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이 무르익는 계절에 잘 지내시나요?
농부님들 많이 사는 시골 산골에는, 비가 많이 내린 다음 날은 비에 배추가 무른다는 이야기, 바람이 많이 분 다음 날은 벼가 누워 수확이 나쁘다는 이야기, 날마다 날씨에 따른 새로운 안부가 넘쳐요. 맑은 날은 이웃끼리 밤과 감이 든 바구니를 나눠 먹고요.
당원님이 계신 곳에선 어떤 안부를 들을 수 있을지 상상하며 전남녹색당의 안부를 먼저 띄워봅니다.
《떡갈나무카페》소식지 보러가기 ☞ https://stib.ee/uBmE
※ 아래에서《떡갈나무카페》 제 57호의 전체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4년 10월(제57호)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한 달간 소식]
9. 24 전남녹색당 오프라인 회의_(장흥 ‘물고기들의숲’)
지난 9월 24일, 장흥 <물고기들의숲>에서 조금 특별한 전남녹색당 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보통 운영위 회의는 전남 각지에 거주 중인 운영위원들의 일정을 고려하여 온라인으로 매달 열리는데요, 이날은 머지않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예정인 이철의 운영위원과 개인 사정으로 운영위원을 사임하게 되는 해와 님의 송별식을 겸하여 오프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식순에 따른 보고와 논의안건보다도 편하고 환하게 그간의 안부를 묻고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얼마 남지 않은 올해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다가오는 10월 29일(화) 순천에서 당원 교육을 겸한 모임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차후 밴드 게시글과 단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더 자세히 안내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10. 5 팔레스타인 평화 집회_(서울 보신각)
ㅁ
지난 5일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 학살 1년, 이스라엘 규탄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요, 전남녹색당 당원들도 연대자로 함께했어요. 서울 집회에 함께 하지 못한 은성 당원님은 살고 있는 순천에서 1인 시위로 연대의 마음을 보태주셨지요. 아래, 현장에 다녀온 수나 당원의 글을 옮깁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
가자지구 집단 학살 1년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규탄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이 10월 5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렸습니다.
맑은 가을볕을 받으며 모인 사람들의 국적과 연령은 다양했습니다. 발언마다 이슬람어-한국어-영어로 번역해가며 진행되다 보니 순서에 따른 내용은 몇 가지 없어도 행사가 제법 긴 시간 이어졌어요. 다양한 연대자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외쳐보는 구호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집단 학살을 중단하라!”.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이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 매일 최소 124명이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습으로 살해당했습니다. 이 참혹하고 끔찍한 시간 속에서 무기력하게 방관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연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것으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큰 울림과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의 기꺼운 연대자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간절히 바라며 끊임없이 기도를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원 인터뷰] 김금일(순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고 권리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활동하는 단체예요.
이 모임을 통해 갖게 된 큰 관심사가 두 개 있는데요. 하나는 학생인권법을 고민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자유롭게 책 읽을 권리에 관한 거예요. 어떤 단체들이 도서 선정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하는 건데, 좋은 책을 가려 준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좋은 책이라는 게 결국은 각각의 삶의 가치관에 따라서 기준이 달라진다는 거죠. 어린이책을 검열하는 것 자체가 ‘어린이라는 존재는 스스로 선택, 판단하지 못한다’라는 시선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에 반대하고 고민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밀양 송전탑 싸움에 오랫동안 연대해오고 있어요. 2001년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대책위 운영위원을 하고 있어요.
밀양연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한 선생님과 1년 동안 달공부(한 달에 한 번 만나 하는 공부)를 했어요. 그때 우리와 달공부를 처음 한 선생님이 밀양에 계시는 이계삼 선생님이세요. 이계삼 선생님이랑 송전탑 공부를 하는 중에 이치우 어르신이 돌아가신 거예요.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 일을 계기로 우리가 더 자주 밀양에 가게 되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할머니들이 농성하는 산으로 막걸리와 도시락을 사 들고 가는 평범한 연대에 가까웠는데, 갈수록 경찰들의 폭력이 심해졌어요. 할머니들이 한전의 용역패한테 다쳐서 병원에 실려 갔는데 그 산에는 아무도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다는 걸 저희가 보게 됐죠. 깊은 산 속에서 국가폭력을 당하는데 어디에도 알릴 수 없다는 걸 직접 보니까 너무 억울해서 그 운동을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10년 전에 행정집행이 이루어지고 다 끌려 내려왔을 때, 저는 101번이라고 하는 산에 있었어요. 밀양에서 맨 마지막에 경찰들에 의해 진압된 산이에요. 그날 헬기가 뜨고 경찰의 폭력이 어마어마했어요. 할머니들한테 쇠톱을 들이대고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죠. 저를 포함한 여섯 명 정도가 너무 떨리는 마음으로 밤새 그 산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 밤에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사람들이 올라왔어요.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그때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두 가지 기억이 있어요. 하나는, 사실 저는 계속 집에 못 가고 산에 계속 왔다 갔다 하니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끔찍한 상황들에 지치기도 했고요. 그때 할머니 한 분이 목에 걸었던, 경찰한테 잘린 쇠사슬을 조용히 가방에 넣으시는 거예요. 그걸 왜 넣는지 물었더니 “다시 해야죠.”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그걸 직접 보고 들었잖아요. 제가 살아왔던 것에 대해서 되돌아보며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두 번째는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고향의 봄>을 불렀어요. 그때 경찰의 진압이 너무 심했어요 나중에 산에서 내려와 보니까 팬티 속까지 흙먼지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지옥 같은 곳이었는데, 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모르게 다 같이 모여서 노래를 부른 거죠. ‘참, 사는 게 운동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 이후에 밀양 동네에서 바느질방을 열었어요. 할머니들이랑 같이 모여서 밥 먹고 바느질하고요. 지금까지도 밀양을 찾으며 할머니들 뵙고 안부 나누고 그래요.
녹색당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요?
녹색당이 지속가능한 에너지, 탈핵, 탈성장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며 가입하게 됐습니다. 녹색당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정치가 꼭 내어야 할 목소리를 녹색당이 낸다는 생각을 해요.
금일 님이 생각하기에 정치란 무엇인가요?
기성 정치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꼭 바꿔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느끼는 정치의 순간이 있다면?
최근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 다녀왔어요. 세종에서 추석이 지나자마자 갑자기 발표를 했어요. 신청을 인터넷으로 받고 현장에서는 접수도 할 수 없는 공청회였어요. 실제로 가보니 자리가 이미 다 지정돼 있고 저희가 이동할 수 없게 자리 양쪽에는 사법경찰로 보이는 공무원들이 지키고 있었어요. 공청회에선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사기꾼처럼 말을 돌려버리기도 했어요. 그 모습이 어떤 목소리도 정부에서는 듣지 않겠다는 걸로 보였어요. 저는 그때 경찰들에게 압박과 폭행을 당하면서 ‘정치라는 게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데 가장 멀리 있는 것이 정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원자력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사고가 나서 터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고 위험이 사실 높고, 이렇게 위험한 상태에서 계속 온 생명이 살아갈 순 없잖아요. 그 문제에 대해 공청회에서 답하기를 법안이 마련되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거기 있던 학자들과 정치가들에 대해서 한 번 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녹색당이 소수 정당이라도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해야지 생각했습니다.
소개하시고 싶은 책에 관해 들려주세요.
그림책 두 권을 묶어서 소개하고 싶어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밥 먹자!』입니다.
모든 생명은 다 죽음을 향해 가는 것, 죽음은 당연하게 오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민이 『살아 있는 모든 것은』에 담겨 있다면, 『밥 먹자!』는 시장에서 할머니가 물건을 파는데, 잘 못 팔아도 장날 사람들이 모여서 밥을 지어 먹어요. 우리는 언젠가 죽지만 이 세상에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이 얼마나 크고 아름답고 힘을 주는 일인가에 대해 느껴지는 책이라서 죽음과 삶을 같이 생각해보는 의미로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책을 한 권 더 소개하고 싶어요. 박지호 선생님의 『연대와 환대』입니다. 박지호 선생님은 제가 밀양에서 처음 만났어요. 같이 밀양 산비탈에서 굴러오는 돌을 맞으면서 밤을 지샌 동지구요. 이 분은 밀양뿐만 아니라 필요한 현장에 제 일처럼 다니시는 그런 분이에요. 그런 고민을 담아 말로 쓴 책이라 너무 읽기 좋고, 왜 우리가 연대를 하는 건지 환대가 어떤 건지 이런 것들이 쉬운 말로 담겨 있어서 사람들이 같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정치가 답을 하려면 결국은 사람들이 같이 목소리를 내줘야 하잖아요.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은 연대와 환대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금일 님에게 ‘일상에서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친구들이랑 밥 먹고 술 한잔하는 것입니다.
울산에서 살다가 5년 전쯤 순천으로 이사를 왔어요. 순천에서 친구와 집을 짓고 작은 텃밭을 가꾸고 살고 있어요. 같이 사는 친구가 농사일을 수행하듯이 해요. 풀을 뽑고 정성을 다해서 작물을 키우고 그 친구를 보며 같이 마당을 가꾸는 것이 참 행복해요.
[✍️당원 에세이] | 지산(장흥)
물살이 숲을 만들러 갑니다
사과에 대한 만가
여기 사과가 놓여 있었고
여기 식탁이 있었다
저것은 집이었고
저기는 도시였다
여기 대륙이 잠들어 있구나.
저기 저 사과가
지구란다
아름다운 별이지
저 별에는 사과가 있었고
사과를 먹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의 위 시를 카피해서 다음과 같은 메모를 농담처럼 적었어요.
여기 커피가 놓여 있었고
여기 나무가 있었다.
저 벽엔 코끼리 그림이 있었고
저기는 책들이 있었다.
여기 이야기들이 잠들어 있구나.
저기 저 가게가
물숲이란다.
아름다운 가게지.
동교1길 45
저 길에는 물숲이 있었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물고기들의숲>은 커피를 볶고 드립을 해주는 작은 커피가게였어요.
이곳에서 열네 번의 사진과 그림 전시가 있었고, 스무 번 넘는 환경 관련 강연과 공연을 했어요. 기후 위기를 주제로 열아홉 번의 영화상영회를 했고 약 4년 동안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씩 기후 위기 독서 모임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가까운 곳에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전시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청년 작가들이 대관료가 없어도, 액자를 준비하지 않아도, 가볍게 언제든 전시할 수 있는 팝업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죠. 미술관을 찾아가거나 공연장까지 가지 않아도, 극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일상이 예술의 재료가 되고, 문화를 누리고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작은 공간은 여러 문화행사를 작당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도, 비밀결사 모임을 하는 게릴라들의 소굴 역할도 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우리가 위축되고 정부가 집합 금지로 우리를 위협할 때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술도 마시고 깊은 밤을 두드리며 마음을 나눴어요. 만약 공간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도 순례지처럼 물숲을 찾아왔습니다. 장흥에 오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이곳에 와서 빈집을 찾아 이사를 오기도 했어요. 꽤 유쾌하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싱어송라이터 아난의 <지는 해의 노래>로 물숲 마지막 콘서트를 했고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사라진 원주의 단관극장을 다룬 영화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공간을 정리하면서 공간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었던 것과 의미에 대해서 짚어봅니다.
집과 학교 사이에 걸어서 놀러갈 수 있는 골목 가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 자전거로 마실갈 수 있고 외상이 가능한 구멍가게, 친구를 기다릴 수 있는 책방, 배고플 때 가서 냉장고를 마음대로 열어볼 수 있는 곳,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게, 같이 노닥대며 글 쓰고 책 읽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곳, 모임이 있으면 빌려주는 공간, 같이 보는 전시, 같이 보는 영화, 같이 읽는 책, 같이 듣는 음악, 같이 추는 춤, 집과 학교(혹은 직장)를 떠나서 가고 싶은 제3의 공간.
물숲을 닫을 때, 친구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물숲은 문을 닫았지만 지산이 있는 곳은 모두 물숲이 될 거야’라고 말해줘서 많이 힘이 되었어요.
저는 또 다른 곳에서 물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궤적들은 사라지지만 어떤 궤적들은 자라나서 마을을 살리고 꿈처럼 자라나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이 되지 않으려면 생의 숭고함과 경이로움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만드는 자리를 넓혀주고 닦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마 그런 궤적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산
한때 농부였던 것, 또 다른 한때 <물고기들의숲> 점원이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현재는 <빠삐용Zip>(옛 장흥교도소 문화재생사업단)에서 ‘살려내는 자들’을 위한 문화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빠삐용Zip 나비제작단에 모십니다.
영화제작에 활용되고 있는 옛 장흥교도소 재생사업단의 핵심, 빠삐용Zip 나비제작단에 모십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빠삐용이 무려 7번의 탈출 시도를 통해서 고립된 섬 감옥에서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억압과 형벌로부터 탈출하는 주인공을 통해 각자의 세상에 갇혀 있다가 해방되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빠삐용은 나비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상징으로 거대나비를 만듭니다. 많은 축제에서 거대 인형으로 퍼레이드를 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모시는 엄정애 선생님은 국내외 곳곳에서 거대 인형 축제의 인형을 제작하고 인형 코어를 길러냈던 거대인형 계의 큰 스승입니다. 축제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인형 제작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나비 제작부터 퍼레이드까지 인형 제작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실 수 있습니다.
나비 인형 제작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살려내는 자들’의 명예로운 뺏지를 가슴에 달아 드리고 '빠삐용Zip-살려내는 자들' 명예의 전당에 여러분의 이름을 새겨드릴 예정입니다.
손재주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단 하루도 좋습니다. 지속적으로 축제 커뮤니티를 조직하며 서로 살려내는자들, 첫 빠삐용Zip그룹의 일원이 되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재] 텃밭이 핑~하면 나는 퐁! ‘핑퐁 요리 세계 2편’_정청라(화순)
<진정한 녹두나물>
핑퐁 요리 세계의 문을 야심 차게 열었다. 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눈보라처럼 몰아치는 ‘핑’을 겨우 한두 개나 ‘퐁’으로 맞받아칠 수 있을 따름입니다. 밭가에 무성하게 피어나고 있는 구절초꽃, 내가 안 보이는 사이 쭉쭉 커지는 오크라,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다글다글 열매를 맺고 있는 페루재래토마토… ‘눈으로만 보기엔 아깝다’ 생각하면서도 알뜰살뜰 ‘퐁’이 안 된다. 탐스러운 고구마줄기로 반찬을 해 먹은 것도 겨우 두어 번 정도나 될까? 제대로 ‘퐁’을 하려면 우리 집 정도 농사 규모엔 식구가 스무 명 이상은 있어야 할 것 같다. 물론 그 스무 명이 모두 ‘퐁’을 즐긴다는 전제 하에.
그래도 녹두를 따는 일엔 나름 빠릿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햇빛이 짱짱한 날에는 녹두 꼬투리가 비틀어지며 녹두알들이 멀리 도망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꼬투리에 담긴 채로 발아한 녹두알이 눈에 밟혀서, 나는 틈틈이 밭으로 달려가 녹두를 땄다. 다행히 올해는 노린재 피해가 덜해서 녹두를 꽤나 수확할 수 있었기에, 햇볕 뜨거운 날 녹두 꼬투리 비틀어지는 소리를 신나게 들을 수 있었다.
“틱! 틱! 티이~틱!”
그 소리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뽁뽁이를 발로 밟아 터뜨릴 때보다 100배는 더 짜릿한 느낌이랄까? 이 세상에 녹두 꼬투리 비틀어지는 소리의 매력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생각하다가, 홍성에 사는 친구가 생각났다. 그 친구는 농사 초보 시절에 콩을 베어놓고 타작을 못해서 결국 꼬투리째 땔깜으로 썼다고 한다. 불을 땔 때마다 콩 꼬투리가 타면서 나는 ‘작고 무성한 폭죽 소리’가 참 좋았다고, 호사를 누린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쩌면 자연의 ‘핑’을 귀로 음미하는 것도 색다른 ‘퐁’일 것이다.
올해 녹두가 충분히 수확되어 안심이 되었던 것일까? 나는 그제야 지난해 거둔 묵은 녹두를 꺼내 물에 불렸다. 마침 추석 때 해 놓은 나물 반찬이 남아 있던 터라, 그것을 활용해 녹두빈대떡을 만들어 먹기로 결심한 것이다. 헌데 불린 녹두의 양이 꽤나 많아서 일부는 채반에 건져 남겨두고 나물로 키워보기로 했다. 콩나물을 여러 번 해봤어도 녹두나물(숙주나물)은 처음이라 될까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됐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아는 숙주나물의 모습이 아니었을 뿐이다. 줄기가 매우 가느다랗고, 대가리와 떡잎은 초록색인 녹두나물.
그걸 본 큰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녹두나물이 잘 된 것 같기도 하고, 안 된 것 같기도 하네. 뭐지?”
그 말에 나는 이렇게 응수했다.
“이것이 진정한 녹두나물이다! 알겠냐?”
우리는 진정한 녹두나물을 쌀국수에 얹어도 먹고, 시래기국에 넣어도 먹으며 맛있게 즐겼다. 헌데 오리지널 녹두나물로 즐겨보려고 남겨 놓은 한 뭉치는 냉장고에서 죽사발이 되고 말았다. ‘아끼면 똥 된다’는 말은 진리임이 분명하다.
* 녹두나물 기르는 방법
녹두를 물에 충분히 불린다.
채반에 밭쳐 물기를 뺀 상태에서 싱크대 가까운 곳에 둔다.
눈에 보일 때마다 자주 물을 준다.
적당히 길어졌을 때 먹으면 되는데, 너무 길어지면 질겨지니까 시중 것처럼 보란 듯이 키우려 하지 말고 길이가 5센티쯤 되게 자랐을 때부터 부지런히 먹는다. 물론 더 짤막할 때 먹어도 된다.
(나물을 기를 때 채반에 차광막을 덮어 빛을 차단해 주면 노란 녹두나물이 되고, 그대로 햇빛을 보게 하면 초록 녹두나물이 된다. 그건 취향껏 하면 된다.)
덧.
여러분, 우리가 흔히 ‘숙주나물’이라고 부르는 게 녹두를 길러서 만드는 녹두나물입니다. 콩을 길러먹으면 콩나물, 녹두를 길러 먹으면 녹두나물(숙주나물은 녹두나물의 별명), 아시겠죠?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지만 저희 집 막내는 이번에 그 사실을 처음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 정청라
손이 조금씩 커져 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밥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신(修身)과 제가(齊家), 평천하(平天下)가 하나가 되는 세계를 꿈꾸면서요.
[알립니다]
전남녹색당 사무처장으로 4년째 활동해오고 있는 한진희 당원이 사임 의사를 표함에 따라 사무처장 채용 공고를 다음과 같이 싣습니다.
채용 분야 : 전남녹색당 사무처장 1인
■ 역할 및 직책
- 전남녹색당 관련 재정, 조직, 연대 등 활동 실무 총괄
- 전남녹색당 당연직 운영위원
■ 주요 업무
사무처 총괄 운영
- 세부 내용 -
당원 정보 관리, 당원 소통, 전남녹색당 운영위원회 회의 준비 및 진행, 전국위원회 및 전국당 소통, 전남녹색당 온라인 소식지팀 활동, 대외 협력 활동 등
급여 및 근무조건
■ 급여
월 60만원, 명절 상여금 10만원
■ 고용 형태
비상근 정규직
■ 근무 시간
개인 일정에 따른 자율 업무
■ 제공 내역
업무용 PC 1대, 오프라인 회의 시 교통비 실비
(그 외 전남녹색당 보관 용품-빔프로젝터, 프린터, 굿즈, 깃대 등)
전형 일정
■ 서류 접수 : ~ 2024년 11월 17일(일) 오후 6시 (서류 심사 결과 발표는 개별 안내)
■ 면접 및 임용 일정 : 협의 후 진행
(※ 적임자가 없을 시, 채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원 방법
■ 지원서 양식 : 녹색당이 제공하는 양식
※ 녹색당은 나이, 성별, 학력, 외모, 결혼 등으로 인한 차별에 반대하며, 평등한 채용과정을 위한 지원서 양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양식 다운로드 : https://band.us/band/8312426/post/426326619
■ 제출 방식
전자우편 jeonnam@kgreens.org (※ 전자우편 제목 말머리에 [채용지원] 이라고 기재)
문의
전남녹색당 📞010-7242-1623 / jeonnam@kgreens.org
<제비연구소 100인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제비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직 다 잘 알지는 못합니다. '모르는 것을 정교하게 쌓아 놓은 것이 우리가 아는 그것' 이라고 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제비가 머물러 준 강변을 서성이며 모르는 아는 것을 힘으로 백사장에 모여 앉아 제비 연구소를 발족하려 합니다.
1. 3년 동안의 운영(이후 해체 및 지속 여부 검토) 2. 연구소 법인 등록을 위한 최소 단위인 100명의 회원 모집 (월 회비 3천 원) 3. 조사 및 연구에 참여할 운영위 십여 명 4. 소장은 최연소 운영위원 중 1인
올 연말은 많은 것이 변하고 시작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4년 동안 진행된 영주댐 거버번스의 활동 결과가 나올 것이고, 영주댐 사후 환경영향평가가 종결되며, 시민단체가 보조금으로 진행하는 모니터링들이 종결되는 해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이해관계에 머리통을 들이밀었던 단체들이 밀물처럼 빠지고 나면, 영주댐과 내성천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떠나고 나면 내성천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길을 우리가 낼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길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우리가 걸었던 그 강 길입니다.
이메일(chorokgm@naver.com)로 접수하여 주시면, 100명의 회원이 충족되는 시기에 알림으로 이후 진행 상황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ㅡ 지율 합장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인간과의 공존의 증인인 제비가 10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도 한반도 서남 끝의 제비 소식을 계속 모니터링 해야겠다 맘먹게 되면서 제비연구소 1인이 되었습니다. 지율스님의 동의를 얻어 전남녹색당의 벗들에게도 제비연구소 소식을 전합니다 ㅡ지선)
전시회와 공연 소식
수확의 계절이어서일까요? 여러 계절 동안 틈틈이 갈고 닦아 선보이는 당원들의 공연과 전시회 소식이 풍성합니다. 오달군 당원이 벌교에서 드로잉전을, 이상직 당원이 구례에서 연극을 선보입니다.
분주한 일상에서 놓여나 몸과 마음을 물들이기 좋은 자리일 듯합니다. 가을날 한때, 바람인 듯 단풍잎인 듯 함께해주세요.
* 오달군, 김하나의 드로잉전 “연필산책”
・2024.11.01(금) ― 09(토), 갤러리 ‘오직’(보성군 벌교읍 채동선로 321)
・낮 12시부터 4시까지. 수공예품 상점이 함께 열려요.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을 때 조그만 종이들을 끌고 와 연필을 들었습니다. 때로는 나를, 때로는 나 아닌 누군가를 만들어 상상한 장면 속에 넣어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곤 엄지와 검지 중지를 구부려 연필을 잡고, 손바닥과 연필 끝을 종이에 붙이고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종이의 살결 위에 연필의 길과 숲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서성임으로 그려진 것들을 모았습니다.”(오달군 작가의 말)
* 구례 극단 <마을> 정기 공연 “살아남아야 한다”
・2024.11.01(금) ― 03(일), 구례문화예술회관(구례군 구례읍 양정2길 11)
・금요일엔 저녁 7시에, 토·일요일엔 오후 4시에 함께 하실 수 있어요. 무료 관람입니다.
“구례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의 중요한 하나가 구례를 비롯한 전라도 땅이 민중의 땅이라는 것입니다. 외세든 탐관오리든 그 침략과 침탈에 분연히 일어나 온몸으로 저항하고 지켜낸 땅인 것입니다. 이번 올리는 “살아남아야 한다”도 이 땅과 자신을 지켜낸 구례 민중의 역사입니다. … 이름도 없이 무덤도 없이 스러져 간 옛사람들의 마음과 몸짓을 되살려보려 합니다. (더불어) 제 잇속과 안녕만을 구하는 기득권자들의 세태도 바로 보려 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물을 것입니다. … 정유재란 당시 구례 의병들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연극을 만들어가는 현대의 인물들이 겪고 있는 시대의 아픔을 적은 분량이지만 배경에 놓았습니다.
연극 안에, 전장의 한복판에서 문득 벌어지는 대동의 판이 있습니다. 양반도 상놈도 없고 지역의 가름도 없고 과거와 지금이 나누어지지 않는, 온 생명이 홀연 하나가 되는 대동의 세상, 그것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지 (당장) 자신할 수 없지만, 한마음으로 염원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보겠습니다. 살아남아야 한다면 어떻게 살아남을지 생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연극을 보러 오신 관객 여러분의 마음속에 씨앗 하나 떨어지거나 대동의 울림이 공명하기를 기도합니다.“(이상직 연출가의 말)
되살이꽃글방 10월 모임 소식
더디 온 가을이지만 이미 우주에는 가을이 왔다더니, 광합성하느라 애쓰던 진초록을 떨켜로 밀어내듯 놓아주고는 다시 작은 봄처럼 다양한 제 색들이 잠시나마 되살아나는 걸 봅니다. 이내 그마저 버리고 본연의 가장 단순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인 듯합니다.
몇 달 전 o샘이 『오소리의 이별 선물』이라는 책을 읽어주셨는데요, 이를 계기로 ‘생전장례식’ 이야기가 나왔어요. 누군가 떠나면 생전에 사랑했던 순서대로 죄책감을 갖게 된다셨는데요, 그 순서가 원처럼 계절처럼 둥글게 돌아옴을 느낍니다. 우리 모임도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듯하니, 우리들의 가을과 겨울, 생전장례식으로서의 의식도 준비해봐야겠습니다. 지난 1년간 지속해온 아침낭송이 해가 짧아지면서 다시 새벽낭송이 되어가면서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의 마지막 장 Z까지 켈트식 알파벳 한글자씩 나무들을 불러모아 아일랜드 숲에 깃드는 시간도 참 좋았습니다. 이달에 있었던 한글날에도 그런 걸 해보았어도 좋았겠다 싶어요. 한글 속에도 자연의 지혜가 담뿍 담겨 있었을 텐데요. 이렇게 새벽에 일어난 엄마와 함께 이불 속에서 라디오처럼 흥미진진하게 아침낭송을 듣는 아이도 있고, 엄마 살을 내놓으라고 보채는 아이, 아침잠을 더 평온하게 자고 싶은 아이도 있었지요. 돌아보니 이런 모든 아이의 마음이 이미 저라는 한 사람 안에도 다같이 있었던 듯싶습니다. 아이들은 그 솔직한 현현이고요. 성장기 아이의 마음부터 사춘기와 갱년기까지 모두 들었는 제 안의 내면아이의 내면낭송은 계속될 거 같아요.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10월 모임 안내
유난히 길었던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가을바람이 참 소중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교과서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라고 배웠는데, 지금의 교과서는 ‘우리나라는 여름, 겨울이 길고 봄, 가을이 짧다’라고 합니다. 사계절의 풍경이 뚜렷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제는 긴 여름을 버티고 긴 겨울을 견디는 계절을 살아갈 삶을 떠올려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많이 가을볕을 느껴야겠어요.
지난 모임은 탐진강이 흐르는 정남진 정자에서 모였습니다. 여기 정자는 좀 더 ‘시골스럽다’는 느낌을 부여한 우리의 단골 정자에서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이 모였습니다.
샛별 님이 추천한 두 권의 만화책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유쾌한 감상들을 나누었습니다. 일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10월 만남의 책을 소개합니다. 임소연 작가 님의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입니다. 본문에서 일부 내용을 옮깁니다.
“과학은 우리의 삶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친다. 난자의 능동성을 발굴한 연구에서 보듯 여성의 몸을 무지에 남겨 두는 것은 우리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기후 위기와 감염병 대유행이라는 현실과 맞물려 과학 기술의 힘과 한계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과학이라는 이름이 주는 진리와 법칙 속에 여성의 몸은 어떻게 해석되고 확장될지 궁금합니다. 책 모임에 관심 있는 분은 연락 주세요.
・일시 : 10월 26일(토) 오전 11시 30분
・장소 : 순천 낙안읍성 매표소 앞
・문의 : 수나(010-4855-1355)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10~11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10월과 11월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
・10월 26일(토)과 11월 16일(토) 오전 10~12시
・마실장 장옥(장흥군 용산면 용인길 4) 일대
* 마실장은 1・6일인 장흥 ‘용산오일장’ 장날과 주말이 겹칠 때 열립니다.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9611-0119
‣ 우리들의 해방장
・11월 23일(토)
・해남공원(해남군 해남읍 구교리 308)
* 시간은 미정입니다. 다음 달, 《떡갈나무카페》에서 전할게요.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2224-3879
‣ 풀풀장
・11월 16일(토) 정오∼오후 3시
・카페 노라(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길 34)
* 올해 풀풀장은 ‘홀수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어요.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4855-1355, 인스타그램 @pulpul.market
[+나눔 코너] 나는 빼고 당신은 더하고
지난달부터 ‘나눔 코너’를 열고 있어요. 필요 없어진(필요 없는) 물건들이 새로운 자리에서 날개를 펴도록 기꺼이 주고받아 보아요.
두 번째 나눔마당은 오달군 님이 열어주었네요.
나눔마당은 늘 열려 있어요. 누군가에게 소용 닿을 것 같은 무언가를 나누고 싶다면 《떡갈나무카페》(010-4855-1355)로 편히 알려 주세요.
▸ 스캐너(epson perfection V37)
10년 사용했어요.
스캔은 되는데 미세한 파란 줄이 함께 스캔됩니다.
스캔 품질이 중요한 이미지 스캔은 어렵겠지만 문서를 스캔하려는 분은 문제없이 사용 가능할 것 같아 나눕니다.
* 연락처 : 오달군, 010-2251-8672
[탈핵텃밭에서 알려요!]이런 (탈)핵 용어⑩_온배수
(탈)핵 열쇳말에 관해 ’공부 좀 하고 싶은’ 당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관련 용어들을 한 가지씩 차근차근 알려드려요.
‣ 온배수
온배수는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에서 수증기를 냉각하기 위한 과정 중에 사용되고 나서 하천이나 바다에 버려지는 따뜻한 물을 일컫습니다. 핵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온배수는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된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린 뒤 바닷물을 끌어들여 식히면서 생겨나는데요, 처음 취수될 때의 온도보다 보통 7도가량, 높은 곳은 10도 이상 높은 상태로 방류됩니다.
우리나라의 온배수 배출량은 한 해에 수백억 톤에 이르는데, 초당 7톤 정도 배출되는 온배수가 수생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고온의 온배수에 의해 발생하는 ‘열오염’으로 인해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끊임없이 입게 되는 것이죠.(온배수에는 여러 가지 방사성 핵종이 들어 있어서 이 물질들이 해양 생물들 몸에 쌓이어 인체 내에 흡수되면 방사능 사고에 버금가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더 자주, 더 심하게 닥치고 있는 폭염은 발전소 냉각수로 쓰이는 강물과 바닷물 수온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열된 상태의 온배수를 방류할 수 없게 되고, 발전소는 가동을 멈추어야 합니다. 온배수에 의한 열오염과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이 수생 생태계 전반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머잖아 에너지 공급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놀 줄 아는 아이들] 아이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엄마 나도 저기서 놀아도 돼?”라고 묻는 아이의 손 끝에는 작은 흙동산에서 몇 명의 어린이들이 온몸에 진흙을 묻힌 채 놀고 있어요. “여벌 옷을 챙겨왔으니 신나게 놀아라”는 말에 활짝 웃으며 뛰어드는 아이는 금새 흙과 하나가 되었지요.
“얘들아 올라와!”하고 부르는 어른이 들고 있는 것은 물이 가득 든 양동이. 그 물을 흙동산 꼭대기에 부으면 진흙이 미끌미끌. 아이들은 웃어제끼며 흙미끄럼을 타지요. 한쪽에선 몇 명이 삽과 손으로 구덩이를 열심히 파더니 하늘로 향하는 터널을 만들어요. 어린이가 흙동산 꼭대기를 통과해 밖으로 나오면 보고 있던 사람이 하이파이브를 해주어요. 서로 부둥켜 안고 놀아야 제맛이라는 듯 흙과 아이들이 서로 섞이며 신나게 놀았지요. 저는 ‘아고 부러워! 나도 여벌 옷 챙겨갈 걸!’ 하며 아이들의 해맑은 시간을 부러워했답니다.
농부님들 많이 사는 시골 산골에는, 비가 많이 내린 다음 날은 비에 배추가 무른다는 이야기, 바람이 많이 분 다음 날은 벼가 누워 수확이 나쁘다는 이야기, 날마다 날씨에 따른 새로운 안부가 넘쳐요. 맑은 날은 이웃끼리 밤과 감이 든 바구니를 나눠 먹고요.
당원님이 계신 곳에선 어떤 안부를 들을 수 있을지 상상하며 전남녹색당의 안부를 먼저 띄워봅니다.
《떡갈나무카페》소식지 보러가기 ☞ https://stib.ee/uBmE
※ 아래에서《떡갈나무카페》 제 57호의 전체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한 달간 소식]
9. 24 전남녹색당 오프라인 회의_(장흥 ‘물고기들의숲’)
식순에 따른 보고와 논의안건보다도 편하고 환하게 그간의 안부를 묻고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얼마 남지 않은 올해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다가오는 10월 29일(화) 순천에서 당원 교육을 겸한 모임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차후 밴드 게시글과 단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더 자세히 안내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10. 5 팔레스타인 평화 집회_(서울 보신각)
지난 5일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 학살 1년, 이스라엘 규탄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요, 전남녹색당 당원들도 연대자로 함께했어요. 서울 집회에 함께 하지 못한 은성 당원님은 살고 있는 순천에서 1인 시위로 연대의 마음을 보태주셨지요. 아래, 현장에 다녀온 수나 당원의 글을 옮깁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의 연대자>
가자지구 집단 학살 1년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규탄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이 10월 5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렸습니다.
맑은 가을볕을 받으며 모인 사람들의 국적과 연령은 다양했습니다. 발언마다 이슬람어-한국어-영어로 번역해가며 진행되다 보니 순서에 따른 내용은 몇 가지 없어도 행사가 제법 긴 시간 이어졌어요. 다양한 연대자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외쳐보는 구호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집단 학살을 중단하라!”.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이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 매일 최소 124명이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습으로 살해당했습니다. 이 참혹하고 끔찍한 시간 속에서 무기력하게 방관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연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것으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큰 울림과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의 기꺼운 연대자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간절히 바라며 끊임없이 기도를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원 인터뷰] 김금일(순천)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고 권리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활동하는 단체예요.
이 모임을 통해 갖게 된 큰 관심사가 두 개 있는데요. 하나는 학생인권법을 고민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자유롭게 책 읽을 권리에 관한 거예요. 어떤 단체들이 도서 선정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하는 건데, 좋은 책을 가려 준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좋은 책이라는 게 결국은 각각의 삶의 가치관에 따라서 기준이 달라진다는 거죠. 어린이책을 검열하는 것 자체가 ‘어린이라는 존재는 스스로 선택, 판단하지 못한다’라는 시선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에 반대하고 고민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밀양 송전탑 싸움에 오랫동안 연대해오고 있어요. 2001년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대책위 운영위원을 하고 있어요.
밀양연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한 선생님과 1년 동안 달공부(한 달에 한 번 만나 하는 공부)를 했어요. 그때 우리와 달공부를 처음 한 선생님이 밀양에 계시는 이계삼 선생님이세요. 이계삼 선생님이랑 송전탑 공부를 하는 중에 이치우 어르신이 돌아가신 거예요.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 일을 계기로 우리가 더 자주 밀양에 가게 되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할머니들이 농성하는 산으로 막걸리와 도시락을 사 들고 가는 평범한 연대에 가까웠는데, 갈수록 경찰들의 폭력이 심해졌어요. 할머니들이 한전의 용역패한테 다쳐서 병원에 실려 갔는데 그 산에는 아무도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다는 걸 저희가 보게 됐죠. 깊은 산 속에서 국가폭력을 당하는데 어디에도 알릴 수 없다는 걸 직접 보니까 너무 억울해서 그 운동을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10년 전에 행정집행이 이루어지고 다 끌려 내려왔을 때, 저는 101번이라고 하는 산에 있었어요. 밀양에서 맨 마지막에 경찰들에 의해 진압된 산이에요. 그날 헬기가 뜨고 경찰의 폭력이 어마어마했어요. 할머니들한테 쇠톱을 들이대고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죠. 저를 포함한 여섯 명 정도가 너무 떨리는 마음으로 밤새 그 산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 밤에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사람들이 올라왔어요.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그때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두 가지 기억이 있어요. 하나는, 사실 저는 계속 집에 못 가고 산에 계속 왔다 갔다 하니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끔찍한 상황들에 지치기도 했고요. 그때 할머니 한 분이 목에 걸었던, 경찰한테 잘린 쇠사슬을 조용히 가방에 넣으시는 거예요. 그걸 왜 넣는지 물었더니 “다시 해야죠.”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그걸 직접 보고 들었잖아요. 제가 살아왔던 것에 대해서 되돌아보며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두 번째는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고향의 봄>을 불렀어요. 그때 경찰의 진압이 너무 심했어요 나중에 산에서 내려와 보니까 팬티 속까지 흙먼지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지옥 같은 곳이었는데, 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모르게 다 같이 모여서 노래를 부른 거죠. ‘참, 사는 게 운동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 이후에 밀양 동네에서 바느질방을 열었어요. 할머니들이랑 같이 모여서 밥 먹고 바느질하고요. 지금까지도 밀양을 찾으며 할머니들 뵙고 안부 나누고 그래요.
녹색당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요?
녹색당이 지속가능한 에너지, 탈핵, 탈성장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며 가입하게 됐습니다. 녹색당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정치가 꼭 내어야 할 목소리를 녹색당이 낸다는 생각을 해요.
금일 님이 생각하기에 정치란 무엇인가요?
기성 정치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꼭 바꿔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느끼는 정치의 순간이 있다면?
최근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 다녀왔어요. 세종에서 추석이 지나자마자 갑자기 발표를 했어요. 신청을 인터넷으로 받고 현장에서는 접수도 할 수 없는 공청회였어요. 실제로 가보니 자리가 이미 다 지정돼 있고 저희가 이동할 수 없게 자리 양쪽에는 사법경찰로 보이는 공무원들이 지키고 있었어요. 공청회에선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사기꾼처럼 말을 돌려버리기도 했어요. 그 모습이 어떤 목소리도 정부에서는 듣지 않겠다는 걸로 보였어요. 저는 그때 경찰들에게 압박과 폭행을 당하면서 ‘정치라는 게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데 가장 멀리 있는 것이 정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원자력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사고가 나서 터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고 위험이 사실 높고, 이렇게 위험한 상태에서 계속 온 생명이 살아갈 순 없잖아요. 그 문제에 대해 공청회에서 답하기를 법안이 마련되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거기 있던 학자들과 정치가들에 대해서 한 번 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녹색당이 소수 정당이라도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해야지 생각했습니다.
소개하시고 싶은 책에 관해 들려주세요.
그림책 두 권을 묶어서 소개하고 싶어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밥 먹자!』입니다.
모든 생명은 다 죽음을 향해 가는 것, 죽음은 당연하게 오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민이 『살아 있는 모든 것은』에 담겨 있다면, 『밥 먹자!』는 시장에서 할머니가 물건을 파는데, 잘 못 팔아도 장날 사람들이 모여서 밥을 지어 먹어요. 우리는 언젠가 죽지만 이 세상에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이 얼마나 크고 아름답고 힘을 주는 일인가에 대해 느껴지는 책이라서 죽음과 삶을 같이 생각해보는 의미로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책을 한 권 더 소개하고 싶어요. 박지호 선생님의 『연대와 환대』입니다. 박지호 선생님은 제가 밀양에서 처음 만났어요. 같이 밀양 산비탈에서 굴러오는 돌을 맞으면서 밤을 지샌 동지구요. 이 분은 밀양뿐만 아니라 필요한 현장에 제 일처럼 다니시는 그런 분이에요. 그런 고민을 담아 말로 쓴 책이라 너무 읽기 좋고, 왜 우리가 연대를 하는 건지 환대가 어떤 건지 이런 것들이 쉬운 말로 담겨 있어서 사람들이 같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정치가 답을 하려면 결국은 사람들이 같이 목소리를 내줘야 하잖아요.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은 연대와 환대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금일 님에게 ‘일상에서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친구들이랑 밥 먹고 술 한잔하는 것입니다.
울산에서 살다가 5년 전쯤 순천으로 이사를 왔어요. 순천에서 친구와 집을 짓고 작은 텃밭을 가꾸고 살고 있어요. 같이 사는 친구가 농사일을 수행하듯이 해요. 풀을 뽑고 정성을 다해서 작물을 키우고 그 친구를 보며 같이 마당을 가꾸는 것이 참 행복해요.
[✍️당원 에세이] | 지산(장흥)
물살이 숲을 만들러 갑니다
사과에 대한 만가
여기 사과가 놓여 있었고
여기 식탁이 있었다
저것은 집이었고
저기는 도시였다
여기 대륙이 잠들어 있구나.
저기 저 사과가
지구란다
아름다운 별이지
저 별에는 사과가 있었고
사과를 먹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의 위 시를 카피해서 다음과 같은 메모를 농담처럼 적었어요.
여기 커피가 놓여 있었고
여기 나무가 있었다.
저 벽엔 코끼리 그림이 있었고
저기는 책들이 있었다.
여기 이야기들이 잠들어 있구나.
저기 저 가게가
물숲이란다.
아름다운 가게지.
동교1길 45
저 길에는 물숲이 있었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물고기들의숲>은 커피를 볶고 드립을 해주는 작은 커피가게였어요.
이곳에서 열네 번의 사진과 그림 전시가 있었고, 스무 번 넘는 환경 관련 강연과 공연을 했어요. 기후 위기를 주제로 열아홉 번의 영화상영회를 했고 약 4년 동안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씩 기후 위기 독서 모임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가까운 곳에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전시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청년 작가들이 대관료가 없어도, 액자를 준비하지 않아도, 가볍게 언제든 전시할 수 있는 팝업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죠. 미술관을 찾아가거나 공연장까지 가지 않아도, 극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일상이 예술의 재료가 되고, 문화를 누리고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작은 공간은 여러 문화행사를 작당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도, 비밀결사 모임을 하는 게릴라들의 소굴 역할도 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우리가 위축되고 정부가 집합 금지로 우리를 위협할 때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술도 마시고 깊은 밤을 두드리며 마음을 나눴어요. 만약 공간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도 순례지처럼 물숲을 찾아왔습니다. 장흥에 오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이곳에 와서 빈집을 찾아 이사를 오기도 했어요. 꽤 유쾌하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싱어송라이터 아난의 <지는 해의 노래>로 물숲 마지막 콘서트를 했고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사라진 원주의 단관극장을 다룬 영화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공간을 정리하면서 공간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었던 것과 의미에 대해서 짚어봅니다.
집과 학교 사이에 걸어서 놀러갈 수 있는 골목 가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 자전거로 마실갈 수 있고 외상이 가능한 구멍가게, 친구를 기다릴 수 있는 책방, 배고플 때 가서 냉장고를 마음대로 열어볼 수 있는 곳,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게, 같이 노닥대며 글 쓰고 책 읽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곳, 모임이 있으면 빌려주는 공간, 같이 보는 전시, 같이 보는 영화, 같이 읽는 책, 같이 듣는 음악, 같이 추는 춤, 집과 학교(혹은 직장)를 떠나서 가고 싶은 제3의 공간.
물숲을 닫을 때, 친구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물숲은 문을 닫았지만 지산이 있는 곳은 모두 물숲이 될 거야’라고 말해줘서 많이 힘이 되었어요.
저는 또 다른 곳에서 물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궤적들은 사라지지만 어떤 궤적들은 자라나서 마을을 살리고 꿈처럼 자라나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이 되지 않으려면 생의 숭고함과 경이로움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만드는 자리를 넓혀주고 닦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마 그런 궤적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산
한때 농부였던 것, 또 다른 한때 <물고기들의숲> 점원이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현재는 <빠삐용Zip>(옛 장흥교도소 문화재생사업단)에서 ‘살려내는 자들’을 위한 문화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빠삐용Zip 나비제작단에 모십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빠삐용이 무려 7번의 탈출 시도를 통해서 고립된 섬 감옥에서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억압과 형벌로부터 탈출하는 주인공을 통해 각자의 세상에 갇혀 있다가 해방되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빠삐용은 나비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상징으로 거대나비를 만듭니다. 많은 축제에서 거대 인형으로 퍼레이드를 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모시는 엄정애 선생님은 국내외 곳곳에서 거대 인형 축제의 인형을 제작하고 인형 코어를 길러냈던 거대인형 계의 큰 스승입니다. 축제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인형 제작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나비 제작부터 퍼레이드까지 인형 제작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실 수 있습니다.
나비 인형 제작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살려내는 자들’의 명예로운 뺏지를 가슴에 달아 드리고 '빠삐용Zip-살려내는 자들' 명예의 전당에 여러분의 이름을 새겨드릴 예정입니다.
손재주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단 하루도 좋습니다. 지속적으로 축제 커뮤니티를 조직하며 서로 살려내는자들, 첫 빠삐용Zip그룹의 일원이 되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진정한 녹두나물>
핑퐁 요리 세계의 문을 야심 차게 열었다. 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눈보라처럼 몰아치는 ‘핑’을 겨우 한두 개나 ‘퐁’으로 맞받아칠 수 있을 따름입니다. 밭가에 무성하게 피어나고 있는 구절초꽃, 내가 안 보이는 사이 쭉쭉 커지는 오크라,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다글다글 열매를 맺고 있는 페루재래토마토… ‘눈으로만 보기엔 아깝다’ 생각하면서도 알뜰살뜰 ‘퐁’이 안 된다. 탐스러운 고구마줄기로 반찬을 해 먹은 것도 겨우 두어 번 정도나 될까? 제대로 ‘퐁’을 하려면 우리 집 정도 농사 규모엔 식구가 스무 명 이상은 있어야 할 것 같다. 물론 그 스무 명이 모두 ‘퐁’을 즐긴다는 전제 하에.
그래도 녹두를 따는 일엔 나름 빠릿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햇빛이 짱짱한 날에는 녹두 꼬투리가 비틀어지며 녹두알들이 멀리 도망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꼬투리에 담긴 채로 발아한 녹두알이 눈에 밟혀서, 나는 틈틈이 밭으로 달려가 녹두를 땄다. 다행히 올해는 노린재 피해가 덜해서 녹두를 꽤나 수확할 수 있었기에, 햇볕 뜨거운 날 녹두 꼬투리 비틀어지는 소리를 신나게 들을 수 있었다.
“틱! 틱! 티이~틱!”
그 소리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뽁뽁이를 발로 밟아 터뜨릴 때보다 100배는 더 짜릿한 느낌이랄까? 이 세상에 녹두 꼬투리 비틀어지는 소리의 매력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생각하다가, 홍성에 사는 친구가 생각났다. 그 친구는 농사 초보 시절에 콩을 베어놓고 타작을 못해서 결국 꼬투리째 땔깜으로 썼다고 한다. 불을 땔 때마다 콩 꼬투리가 타면서 나는 ‘작고 무성한 폭죽 소리’가 참 좋았다고, 호사를 누린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쩌면 자연의 ‘핑’을 귀로 음미하는 것도 색다른 ‘퐁’일 것이다.
올해 녹두가 충분히 수확되어 안심이 되었던 것일까? 나는 그제야 지난해 거둔 묵은 녹두를 꺼내 물에 불렸다. 마침 추석 때 해 놓은 나물 반찬이 남아 있던 터라, 그것을 활용해 녹두빈대떡을 만들어 먹기로 결심한 것이다. 헌데 불린 녹두의 양이 꽤나 많아서 일부는 채반에 건져 남겨두고 나물로 키워보기로 했다. 콩나물을 여러 번 해봤어도 녹두나물(숙주나물)은 처음이라 될까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됐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아는 숙주나물의 모습이 아니었을 뿐이다. 줄기가 매우 가느다랗고, 대가리와 떡잎은 초록색인 녹두나물.
그걸 본 큰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녹두나물이 잘 된 것 같기도 하고, 안 된 것 같기도 하네. 뭐지?”
그 말에 나는 이렇게 응수했다.
“이것이 진정한 녹두나물이다! 알겠냐?”
우리는 진정한 녹두나물을 쌀국수에 얹어도 먹고, 시래기국에 넣어도 먹으며 맛있게 즐겼다. 헌데 오리지널 녹두나물로 즐겨보려고 남겨 놓은 한 뭉치는 냉장고에서 죽사발이 되고 말았다. ‘아끼면 똥 된다’는 말은 진리임이 분명하다.
* 녹두나물 기르는 방법
녹두를 물에 충분히 불린다.
채반에 밭쳐 물기를 뺀 상태에서 싱크대 가까운 곳에 둔다.
눈에 보일 때마다 자주 물을 준다.
적당히 길어졌을 때 먹으면 되는데, 너무 길어지면 질겨지니까 시중 것처럼 보란 듯이 키우려 하지 말고 길이가 5센티쯤 되게 자랐을 때부터 부지런히 먹는다. 물론 더 짤막할 때 먹어도 된다.
(나물을 기를 때 채반에 차광막을 덮어 빛을 차단해 주면 노란 녹두나물이 되고, 그대로 햇빛을 보게 하면 초록 녹두나물이 된다. 그건 취향껏 하면 된다.)
덧.
여러분, 우리가 흔히 ‘숙주나물’이라고 부르는 게 녹두를 길러서 만드는 녹두나물입니다. 콩을 길러먹으면 콩나물, 녹두를 길러 먹으면 녹두나물(숙주나물은 녹두나물의 별명), 아시겠죠?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지만 저희 집 막내는 이번에 그 사실을 처음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 정청라
손이 조금씩 커져 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밥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신(修身)과 제가(齊家), 평천하(平天下)가 하나가 되는 세계를 꿈꾸면서요.
[알립니다]
전남녹색당 사무처장으로 4년째 활동해오고 있는 한진희 당원이 사임 의사를 표함에 따라 사무처장 채용 공고를 다음과 같이 싣습니다.
채용 분야 : 전남녹색당 사무처장 1인
■ 역할 및 직책
- 전남녹색당 관련 재정, 조직, 연대 등 활동 실무 총괄
- 전남녹색당 당연직 운영위원
■ 주요 업무
사무처 총괄 운영
- 세부 내용 -
당원 정보 관리, 당원 소통, 전남녹색당 운영위원회 회의 준비 및 진행, 전국위원회 및 전국당 소통, 전남녹색당 온라인 소식지팀 활동, 대외 협력 활동 등
급여 및 근무조건
■ 급여
월 60만원, 명절 상여금 10만원
■ 고용 형태
비상근 정규직
■ 근무 시간
개인 일정에 따른 자율 업무
■ 제공 내역
업무용 PC 1대, 오프라인 회의 시 교통비 실비
(그 외 전남녹색당 보관 용품-빔프로젝터, 프린터, 굿즈, 깃대 등)
전형 일정
■ 서류 접수 : ~ 2024년 11월 17일(일) 오후 6시 (서류 심사 결과 발표는 개별 안내)
■ 면접 및 임용 일정 : 협의 후 진행
(※ 적임자가 없을 시, 채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원 방법
■ 지원서 양식 : 녹색당이 제공하는 양식
※ 녹색당은 나이, 성별, 학력, 외모, 결혼 등으로 인한 차별에 반대하며, 평등한 채용과정을 위한 지원서 양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양식 다운로드 : https://band.us/band/8312426/post/426326619
■ 제출 방식
전자우편 jeonnam@kgreens.org (※ 전자우편 제목 말머리에 [채용지원] 이라고 기재)
문의
전남녹색당 📞010-7242-1623 / jeonnam@kgreens.org
<제비연구소 100인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제비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직 다 잘 알지는 못합니다. '모르는 것을 정교하게 쌓아 놓은 것이 우리가 아는 그것' 이라고 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제비가 머물러 준 강변을 서성이며 모르는 아는 것을 힘으로 백사장에 모여 앉아 제비 연구소를 발족하려 합니다.
1. 3년 동안의 운영(이후 해체 및 지속 여부 검토) 2. 연구소 법인 등록을 위한 최소 단위인 100명의 회원 모집 (월 회비 3천 원) 3. 조사 및 연구에 참여할 운영위 십여 명 4. 소장은 최연소 운영위원 중 1인
올 연말은 많은 것이 변하고 시작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4년 동안 진행된 영주댐 거버번스의 활동 결과가 나올 것이고, 영주댐 사후 환경영향평가가 종결되며, 시민단체가 보조금으로 진행하는 모니터링들이 종결되는 해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이해관계에 머리통을 들이밀었던 단체들이 밀물처럼 빠지고 나면, 영주댐과 내성천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떠나고 나면 내성천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길을 우리가 낼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길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우리가 걸었던 그 강 길입니다.
이메일(chorokgm@naver.com)로 접수하여 주시면, 100명의 회원이 충족되는 시기에 알림으로 이후 진행 상황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ㅡ 지율 합장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인간과의 공존의 증인인 제비가 10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도 한반도 서남 끝의 제비 소식을 계속 모니터링 해야겠다 맘먹게 되면서 제비연구소 1인이 되었습니다. 지율스님의 동의를 얻어 전남녹색당의 벗들에게도 제비연구소 소식을 전합니다 ㅡ지선)
전시회와 공연 소식
수확의 계절이어서일까요? 여러 계절 동안 틈틈이 갈고 닦아 선보이는 당원들의 공연과 전시회 소식이 풍성합니다. 오달군 당원이 벌교에서 드로잉전을, 이상직 당원이 구례에서 연극을 선보입니다.
분주한 일상에서 놓여나 몸과 마음을 물들이기 좋은 자리일 듯합니다. 가을날 한때, 바람인 듯 단풍잎인 듯 함께해주세요.
・2024.11.01(금) ― 09(토), 갤러리 ‘오직’(보성군 벌교읍 채동선로 321)
・낮 12시부터 4시까지. 수공예품 상점이 함께 열려요.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을 때 조그만 종이들을 끌고 와 연필을 들었습니다. 때로는 나를, 때로는 나 아닌 누군가를 만들어 상상한 장면 속에 넣어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곤 엄지와 검지 중지를 구부려 연필을 잡고, 손바닥과 연필 끝을 종이에 붙이고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종이의 살결 위에 연필의 길과 숲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서성임으로 그려진 것들을 모았습니다.”(오달군 작가의 말)
・2024.11.01(금) ― 03(일), 구례문화예술회관(구례군 구례읍 양정2길 11)
・금요일엔 저녁 7시에, 토·일요일엔 오후 4시에 함께 하실 수 있어요. 무료 관람입니다.
“구례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의 중요한 하나가 구례를 비롯한 전라도 땅이 민중의 땅이라는 것입니다. 외세든 탐관오리든 그 침략과 침탈에 분연히 일어나 온몸으로 저항하고 지켜낸 땅인 것입니다. 이번 올리는 “살아남아야 한다”도 이 땅과 자신을 지켜낸 구례 민중의 역사입니다. … 이름도 없이 무덤도 없이 스러져 간 옛사람들의 마음과 몸짓을 되살려보려 합니다. (더불어) 제 잇속과 안녕만을 구하는 기득권자들의 세태도 바로 보려 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물을 것입니다. … 정유재란 당시 구례 의병들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연극을 만들어가는 현대의 인물들이 겪고 있는 시대의 아픔을 적은 분량이지만 배경에 놓았습니다.
연극 안에, 전장의 한복판에서 문득 벌어지는 대동의 판이 있습니다. 양반도 상놈도 없고 지역의 가름도 없고 과거와 지금이 나누어지지 않는, 온 생명이 홀연 하나가 되는 대동의 세상, 그것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지 (당장) 자신할 수 없지만, 한마음으로 염원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보겠습니다. 살아남아야 한다면 어떻게 살아남을지 생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연극을 보러 오신 관객 여러분의 마음속에 씨앗 하나 떨어지거나 대동의 울림이 공명하기를 기도합니다.“(이상직 연출가의 말)
되살이꽃글방 10월 모임 소식
몇 달 전 o샘이 『오소리의 이별 선물』이라는 책을 읽어주셨는데요, 이를 계기로 ‘생전장례식’ 이야기가 나왔어요. 누군가 떠나면 생전에 사랑했던 순서대로 죄책감을 갖게 된다셨는데요, 그 순서가 원처럼 계절처럼 둥글게 돌아옴을 느낍니다. 우리 모임도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듯하니, 우리들의 가을과 겨울, 생전장례식으로서의 의식도 준비해봐야겠습니다. 지난 1년간 지속해온 아침낭송이 해가 짧아지면서 다시 새벽낭송이 되어가면서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의 마지막 장 Z까지 켈트식 알파벳 한글자씩 나무들을 불러모아 아일랜드 숲에 깃드는 시간도 참 좋았습니다. 이달에 있었던 한글날에도 그런 걸 해보았어도 좋았겠다 싶어요. 한글 속에도 자연의 지혜가 담뿍 담겨 있었을 텐데요. 이렇게 새벽에 일어난 엄마와 함께 이불 속에서 라디오처럼 흥미진진하게 아침낭송을 듣는 아이도 있고, 엄마 살을 내놓으라고 보채는 아이, 아침잠을 더 평온하게 자고 싶은 아이도 있었지요. 돌아보니 이런 모든 아이의 마음이 이미 저라는 한 사람 안에도 다같이 있었던 듯싶습니다. 아이들은 그 솔직한 현현이고요. 성장기 아이의 마음부터 사춘기와 갱년기까지 모두 들었는 제 안의 내면아이의 내면낭송은 계속될 거 같아요.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10월 모임 안내
지난 모임은 탐진강이 흐르는 정남진 정자에서 모였습니다. 여기 정자는 좀 더 ‘시골스럽다’는 느낌을 부여한 우리의 단골 정자에서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이 모였습니다.
샛별 님이 추천한 두 권의 만화책으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유쾌한 감상들을 나누었습니다. 일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10월 만남의 책을 소개합니다. 임소연 작가 님의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입니다. 본문에서 일부 내용을 옮깁니다.
“과학은 우리의 삶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친다. 난자의 능동성을 발굴한 연구에서 보듯 여성의 몸을 무지에 남겨 두는 것은 우리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기후 위기와 감염병 대유행이라는 현실과 맞물려 과학 기술의 힘과 한계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과학이라는 이름이 주는 진리와 법칙 속에 여성의 몸은 어떻게 해석되고 확장될지 궁금합니다. 책 모임에 관심 있는 분은 연락 주세요.
・일시 : 10월 26일(토) 오전 11시 30분
・장소 : 순천 낙안읍성 매표소 앞
・문의 : 수나(010-4855-1355)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10~11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10월과 11월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
・10월 26일(토)과 11월 16일(토) 오전 10~12시
・마실장 장옥(장흥군 용산면 용인길 4) 일대
* 마실장은 1・6일인 장흥 ‘용산오일장’ 장날과 주말이 겹칠 때 열립니다.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9611-0119
‣ 우리들의 해방장
・11월 23일(토)
・해남공원(해남군 해남읍 구교리 308)
* 시간은 미정입니다. 다음 달, 《떡갈나무카페》에서 전할게요.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2224-3879
‣ 풀풀장
・11월 16일(토) 정오∼오후 3시
・카페 노라(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길 34)
* 올해 풀풀장은 ‘홀수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어요.
* 장터 참여 신청과 문의 : 010-4855-1355, 인스타그램 @pulpul.market
[+나눔 코너] 나는 빼고 당신은 더하고
지난달부터 ‘나눔 코너’를 열고 있어요. 필요 없어진(필요 없는) 물건들이 새로운 자리에서 날개를 펴도록 기꺼이 주고받아 보아요.
두 번째 나눔마당은 오달군 님이 열어주었네요.
나눔마당은 늘 열려 있어요. 누군가에게 소용 닿을 것 같은 무언가를 나누고 싶다면 《떡갈나무카페》(010-4855-1355)로 편히 알려 주세요.
▸ 스캐너(epson perfection V37)
스캔은 되는데 미세한 파란 줄이 함께 스캔됩니다.
스캔 품질이 중요한 이미지 스캔은 어렵겠지만 문서를 스캔하려는 분은 문제없이 사용 가능할 것 같아 나눕니다.
* 연락처 : 오달군, 010-2251-8672
[탈핵텃밭에서 알려요!]이런 (탈)핵 용어⑩_온배수
(탈)핵 열쇳말에 관해 ’공부 좀 하고 싶은’ 당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관련 용어들을 한 가지씩 차근차근 알려드려요.
‣ 온배수
온배수는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에서 수증기를 냉각하기 위한 과정 중에 사용되고 나서 하천이나 바다에 버려지는 따뜻한 물을 일컫습니다. 핵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온배수는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된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린 뒤 바닷물을 끌어들여 식히면서 생겨나는데요, 처음 취수될 때의 온도보다 보통 7도가량, 높은 곳은 10도 이상 높은 상태로 방류됩니다.
우리나라의 온배수 배출량은 한 해에 수백억 톤에 이르는데, 초당 7톤 정도 배출되는 온배수가 수생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고온의 온배수에 의해 발생하는 ‘열오염’으로 인해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끊임없이 입게 되는 것이죠.(온배수에는 여러 가지 방사성 핵종이 들어 있어서 이 물질들이 해양 생물들 몸에 쌓이어 인체 내에 흡수되면 방사능 사고에 버금가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더 자주, 더 심하게 닥치고 있는 폭염은 발전소 냉각수로 쓰이는 강물과 바닷물 수온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열된 상태의 온배수를 방류할 수 없게 되고, 발전소는 가동을 멈추어야 합니다. 온배수에 의한 열오염과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이 수생 생태계 전반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머잖아 에너지 공급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놀 줄 아는 아이들] 아이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엄마 나도 저기서 놀아도 돼?”라고 묻는 아이의 손 끝에는 작은 흙동산에서 몇 명의 어린이들이 온몸에 진흙을 묻힌 채 놀고 있어요. “여벌 옷을 챙겨왔으니 신나게 놀아라”는 말에 활짝 웃으며 뛰어드는 아이는 금새 흙과 하나가 되었지요.
“얘들아 올라와!”하고 부르는 어른이 들고 있는 것은 물이 가득 든 양동이. 그 물을 흙동산 꼭대기에 부으면 진흙이 미끌미끌. 아이들은 웃어제끼며 흙미끄럼을 타지요. 한쪽에선 몇 명이 삽과 손으로 구덩이를 열심히 파더니 하늘로 향하는 터널을 만들어요. 어린이가 흙동산 꼭대기를 통과해 밖으로 나오면 보고 있던 사람이 하이파이브를 해주어요. 서로 부둥켜 안고 놀아야 제맛이라는 듯 흙과 아이들이 서로 섞이며 신나게 놀았지요. 저는 ‘아고 부러워! 나도 여벌 옷 챙겨갈 걸!’ 하며 아이들의 해맑은 시간을 부러워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