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제47호)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놀라놀라 글과 그림’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간추린 1년간 소식✍️]
동지를 앞두고 당도한 매서운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어느새 겨울의 복판에 이르렀고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올 한 해 ― 우리 당 안팎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1년간 《떡갈나무카페》 ‘한 달간 소식’란에 실렸던 주요 소식과 관련 사진들로 2023년을 돌아보았습니다.
▸2.19 제9차 전남녹색당 당원대회_벌교 <수나커피>
▸3.11 후쿠시마 핵 참사 12주기 탈핵 대행진_부산
탈핵, 기후정의 캠페인 + 3.8 여성의 날 작은 행사_장흥
▸4.14 기후정의파업, ‘함께 살기 위해 멈춰!’_세종, 순천
▸5.3 순천녹색당 당원 모임_순천 <노플라스틱카페>
▸3월~현재 특별당비와 후원금 모으기 : 초록비누 판매 등
▸6.8~6.11 세계녹색당총회, 전국당원대회_인천 송도
▸7.8, 7.22, 8.12, 8.26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저지 행동의 날_여수, 광주, 서울
▸당원 프로젝트
7.22 『함께 살 수 있을까』 북토크_장흥 <씨앗자루>
8.29 정아롬 농부 초청 강연회_장흥녹색당사
▸9.23 기후정의행진(서울, 순천)
▸11.12 2024 총선 방침 간담회_벌교 <수나커피>
[당원 인터뷰] 박다울(화순)
-다울님이 그린 <황당박사> 중-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화순에 살고 있는 중학생입니다. 학교 친구들은 모르게 <다람쥐특공대> 대장, 《놀라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활쏘기, 그림 그리기, 글쓰기 등 여러 취미가 있는데, 요즘은 검술 익히기와 만화 그리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울님이 우리 전남녹색당의 최연소 당원인 거 아셨나요? 입당 당시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녹색당원이 되셨나요? 가입 당시의 마음, 생각에 대해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엄마가 녹색당원이어서 엄마 따라 녹색당 모임에 자주 나갔습니다. 거기 가면 먹을 것이 많아서 좋았고, 당원들끼리 회의하는 모습도 재밌어 보여서 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녹색당 뱃지(해바라기 뱃지와 도토리 뱃지)가 멋져 보여서 뱃지를 달고 싶은 마음에 당원이 되겠다고 했습니다.(나중에 뱃지가 다른 디자인으로 바뀐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ㅠㅠ)
2019년 1월에 입당하셔서 곧 녹색당에 입당하신 지 5년이 되네요! 녹색당원으로서의 5년은 어떠셨나요? 다울님이 생각하는 ‘정치’나 ‘녹색당’은 어떤 느낌, 또는 이미지인가요?
5년이란 시간은 잘 실감이 안 나서 모르겠고요,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엄숙하고, 표정이 어둡고, 갑자기 소리 지르면서 손가락질하는 게 떠오릅니다. 그런데 녹색당은 서로 다른 생각이라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자유로운 느낌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녹색당의 여러 의제 가운데 특히 관심 있는 분야나 다울님이 본인의 자리에서 녹색당 이름으로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장 관심 있는 의제는 ‘환경’입니다. 산이나 냇가 같은 데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걸 보면 너무 속상하거든요. 환경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 주우며 남도길 걷기’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울님의 일상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요새 다울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관심사는 놀기입니다. 눈이 오면 썰매 타기, 산에 가서 본부(오두막) 짓기, 벼랑 오르내리기 훈련 등을 즐겨합니다. 주중에는 학교에 다니고 주말에는 《놀라신문》 발행, ‘랄랄라뉴스’ 편집, 만화 연재, 영화 만들기 등 바쁘게 지내는 터라 주 4일제, 아니 주 3일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동안 포켓몬 카드에 홀딱 빠져 있기도 했는데 이게 지구를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얼마 전부터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화순에 살고 계신데요, 마을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나 추억이 깃든 공간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제가 어렸을 때 엄마한테 혼날 때마다 자주 가는 산이 있는데요, 올라가다 보면 무덤이 많이 있어서 ‘무덤 있는 산’이라고 부릅니다. 거기가 우리 마을에서 가장 햇볕이 따스한 곳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거기에서 많이 놀았습니다. 거기엔 복숭아나무, 포리똥나무, 피자두나무, 뽕나무, 감나무도 있어서 열매 따먹으면서 장군놀이도 하고, 골짜기를 흐르는 개울에서 물놀이도 하고 추억이 아주 많습니다. ‘비밀의 숲’, ‘취나물 산’ 같이 제가 좋아하는 다른 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이기도 하고요. 근데 몇 년 전부터 산 주인이 산을 개발한 뒤로는 그 산에는 안 가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다울님이 함께 하고 있는 <다람쥐특공대>의 열혈 팬이기도 합니다! <다람쥐특공대>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함께하는 사람들이나, 활동이나 어떤 목표라든가… 뭐든 좋습니다.^^
<다람쥐특공대>는 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줍기 활동, 담배꽁초 버리는 아저씨에게 몰래 도꼬마리 폭탄 던지기 활동, 쓰레기 태우지 말라고 포스터 붙이는 활동 같은 것을 해왔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다람쥐특공대> 대원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무예 연마를 위한 훈련 같은 것도 하고 있습니다.
다울님은 무엇을 하거나 어떤 상태일 때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일상 속에서 평온함과 행복감을 찾는 나름의 방법 또는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때 망상이나 잡생각이 사라져서 행복합니다. 그래서 동생하고 싸우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산에 가서 놉니다.
이제 곧 2023년도 끝나고 2024년이 시작되네요. 24년도에 특별히 바라는 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24년에도 큰 탈 없이, 잡생각 없이, 신나게 놀 수 있으면 좋겠고요, 제가 <황당박사> 만화를 만들고 있는데 만화 작업을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원 에세이] 김연희(순천)
씨앗과 시
재작년부터 내가 사는 아파트 자투리땅에 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풀도 잘 나지 않은 땅에 맨 처음 심은 씨앗이 해바라기였다. 해바라기가 꽃을 피운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씨앗이 영글었다. 그해 8월 31일, 우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함께 해바라기 한 송이에서 씨앗이 얼마나 나오는지 어림수 맞추기 놀이를 한 적이 있다. 한 송이에서 1,060톨의 씨앗이 나온 덕분에 아는 사람 중에서 텃밭을 가꾸거나 해바라기에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에게 부지런히 씨앗을 나누었다.
작년 여름에 고흥의 강경우 당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토종 고추, 가지, 오이 씨앗을 원주에 사는 고진하 시인한테 보내달라고 하였다. 씨앗 나누는 일에 물이 한껏 오른 터라 씨앗 나눔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하여 나와 인연이 닿은 씨앗을 살펴보았다. 마침 <토종씨드림>에서 수비초(고추)와 순창쇠뿔가지 씨앗을 받았다. 작년 전남녹색당 당원한마당에 참석했다가 사온 선비잡이콩과 화순 농부한테 선물 받은 퍼렁콩과 아주까리밤콩, 장흥 <마을가게>에서 만난 남도장콩도 있었다. 또 내가 텃밭에서 직접 가꾼 조선오이 씨앗과 아파트 ‘모두의 꽃밭’에서 받은 해바라기 씨앗도 누군가한테 나누려고 벼르고 있던 중이었다. 전라도 지역에서 나고 자라서 영근 씨앗들을 강원도 땅에 심으면 잘 살 수 있을지…. 마치 딸 시집이라도 보내는 듯하였다. 이렇듯 씨앗 나누는 일이 내 일상에 서서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씨앗을 보내고 한 달쯤 되었을 무렵에 고진하 시인과 부인 권포근 야생초 요리연구가가 함께 만든 책 『야생초 밥상』과 함께 「토종 씨앗이 왔어」라는 시 한 편을 받았다. 책을 보니 다양한 풀로 요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질환에 따라 풀 요리를 소개해 놓았다. 그동안 평소에 안 먹어보던 풀로도 나물을 해먹으려고 벼르긴 했다. 하지만 음식 맛에 민감한 편인데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풀로 꼭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풀들이 가지고 있는 약성과 성질에 맞는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에 반한 나머지 곧바로 『야생초 밥상』 2권을 사서 친구한테 한 권 주고, 남은 한 권은 나한테 씨앗을 보내주라고 부탁했던 강경우 당원에게 보냈다. 또 씨앗을 받고 쓴 시는 시인이 씨앗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아울러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한 씨앗들을 지키려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졌다.
멀리 남녘 땅 순천에서 / 토종 씨앗이 왔어 봉지 봉지 싼 / 씨앗 선물 받고 나니 / 온다던 친구 오지 않아도 / 섭섭하지 않았어. // 무슨 금괴 따윌 보유할 형편이 못 되는 건 / 세상이 다 알지만 / 난 토종 씨앗 수십 종을 보유했다고 / 동네방네 자랑할 거야. // 다시 방주(方舟)가 뜨게 되면 / 토종 씨앗들 품고 / 그 배에 오를 수 있을까. // 매사에 노심초사하는 소인배지만 / 제정신이 들어 / 천지사방을 휘둘러보면 / 지구 종말의 시나리오가 / 환하게 보여서 하는 말이야. // 그래도 봄이 오면 / 텃밭에 토종 씨앗 뿌릴 거야. 그냥 뿌릴 거야. / 소농을 꾸리는 내가 사는 이유. / 송이송이 / 슬픔의 눈물이 모여 / 삶의 물레방아를 돌리는 세상이지만.
― 고진하, 「토종 씨앗이 왔어」 전문
「토종 씨앗이 왔어」라는 시를 보니 우리 시어머니와 얽힌 일이 떠오른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글자는 모르지만 평생을 논밭에서 손과 발이 닳도록 죽기 살기로 농사를 지은 시어머니가 어느 날 한 말씀 툭 건넸다. “올해는 밭에다 멧돼지 몰래 고구마를 심었씨야.” 하는 거였다. 나는 <여수동화읽는어른모임> 카페에 우리 시어머니가 한 말 그대로 써서 글을 올렸다.
어느 날 충청도에 산다는 시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카페에 들어와 내 글을 보고 우리 시어머니가 한 말로 시를 쓰고 싶은데 어떠냐고 묻는 거였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더니 이 상황이 하도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여 괜찮다고 했다.
그러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는데, 지난달에 시집이 도착했다. 『시골버스는 착하다』라는 동시집이었다. 시집을 펼치니 첫 장에 「지리산 멧돼지에게」라는 시가 실려 있었다.
할머니는 / 여름방학 때마다 // “올해는 멧돼지 몰래 고구마를 심었당께.”
// 멧돼지야, / 이번 한 번만 / 우리 할머니 얘기 못 들은 걸로 해 줄래?
― 이철, 「지리산 멧돼지에게」 전문
다가오는 설 명절에 시어머니 만나서 이 시를 읽어드리면 뭐라고 하실지….
“워메! 오래 살고 봉께 별일이 다 있다야.” 할지, 아니면 “그 작껏이 고구마를 다 아작을 냈씨야.” 하실는지.
🌿 김연희
꽃밭과 텃밭에서 흙 만지고, 흙냄새를 맡을 때의 그 순간이 고맙게 여겨진다.
흙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과 마주할 때 비로소 나와 친해지는 느낌이 든다.
[알립니다]
2024 전남녹색당 당원대회가 열립니다
어느덧 10회차를 맞이하는 당원대회가 새해 1월 28일(일), 벌교에 있는 <수나커피>에서 열립니다. 반가운 얼굴들 마주하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내다보아요. 총회에 앞서 동물권 관련 북토크(우동걸, 『숲에서 태어나 길 위에 서다』) 시간도 마련됩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다음 달 《떡갈나무카페》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다시 안내하겠습니다.
연말 모금 캠페인_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당원들의 특별한 후원과 응원에도 불구하고 녹색당의 살림살이가 펴지지 않고 있습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기후정치 세력화를 위해 절망의 시대에도 춤추며 싸울 녹색당에 다시 힘을 실어주시길 바라봅니다.
🌿 후원하기 : https://www.kgreens.org/donate
🌿 당비 증액하기 : https://mrmweb.hsit.co.kr/v2/?server=gfzNNMS7EHszhJHjmTU5xg==&action=incdonation
🌿 당비 증액하기(메일) : office@kgreens.org로 ‘이름, 생년월일, 당비 0000원 증액동의’ 문구 발송(1~2일 내 확인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문의 : office@kgreens.org / 02-336-0304
되살이꽃 글방 모임
11월부터 읽어온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마음의 진보』 아침 낭송 ― 잘 마쳤습니다. 앞서 읽은 『성스러운 자연』의 저자이기도 한 카렌 암스트롱의 솔직한 자기 고백의 글 속에서 '자기 의지 못잖게 인연의 힘이 인생과 의식을 전환시켜 온 게 아닌가' 하는 발견이 아침 낭송을 통해 성장해온 꼭 우리들 모습 같았습니다. 월・수・금요일 저녁 8시마다 각자의 글을 순산할 수 있게 서로 독려해주고 있는 온라인 저녁 글쓰기방도 그렇구요.
이달 20일(수) 점심때쯤엔 순천 연희 샘 집에서 동지 특집 글방 오프 모임이 있습니다. 12월 글쓰기 숙제와 함께, 새해엔 어떤 주제로 글쓰기를 할지 각자 글씨앗을 계획해 오기로 했습니다. 이날 글씨앗 발표 후에, 각자 준비해온 선물을 나누고, 타로 카드를 한 장씩 뽑아보기로 했네요. 어떤 글씨앗과 선물과 카드가 나란히 나올랑가 개봉박두! 뚜둔~ 함께하실 분 연락주세요. 010-4719-일오오팔, 윤지선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모임
2023년 1월의 『이런 말, 나만 불편해?』부터 11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까지 올해의 책 읽기를 마쳤습니다. 12월엔 한 해 동안 읽은 책에 실린 글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 남은 글 한 편씩을 각자 꼽아와서 소개하고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새해에 함께 읽을 책들도 정해보기로 했어요. 24일(일), 순천 송광면에 있는 시와네에서 이른 11시에 만나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려요. 010-3145-일이팔육, 길날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2024년 1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들,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새해 첫 달의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1‧6일에 열리는 용산오일장과 주말이 겹칠 때 열려요.)
-1월 6일(토)과 1월 21일(일)
-장흥군 용산면 마실장 장옥(용산면 인암길 4) 일대
+개장 시간은 미정. 추후에 마실장 밴드(https://band.us/band/51585204)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 ‘우리들의 해방장’과 ‘풀풀장’은 겨우내 쉬어갑니다.
[놀라놀라 땡땡땡] 아이들과 비인간동물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놀라신문》 주최, ‘마을 풍경 그리기 대잔치’가 열리고 있어요.
마을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 보내주세요. 응모 마감일은 12월 31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놀라신문》 에 실려 있답니다.)
-그림 보낼 곳_jeonnam@kgreens.org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놀라놀라 글과 그림’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간추린 1년간 소식✍️]
동지를 앞두고 당도한 매서운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어느새 겨울의 복판에 이르렀고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올 한 해 ― 우리 당 안팎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1년간 《떡갈나무카페》 ‘한 달간 소식’란에 실렸던 주요 소식과 관련 사진들로 2023년을 돌아보았습니다.
▸3.11 후쿠시마 핵 참사 12주기 탈핵 대행진_부산
탈핵, 기후정의 캠페인 + 3.8 여성의 날 작은 행사_장흥
▸4.14 기후정의파업, ‘함께 살기 위해 멈춰!’_세종, 순천
▸5.3 순천녹색당 당원 모임_순천 <노플라스틱카페>
▸3월~현재 특별당비와 후원금 모으기 : 초록비누 판매 등
▸6.8~6.11 세계녹색당총회, 전국당원대회_인천 송도
▸7.8, 7.22, 8.12, 8.26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저지 행동의 날_여수, 광주, 서울
▸당원 프로젝트
7.22 『함께 살 수 있을까』 북토크_장흥 <씨앗자루>
8.29 정아롬 농부 초청 강연회_장흥녹색당사
▸9.23 기후정의행진(서울, 순천)
▸11.12 2024 총선 방침 간담회_벌교 <수나커피>
[당원 인터뷰] 박다울(화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화순에 살고 있는 중학생입니다. 학교 친구들은 모르게 <다람쥐특공대> 대장, 《놀라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활쏘기, 그림 그리기, 글쓰기 등 여러 취미가 있는데, 요즘은 검술 익히기와 만화 그리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울님이 우리 전남녹색당의 최연소 당원인 거 아셨나요? 입당 당시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녹색당원이 되셨나요? 가입 당시의 마음, 생각에 대해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엄마가 녹색당원이어서 엄마 따라 녹색당 모임에 자주 나갔습니다. 거기 가면 먹을 것이 많아서 좋았고, 당원들끼리 회의하는 모습도 재밌어 보여서 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녹색당 뱃지(해바라기 뱃지와 도토리 뱃지)가 멋져 보여서 뱃지를 달고 싶은 마음에 당원이 되겠다고 했습니다.(나중에 뱃지가 다른 디자인으로 바뀐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ㅠㅠ)
2019년 1월에 입당하셔서 곧 녹색당에 입당하신 지 5년이 되네요! 녹색당원으로서의 5년은 어떠셨나요? 다울님이 생각하는 ‘정치’나 ‘녹색당’은 어떤 느낌, 또는 이미지인가요?
5년이란 시간은 잘 실감이 안 나서 모르겠고요,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엄숙하고, 표정이 어둡고, 갑자기 소리 지르면서 손가락질하는 게 떠오릅니다. 그런데 녹색당은 서로 다른 생각이라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자유로운 느낌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녹색당의 여러 의제 가운데 특히 관심 있는 분야나 다울님이 본인의 자리에서 녹색당 이름으로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장 관심 있는 의제는 ‘환경’입니다. 산이나 냇가 같은 데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걸 보면 너무 속상하거든요. 환경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 주우며 남도길 걷기’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울님의 일상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요새 다울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관심사는 놀기입니다. 눈이 오면 썰매 타기, 산에 가서 본부(오두막) 짓기, 벼랑 오르내리기 훈련 등을 즐겨합니다. 주중에는 학교에 다니고 주말에는 《놀라신문》 발행, ‘랄랄라뉴스’ 편집, 만화 연재, 영화 만들기 등 바쁘게 지내는 터라 주 4일제, 아니 주 3일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동안 포켓몬 카드에 홀딱 빠져 있기도 했는데 이게 지구를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얼마 전부터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화순에 살고 계신데요, 마을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나 추억이 깃든 공간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제가 어렸을 때 엄마한테 혼날 때마다 자주 가는 산이 있는데요, 올라가다 보면 무덤이 많이 있어서 ‘무덤 있는 산’이라고 부릅니다. 거기가 우리 마을에서 가장 햇볕이 따스한 곳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거기에서 많이 놀았습니다. 거기엔 복숭아나무, 포리똥나무, 피자두나무, 뽕나무, 감나무도 있어서 열매 따먹으면서 장군놀이도 하고, 골짜기를 흐르는 개울에서 물놀이도 하고 추억이 아주 많습니다. ‘비밀의 숲’, ‘취나물 산’ 같이 제가 좋아하는 다른 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이기도 하고요. 근데 몇 년 전부터 산 주인이 산을 개발한 뒤로는 그 산에는 안 가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다울님이 함께 하고 있는 <다람쥐특공대>의 열혈 팬이기도 합니다! <다람쥐특공대>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함께하는 사람들이나, 활동이나 어떤 목표라든가… 뭐든 좋습니다.^^
<다람쥐특공대>는 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줍기 활동, 담배꽁초 버리는 아저씨에게 몰래 도꼬마리 폭탄 던지기 활동, 쓰레기 태우지 말라고 포스터 붙이는 활동 같은 것을 해왔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다람쥐특공대> 대원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무예 연마를 위한 훈련 같은 것도 하고 있습니다.
다울님은 무엇을 하거나 어떤 상태일 때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일상 속에서 평온함과 행복감을 찾는 나름의 방법 또는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때 망상이나 잡생각이 사라져서 행복합니다. 그래서 동생하고 싸우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산에 가서 놉니다.
이제 곧 2023년도 끝나고 2024년이 시작되네요. 24년도에 특별히 바라는 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24년에도 큰 탈 없이, 잡생각 없이, 신나게 놀 수 있으면 좋겠고요, 제가 <황당박사> 만화를 만들고 있는데 만화 작업을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원 에세이] 김연희(순천)
씨앗과 시
작년 여름에 고흥의 강경우 당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토종 고추, 가지, 오이 씨앗을 원주에 사는 고진하 시인한테 보내달라고 하였다. 씨앗 나누는 일에 물이 한껏 오른 터라 씨앗 나눔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하여 나와 인연이 닿은 씨앗을 살펴보았다. 마침 <토종씨드림>에서 수비초(고추)와 순창쇠뿔가지 씨앗을 받았다. 작년 전남녹색당 당원한마당에 참석했다가 사온 선비잡이콩과 화순 농부한테 선물 받은 퍼렁콩과 아주까리밤콩, 장흥 <마을가게>에서 만난 남도장콩도 있었다. 또 내가 텃밭에서 직접 가꾼 조선오이 씨앗과 아파트 ‘모두의 꽃밭’에서 받은 해바라기 씨앗도 누군가한테 나누려고 벼르고 있던 중이었다. 전라도 지역에서 나고 자라서 영근 씨앗들을 강원도 땅에 심으면 잘 살 수 있을지…. 마치 딸 시집이라도 보내는 듯하였다. 이렇듯 씨앗 나누는 일이 내 일상에 서서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씨앗을 보내고 한 달쯤 되었을 무렵에 고진하 시인과 부인 권포근 야생초 요리연구가가 함께 만든 책 『야생초 밥상』과 함께 「토종 씨앗이 왔어」라는 시 한 편을 받았다. 책을 보니 다양한 풀로 요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질환에 따라 풀 요리를 소개해 놓았다. 그동안 평소에 안 먹어보던 풀로도 나물을 해먹으려고 벼르긴 했다. 하지만 음식 맛에 민감한 편인데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풀로 꼭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풀들이 가지고 있는 약성과 성질에 맞는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에 반한 나머지 곧바로 『야생초 밥상』 2권을 사서 친구한테 한 권 주고, 남은 한 권은 나한테 씨앗을 보내주라고 부탁했던 강경우 당원에게 보냈다. 또 씨앗을 받고 쓴 시는 시인이 씨앗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아울러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한 씨앗들을 지키려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졌다.
멀리 남녘 땅 순천에서 / 토종 씨앗이 왔어 봉지 봉지 싼 / 씨앗 선물 받고 나니 / 온다던 친구 오지 않아도 / 섭섭하지 않았어. // 무슨 금괴 따윌 보유할 형편이 못 되는 건 / 세상이 다 알지만 / 난 토종 씨앗 수십 종을 보유했다고 / 동네방네 자랑할 거야. // 다시 방주(方舟)가 뜨게 되면 / 토종 씨앗들 품고 / 그 배에 오를 수 있을까. // 매사에 노심초사하는 소인배지만 / 제정신이 들어 / 천지사방을 휘둘러보면 / 지구 종말의 시나리오가 / 환하게 보여서 하는 말이야. // 그래도 봄이 오면 / 텃밭에 토종 씨앗 뿌릴 거야. 그냥 뿌릴 거야. / 소농을 꾸리는 내가 사는 이유. / 송이송이 / 슬픔의 눈물이 모여 / 삶의 물레방아를 돌리는 세상이지만.
― 고진하, 「토종 씨앗이 왔어」 전문
「토종 씨앗이 왔어」라는 시를 보니 우리 시어머니와 얽힌 일이 떠오른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글자는 모르지만 평생을 논밭에서 손과 발이 닳도록 죽기 살기로 농사를 지은 시어머니가 어느 날 한 말씀 툭 건넸다. “올해는 밭에다 멧돼지 몰래 고구마를 심었씨야.” 하는 거였다. 나는 <여수동화읽는어른모임> 카페에 우리 시어머니가 한 말 그대로 써서 글을 올렸다.
어느 날 충청도에 산다는 시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카페에 들어와 내 글을 보고 우리 시어머니가 한 말로 시를 쓰고 싶은데 어떠냐고 묻는 거였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더니 이 상황이 하도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여 괜찮다고 했다.
그러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는데, 지난달에 시집이 도착했다. 『시골버스는 착하다』라는 동시집이었다. 시집을 펼치니 첫 장에 「지리산 멧돼지에게」라는 시가 실려 있었다.
할머니는 / 여름방학 때마다 // “올해는 멧돼지 몰래 고구마를 심었당께.”
// 멧돼지야, / 이번 한 번만 / 우리 할머니 얘기 못 들은 걸로 해 줄래?
― 이철, 「지리산 멧돼지에게」 전문
다가오는 설 명절에 시어머니 만나서 이 시를 읽어드리면 뭐라고 하실지….
“워메! 오래 살고 봉께 별일이 다 있다야.” 할지, 아니면 “그 작껏이 고구마를 다 아작을 냈씨야.” 하실는지.
🌿 김연희
꽃밭과 텃밭에서 흙 만지고, 흙냄새를 맡을 때의 그 순간이 고맙게 여겨진다.
흙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과 마주할 때 비로소 나와 친해지는 느낌이 든다.
[알립니다]
2024 전남녹색당 당원대회가 열립니다
어느덧 10회차를 맞이하는 당원대회가 새해 1월 28일(일), 벌교에 있는 <수나커피>에서 열립니다. 반가운 얼굴들 마주하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내다보아요. 총회에 앞서 동물권 관련 북토크(우동걸, 『숲에서 태어나 길 위에 서다』) 시간도 마련됩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다음 달 《떡갈나무카페》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다시 안내하겠습니다.
연말 모금 캠페인_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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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이꽃 글방 모임
11월부터 읽어온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마음의 진보』 아침 낭송 ― 잘 마쳤습니다. 앞서 읽은 『성스러운 자연』의 저자이기도 한 카렌 암스트롱의 솔직한 자기 고백의 글 속에서 '자기 의지 못잖게 인연의 힘이 인생과 의식을 전환시켜 온 게 아닌가' 하는 발견이 아침 낭송을 통해 성장해온 꼭 우리들 모습 같았습니다. 월・수・금요일 저녁 8시마다 각자의 글을 순산할 수 있게 서로 독려해주고 있는 온라인 저녁 글쓰기방도 그렇구요.
이달 20일(수) 점심때쯤엔 순천 연희 샘 집에서 동지 특집 글방 오프 모임이 있습니다. 12월 글쓰기 숙제와 함께, 새해엔 어떤 주제로 글쓰기를 할지 각자 글씨앗을 계획해 오기로 했습니다. 이날 글씨앗 발표 후에, 각자 준비해온 선물을 나누고, 타로 카드를 한 장씩 뽑아보기로 했네요. 어떤 글씨앗과 선물과 카드가 나란히 나올랑가 개봉박두! 뚜둔~ 함께하실 분 연락주세요. 010-4719-일오오팔, 윤지선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모임
2023년 1월의 『이런 말, 나만 불편해?』부터 11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까지 올해의 책 읽기를 마쳤습니다. 12월엔 한 해 동안 읽은 책에 실린 글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 남은 글 한 편씩을 각자 꼽아와서 소개하고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새해에 함께 읽을 책들도 정해보기로 했어요. 24일(일), 순천 송광면에 있는 시와네에서 이른 11시에 만나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려요. 010-3145-일이팔육, 길날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2024년 1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들,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새해 첫 달의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1‧6일에 열리는 용산오일장과 주말이 겹칠 때 열려요.)
-1월 6일(토)과 1월 21일(일)
-장흥군 용산면 마실장 장옥(용산면 인암길 4) 일대
+개장 시간은 미정. 추후에 마실장 밴드(https://band.us/band/51585204)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 ‘우리들의 해방장’과 ‘풀풀장’은 겨우내 쉬어갑니다.
[놀라놀라 땡땡땡] 아이들과 비인간동물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놀라신문》 주최, ‘마을 풍경 그리기 대잔치’가 열리고 있어요.
마을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 보내주세요. 응모 마감일은 12월 31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놀라신문》 에 실려 있답니다.)
-그림 보낼 곳_jeonnam@kgreen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