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전남녹색당 온라인 소식지 《떡갈나무카페》 제43호

전남녹색당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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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제43호) 

한 달 동안 있었던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놀라놀라 글과 그림’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한 달간 소식✍️]


7. 21 탈탈 낭독회, 순천 <소소대대> 

밀양의 탈송전탑/탈핵 이야기를 담은 『전기, 밀양 서울』(가제) 낭독회가 7월 21일(금) 저녁 7시부터 약 3시간에 걸쳐 <공간 소소대대>에서 열렸답니다.

연대와 정의가 흐르길 바라는 마음들이 모여 마련된 이날 행사는 밀양의 할매할배님들과 책을 쓴 김영희 님을 비롯하여 밀양과 서울 등지에서 먼 길을 와준 활동가들 10여 명, 순천시민 2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공연에 이은 낭독회 순서로 진행되었어요.

밀양주민들과 순천시민들과 서울 학생들이 동참하여 소멸하고 있는 운동의 장에 낭독과 노래를 통해 목소리로 연대하는 자리였답니다. 순천녹색당 당원들이 행사를 기획,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두루 함께했어요.


7. 22 『함께 살 수 있을까』 북토크, 장흥 <씨앗자루> 

지난 7월 22일(토), <되살이꽃글방>에서 마련한 『함께 살 수 있을까』 북토크가 열렸어요.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진행한 글방 회원, 윤지선 당원의 글로 이날 소식을 전합니다.

 





너무 많은 비와 이에 따른 인명사고 소식에 갑작스레 저자가 못 오시게 되어 잠시 당황했지만, '다람쥐 대원들'(<놀라신문> 발행인들)의 요청으로 예정대로 모였답니다. 북토크 당일이 되니 신기하게도 그리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열리듯 볕도 났네요.(안 모였으면 어쩔 뻔…) 저자 없이 우리만으로도 충분한 북토크를 했어요.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을 나눠 먹고, 홍시 님에게서 <서울 맹꽁이>라는 노래도 함께 배우고, 아이들은 손베틀 직조를 전수 받으며 장명루를 만들고, 어른들은 책 서문을 낭독하며 서로 감상평을 나눴어요. 저자가 오시지 않아 더 과감한 평도 나눌 수 있었던 듯해요.

너르게 둘러앉아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들은 숨바꼭질하며 공간을 가로지르고… 웃음이 마구 섞이는,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시공간이 겹친 채로 이어지는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아웅다웅하며 ‘함께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살고 있는 저도 이 책을 덮으며 '함께 살기 참 어렵다' 싶었는데, 이날 함께하며 문득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는 이미 이렇게 모두가 겹치고 섞이며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요.

■ 자세한 후기 보러가기 ☞ https://band.us/band/8312426/post/426326285


이번 북토크는 당원프로젝트 지원금에, 글방 자체 회비를 더해 진행된 셈인데요. 어쨌든 갑자기 저자가 못 오게 되어 저자 없이 진행됐어도 알찬 북토크가 가능했다 싶었기에, 진행비와 공간 사용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적립해서 다음 강연회에서 쓰기로 했어요.

다음번 강연회는 8월 29일(화요일) 낮 1시, <공동부엌+옆가게>(장흥군/읍 동교1길 45)에서 열립니다. 장흥의 정아롬 당원을 초청하여 ‘84년생 정아롬의 재농민화 사례’를 듣고 얘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열린 자리랍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7. 22, 광주 <5.18민주광장> / 8.12, 서울 <프레스센터> 앞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8월 말 무렵으로 관측되는 일본 정부의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이 7월 22일에는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8월 12일에는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있었습니다. 전남과 광주를 비롯해 나라 곳곳에서 온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 시민들’과 기후‧환경‧탈핵 관련 단체들이 모여 탈핵의 바다로 향하는 여정에 함께했어요.

 

한편 8월 12일 서울에서 있었던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행동’에 함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녹색당 당원들은 이날 저녁 6시부터 있을 본대회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서울시청 삼거리에서 모여 사전 대회를 가졌는데요,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하는 갖가지 손팻말을 들고 “핵발전이 문제다!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하고 탈핵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염수 방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한 후 본대회장인 프레스센터 앞까지 행진하였답니다.


[당원 인터뷰] 유종구(고흥)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고흥에 사는 유종구 당원입니다. 서울에 살며 기계적으로, 경쟁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회의를 느껴 고향 땅인 고흥으로 돌아온 지 9년쯤 됩니다. 지금은 벼농사 한 단지(1200평)를 되도록 농약 안 주고 손으로 피 뽑아가면서 자연농법으로 농사짓고 있어요.

자기소개가 거창한 것은 없어요. 그저 야생 들풀처럼 하나의 자연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녹색당에는 어떻게 해서 가입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녹색당을 잘 몰랐어요. 도시에 살 때 건설 행정 쪽에서 일했는데 정치자금이 어떻게 흘러가고 그런 것들을 잘 알다 보니 오히려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어느 정당의 당원이 될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근데 고흥에 내려오고 전남녹색당 위원장을 맡았던 백종덕 당원과 강경우 당원을 알게 됐는데, 어느 날 강경우 당원이 “형님, 형님하고 (녹색당이) 스타일이 맞겄소.” 하고 녹색당과 사람들을 소개해줬어요. 바로 입당은 안 하고 계속 지켜보다가 결국 사람을 보고 입당을 하게 됐지요.

 

녹색당원을 보고 입당하셨다고 했는데, <녹색당>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순수함, 깨끗함, 청정함?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아무래도 얼굴을 먼저 대하기 마련인데 녹색당 사람들은 ‘얼굴이 맑고 밝고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다’ 싶어요.

다만 젊은 사람들을 봤을 때 나이 든 사람으로서 조금 불안해 보이기도 해요. 우리같이 나이 든 사람들을 보고 ‘저 사람은 꼰대네’, ‘잔소리하네’ 싶을 수 있지만 ‘과연 저 젊은 사람들이 지금 살아가는 방식대로 나이 들어서도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살아가는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 나이 들고 몸 아프고 삶에 찌들어 회의를 느끼면 어쩌나?’ 하고요. 다 내 사람이라 생각하고 자식같이 짠하다 보니 애정에서 오는 답답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종구 님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가요? 또는 꿈꾸는 정치의 모습이 있는지요?

정치란 삶이라고 생각해요. 삶이 어려운 사람도 있고 편안한 사람도 있는데 서로 행복을 추구하며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복지라고 생각해요. 그 복지를 핵심에 두고 서로 나누면서 삶을 살아가는데, 녹색당이 사회보장의 기본 틀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꼬롬 정책을 펼치면 좋겠어요. 그리고 시골에서 군 의원이나 조그마한 의원이 돼서 실질적으로 ‘녹색당 사람들은 뭔가 다르구나’, ‘녹색당 사람들이 모이면 여유롭고 즐겁고 행복하구나’ 하는 것들을 보여주면 좋겠죠. 그런 것들을 도시에서만 찾을 순 없다고 봐요. 오히려 농촌의 작은 지역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농촌에서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는 거죠.

 

오, 그렇다면 녹색당 이름으로 지역에서 해보고 싶으신 활동이 있을까요?

이를테면 금‧토‧일요일이 되면 고흥 팔영산에 정말 많은 사람이 등산을 와요. 근데 막상 먹을거리가 없어요. 팔영산 근처에서 콩을 많이 재배하는데요, 만약 녹색당 사람들이 거기서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두부, 콩나물, 순두부, 빈대떡 같은 먹거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두부 만들면서 나온 찌꺼기들 모아 닭을 키워 달걀을 생산하고 닭곰탕을 만들고… 그러면서 소득이 생기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고요. 서로 협동하고 순환하는 체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요. 그런 안정된 구조 속에서 자기 삶을 꾸려나가고요. 이런 과정을 일궈가기 위한 노하우들이 필요하다면 알려줄 수도 있어요.

 

아니면 장기로 땅을 임대해서 과일 재배를 해봐도 좋고요. 먹는 것에서 병이 많이 오니까, 직접 기르고 가공해서 6차 산업을 만들어봐도 좋고요. 옛날에 <해태제과>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 뒤로 식품 쪽에 관심이 많아져 농촌에 오고 나서 연구를 많이 했어요.

 

종구 님의 일상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고흥에서 살고 계시는데, 종구 님에게 고흥은 어떤 곳인가요?

고흥에서 나고 자랐지만 고향땅이라고 특별하게 애착을 갖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단지 풍수하고 지리에 관심이 많아서 좀 알고 있다 보니까 선사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지형 구조나 이런 것들이 잘 보이죠.

고흥은 지형 구조가 사슴뿔 형국이에요. ‘임금 왕(王)’ 자도 사슴뿔의 모습이고 신라 금관과 소록도도 모두 사슴뿔 형태고요. 특히 소록도는 고흥의 축소판이기도 해요. 고흥 도하면은 산에 올라가서 보면 큰 연꽃이 피는 형국이고요. 팔영산을 마주 보는 마복산은 용머리 형국이고 주월산은 모든 형국의 혈이 내려오고요. 또 고흥에는 유난히 ‘봉’ 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많은데, ‘봉’ 자가 많은 것은 벼슬이 많다는 걸 뜻하지요.

 

세상사의 많은 부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신 것 같은데 좋아하는 책이나 글귀, 평소의 마음가짐 등에 관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고전을 좋아해요. 그래서 전에 『중용』 공부를 끝냈고요. 『논어』, 『맹자』, 『대학』 공부를 조금씩 하다 보니 제 행동 철학이 뭐냐면, ‘독행불괴영(獨行不愧影) 독침불괴금(獨寢不愧衾)’ ― ‘혼자 걸어 다녀도 내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고, 혼자 잠을 자도 이불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입니다. 이 말처럼 항상 내 자신에 부끄럼 없이 살려고 해요. 또 ‘화향천리행(花香千里行) 인덕만년훈(人德萬年薰)’ ― ‘꽃의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사람의 덕은 만 년 동안 향기롭다’라는 말처럼 근본 철학은 덕행(德行)을 중요시하는 거고요.

 

덕행을 중요시하는 종구 님이 특별히 행복하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사람에게 도움을 줬을 때, 그 사람이 도움을 받고 흐뭇할 때 행복해요. 내색 안 하고, 내색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저 조용히 덕을 베풀어 남에게 도움이 되면 행복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거나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자주는 어렵더라도 1년에 한두 번 당원들이 만나 서로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음식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경험한 노하우와 산 지식을 젊은 사람들이 얻어가는 자리가 있어도 좋겠고요.


[✍️당원 에세이] 슴슴한 이야기 | 이진(장흥) 

20대 후반, 서울에서 회사를 다닌 적이 있다. 서울에서의 시간은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나서 회사 가고, 퇴근하고 밥 먹고 자고… 지금과 생활의 흐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그 시간의 흐름을 견디는 것이 어려웠다. 어디를 가든 차이 없이 흘러가는 시간인데, 그때는 내가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시간’이라는 자동기계 위를 내달리는 기분이었다. 그 위에서 열심히 발 구르지 않으면 위험한 나락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기분이 나를 지배했었다.

출근길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을 보며 그들은 괜찮은지 궁금했다. 수많은 술집에 들어앉아 밤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괜찮은지 궁금했다. 고층아파트에 사는 많은 이들은 괜찮은지 궁금했다. 결국, 그들에게 묻지는 못 했지만 그곳이 괜찮지 않았던 나는 그곳을 떠나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시로 나갈 때, 모든 것을 접고 돌아왔던 나는, 나를 걱정하는 숱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직장도 좋은데 왜 내려가느냐, 남들은 어떻게든 도시로 가려는데 너는 사지육신 멀쩡한데 왜 돌아오느냐, 조금 더 버티면 익숙해질 거니까 다시 가서 견뎌봐라 등등. 마치 삶에 부적응한 패배자처럼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 지나고 보니 내가 나를 그렇게 바라본 것이었지만 ― 나를 지켜내야 했다.

“살고 싶어서…” ― 이 한마디에 다시 나를 납득시켜야 하는 일은 없었다.

 

10여 년 전, 서울살이를 접고 귀향한 시기가 이 무렵이었다.

무더위가 한창인 이런 날엔, 한낮 땡볕이 내리쬐면 그늘 아래 평상을 놓고 한잠 늘어지게 자는 게 좋다. 그렇게 한잠 자고 오후 늦은 시간, 옥상에 올라 긴 호스로 뜨겁게 달궈진 옥상바닥에 물을 뿌려 식혀준다. 그리고는 휴대용 버너와 냄비를 챙겨 들고 옥상으로 다시 간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감에 따라 열기가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냄비에 물을 담아 올려 뜨겁게 라면을 끓인다. 해는 이미 저물었고, 땅거미 지는 어스름 저녁을 느끼며 뜨거운 라면을 먹는 순간은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그렇게 저녁을 해결하고 나면 하늘에 별이 뜬다. 아직 뜨끈하지만 어느 정도 식은 옥상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 밤이 깊어갈수록 별빛도 밝게 빛이 난다. 이름만 알던 별자리도 찾아보고 희뿌옇게 강을 이룬 은하수도 바라본다. 운이 좋으면 별똥별을 보는 순간도 있다. 온몸과 마음으로 숨이 쉬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숨을 쉬듯 너무 자연스러워서 알지 못했던 일상적인 것들이 너무도 그리웠던 모양이다.

이른 아침 대문을 열고 나설 때 코끝으로 들어오던 청량한 공기, 뜨거운 여름 소나기가 내릴 때 맡아지는 마른 흙과 풀 내음. 유독 선이 예쁜 봄가을 땅거미 지는 세상 속 능선. 익숙해서, 늘 그곳에 있어서, 특별하지 않아서 그래서 자주 찾지는 않지만 쳐다보면 언제라도 그 모습을 보여주는 나를 살게 해주었던 값진 것들. 분명 먹고살기 위해 찾아간 도시였는데, 나를 살리는 것은 죄다 시골에 있었으니 내가 고향에 돌아온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살아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내려온 이곳에서의 생활은 반쯤 즐거웠고, 반쯤은 힘들었다. 그래도 그 시간을 살아낼 수 있었던 건 나와 맞는 조건의 터전이 발 받쳐주고 있어서이지 않았나 싶다. 내가 어떤 환경을 만나야 발아할 수 있는 씨앗인지도 모른 채, 남들 기준에 맞춰 아무 곳에나 나를 심으려 했다. 그랬으니 삶이 버거웠던 건 너무 당연하지 않았을까? 다행히 나는 나를 발아할 알맞은 터전을 찾아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

 

지금도 가끔 내 시선이 밖을 향할 때면 불안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래도 되는 건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건가, 너무 아무것도 아닌 채 사는 건 아닌가, 뭔가를 더 이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리저리 갈팡질팡, 괜한 걱정을 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풍성하지 않아도 더 갖지 않아도 남들이 뭐라 해도, 이리저리 갈 길을 잃은 듯 방황을 한다 해도 내가 나를 넉넉한 눈으로 바라봐 줄 수 있다면, 그런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그런 나라도 괜찮다면…

 

“괜찮다.” 나를 향해 말한다.

 

그래, 그거면 되었다.


🌿 이진

바쁘지 않고 여유롭게, 재촉하지 않고 느긋하게, 쉬엄쉬엄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매일 나와 씨름하며 갈팡질팡 살아가는 한 존재입니다.


[알립니다]


<수라> - 해남에서 두 번째 상영회가 GV와 함께 열려요

270만 평에 달하는 새만금 해창갯벌을 죽여 만든 야영장에서 개최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겨우 살아남은 수라갯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다큐멘터리 <수라>를 통해 꾸준히 번져가고 있습니다.

새만금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갯벌인 ‘수라’의 기적을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성껏 빚어 담아낸 다큐멘터리, <수라>의 두 번째 상영회가 해남에서 열립니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수라갯벌과, 온갖 고초를 겪고도 끝내 살아남은 수라의 생명들이 인간동물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주세요.

사전 신청 후 관람하실 수 있어요. 9월 1일(금) 낮 1시 30분, <해남시네마>에서 만나요~

접수와 문의_010-4719-1558(윤지선)


되살이꽃 글방 모임 

이번 달 <되살이꽃글방>에서는 오선민 선생님의 새 책인 『신화, 식탁의 위로』를 조금씩 짧아지는 해의 기지개 시간인 6시에 줌으로 만나 온라인상에서 낭독하고 있어요. 낭독 후 간단한 소감을 나누며 아침을 맞으니 새로운 기분, 좋은 아침 루틴이 되는 것 같아 새 기운이 듭니다.

방학이라 삼시 세끼 ― ‘식구들, 오늘은 뭐 먹나’ 하는 게 일상 고민인데요, ‘기호-이미지-상징’으로 대칭성을 이루는 신화학과 만나 다시금 더 잘 곱씹어 새로운 맛처럼 맛보는 가운데 의미를 음미하고 있어요. 이것이 ‘함께 읽는’ 새벽의 맛이랍니다.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모임 

태풍이 지나가고, 8월 둘째 주 일요일에 모여 돌봄과 젠더적 속성의 연관성 여부, 모성적 사유와 보살핌 윤리 등에 관해 톺아보았습니다.

9월부터는 석 달에 걸쳐 ‘여성의 몸’을 들여다봅니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크리스티안 노스럽 짓고 강현주 옮김, 한문화, 2000)를 통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과 세상을 돌보고 보살핀다는 게 어떤 앎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가에 관해 배워보려고 합니다.

9월에는 둘째 주 일요일인 10일 오후에 책의 1부 1장, ‘가부장적 신화와 중독된 사회구조’부터 2부 7장, ‘난소’ 부분까지를 읽고 만나서 이야기 나눕니다(구체적인 모임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장흥의 어딘가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두루 열린 자리입니다. 함께하고픈 분들은 편하게 연락주세요. 010-3145-1286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8~9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들, 손수 만든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8월과 9월의 장날 일정이에요.


🌿마실장

(매달 1‧6일에 열리는 용산오일장과 주말이 겹칠 때 열려요.)

-8월 26일(토), 저녁 6시~8시 / 9월 16일(토), 이른 9시부터 11시 반까지

-장흥군 용산면 마실장 장옥(용산면 인암길 4) 일대

 

🌿풀풀장

-9월 23일(토),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미정 (벌교읍 카페 <수나커피> 또는 벌교읍 중도방죽)


🌿해방장 × 해남 청년축제

-‘청년축제’가 함께 열려요!

-9월 16일(토), 이른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해남군 해남읍 <해남공원>(해남읍 구교리 308) 일대


[놀라놀라 땡땡땡] 아이들과 비인간동물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달에는 화순에 사는 박다울‧정청라 당원이 함께 부른 <불기가>를 전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벌컥 화내는 증상이 있는 분들 ― 잘 익혀서 하루 세 번, 약 챙겨 먹듯이 불러주면 효험을 보게 될 거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