들의 핵 군축 의무가 명기되어 있지 않다는 점, 비핵보유국은 아무런 안전보장도 받을 수 없다는 점 등의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국제사회에서 지적되어 옴에 따라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비핵보유국들의 우려를 바탕으로 모든 나라의 핵무기를 예외 없이 전면 금지하는 핵무기금지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TPNW)이 유엔총회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22개국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2021년 1월 22일에 발효된 이 조약은 핵무기의 개발, 실험, 생산, 비축, 주둔, 이전, 사용 및 사용 위협과 그러한 활동에 대한 지원을 완전 금지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NPT 상임 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놀 줄 아는 아이들] 아이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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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군단위 유일의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인 <신나는놀이터>. 해마다 옷에다 천연염색을 해 입고, 명절마다 한복을 입고, 제철음식 키워먹는 텃밭 활동을 해요.
장흥 향교 주변 큰 나무들과 꽃들을 따라 날마다 산책을 하고요, 목요일마다 아이들이 직접 요리 활동하고, 금요일마다 습식수채화를 그려요. 한 아이만을 위한 생일식을 열어주고, 터전 마당에 또랑이 또랑또랑 흘러서 아이들은 연중 소꿉과 낚시를 즐기지요. 장흥녹색당 당원 아이들 여럿도 여기서 자랐지요. 아이들도 교사들도 부모들도 이렇게나 좋은데 요즘 세상에는 부모가 참여하여 공동 육아하는 어린이집이 익숙지 않은지 점점 입학생이 줄어들어 열 명밖에 남지 않아 운영 위기에 있네요. 함께 아이 키우고픈 누군가와 소식이 닿아 봄이면 귀여운 병아리떼처럼 정답게 나들이 다닐 수 있기를 기다려요.
려원이 엄마 고도연 010-7295-1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