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처故김기홍 씨 성폭력 관련 입장문

녹색당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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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은 반反성폭력 입장을 명확하게 하며, 성폭력 가해고발인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공론화된 故김기홍 씨의 생전 성폭력 가해에 관련해 녹색당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발표합니다. 

먼저 가해고발인께서 긴 시간 여러 고민 끝에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게 된 경위 및 입장을 부족하나마 헤아리고 있으며, 받으신 고통과 상처에 대해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전합니다. 


가해고발인은 작년 2월 처음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당에 알렸고, 故김기홍 씨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사건을 공론화하는 것은 당시 가해고발인께서 원치 않으셨는데, 故김기홍 씨의 가해 사실을 둘러싼 논란이 트랜스젠더퀴어 혐오로까지 번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당무위원 및 성평등위원들이 이 사안에 대해 비공개로 논의했고, 가해고발인의 뜻을 반영해 녹색당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 행위를 중단하기로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녹색당, 제주녹색당, 경기 안양녹색당 등 각 지역에서 기획했던 추모 행사를 취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11월에 당직자가 녹색당 SNS에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게재함으로써 녹색당은 일관된 태도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가해고발인께 다시 한 번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하여 엄숙히 사과드립니다. 고인의 가해 사실은 드러나지 않은 채, 고인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는 상황 때문에 가해고발인은 내내 괴로움을 겪었고, 당은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습니다. 이는 녹색당이 그동안 견지해 왔던 반성폭력의 원칙을 스스로 위태롭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가해고발인과 다시금 소통하면서 당의 자세도 재정비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알립니다. 녹색당은 故김기홍 씨에 대한 추모를 공식적으로 중단합니다. 당직자가 공식석상에서 추모의 표현을 할 경우 당헌당규와 평등문화 관련 부속문서에 의거해 즉각 중단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당원이 녹색당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모를 행할 경우 온라인관리위원회와 공조해 제지하겠습니다. 故김기홍 씨의 이력과 경험이 만들어낸 서사가 그의 가해를 가리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당직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및 반성폭력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당내 성평등 교육 재정비 사업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완수하고 모든 당직자가 연1회 필수로 성평등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녹색당 정치인 故김기홍씨에 의한 성소수자 간 성폭력이 있었다는 사실과 녹색당의 대응 실패를 기록하고 교육내용에 포함시켜 이번 사건이 잊히지 않도록 하고 반성의 사례로 남기겠습니다. 


지속적인 문제의식의 환기를 위하여 녹색당의 성폭력 사건 대응을 점검하는 비판적 검토의 자리를 주기적으로 마련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故김기홍 씨의 가해 사례와 다른 고발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이에 관한 논의를 촉진시켜 문제의식이 휘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성평등위원회와 소수자인권위원회 등 당의 유관기구들이 협동하여 사건과 사건의 후과를 알리는 창구를 다양화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를 통해 반성폭력과 소수자 인권 정치를 함께 세워나가는 방안을 토의하는 공론장을 이어가겠습니다. 가해자의 서사를 낭만화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추모하지 않도록 녹색당 구성원들 간에 폭넓게 원칙을 공유해나가겠습니다.  


녹색당이 현재 연대하고 있는 트랜스젠더퀴어 인권 관련 연대체에 녹색당은 모든 종류의 성폭력에 반대하며 녹색당 구성원이 가해자인 경우에도 성폭력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힙니다. 향후 녹색당이 참여하는 연대체 혹은 연대하는 투쟁 현장에서 故김기홍 씨를 추모할 경우 명확한 반대의사를 표하고 항의하겠습니다.


故김기홍 씨의 삶에서 그를 존중하고 기억할 만한 면들을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성폭력 가해는 그것들로 덮을 수 없는 고인의 크나큰 잘못이었기에, 이를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녹색당은 앞으로도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참여하고 연대해나가는 동시에 성폭력 문제를 경시하지 않겠습니다. 녹색당이 모두에게 안전한 정치공동체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2월 28일

녹색당



(※피해 입으신 분이 직접 '가해고발인'으로 명기 요청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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