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도 만나고 지역도 만날 수 있는 전남녹색당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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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나뭇가지처럼 살리라"던 목소리, 우퍼들이 찾는 구례의 배꼽노리, 당원들의 얼굴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링크에서 만나보세요 ^^!
2024년 7월(제54호)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놀라놀라 글과 그림’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7. 3 녹색당 비상대책위원회 토론회_온라인 ‘줌’
‘한국 자본주의 체제 변화와 진보정당 위기의 맥락에서 녹색당은 어떤 위기에 직면했는가’를 톺아보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7월 3일(수) 저녁 7시부터 약 두 시간에 걸쳐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6월 1일에 꾸려진 녹색당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우리 당이 처한 위기에 대한 진단, 창당 이후 12년 동안의 정치과정과 2024 총선 평가, 당의 진로와 과제를 수립하기 위해 활동해오고 있어요.
이치선 공동비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비대위 첫 토론회에서는 채효정 강원녹색당 임시공동운영위원장과 한재각 녹색당 비상대책위원이 발제자로, 황정화 전 대구녹색당 운영위원장과 미류 체제전환운동 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나경채 전환 집행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와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체제 전환 운동의 필요성 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 비대위 토론회 자료집 보러 가기 : 클릭
토론회는 이어질 예정입니다. 한국 정치의 위기, 진보 정치와 녹색당의 위기가 초래된 현시점에서 체제 전환 정치를 일궈갈 녹색당의 언어를 어떻게 찾아갈 것인지 당원님들의 더 적극적인 관심과 활발한 참여를 당부드려요!
7. 17 <문명의 끝에서> 공동체영화상영회_순천 저전나눔터
전남녹색연합에서 마련한 ‘탈석탄! 탈핵발전소! 2024 탈탈 기후 영화제’ 첫 상영작인 <문명의 끝에서> 상영회가 지난 7월 17일(수), 순천 저전나눔터에서 열렸어요.
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문명의 끝에서>는 매일 수백만 톤씩 쏟아지는 쓰레기의 처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전 녹색당원이기도 한 임기웅 감독의 작품입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쓰레기 처리 문제와 생태 환경을 다룬 영화이다 보니 상영회장에는 미리 약속이나 한 듯이 순천 당원들을 비롯하여 고흥, 여수, 광양 등 인근 지역 당원들이 함께했습니다. 관련하여 조만간 전남녹색당에서도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면 좋겠습니다.^^
‘2024 탈탈 기후 영화제’는 9월까지 이어집니다. 8월 14일엔 광양의 용강도서관에서 <고래와 나>를, 9월 4일에는 <서바이벌 패밀리>를 순천의 저전나눔터에서 상영한다고 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문의 : 전남녹색연합(010-8006-9039)
[당원 인터뷰] 임서웅(완도)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완도 노화도에서 살고 있는 임서웅이라고 합니다. 군대 생활 빼고는 노화도에서 쭉 살고 있습니다. 과거, 지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52살에 ‘이러고만 살 필요가 있나’ 생각하며 과감히 일을 관두고 유자, 치자 농사를 지었고요. 지금도 쭉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서웅 님은 2012년 1월에 입당하셔서 올해로 입당하신 지 12년이 되셨어요! 어떻게 처음 녹색당에 입당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10년 넘게 녹색당원으로 함께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녹색당 입당 전부터 여러 시민운동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풀꽃세상, 아름다운재단, 그린피스, 국경없는의사회 등에요. 후원할 때의 마음은 ‘공익적인 곳에 기부하는 것으로 힘을 보태자’였습니다. 그러다 녹색평론에서 녹색당 창당 이야기가 나오고 어느 순간 ‘활동을 전문적인 운동가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구나. (직접) 행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녹색당에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든 지금은 앞으로 활동할 사람들을 위해 당비를 내면서 당에 남아있어요. 때때로 진보적인 운동성을 가지고 당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당 내부에 갈등이 생기면 노선을 수정하고 다른 당원을 설득하는 대신 탈당하고 이리로 저리로 몰려다니는 것을 보면서 아쉬울 때가 있어요.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진다기보다 이름만 다른 정당들이 생겨나는 거 같아서요. 기존의 것을 버리고 계속 떠나기만 한다면 영원한 방랑자가 될 수밖에 없다 생각하기도 하고요. 저는 당에 남아 당을 혁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들이 있었기 때문에 10년이 넘게 꾸준히 녹색당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완도에는 서웅 님까지 당원 4명이 살고 계신데요, 아직 당원분을 한 번도 못 만나보셨다고 들었어요. 지역에서 녹색당 이름으로 활동해보고 싶거나 관심 가는 사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대충 누가 당원인지 알 것도 같지만 완도가 섬으로 이뤄져 있고 각기 사는 곳도 다르고 연령층도 다르고 하니까 서로 만나자는 이야기도 안 해봤네요. 전남에서 소수정당 활동이 어렵다는 생각은 종종 듭니다. 전라도냐, 경상도냐, 민주당이냐, 국민의 힘이냐 가지고 편을 나누다 보니 정책 표방은 더더욱 어렵고요.
제가 노화도와 관련해 한 가지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혹시 납석(엽납석을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을 말하며 조각재 · 타일 · 유약 · 농약 등에 사용되며 곱돌이라고도 한다.)이라고 아십니까?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낼 때처럼 불을 피우는 곳에는 납석에서 나온 내화벽돌을 사용해야 해요. 노화도에는 그런 납석을 채석하는 노천 광산이 두 군데 있습니다. 민가하고 가까워 마을을 잠식해가며 돌을 파내고 있습니다. 발파 진동과 소음이 민가에도 전해지기도 하고요. 옛날에는 광산이 마을을 먹여 살렸는데 요즘은 자동화되어 그렇지도 않아요. 가공품이라도 지역에서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고요. 물론 주민들이 뭉치면 힘이 생기겠지만 광산 측에서 지역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교묘하게 포섭하고 있어요. 나중에 혹시라도 노화도에 오시면 노천 광산을 보여드릴게요.
노화도 노천 광산 '민경산업 노화도광업소' (출처: https://blog.naver.com/toads/20048322786)
녹색당 창당 12년 차, 기후위기와 차별・불평등은 날로 심각해지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시민은 늘었다지만 진보정당의 위기와 함께 녹색당도 당원 수와 당비가 줄고 시민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 상황입니다. 뭉근히 버티며 고군분투 중인 녹색당과 녹색당원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신다면요?
‘아직 우리의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정치 이슈는 윤석열 심판론이 뒤덮고 있고 녹색당은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꾸준히 명맥을 이어 활동한다면 앞으로는 더 성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쟁해서 ‘모든 것을 얻느냐, 잃느냐’는 식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데 꼭 필요한 생활정치를 바꿔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이 모여야 할 거 같아요. 녹색당도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끔 만들어가야 하고요.
누군가는 활동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당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비 배가 운동을 하면 저도 참여할 거예요.
서웅 님의 삶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제 삶의 다짐은 ‘세상에 대해 겸손하자’예요. 간혹 녹색당 한다고(녹색당 당원이라고) 하면 아주 강성이고 죽기 아니면 싸우고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세상에 대해 겸손하게, 아무렇지 않게 살려고 합니다.
서웅 님은 무엇을 하거나 어떤 상태일 때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일상 속에서 평온함과 행복감을 찾는 나름의 방법 또는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우선 적당한 노동을 해야 합니다. 적당한 운동도 하고요. 그 사이에서 고전을 읽는 것. 이것이 저의 방법이에요. 나이가 드니까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싫어지고… 혼자 노는 걸 잘해야겠더라고요. 고독도 즐길 줄 알아야 하고요. 나이가 들면 ‘하루는 긴데 일 년은 짧다’고 하거든요. 하루를 길지 않게 살려고 하니 이 방법이 참 좋더라고요. 오전에 적당히 노동하며 몸을 움직이고 씻고 책 읽으면서 정신적인 노동도 하고, 노동과 운동은 다르니까 운동도 하고요.
나이 듦에 관해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나이 듦 혹은 잘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이라든지 생각을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농사를 지으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농사를 짓다 보면 늘 온몸에 상처가 나요. ‘무엇이 상처를 입히냐’ 해서 살펴보면 죽은 나뭇가지가 상처를 입히더라고요. 사람이 지나가면 나뭇가지가 흔들리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산 나뭇가지는 유연한데 죽은 가지는 그대로 뻣뻣하게 있다가 꼭 몸에 생채기를 내더라고요. 죽어가는 나무나 저나 다 같은 존재라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가며 내가 하는 말로 살아있는 사람들한테 생채기를 내면 안 되겠다 생각해요. 그저 겸손하게 살려고 합니다.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네요. 남은 한 해 목표나 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교 경전에서 오복(五福)이라고 인간이 삶에서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복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고종명(考終命)’이라고 질병이나 고통 없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운이 있는데요, 이 고종명처럼 잘 죽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죽어야 잘 죽는 것인가’ 생각하고 살아요.
물론 지나간 것은 다 복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건강해서 노동도 할 수 있고, 공적인 단체에 기부도 좀 하고, 운동도 하고, 고전도 읽고… 모든 게 다 복을 타고 났죠. 이제는 고종명, 잘 죽을 것을 고민하며 살아야죠.
[✍️당원 에세이] | 이상직(구례)
구례 배꼽노리서 산다
우퍼들과 함께(맨 앞에 있는 이가 글쓴이)
올해는 비가 매일 쏟아붓지는 않는다. 작년엔 한 달 동안 끊임없이 내린 비 때문에 대봉감이 거의 다 떨어졌었다. 농약, 제초제, 비료 없이 친환경으로 12년째 짓고 있는데 제대로 수확을 해본 적이 없다. 올해는, 올해는… 해왔지만 해마다 안 되었다. 작년엔 감은 다 떨어졌지만 잎이 많이 붙어있던 걸 보면 친환경 방제가 효과가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올해는… 그래, 한 번 더 해보자. 그렇게 올해도 희망과 불안을 함께 안고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한편에선 온 산을 뒤덮었던 칡이 제법 잡혀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붙어가면서도 며칠 전 작업한 곳에서 멀쩡히 모습을 드러낸 칡을 보며 신음 또는 옅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코로나가 끝나고 작년부터 우퍼(wwoofer, 유기농 농사일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이 와 농장 일이 진척을 보이며 드디어 밭일을 시작하였는데 작물은 안 자라고 풀만 잘 자란다. 하하하, 이제 시작이야. 내년에 잘 지을 수 있어. 시행착오 하며 배우는 거지 뭐.
작년 11월에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연극공연을 올렸다. 그것도 1년 반을 연습해서.
“긴긴밤”, 제목 따라간다더니 정말 긴긴밤을 보내고서야 공연을 올릴 수 있었다. 작품은 감동적이었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 그리고 어린 펭귄의 바다를 향한 여정은 아프지만 따듯하였다. 1년 6개월의 시간을 견뎌준 어린 초딩 은반이, 사춘기 중딩 은솔이, 서울 생활을 접고 귀향한 시은이, 얼떨결에 또 덜미 잡힌 코뿔소 생김 그대로의 승호, 온몸을 불사르는 영호, 영혼은 소녀 그대로인 백발의 임순, 사옥 두 분 선생님, 처음 해보는 무대 작업을 눈 맑게 대들은 정인이, 막판에 원더우먼처럼 나타나 극의 분위기를 잡아준 소리…. 연극은 늘 그렇듯이 기적이었다. 올봄에 다시 올리고 싶었는데 몸을 다치는 뜻밖의 사고를 두 번 겪으며 마음을 접었다. 아쉬움이 있지만, 또 어쩌랴.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떤 힘을 얻고 인연을 만나 다시 올릴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이제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정유재란 시 3,500여 명의 구례 백성이 의병으로 나서 전몰하다시피 한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이들을 이끈 칠의사와 민중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 희곡 만드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사건과 이야기가 그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도록, 또 엘리트 중심의 역사로 치우치지 않도록 모두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제법 뿌듯하다. 극단 마을로서는 처음 작업해보는 공동 창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동료들과 존엄사를 다루는 연극을 9월에 올린다. 서울까지 가서 연습하고 공연 올리는 게 쉽지 않지만 간절한 마음이 나를 움직이게 하였다.
배꼽노리(농장 이름)엔 지난해 온 도치와 은샘에 이어 한 명의 인연이 더 생겼다.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아와 땀 흘리며 농사짓고 숲을 가꾸는 우리는 한솥밥을 먹으며 웃고 떠든다. 다들 도시에서 가져왔던 불안과 근심은 산들바람에 씻겨 나간 모양이다. 오랜 시간 꿈꾸고 그려왔던 공동체의 삶이 어린나무가 되어 자라고 있다. 고맙고 아름답고 힘이 난다. 일과 놀이, 삶과 예술이 함께하는 삶이 펼쳐져 나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우퍼든, 한국 우퍼든 바깥사람이 각각의 사연과 에너지를 가지고 농장을 방문하니 참 재밌고 좋다. 요즘 한국 우퍼들은 대개 여성인데 회사를 그만두고 오는 경우가 있다. 요즘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는 게 많이 힘들다는 걸 느낀다. 그들이 여기에서 생각도 바꾸고 힘도 얻어서 씩씩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신이 난다.
세상이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원시적 삶으로 살아가고 있다. 괜찮다. 곰곰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수록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고 세상과 단절하는 건 아니니 적당한 수익도 필요하다. 농사, 농산물 가공, 체험형 민박 등을 통해 알맞은 벌이는 해나갈 계획이다.
아! 우리 농장의 바탕을 이루는 네 가지가 있다. 자연, 농사, 예술, 철학이다. 영어로 “PAAN” 이라 부른다. Philsophy, Agriculture, Art, Nature. 이야기하다 보니 뭐가 많긴 한데 그만 줄여야겠다. 어쨌든 재미있게 잘 살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원하는 삶, 자립하는 삶,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 배꼽노리가 뭐지? 배꼽은 우리가 어머니로부터 이어진 흔적이다. 아무런 기능은 없다. 노리는 어디 부위를 얘기하는 옛말이다. 예를 들어 ‘관자노리’라는 말이 제법 쓰였는데 마찬가지로 “배꼽노리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친다.” 이런 말도 가능한 것 같다. 또 놀이(play-연극)의 옛말이다.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을 숲에서 하려고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친근한 배꼽을 생각하고는 이런저런 상상과 이야기를 붙여보았다.
[연재_우리 집엔 사람 같은 개, 여우 같은 개가 산다⑤] | 해와(장흥)
전쟁 같은 여름
가끔 동물과 함께 산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만 보니 여러 면이 다르다. 먼저, 아이를 키운다 한들 아이가 강아지들처럼 한결같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주진 않을 것 같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피곤해하든, 힘들어하든, 혼이 나든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기만 하면 한달음에 달려와 꼬리를 흔든다.
평생 밥을 챙겨줘야 한다. 아이는 성장해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때가 오지만 강아지들은 평생 밥을 챙겨줘야 한다. 육아를 한 20년 하는 건가. 가끔 나는 솔이에게 말한다. "솔이야 이젠 혼자 밥도 좀 차려 먹고 응? 목욕도 좀 하고 응? 설거지도 좀 하고 그래야지. 그래요, 안 그래요?"
틈틈이 산책을 시켜줘야 하는 일도 아이와는 다르다. 산책코스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하고 장마가 되면 산책 못 하는 것에 미안해지고 괜히 간식을 더 챙겨주게 된다. 특히나 솔이는 물을 극도로 싫어해서 비가 오면 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는데 키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구 드나든다. "키미야, 밖에 나갔다 왔으면 수건으로 좀 닦고 들어올 순 없겠니? 바닥에 물 봐라. 온몸에 빗물 잔뜩 묻히고 나한테 부벼대면 어쩌니, 언니 방금 씻었다잉?"
이 녀석들과 함께 지낸 지도 9년이 지나고 있고 솔이는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었는데 아직도 품 안에 파고드는 애기라는 것이 가끔은 믿기지 않는다.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점점 약해지고 아픈 곳이 생길까 마음 졸이게 된다. 아이의 9년과 강아지의 9년은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솔이는 9년 산 개 치고는 몹시 88하지만.
장마다. 아직도 천둥·번개를 무서워해서 밤에 같이 있자고 끙끙거리는 솔이가 신경 쓰여 새벽에 깨는 날이 잦아졌다. 키미는 심한 아토피 때문에 몸이 가려워서 아픈데도 계속 긁어대느라 깽깽 울며 긁어대는 여름밤이다.
"솔이야, 네가 지금 몇 살인데 아직도 천둥·번개를 무서워하는 거야, 그리고 키미 너, 가려우면 냉찜질도 좀 하고, 연고도 혼자 좀 바르고 그래야지. 니들이 지금 살아 온 세월이 얼만데 응?"
몇 시간 후면 출근해야 하는 새벽, 아이들 옆에 붙어 앉아 졸린 눈을 꿈벅이며 잔소리를 하고 있다. 녀석들은 더 이상 파고들 곳도 없는 옆구리를 계속 파고들고 있다. 내일도 비몽사몽으로 출근하겠구나. 전쟁 같은 여름이다.
* 이번 달로 ‘우리 집엔 사람 같은 개, 여우 같은 개가 산다’ 연재를 마칩니다.
5회에 걸쳐 반려견들과의 여러 가지 재미난 이야길 나눠준 해와 당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알립니다]
"우리 다시 호미를 들자!" 강좌가 열려요
폭우와 폭염으로 나라 안팎이 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임을 절감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와중에 이 상황과 시절에 관해 구체적으로 돌아보고 내다볼 유익한 자리가 마련됩니다.
기후재난 시대, ‘농생태로부터 시작하는 전환의 상상”을 함께 해보아요.
☞참여 신청하기: 클릭
되살이꽃 글방 7월 모임 이야기와 8월 모임 안내
내맡김의 달 7월 아침낭송은 <돈후앙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긴 장마에 빗소리 들으며 함께 읽기의 과정에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데요, 저는 아이와 애아범 저녁식사 챙기느라 저녁 글쓰기방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선지, 쓰기의 과정에는 소홀했던 티가 나서 후기가 늦었습니다. UCLA 인류학 대학원생이었던 카스타네다가 필드웍 삼아 멕시코 인디언 주술사 돈후앙을 만나 약초에 관한 전통지식을 수집하면서 선인장과 버섯을 통한 환각 상태를 체험하고 자신의 경험을 석사논문으로 제출한 책이기도 합니다. 일상적세계와 비일상적세계의 경계와 교훈을 탐구합니다. 이 책 이후에 작가는 <초인수업>과 <익스틀란으로 가는 길>이라는 책을 시리즈처럼 경험의 연속선상에 냈다는데 더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7/29부터는 바버라 킹솔버의 최근작 <데몬 코퍼헤드>를 읽습니다. 아침 여섯시마다 못되먹은 내면 아이의 세계로 함께 여행 떠나실 분은 010-4719-일오오팔로 연락주세요.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7월 모임 이야기와 8월 모임 안내
많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 기간에는 정글이 되어가는 밭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가도 조금은 선선해진 바람결에 ’여름이 정점을 찍고 가을을 보고 있구나‘ 생각하죠.
아직은 여름이 한창인 계절, 책 모임은 잘 흘러가고 있어요.
이번 달에는 정희진 님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을 6월 모임에 이어 다시 읽고 만났습니다.
이 책이 어렵다고 느껴지면서도 정말 흥미로운 이유는, 여성이 겪는 여성의 상황을 기존에 존재하던 언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 바로 ’여성의 언어‘로 해석한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정희진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무지를 깨고 배움으로 성장하는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이슈들을 바탕으로 젠더 권력의 모순을 짚어주고 있어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해요.
다가올 8월의 책을 소개합니다.
스테퍼니 스탈의 『빨래하는 페미니즘』입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정희진 작가의 추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겪는 공통의 경험은 ‘적다.’ 그러나 한 개인이 여성으로 간주되는 상황 탓에 겪게 되는 고통, 분노, 무기력, 희열, 깨달음, 욕망은 여기 다 적을 수 없는,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 그 자체로서 혼돈에 가까운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여성 문제(women’s problem)’는, 실상 사회와 남성의 문제이고 이것이 ‘여성 문제(women’s question)’의 본질이다.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에 이어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으며 페미니즘 공부에 집중해보기로 보기로 해요. 페미니즘은 ‘인문학의 정수’라 하죠. 모임에 관심 있는 분들, 환영합니다.
・ 일시 : 2024년 8월 27일(화) 11시 30분
・ 장소 : 장흥 정남진도서관 앞
・ 문의 : 수나(010-4855-1355)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8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8월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
・8월 11일(일) 저녁 6∼8시
・마실장 장옥(장흥군 용산면 인암길 4) 일대
* 마실장은 1・6일인 장흥 ‘용산오일장’ 장날과 주말이 겹칠 때 열립니다. 여름을 맞아 저녁에 열고 있어요.
‣ 우리들의 해방장
* 지난 주말에 있었던 7월 해방장 – 잘 마쳤어요. 바람에 실려오는 음악과 웃음이, 마주하는 서로가 정겹던 여름밤이었답니다. 8월엔 한 박자 쉬었다가 선선한 바람 불어올 9월에 만나요.
‣ 풀풀장
* 해방장날과 같은 날 낮에 열린 7월 풀풀장도 잘 마무리했답니다. 그간 다정한 장터가 되어준 ‘수나커피’와 벅차게 작별했어요. 어딘가에서 9월에 또 만나요.
* 올해 풀풀장은 ‘홀수달’마다 셋째 주 토요일에 열려요.
[탈핵텃밭에서 알려요!]이런 (탈)핵 용어⑦_경수로와 중수로
‘(탈)핵 용어에 관해 공부 좀 하고 싶은’ 당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관련 용어들을 하나씩 정리해가며 차근차근 알려드려요.
‣ 경수로와 중수로
산소(O)와 수소(H)가 결합하면 우리가 보통 쓰는 가벼운 물인 경수(H₂O)가 되고, 산소와 중수소(D)가 결합하면 무거운 물인 중수(D₂O)가 됩니다. 경수로는 냉각재와 감속재로 경수를 사용하고, 중수로는 중수를 사용합니다.
경수로에는 가압경수로와 비등형경수로가 있어요. 가압경수로는 가압기로 압력을 높여서 물을 액체 상태로 증기발생기에 보내면 증기가 열에너지를 전달받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비등형경수로는 증기발생기 없이 핵반응로와 냉각재(경수)가 직접 접촉하여 냉각재인 물을 증기로 바꿔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듭니다.
중수로는 감속재인 중수(D2O)가 중성자를 흡수하지 않으므로 천연우라늄 핵연료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천연우라늄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의 방사성 동위 원소인 U235의 비율이 0.72퍼센트로 많이 낮아서 연소 기간이 1년 정도로 짧아요. 따라서 핵연료를 자주 교환해주어야 하므로 사용 후 핵연료의 발생량이 경수로보다 약 4.5배나 많아집니다.
중수로 핵발전소인 월성 1~4호기를 제외한 남한의 모든 핵발전소는 (가압)경수로 핵발전소입니다. 세계 발전용 원자로의 약 80퍼센트가 경수로고, 7:3의 비율로 가압경수로가 비등형경수로보다 많답니다.
[놀라놀라 땡땡땡] 아이들과 비인간동물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린 이_시와(순천 송광면)
| 그린 이_산호(보성 벌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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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도 만나고 지역도 만날 수 있는 전남녹색당 소식지!
☞https://stib.ee/CPRD
"산 나뭇가지처럼 살리라"던 목소리, 우퍼들이 찾는 구례의 배꼽노리, 당원들의 얼굴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링크에서 만나보세요 ^^!
2024년 7월(제54호)
전남녹색당 안팎의 주요 소식, 당원 인터뷰 글과 에세이, ‘놀라놀라 글과 그림’ 등을 담아 전해 드려요.
7. 3 녹색당 비상대책위원회 토론회_온라인 ‘줌’
‘한국 자본주의 체제 변화와 진보정당 위기의 맥락에서 녹색당은 어떤 위기에 직면했는가’를 톺아보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7월 3일(수) 저녁 7시부터 약 두 시간에 걸쳐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6월 1일에 꾸려진 녹색당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우리 당이 처한 위기에 대한 진단, 창당 이후 12년 동안의 정치과정과 2024 총선 평가, 당의 진로와 과제를 수립하기 위해 활동해오고 있어요.
이치선 공동비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비대위 첫 토론회에서는 채효정 강원녹색당 임시공동운영위원장과 한재각 녹색당 비상대책위원이 발제자로, 황정화 전 대구녹색당 운영위원장과 미류 체제전환운동 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나경채 전환 집행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와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체제 전환 운동의 필요성 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 비대위 토론회 자료집 보러 가기 : 클릭
토론회는 이어질 예정입니다. 한국 정치의 위기, 진보 정치와 녹색당의 위기가 초래된 현시점에서 체제 전환 정치를 일궈갈 녹색당의 언어를 어떻게 찾아갈 것인지 당원님들의 더 적극적인 관심과 활발한 참여를 당부드려요!
7. 17 <문명의 끝에서> 공동체영화상영회_순천 저전나눔터
전남녹색연합에서 마련한 ‘탈석탄! 탈핵발전소! 2024 탈탈 기후 영화제’ 첫 상영작인 <문명의 끝에서> 상영회가 지난 7월 17일(수), 순천 저전나눔터에서 열렸어요.
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문명의 끝에서>는 매일 수백만 톤씩 쏟아지는 쓰레기의 처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전 녹색당원이기도 한 임기웅 감독의 작품입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쓰레기 처리 문제와 생태 환경을 다룬 영화이다 보니 상영회장에는 미리 약속이나 한 듯이 순천 당원들을 비롯하여 고흥, 여수, 광양 등 인근 지역 당원들이 함께했습니다. 관련하여 조만간 전남녹색당에서도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면 좋겠습니다.^^
‘2024 탈탈 기후 영화제’는 9월까지 이어집니다. 8월 14일엔 광양의 용강도서관에서 <고래와 나>를, 9월 4일에는 <서바이벌 패밀리>를 순천의 저전나눔터에서 상영한다고 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문의 : 전남녹색연합(010-8006-9039)
[당원 인터뷰] 임서웅(완도)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완도 노화도에서 살고 있는 임서웅이라고 합니다. 군대 생활 빼고는 노화도에서 쭉 살고 있습니다. 과거, 지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52살에 ‘이러고만 살 필요가 있나’ 생각하며 과감히 일을 관두고 유자, 치자 농사를 지었고요. 지금도 쭉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서웅 님은 2012년 1월에 입당하셔서 올해로 입당하신 지 12년이 되셨어요! 어떻게 처음 녹색당에 입당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10년 넘게 녹색당원으로 함께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녹색당 입당 전부터 여러 시민운동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풀꽃세상, 아름다운재단, 그린피스, 국경없는의사회 등에요. 후원할 때의 마음은 ‘공익적인 곳에 기부하는 것으로 힘을 보태자’였습니다. 그러다 녹색평론에서 녹색당 창당 이야기가 나오고 어느 순간 ‘활동을 전문적인 운동가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구나. (직접) 행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녹색당에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든 지금은 앞으로 활동할 사람들을 위해 당비를 내면서 당에 남아있어요. 때때로 진보적인 운동성을 가지고 당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당 내부에 갈등이 생기면 노선을 수정하고 다른 당원을 설득하는 대신 탈당하고 이리로 저리로 몰려다니는 것을 보면서 아쉬울 때가 있어요.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진다기보다 이름만 다른 정당들이 생겨나는 거 같아서요. 기존의 것을 버리고 계속 떠나기만 한다면 영원한 방랑자가 될 수밖에 없다 생각하기도 하고요. 저는 당에 남아 당을 혁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들이 있었기 때문에 10년이 넘게 꾸준히 녹색당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완도에는 서웅 님까지 당원 4명이 살고 계신데요, 아직 당원분을 한 번도 못 만나보셨다고 들었어요. 지역에서 녹색당 이름으로 활동해보고 싶거나 관심 가는 사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대충 누가 당원인지 알 것도 같지만 완도가 섬으로 이뤄져 있고 각기 사는 곳도 다르고 연령층도 다르고 하니까 서로 만나자는 이야기도 안 해봤네요. 전남에서 소수정당 활동이 어렵다는 생각은 종종 듭니다. 전라도냐, 경상도냐, 민주당이냐, 국민의 힘이냐 가지고 편을 나누다 보니 정책 표방은 더더욱 어렵고요.
제가 노화도와 관련해 한 가지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혹시 납석(엽납석을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을 말하며 조각재 · 타일 · 유약 · 농약 등에 사용되며 곱돌이라고도 한다.)이라고 아십니까?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낼 때처럼 불을 피우는 곳에는 납석에서 나온 내화벽돌을 사용해야 해요. 노화도에는 그런 납석을 채석하는 노천 광산이 두 군데 있습니다. 민가하고 가까워 마을을 잠식해가며 돌을 파내고 있습니다. 발파 진동과 소음이 민가에도 전해지기도 하고요. 옛날에는 광산이 마을을 먹여 살렸는데 요즘은 자동화되어 그렇지도 않아요. 가공품이라도 지역에서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고요. 물론 주민들이 뭉치면 힘이 생기겠지만 광산 측에서 지역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교묘하게 포섭하고 있어요. 나중에 혹시라도 노화도에 오시면 노천 광산을 보여드릴게요.
노화도 노천 광산 '민경산업 노화도광업소' (출처: https://blog.naver.com/toads/20048322786)
녹색당 창당 12년 차, 기후위기와 차별・불평등은 날로 심각해지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시민은 늘었다지만 진보정당의 위기와 함께 녹색당도 당원 수와 당비가 줄고 시민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 상황입니다. 뭉근히 버티며 고군분투 중인 녹색당과 녹색당원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신다면요?
‘아직 우리의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정치 이슈는 윤석열 심판론이 뒤덮고 있고 녹색당은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꾸준히 명맥을 이어 활동한다면 앞으로는 더 성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쟁해서 ‘모든 것을 얻느냐, 잃느냐’는 식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데 꼭 필요한 생활정치를 바꿔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이 모여야 할 거 같아요. 녹색당도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끔 만들어가야 하고요.
누군가는 활동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당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비 배가 운동을 하면 저도 참여할 거예요.
서웅 님의 삶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제 삶의 다짐은 ‘세상에 대해 겸손하자’예요. 간혹 녹색당 한다고(녹색당 당원이라고) 하면 아주 강성이고 죽기 아니면 싸우고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세상에 대해 겸손하게, 아무렇지 않게 살려고 합니다.
서웅 님은 무엇을 하거나 어떤 상태일 때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일상 속에서 평온함과 행복감을 찾는 나름의 방법 또는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우선 적당한 노동을 해야 합니다. 적당한 운동도 하고요. 그 사이에서 고전을 읽는 것. 이것이 저의 방법이에요. 나이가 드니까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싫어지고… 혼자 노는 걸 잘해야겠더라고요. 고독도 즐길 줄 알아야 하고요. 나이가 들면 ‘하루는 긴데 일 년은 짧다’고 하거든요. 하루를 길지 않게 살려고 하니 이 방법이 참 좋더라고요. 오전에 적당히 노동하며 몸을 움직이고 씻고 책 읽으면서 정신적인 노동도 하고, 노동과 운동은 다르니까 운동도 하고요.
나이 듦에 관해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나이 듦 혹은 잘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이라든지 생각을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농사를 지으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농사를 짓다 보면 늘 온몸에 상처가 나요. ‘무엇이 상처를 입히냐’ 해서 살펴보면 죽은 나뭇가지가 상처를 입히더라고요. 사람이 지나가면 나뭇가지가 흔들리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산 나뭇가지는 유연한데 죽은 가지는 그대로 뻣뻣하게 있다가 꼭 몸에 생채기를 내더라고요. 죽어가는 나무나 저나 다 같은 존재라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가며 내가 하는 말로 살아있는 사람들한테 생채기를 내면 안 되겠다 생각해요. 그저 겸손하게 살려고 합니다.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네요. 남은 한 해 목표나 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교 경전에서 오복(五福)이라고 인간이 삶에서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복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고종명(考終命)’이라고 질병이나 고통 없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운이 있는데요, 이 고종명처럼 잘 죽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죽어야 잘 죽는 것인가’ 생각하고 살아요.
물론 지나간 것은 다 복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건강해서 노동도 할 수 있고, 공적인 단체에 기부도 좀 하고, 운동도 하고, 고전도 읽고… 모든 게 다 복을 타고 났죠. 이제는 고종명, 잘 죽을 것을 고민하며 살아야죠.
[✍️당원 에세이] | 이상직(구례)
구례 배꼽노리서 산다
우퍼들과 함께(맨 앞에 있는 이가 글쓴이)
올해는 비가 매일 쏟아붓지는 않는다. 작년엔 한 달 동안 끊임없이 내린 비 때문에 대봉감이 거의 다 떨어졌었다. 농약, 제초제, 비료 없이 친환경으로 12년째 짓고 있는데 제대로 수확을 해본 적이 없다. 올해는, 올해는… 해왔지만 해마다 안 되었다. 작년엔 감은 다 떨어졌지만 잎이 많이 붙어있던 걸 보면 친환경 방제가 효과가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올해는… 그래, 한 번 더 해보자. 그렇게 올해도 희망과 불안을 함께 안고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한편에선 온 산을 뒤덮었던 칡이 제법 잡혀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붙어가면서도 며칠 전 작업한 곳에서 멀쩡히 모습을 드러낸 칡을 보며 신음 또는 옅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코로나가 끝나고 작년부터 우퍼(wwoofer, 유기농 농사일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이 와 농장 일이 진척을 보이며 드디어 밭일을 시작하였는데 작물은 안 자라고 풀만 잘 자란다. 하하하, 이제 시작이야. 내년에 잘 지을 수 있어. 시행착오 하며 배우는 거지 뭐.
작년 11월에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연극공연을 올렸다. 그것도 1년 반을 연습해서.
“긴긴밤”, 제목 따라간다더니 정말 긴긴밤을 보내고서야 공연을 올릴 수 있었다. 작품은 감동적이었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 그리고 어린 펭귄의 바다를 향한 여정은 아프지만 따듯하였다. 1년 6개월의 시간을 견뎌준 어린 초딩 은반이, 사춘기 중딩 은솔이, 서울 생활을 접고 귀향한 시은이, 얼떨결에 또 덜미 잡힌 코뿔소 생김 그대로의 승호, 온몸을 불사르는 영호, 영혼은 소녀 그대로인 백발의 임순, 사옥 두 분 선생님, 처음 해보는 무대 작업을 눈 맑게 대들은 정인이, 막판에 원더우먼처럼 나타나 극의 분위기를 잡아준 소리…. 연극은 늘 그렇듯이 기적이었다. 올봄에 다시 올리고 싶었는데 몸을 다치는 뜻밖의 사고를 두 번 겪으며 마음을 접었다. 아쉬움이 있지만, 또 어쩌랴.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떤 힘을 얻고 인연을 만나 다시 올릴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이제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정유재란 시 3,500여 명의 구례 백성이 의병으로 나서 전몰하다시피 한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이들을 이끈 칠의사와 민중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 희곡 만드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사건과 이야기가 그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도록, 또 엘리트 중심의 역사로 치우치지 않도록 모두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제법 뿌듯하다. 극단 마을로서는 처음 작업해보는 공동 창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동료들과 존엄사를 다루는 연극을 9월에 올린다. 서울까지 가서 연습하고 공연 올리는 게 쉽지 않지만 간절한 마음이 나를 움직이게 하였다.
배꼽노리(농장 이름)엔 지난해 온 도치와 은샘에 이어 한 명의 인연이 더 생겼다.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아와 땀 흘리며 농사짓고 숲을 가꾸는 우리는 한솥밥을 먹으며 웃고 떠든다. 다들 도시에서 가져왔던 불안과 근심은 산들바람에 씻겨 나간 모양이다. 오랜 시간 꿈꾸고 그려왔던 공동체의 삶이 어린나무가 되어 자라고 있다. 고맙고 아름답고 힘이 난다. 일과 놀이, 삶과 예술이 함께하는 삶이 펼쳐져 나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우퍼든, 한국 우퍼든 바깥사람이 각각의 사연과 에너지를 가지고 농장을 방문하니 참 재밌고 좋다. 요즘 한국 우퍼들은 대개 여성인데 회사를 그만두고 오는 경우가 있다. 요즘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는 게 많이 힘들다는 걸 느낀다. 그들이 여기에서 생각도 바꾸고 힘도 얻어서 씩씩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신이 난다.
세상이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원시적 삶으로 살아가고 있다. 괜찮다. 곰곰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수록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고 세상과 단절하는 건 아니니 적당한 수익도 필요하다. 농사, 농산물 가공, 체험형 민박 등을 통해 알맞은 벌이는 해나갈 계획이다.
아! 우리 농장의 바탕을 이루는 네 가지가 있다. 자연, 농사, 예술, 철학이다. 영어로 “PAAN” 이라 부른다. Philsophy, Agriculture, Art, Nature. 이야기하다 보니 뭐가 많긴 한데 그만 줄여야겠다. 어쨌든 재미있게 잘 살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원하는 삶, 자립하는 삶,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 배꼽노리가 뭐지? 배꼽은 우리가 어머니로부터 이어진 흔적이다. 아무런 기능은 없다. 노리는 어디 부위를 얘기하는 옛말이다. 예를 들어 ‘관자노리’라는 말이 제법 쓰였는데 마찬가지로 “배꼽노리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친다.” 이런 말도 가능한 것 같다. 또 놀이(play-연극)의 옛말이다.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을 숲에서 하려고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친근한 배꼽을 생각하고는 이런저런 상상과 이야기를 붙여보았다.
[연재_우리 집엔 사람 같은 개, 여우 같은 개가 산다⑤] | 해와(장흥)
전쟁 같은 여름
가끔 동물과 함께 산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만 보니 여러 면이 다르다. 먼저, 아이를 키운다 한들 아이가 강아지들처럼 한결같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주진 않을 것 같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피곤해하든, 힘들어하든, 혼이 나든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기만 하면 한달음에 달려와 꼬리를 흔든다.
평생 밥을 챙겨줘야 한다. 아이는 성장해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때가 오지만 강아지들은 평생 밥을 챙겨줘야 한다. 육아를 한 20년 하는 건가. 가끔 나는 솔이에게 말한다. "솔이야 이젠 혼자 밥도 좀 차려 먹고 응? 목욕도 좀 하고 응? 설거지도 좀 하고 그래야지. 그래요, 안 그래요?"
틈틈이 산책을 시켜줘야 하는 일도 아이와는 다르다. 산책코스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하고 장마가 되면 산책 못 하는 것에 미안해지고 괜히 간식을 더 챙겨주게 된다. 특히나 솔이는 물을 극도로 싫어해서 비가 오면 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는데 키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구 드나든다. "키미야, 밖에 나갔다 왔으면 수건으로 좀 닦고 들어올 순 없겠니? 바닥에 물 봐라. 온몸에 빗물 잔뜩 묻히고 나한테 부벼대면 어쩌니, 언니 방금 씻었다잉?"
이 녀석들과 함께 지낸 지도 9년이 지나고 있고 솔이는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었는데 아직도 품 안에 파고드는 애기라는 것이 가끔은 믿기지 않는다.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점점 약해지고 아픈 곳이 생길까 마음 졸이게 된다. 아이의 9년과 강아지의 9년은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솔이는 9년 산 개 치고는 몹시 88하지만.
장마다. 아직도 천둥·번개를 무서워해서 밤에 같이 있자고 끙끙거리는 솔이가 신경 쓰여 새벽에 깨는 날이 잦아졌다. 키미는 심한 아토피 때문에 몸이 가려워서 아픈데도 계속 긁어대느라 깽깽 울며 긁어대는 여름밤이다.
"솔이야, 네가 지금 몇 살인데 아직도 천둥·번개를 무서워하는 거야, 그리고 키미 너, 가려우면 냉찜질도 좀 하고, 연고도 혼자 좀 바르고 그래야지. 니들이 지금 살아 온 세월이 얼만데 응?"
몇 시간 후면 출근해야 하는 새벽, 아이들 옆에 붙어 앉아 졸린 눈을 꿈벅이며 잔소리를 하고 있다. 녀석들은 더 이상 파고들 곳도 없는 옆구리를 계속 파고들고 있다. 내일도 비몽사몽으로 출근하겠구나. 전쟁 같은 여름이다.
* 이번 달로 ‘우리 집엔 사람 같은 개, 여우 같은 개가 산다’ 연재를 마칩니다.
5회에 걸쳐 반려견들과의 여러 가지 재미난 이야길 나눠준 해와 당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알립니다]
"우리 다시 호미를 들자!" 강좌가 열려요
폭우와 폭염으로 나라 안팎이 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임을 절감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와중에 이 상황과 시절에 관해 구체적으로 돌아보고 내다볼 유익한 자리가 마련됩니다.
기후재난 시대, ‘농생태로부터 시작하는 전환의 상상”을 함께 해보아요.
☞참여 신청하기: 클릭
되살이꽃 글방 7월 모임 이야기와 8월 모임 안내
내맡김의 달 7월 아침낭송은 <돈후앙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긴 장마에 빗소리 들으며 함께 읽기의 과정에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데요, 저는 아이와 애아범 저녁식사 챙기느라 저녁 글쓰기방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선지, 쓰기의 과정에는 소홀했던 티가 나서 후기가 늦었습니다. UCLA 인류학 대학원생이었던 카스타네다가 필드웍 삼아 멕시코 인디언 주술사 돈후앙을 만나 약초에 관한 전통지식을 수집하면서 선인장과 버섯을 통한 환각 상태를 체험하고 자신의 경험을 석사논문으로 제출한 책이기도 합니다. 일상적세계와 비일상적세계의 경계와 교훈을 탐구합니다. 이 책 이후에 작가는 <초인수업>과 <익스틀란으로 가는 길>이라는 책을 시리즈처럼 경험의 연속선상에 냈다는데 더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7/29부터는 바버라 킹솔버의 최근작 <데몬 코퍼헤드>를 읽습니다. 아침 여섯시마다 못되먹은 내면 아이의 세계로 함께 여행 떠나실 분은 010-4719-일오오팔로 연락주세요.
페미니즘・소수자 읽기 7월 모임 이야기와 8월 모임 안내
많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 기간에는 정글이 되어가는 밭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가도 조금은 선선해진 바람결에 ’여름이 정점을 찍고 가을을 보고 있구나‘ 생각하죠.
아직은 여름이 한창인 계절, 책 모임은 잘 흘러가고 있어요.
이번 달에는 정희진 님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을 6월 모임에 이어 다시 읽고 만났습니다.
이 책이 어렵다고 느껴지면서도 정말 흥미로운 이유는, 여성이 겪는 여성의 상황을 기존에 존재하던 언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 바로 ’여성의 언어‘로 해석한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정희진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무지를 깨고 배움으로 성장하는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이슈들을 바탕으로 젠더 권력의 모순을 짚어주고 있어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해요.
다가올 8월의 책을 소개합니다.
스테퍼니 스탈의 『빨래하는 페미니즘』입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정희진 작가의 추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성으로서 겪는 공통의 경험은 ‘적다.’ 그러나 한 개인이 여성으로 간주되는 상황 탓에 겪게 되는 고통, 분노, 무기력, 희열, 깨달음, 욕망은 여기 다 적을 수 없는,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 그 자체로서 혼돈에 가까운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여성 문제(women’s problem)’는, 실상 사회와 남성의 문제이고 이것이 ‘여성 문제(women’s question)’의 본질이다.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에 이어 『빨래하는 페미니즘』을 읽으며 페미니즘 공부에 집중해보기로 보기로 해요. 페미니즘은 ‘인문학의 정수’라 하죠. 모임에 관심 있는 분들, 환영합니다.
・ 일시 : 2024년 8월 27일(화) 11시 30분
・ 장소 : 장흥 정남진도서관 앞
・ 문의 : 수나(010-4855-1355)
당원들이 꾸리고 참여하는 ‘대안 장’ 8월 일정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작물,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먹거리, 손수 제작한 아름다운 공예품 등을 사고팔고 나누고 교환하며 장을 꾸려갑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온 전남 곳곳의 대안 장 장터에서 열릴 8월 장날 일정을 알려드려요.
‣ 마실장
・8월 11일(일) 저녁 6∼8시
・마실장 장옥(장흥군 용산면 인암길 4) 일대
* 마실장은 1・6일인 장흥 ‘용산오일장’ 장날과 주말이 겹칠 때 열립니다. 여름을 맞아 저녁에 열고 있어요.
‣ 우리들의 해방장
* 지난 주말에 있었던 7월 해방장 – 잘 마쳤어요. 바람에 실려오는 음악과 웃음이, 마주하는 서로가 정겹던 여름밤이었답니다. 8월엔 한 박자 쉬었다가 선선한 바람 불어올 9월에 만나요.
‣ 풀풀장
* 해방장날과 같은 날 낮에 열린 7월 풀풀장도 잘 마무리했답니다. 그간 다정한 장터가 되어준 ‘수나커피’와 벅차게 작별했어요. 어딘가에서 9월에 또 만나요.
* 올해 풀풀장은 ‘홀수달’마다 셋째 주 토요일에 열려요.
[탈핵텃밭에서 알려요!]이런 (탈)핵 용어⑦_경수로와 중수로
‘(탈)핵 용어에 관해 공부 좀 하고 싶은’ 당원들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관련 용어들을 하나씩 정리해가며 차근차근 알려드려요.
‣ 경수로와 중수로
산소(O)와 수소(H)가 결합하면 우리가 보통 쓰는 가벼운 물인 경수(H₂O)가 되고, 산소와 중수소(D)가 결합하면 무거운 물인 중수(D₂O)가 됩니다. 경수로는 냉각재와 감속재로 경수를 사용하고, 중수로는 중수를 사용합니다.
경수로에는 가압경수로와 비등형경수로가 있어요. 가압경수로는 가압기로 압력을 높여서 물을 액체 상태로 증기발생기에 보내면 증기가 열에너지를 전달받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비등형경수로는 증기발생기 없이 핵반응로와 냉각재(경수)가 직접 접촉하여 냉각재인 물을 증기로 바꿔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듭니다.
중수로는 감속재인 중수(D2O)가 중성자를 흡수하지 않으므로 천연우라늄 핵연료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천연우라늄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의 방사성 동위 원소인 U235의 비율이 0.72퍼센트로 많이 낮아서 연소 기간이 1년 정도로 짧아요. 따라서 핵연료를 자주 교환해주어야 하므로 사용 후 핵연료의 발생량이 경수로보다 약 4.5배나 많아집니다.
중수로 핵발전소인 월성 1~4호기를 제외한 남한의 모든 핵발전소는 (가압)경수로 핵발전소입니다. 세계 발전용 원자로의 약 80퍼센트가 경수로고, 7:3의 비율로 가압경수로가 비등형경수로보다 많답니다.
[놀라놀라 땡땡땡] 아이들과 비인간동물들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