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이슈페이퍼] 코로나19를 관통하는 성과주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사회위원회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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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건강사회위원회에서 <코로나19를 관통하는 성과주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슈페이퍼를 발간하였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은 전반적으로 속도전과 성과주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는 홍보는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성공’이었으며, 그 이면에는 개인들의 희생과 불평등의 심화가 깔려 있었다. 확진자 수를 줄이는 기준으로 한 방역체계는 2021년과 백신 접종으로도 쭉 이어져, 방역과 거리두기의 기준은 오로지 ‘확진자 수’로, ‘백신 접종률’로 삼게 되었다. 코로나 19 사태를 종결시킬 수 있는 건 백신 접종뿐이라는 신화에 갖혀서 전세계는 통상적으로 10년이 걸리는 백신 개발을 1년 만에 진행하는 등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백신이 개발되었다. 빠른 속도와 더불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접종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견되었으며, 접종률 향상이라는 속도전으로 인해서 전문가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정보전달을 비롯해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관련해서도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 19에 대한 K-방역의 성공이라는 신화에 갖혀, 그 이면의 불평등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확진자 수 감소라는 신화의 이면에는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 대가는 개인들이 모두 짊어지게 되면서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거리두기도, 재택근무도 할 수 없는 조건에 있는 콜센터 노동자, 배달 노동자, 청소노동자 등 필수노동자들은 그대로 위험에 노출되어야 했으며, 장애인과 노인, 아동 등 상시로 돌봄이 필요하던 사람들은 돌봄이 축소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으며, 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삶의 조건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 불평등도 심화되었다. 가정에서 돌봄을 주로 수행하던 여성들은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제공되던 돌봄이 축소되면서 돌봄에 대한 부담을 홀로 짊어지게 되었다. 시설에 있던 사람들도 거리두기와 방역이 어려운 조건들 속에서 시설 격리라는 수단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였다. 경제적으로도 거리두기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었다. 이처럼 코로나 19 방역에 대해서 개인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경제적 및 사회적으로 제도 및 정책적 지원은 소극적이 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거리두기와 정부의 지원 부재로 인해 심화된 불평등은 백신 접종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심화된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은 기존에 있던 사회적 불평등이며, 이는 경제성장지상주의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다.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에서도 여전히 경제성장지상주의는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은 성장주의를 멈추고 적극적 사회안전망의 강화와 사회적 분배를 통해서 가능하다. 백신의 개발과 접종의 속도전은 다시금 다국적 제약회사가 성장하도록 돕는 영향이 생겼으며,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되자 발표하는 뉴딜 정책은 다시금 경제성장을 강화하는 방식의 뉴딜 정책이다. 백신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이 아니며, 불평등의 해소에 더 집중해야만 한다.

 

한편, 백신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뿐더러 백신을 둘러싸고도 또 다른 불평등이 펼쳐진다. 중산층 정상가족 모델 중심의 백신 접종 정책은 그 정상 가족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이주민, 노숙인, 장애인, 필수노동자, 비의료인 보건의료 관련 노동자 등을 접종의 대상에서 배제시켰다. 그뿐 아니라 백신 부작용에 대해 엄격하게 인과관계를 따져서 보상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함에도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뒤늦게 보상의 대상과 금액을 늘렸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백신 접종 후 1-2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니, 휴식을 권고하면서도 백신 접종 후 휴가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나 접종 후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사람들의 조건은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을 백신 접종에서 배제시켰다. 더욱이, 이런 상황을 해소하지 않으면서 섣불리 인센티브부터 도입함으로써 코로나19 4차 유행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인센티브로 인한 차별을 새로이 불러왔다.

 

이는 모두 성장주의적이고 성과주의적인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정책을 일관되게 펼쳤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들이다. 확진자의 수를 줄이고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것은 모두 시민들의 안전과 삶의 조건을 희생하면서 얻은 댓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확진자 수와 백신접종률이라는 성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 심화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자본주의적 성장주의로 인해 인간-자연 관계의 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코로나19 방역의 방향 또한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대기업 중심의 재정정책과 다국적 제약회사에 백신 개발비와 구입비를 지불하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자연 관계를 재구성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1. 기후위기 대응, 공장식 축산 중단, 채식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 등 생태백신 

2. 노동권보장과 소득보장, 주거권 보장, 아프면 쉴 권리 보장을 위한 상병수당, 돌봄사회로의 전환 등 사회안전망 강화

3. 사람중심의 감염병대응체계

1) 감염병 대응에 ‘투입’되는 사람과 조직에 대한 보호 대책과 지원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

2) 모든 감염병 대응의 최종 목적을 모든 사람에 대해 감염병으로 인한 직, 간접적 위험으로부터의 최선의 보호로 두고 방역 계획 수립

3) 검사, 추적, 치료, 참여의 모든 감염병 대응 정책과 제도에서 차별 위험성을 평가하여 배제하고 인권보호 방안을 필수적으로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