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두달간 12년 녹색당 정치활동 평가와 위기진단, 2024년 총평가, 진로모색 및 과제를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기반으로 8월 한달간 지역순회간담회를 진행합니다. 간담회자료(다운로드) 지역순회간담회를 통해 지역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여 비대위 최종보고서에 다양한 당원들의 토론결과를 반영하고자 합니다. 각 지역간담회 녹취자료를 기반으로 토론내용을 요약하여 게시판에 차례대로 업로드하겠습니다. 관련한 문의사항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경북북부간담회 녹취요약_0825
발제, 토론 1,2 (12년 정치활동 평가, 총선평가)
● 참가자 : 11페이지에 ‘가부장적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주로 남성 당원에 의한 초기에 경험했던 능력 있고 헌신적인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요청, 기대로 인해서 대표 역할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라고 써져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
● 참가자: 당원으로 활동한 지 10년이 되었다. 처음 활동 시작할 때는 지역 조직도 잘 되어 있었고 당원들도 적극성을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대표단이 무너지고 당이 위기가 찾아오면서 우리가 그 과정에서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당원들의 마음이 식은 것 같다. 지금 와서는 당원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정치 영역에서도 제대로 이슈를 짚지 못하는 것 같다.녹색당이 매번 총선마다 3%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녹색당을 아는 사람들이 투표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거대 양당의 소식만 실리는 언론지형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우리 녹색당도 관심거리를 짚고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너무 보이지 않는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도 조금씩 녹색당의 득표율, 지지율이 올라가길 바라는데 주변인들은 코웃음 치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주변에서 녹색당이 ‘녹색스럽게’ 가야지 녹색정의당은 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냥 의석 하나 얻기 위해 여기 붙고 저기 붙는 식 아니냐는 지적들도 직접적으로 들었다. 간혹 과거에 녹색당 활동을 했던 사람들과 연락을 해보면 녹색당에 대한 기대보다는 안좋은 이야기, 녹색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만 들린다. 녹색당이 무언가 하나라도 잡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게 없으니 이제 당원들도 당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없어진거같다. 지역에 활동 소식을 공유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의 무관심이다. 오늘처럼 선거 이후에 토론하고 평가하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미리 토론하고 잘 해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왜 선거하기 직전에 3개월 전에 조직되고 발등에 불떨어진 것처럼 10년을 해온 것 같다.
● 참여자: 입당한지 2년도 채 안 된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녹색당 12년을 짚는 것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신입당원 입장에서는 피로감을 준다. 자칫하면 거대 양당이 형체 없는 '000정신'을 부르짓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총선에 있어서는 선거연합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자체가 리스크를 지는 것인데, 단순히 결과가 안좋았으니 실패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쟁점 6 비례후보선출 부분은 사실상 허승규 위원장 개인의 이야기와 구분해서 논할 수 없다. 녹색당 단독 총선이 아닌선거연합정당 비례대표 2번이므로 교호순번제에 어긋나지 않고, 녹색당내에서도 여성 후보가 추천됐으며, 토론과 당원투표까지 거친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와서 논의 과정이 부실했다며 남성 후보(허승규)의 출마를 당내 민주주의, 정체성, 노선 같은 심각한 문제들과 동일 선상에서 비판하는건 안타깝고 불쾌하다. 경북, 안동 지역당 입장에서는 중앙당에 지역의 가장 큰 인재를 위로 올려보낸 건데, 돌아오는 평가가 웬 남성이 출마했냐는 식으로 읽힌다.
쟁점 후반부에는 당내 민주주의가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총선, 대선과 같은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문제는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것이 아닌, 연합 결정 이후에도 당원들 사이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나왔던 것이 더 지적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 참여자: 하나 짚고 싶은 것이 있다 . 어쨌든 우리가 토론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역당과 전국당 모두 허승규 후보의 역할에 대해 중요성을 알고 애정이 있음을 인식하고 이 평가를 대했으면 좋겠다. 비대위가 허승규 후보 개인을 문제삼고 이러한 평가를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 당은 계속 여성 리더십에 대한 강조와 이를 찾아내는 것을 중요시 생각했고, 그러한 여성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문제적인 평가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활동 평가에 있어서 그동안 전국당 대표 권한 강화가 전국당 차원 이벤트 사업을 계속 만드는 것으로 오용되어왔다고 생각한다. 과거 공동대표나 당무위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당 사무처 조직팀이 사실상 전국 단위 기획 담당을 했었는데, 이러한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작년에 녹색당이 세계녹색당 총회, 핵오염수 방류 저지 투쟁, 강서구청장 선거 등 큰 규모의 일들을 해왔는데 그것들을 시민들의 지지로 이끌어내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당의 조직적 역할을 담보해 줄 전국사무처 조직팀 활동가가 사실상 부재했던 상황이 아쉽다. 그리고 정체성의 위기 부분에서 사회운동적 역동보다는 제도 정치 지향 압도를 짚었는데, 이에 대해선 고민이 있다. 어찌보면 다수 당원들은 선거연합을 해서라도국회에 가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당 내에서 이 사이에 불일치가 있는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 참여자: 12년도 창당 멤버다. 당시 대구에서 창당대회를 할 때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은 다 떠났다. 개인적으로 그 사람들이 다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인데, 녹색당 안에서 그 사람들의 역량을 담아내지 못하고 분란 속에서 떠나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 이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결국 녹색당이 초심을 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대표적으로 농민 문제를 많이 얘기했었다. 소농의 문제라던지, 농민 기본소득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느 시기를 지나며 우리가 지향할 바를 잃어버리니 농민 당원들도 다 떠나버렸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표를 얻거나 원내진입을 하는 것보다 녹색당이 녹색당다운 모습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선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는 선거연합 반대 입장이었다. 정의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연합을 하는 것이 맞는가 생각했었는데, 비례 2번이 할당된다는 말을 듣고, 허승규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희망을 걸었다. 그리고 선거연합 과정에서도 절차적으로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득율 3%를 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정의당과 선거운동을 하면서 원내정당을 오래 한 정당에게 선거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당원들끼리 잘 못해도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반목하지 말고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비대위: 공감이 되는 말씀들이다. 총선때 선본에서 활동하면서 나도 선거연합에 반대하고 보이콧하는 움직임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녹색당은 강령에서부터 다양성과 소수의견을 존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당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다른 당들의 모습을 보며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녹색당의 문화가 오히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비례대표 교호순번제 문제에서는 마찬가지로 누군가에 대한 공격으로 읽히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분이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총선 평가의 큰 맥락 속에서 우리가 너무 무리하게 선거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당은 작년 하반기 선거연합을 통한 원내진입으로 총선 전략의 가닥을 잡았을 때까지도 국회에 누구를 보내야 하는지 가닥을 잡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듯이 그때도 사람이 없었다. 비례 선거제도도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란이 있었다. 이후 선거제 유지가 결정되고 비례 2번 할당이 결정된 상황에서 허승규 위원장이 출마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허승규 위원장이 후보로 출마하게 된 것도 무리한 선거추진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꾸준히 기초의원에 출마하며 당선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이 사실상 허승규 위원장 뿐이었는데, 전국당에서 제도권 정치 돌파를 위해 리스크가 있는 선거에 차출한 것 아닌가.
당이 제도권 정치, 원내진입에 대한 압박감에 너무나 쏠려있었다고 생각한다.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왜 정의당과 연합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나 명분, 서사가 부족했다. 이 연합이 당원들을 설득했던 것이 녹색당이 국회에 가야한다 라는 말 이외에는 없었고, 안타까운 지점이다. 그리고 선거연합을 통해 정의당에게 배웠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 있었고 토론도 해보았지만 이를 당의 평가로 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이러한 경험이 당의 공통된 경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선 전국당의 경험, 지역당의 경험이 다르다. 그리고 지역당도 어느 지역당은 평소에 정의당과 연대해오며 총선 시기에도 정의당의 지역구 선거에 결합한 지역도 있지만, 어느 지역은 의제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총선기간 서로 협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난감함이 있는 지역도 있었다. 결국 정의당에게 선거에 대해 배웠다는 것은 당의 성과가 아닌 개인들의 경험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당원들이 애정을 가지고 함께하고 있는데, 당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으며 지난 몇 년동안 중앙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우리를 압도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 점에서 이번 비대위를 통해 당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 비대위: 가부장적 리더십에 대해서 맥락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당대표 선출에 매번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말하고 싶다. 20년 총선 이후 당대표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21년 7월 공동대표를 선출했지만 23년도 이후 계속 당대표 사퇴, 임기만료 이후 임시대표제가 일상화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 재정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대표 활동비가 월 200만원인데, 당이 일상적 적자 상태가 반복되면서 이 활동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항상 활동비를 반납하는 것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대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당대표를 하려면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활동비 200만원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 당대표를 할만한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을 짚고 싶었다. 그리고 ‘가부장적 리더십’이라 했을 때는 주로 과거 창당부터 당을 이끌었던 리더십을 염두해 두고 말한건데, 지금도 고민스러운 지점들이 많다. 활동비를 받지 않고 당에 헌신하는, 이 헌신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당을 이끄는 리더십을 우리가 구축할 필요가 있는지, 이게 또 가능한 일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서 당무위 구성도 월 100만원에 부대표직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향후 당의 리더십을 만드는 조직 구조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당무위의 경우 전국당에서 호선하여 실무 집행보다는 전국당과 지역당 사이 당무 협의를 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안을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당이 가져온 리더십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뼈아픈 이야기가 당이 방향을 잃었다는 지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사회가 더욱 위기에 빠질 때,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녹색당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녹색당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준비를 갖추고 있는지,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 보수 양당까지도 기후위기를 해결한다는 정책을 얘기하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녹색당의 해법은 이겁니다, 라고 말하고 그것을 위해 우리가 정치기획과 운동을 하고 있는지, 가장 중요한 위기가 이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활동을 지역당 차원에서 힘을 모아나가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후생태위기라고 하는 것이 시민들의 살림살이, 시민들의 삶과 불평등 문제와 떨어진 것이냐, 녹색당과 같은 생태주의 정당은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 우리의 방향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 강령에 사회적 삶의 기본적 필요, 그러니까 에너지, 주거, 교통, 보건, 의료, 먹거리, 정보 접근권 등등이 인권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강령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 강령에서부터 우리는 생태 문제를 고려할 때 시민들의 살림살이 역시 두루두루 살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 공공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 강령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발제, 토론 3 (과제와 진로) + 종합토론
● 비대위: 제안에 관련하여, 과거 혁신위 문서를 살펴봤었다. 당시에 굉장히 좋은 제안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제안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당내에서 변화를 위한 좋은 제안과 의견들은 항상 많았지만 그것을 실현할 여력의 부재가 계속되어왔다.
이런 점에서 비대위에서는 정말 작은 것 하나라도, 당장의 여력 하에서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필요하겠다 생각했었다. 그런 점에서 비대위가 제안 내용에 대해 먼저 앞서 나가서 내용을 얘기하기보다는, 방향성과 몇 가지 예시를 잡고 당원님들에게 의견을 여쭙는게 맞는 방향이겠다 생각해서 이렇게 준비했고, 그래서 어찌보면 구체성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당원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을 부탁드린다.
● 참여자: 정치 노선을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체제, 동맹 이런 표현에 대해 어색함이 있는데, 표어 이후에 실제 각론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얘기했을 때 지금 경북녹색당에서 하는 일들과 맞닿는 지점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공감했다. 특히 우리가 먼저 의제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 인상이 깊었다. 과거에 인조 잔디 발암물질 문제에 대해 녹색당이 주도했던 역사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찾으면 좋겠고, 자료집 예시로 나온 공공교통 이야기도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정치 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내용이 녹색당이 통일감 있게 무언갈 추진하자는 이야기로 읽힌다. 그런데 활동 역량을 지역당 중심으로 가면 오히려 통일감 보다는 지역당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 아닌가. 그러니깐 당의 정치 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과 지역당의 활동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서로 아귀가 안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공공교통이라던지 지역에서 의제를 찾고 이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결국 지역에 많은 친민주당 단체와 민주당 관계자, 의회와 협업을 해야 하는 지적이 분명히 생길텐데 이런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 비대위: 위 의견에 대해서도 비대위에서 고민들이 있었다. 우선 더 많은 의견들 받은 뒤 이야기해나가면 좋겠는데, 어떤 이야기여도 좋으니 더 말씀하실 분 부탁드린다. 가령 강원녹색당 간담회에서는 이런 얘기가 있었다. 예시로 든 공공교통에 대해 농촌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공공교통이 이뤄질 수 없다. 지금의 공공교통 의제가 너무 도시 중심적이고, 농촌에서는 다른 방식의 이동권 설계가 필요하다, 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렇듯 굉장히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 참여자: 아까부터 당원들의 피로감이나 회의감, 다양한 의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쩌면 이것이 사람들이 기후에 대한 생각, 지구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문제를 보는 일에도 너무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가면, 만약 안동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 낙동강 문제가 있다. 우리는 기후에 관심 없고 먹고살기 힘들다는 시민들까지 설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대안도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일률적 가치와 슬로건만으로는 그걸 다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강원도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최근에 강원도 갈 일이 있었다. 생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집에서 나오는 일반 쓰레기는 다 소각하는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마을에 쓰레기차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서 녹색당이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목소리를 듣고 대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이분들이 녹색당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분들이 아니다. 녹색당과 가깝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이 깊으신 분들이다. 당원은 아니지만 우리와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웃들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여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평가에 나온 것처럼 녹색당이 그동안 돈 없고, 사람 없고, 권력의지 없는 3무 상태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은 더욱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을 내리는 것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으면서, 동시에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린다고 해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시해 주신 방향이나 비전, 예시로 나온 활동가대회 정례화, 지역에 있는 활동가 네트워킹, 사무처 역량 강화 등 다 너무 절실한데 그래서 계속 이걸 어떻게 할 것인데, 라는 생각이 반복된다.
● 참여자: 당원들이 의지가 없으니 당에도 동력이 생기지 않는 상황같다.
● 비대위: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이 우선 우리를 둘러싼 현실도 너무 다양하고, 그리고 이 현실을 바꾸자고 모인 우리 당원들도 너무 다양하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통일된 노선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 하나, 그리고 하나는 당의 위기상황임을 공감하면서도 우리가 이를 돌파하자는 제안들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회의감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것 같다. 아무래도 실제 지역에서 활동하고 부딪히는 당원 여러분들의 고민들이 있는 것 같다. 당원들의 의지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뼈아프지만 그래도 지금 여기 당원들이 모인 것처럼 지금 남아있는, 활동의지가 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하자는 제안이다. 일요일 주말 오후에 당의 진로에 대한 토론을 위해 나와준 당원들이 있음에 희망을 느낀다.
그리고 하나가 통일된 노선인데,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단 지금 제안한 노선이 구체적 수준의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공성’이라고 했을 때도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내용이 다를 것이다. 그 점에서 오히려 정치 노선이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기에 대해서 일단 비대위의 제안과 맥락을 설명드리자면 우선 정치의 공간을 중앙에서 지역으로 옮기자는 말이었다. 그런데 중앙은 하나지만 지역은 여러 곳 아닌가. 그 점에서 비대위가 하나의 뾰족한 안을 내고 이것 하나만 가지고 한점돌파를 해보자는 맥락은 아니었다.
비대위에서는 방향성 정도를 제시하고 이것을 지역당 차원에서 해석하고 지역당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해나가자는 것이다. 가령 여기 안동 같은 경우에는 버스타기 좋은 안동 이라는 이름으로 해온 공공교통 운동이 있고, 마포같은 지역에는 과거 지방선거 때 수리권 의제를 들고 나와서 공약화 했던 적이 있다. 이런 것 처럼 공공성에 기초한 생태평등사회 라는 방향성에 기반해서 각 지역별로 하고자 하는 의제를 잡고, 전국당은 그 과정에서 지역당들과 토론하고, 전국당이 가능한 만큼 지역당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즉 전국당이 하나의 의제를 제시해서 하향식으로 지역당이 수행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당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가능한 지역당은 이 방향성을 바탕으로 의제와 전략을 수립하여 정치를 해나가서, 결국 지역당 전략들의 합이 녹색당의 전략이 되게끔 하자는 것이 비대위의 제안이다.
물론 여기서 당연히 현재 우리 당력이 미약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능한 지역당부터 시작하자는 것이고, 제안에서 나와있지만 전국당도 가능한 여력 안에서 이를 촉진하고 지원할 역할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녹색당이 그동안 돈 없고 사람 없고 권력의지 없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매번 선거 때마다 출마하고 모금도 하고 조직기반 없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12년동안 해왔다. 이 자체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이것들이 당에 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선거때는 어딘가에서 출마하겠다는 사람, 선거운동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음 선거 가면 보이지 않는다. 녹색당에서 꾸준히 정치해나가는 사람이 여기 허승규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몇 없다. 그런 점에서 조직노선 마지막에 언급된 것처럼 녹색당 정치인들이 지속 가능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재정적으로도 모금 창구를 만든다거나 하는 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안들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받으면 다시 논의해야겠지만, 어쨌든 지금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 참여자: 계속 듣고 있었는데, 신입 당원으로서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단어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한 비대위의 설명을 듣고싶다. 그리고 원론적으로 녹색당 안에서 정치 참여에 대한 절실함이 없는 당원들이 적지 않다는 말을 지난 김찬휘 대표 왔을 때 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비대위의 생각을 듣고싶다. 그리고 김찬휘 대표가 왔을 때 녹색당이 중앙과 지역이 협의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안동녹색당에서는 비대위 구성 논의 때 녹색당이 비상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는 의견도 있었고 굳이 비대위가 구성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다른 정당처럼 퍼포먼스 식 비대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비대위에서 와서 설명해주시고 고민을 나눠주시며 저 문서를 보고 있자니 비대위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업을 미뤄가며 여기에 매진하고 계신걸까 하는 마음이 궁금하다. 오늘 나누는 이런 고민과 논의가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개인적인 생각과 반성이 드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당비수입 지표에서 17년도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나와있는데, 그때 당원들이 흔쾌히 당비를 냈던 마음은 어땠는지, 그 열정을 다시 가져올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7년도 녹색당이 어땠는지 모르는 입장에서 이전과 지금의 차이에 대해 와닿지 않고 공허한 느낌이 든다.
● 참여자: 반정당의 정당에 대해, 내가 가졌던 반정당의 정당의 이미지는 시민사회의 연대와 비슷한거같다. 그리고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자정과 돌봄보다는 비판과 문제찾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사실 문제는 당원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가 녹색당만의 문제인지 시민사회 전체의 문제인지 봐야한다. 그리고 돌봄과 자정을 이야기하는게 반정당의 정당같고 지금처럼 비판하고 문제를 찾는 모습이 오히려 정당같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정치노선과 현실적 목표 설정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리하게 원내진입을 추진했다, 지역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올해 입당한 입장에서 그럼 우리가 선거 밖에서만 활동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그런건 환경운동연합에서 하는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그리고 조직 노선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라는 표현을 보며, 녹색당 정도의 작은 규모에서 상호간 견제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계속 얼굴 보는 사람들끼리 당을 꾸리는데 그게 분리가 되는지 모르겠다.
● 참여자: 솔직히 말해 녹색정의당을 통해 원내진입 한다는 것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번 총선 자체 판이 짜여진 이슈가 우리가 끼어들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플랫폼 정당을 시도했다는 것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일요일 오후에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면서도, 오늘 자리가 얼마나 효율적일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고, 오늘 자리에 대해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 참여자: 그리고 선거를 같이 치룬 지역 당원들 중에서 선거 이후에 에너지가 다시 찬 사람 있고 아직 그러지 못한 사람이 있다. 선거 이후 빚이 생기고 모금하는게 고생인데, 빚이 생긴 것의 효용성 문제가 있겠지만 그래도 다들 고생하니깐 서로 격러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게 힘들기도 하고, 지금은 돌봄과 자정이 필요하지 상호 협력과 견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 참여자: 녹색당 전체는 잘 모르겠지만 안동녹색당만 보았을 때는 되게 희망적이라고 느낀다. 문서에서 ‘지역을 지키고 있는 활동가’ 한 마디에 꽂혔다. 그래도 나는 외롭지 않게 재밌게 활동하고 있다. 아까 얘기했던 제안 내용도 허승규님이 지역에서 하고 있는 일이고, 지금은 우리가 구름에 가려져있지만 언젠간 우리가 구름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조직화가 필요한데 정치인 허승규가 혼자 하기엔 많이 벅찬 일이다. 그래서 우리 당원들이 녹색당을 알리는 역할을 같이 해줘야 한다. 출마할 정치인이 없다면 희망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이를 위해선 지역에서 꿋꿋이 활동하는 정치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중앙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우선 지역에서는 당원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 지금은 탈당한 사람들도 분명 외로움이 있고 스스로 탈당했어도 어딘가엔 빈 구석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분들을 찾아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역당 차원에서 재정을 마련하고 지역당에 후원을 할 수 있거나 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다.
● 참여자: 오늘 이야기 들으면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계속 당원들을 만나고 두드려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말씀하실 때 일요일에 이만큼 사람이 모였다고 하셨는데, 이정도로는 만족 못한다. 예전에는 30명 넘게 공간이 꽉 차고 당원들도 의지와 열정이 있었다. 근데 지금은 당원들이 해도 안된다는 의기소침한 마음들이 생긴 것 같다. 나부터 지역당 당원님들 먼저 챙기고 인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정당이라는 정치집단인데,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추는 정치에 대해 잘 생각해야 한다. 어떤 이상이든 간에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선 우선 현재는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녹조 문제,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라던가 하는 현안에 대한 공부, 정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눈을 떠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이상적인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참여자: 녹색당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이 국제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아닌가. 네트워크가 얼마나 활발한진 모르겠지만 생태 문제, 바다 오염에 대한 문제들을 아울러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국제적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이상적인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은 원내에 있던 없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반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먼 길을 가는 마음으로 하면 좋겠다.
● 참여자: 지역당 차원에서 기초단위에 가까워질수록 돌봄과 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은 조직일수록 더욱 그렇다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전국당 차원으로 가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녹색당도 20년도 위원장단 사퇴 이후 겨우 세운 리더십이 6기 대표단이었다. 당내에 대표단에 대해 힘든 시기에 대표직을 맡아줬다는 감사함 컸다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그동안 전국위에서 6기 대표단을 바라보는 태도가 상당히 돌봄과 자정에 가까웠다 생각한다.
물론 전국위도 지역 조직이 무너진 상황에서 막중한 결정을 해야 했던 어려움도 있다. 그리고 전임 대표님이 항상 전국위 안건을 전원 합의로 처리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었고, 이것이 선거연합 과정에서도 당내 다양한 의견에 대해 전국위에서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원인 중 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국당은 큰 조직이다. 만 명 가까운 당원에 연간 집행 예산도 1억을 넘는다. 당연히 비판과 견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세계녹색당 총회, 선거연합 등 큰 사이즈의 사업을 진행해왔고, 그만큼 견제가 필요했지만 2020년 당이 위기를 겪은 이후 사람들이 서로 돌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애초에 녹색당 사람들이 비판과 견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참여자: 비대위 발제문을 보면서 고민되었던 지점들은 12년째 녹색당이 이런 문제를 허수아비 때리기 식으로 한다는 걱정이다. 지금 나온 이야기들 계속 해왔던 이야기들이다. 녹색당의 지금 위기는 좌표를 정교하게 찍는다고 풀릴 문제라기 보다, 문제 해결을 구체적으로, 실천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금 발언자님 말씀에서도 전국당과 지역당이라는 용어로 구도를 잡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흐리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료집에 지역당과 교육 사업 강화, 기후녹색운동 정치 세력화가 충분히 시도되지 않고 검토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거 12년째 해왔다.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성과가 낮은 것이다. 그리고 모험주의 정치 노선이라고 쓰여 있는데 창당 자체가 도박이었다. 실력 부족으로 성과가 안 나는 것을 모험주의라는 용어로 표현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그 다음 당내 공론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내 공론장의 체계가 부족한 것이지 공론장은 계속 있어왔다. 다만 다양한 의견을 모아질 수 있도록 하는 사무처 체계라던가 하는 것들이 비어 있었기 때문에 의견을 많이 내도 모아지지 않는 공허감이 있어왔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제도권 정치 진출에 매몰되어 반정당의 정당을 외면했다는 평가에 대해, 녹색당만큼 사회운동적인 정당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정치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12년 동안 준비되지 않는 몇몇 지방선거 사례 등 준비 부족과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 해서 나온 낮은 결과를 두고 제도 정치에 매몰되었다 하는 것은 자기반성적 결과를 가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원내 진출 우선론과 반신자유주의 연합정치 노선을 대비시켜서 문제를 진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가지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까 혁신위 얘기를 할 때 13가지 많은 제안을 했고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좋은 제안들이 있어도 제안들 사이에 우선순위가 있고 서로 상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비대위에서 얘기한 활동가 중심, 처우 개선을 하겠다는 것은 어느 조직이든 대의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당원들의 의사를 모아줄 전업 활동가를 육성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가치가 아닌 현실의 역량 배분에서 충돌할 수 있다. 활동가 처우 개선과 지역 당비 배분은 서로 상충한다. 과거에는 시도당 배분금 일부를 기초지역당 당비로 보냈었다. 기초지역당에 당비를 보내는 여부가 과연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요 쟁점인가. 되묻고 싶은 것은, 사무처 활동가 처우 개선을 위해선 다른 곳에 들어갈 돈이 상충이 된다. 지역당 강화를 위해 지역당 사무처장 인건비 체계를 만드는 일은 지역당 강화인가? 이건 전국당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니깐 지금 지역당이냐 전국당이냐 하는 구도가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단어는 상충된다. 그러니깐 어려운 지역을 도와주려면 자원을 모아서 유기적, 통합적 운영을 해야 된다. 16개 시도당이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모아야 한다. 근데 이것은 분권과 상충된다. 이 부분을 직시해야한다. 지역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오래 전부터 해온 말인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령 전업활동가에게 과거 다른 진보정당이 해온 것처럼 당이 생활비를 책임지려면 다른 배분금과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 리더십 문제도 청년 여성 대표를 세우려면 활동비라던지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당 재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재정의 우선 순위에 둬야 하지만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지역당도 부담을 함께 나눠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비대위 출범에 반대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전임 지도부에게 책임을 묻는 의견그룹이 있다면 본인들도 책임을 맡아야 하는데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지 않았다. 통합형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분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책임을 물을 거면 새로운 사람들이 당권을 맡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그림이 안 그려진다. 결국 몇 달 동안 문제제기와 토론을 했는데 실제로 달라지는건 회의적이다. 이것이 12년동안 녹색당에서 반복되온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비대위 이후 지역과 전국에서 구체적으로 녹색당의 가치를 만들게 하는 리더십이 있을까 했을 때 회의적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비대위원들이 어려운 과업을 맡고 곧 마무리가 된다. 지금까지 당에서 상처받은 사람이 너무 많다. 억울한 이들이 많다. 사람을 남길려는 노력이 부족했던게 아닌가. 역할과 노고에 비해, 책임과 평가는 많다. 역대 전직 리더십 중에 지금 당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적다. 많은 이들이 비판받고 떠났고 다시 녹색당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 이런 조직에서 누가 역할을 하려고 할까. 이런 것은 우리 조직이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비대위: 대학에서 활동하며 다른 정당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같은 정당이어도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말씀하신대로 녹색당은 속된 말로 창당 자체가 도박이었다. 사회운동에 조직적 기반이 없이 뛰어들고 12년째 왔다. 비슷한 맥락에서 선거 뛸 때마다 한 번 출마에 그치고 활동을 그만두는 일들이 반복되는게 우린 계속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한 번은 녹색당이 이러한 위기를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정당이라면 당연히 원내 진입을 우선시 해야한다는 말씀에 대해, 이번에도 위성정당 제안이 있었고, 우리도 이를 받았다면 원내진입이 확실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위성정당 불가라는 원칙을 세웠고 이를 거부하고 반대한 것이다. 나도 녹색당 국회의원을 정말 바라지만 민주당 위성정당을 거부한 것이 자랑스럽고, 정당이라면 원내진입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그 전에 우리 원칙을 지키고 ‘우리로써’ 원내진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비 배분 문제에 대해, 지금 당비 수입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당 최일선 활동가들에게 활동비를 보장하기 힘든 것이 맞다. 그리고 재정 분배의 무게 중심을 광역시도당, 지역당 배분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간다 할지라도 당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비대위에서 논의하고 검토 중인 것이, 당이 지금 재정에서 지역당 활동가들의 생계를 책임져줄 수 없다면 적어도 지역당에서 스스로 돌파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지구당처럼 지정후원금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비대위에 대해서, 녹색당이 갈등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떠나는 문제가 반복되고, 사람을 아껴야 하고 상처받은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상처받고 아껴야 할 사람들은 전임 대표단 뿐만이 아니라 당을 움직여온 사무처 활동가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도 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 비대위: 아까 반정당의 정당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말씀에 대해, 우선 비대위 자료집에서는 각주에 서술되어있다. 일단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말이 강령에 나오는 것인데, 강령은 대의민주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한다. 강령에서는 대의제가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정치가, 대의정치가 어떻게 사회운동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냐라는 문제고, 우리가 대의제 속에서 사회운동을 경시하고 대의정치의 한계 속에 매몰되면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관점이다. 원내진입을 위해서라도 사회운동의 지지와 역동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엔 원내진입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했을 때 민주노동당의 거대한 소수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소수 의석을 가지고 돌파했던 전략이 거대한 소수 전략인데, 입법 과제에 대해 의제의 당사자, 사회운동, 민주노동당, 의원실 4단위가 공고히 협력해서 돌파해내는 전략이고 대표적으로 골목상권 보호법 입법이라는 성공사례도 있다. 원내 소수 정당이 성공적인 입법 활동을 위해서는 사회운동과 결합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초선거, 기초의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떠한 조례를 만들고자 할 때, 녹색당 혼자만으로는 안 된다. 당연히 사회운동과 진보정당들과 연합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이는 기초의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기 안동에서는 이미 비대위의 제안대로 그렇게 실천을 해나가고 계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비대위는 앞으로 당 내에서 이런 지역의 활동들이 서로 공유가 되게 하고자 한다. 가령 수원녹색당에서는 공공교통 운동을 기획 중인데, 기초지역당만으로는 운동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어렵고 전국당의 지원이 필요한데, 전국당에서 정책 작업을 지원하거나 공공교통 운동을 하는 녹색당 내의 네트워크를 조직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비슷하게 혁신위 때 혁신안 중 하나로 풀뿌리 정치 지원단을 제안했었는데 잘 실행되지 못했다. 이제는 지역당이 의제를 잡고 운동을 기획해나가는 과정에서 전국당이 가능한 만큼 지원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선거평가와 노선 제안에서 풀뿌리 정치와 기초의회 선거를 강조한 것은, 원내진입을 위해 다른 당에 의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맥락도 있다. 세계적으로 녹색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경우가 없는데, 최근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이 대약진을 하고 있다. 영국도 선거제도가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인데,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이 전략지역구 네 곳에 다 당선자를 냈다. 그 바탕이 전략지역구를 녹색당 기초의회 당선자가 많은 곳을 찍은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녹색당은 전국당 정치를 통해서 원내 진입을 시도해오지 않았나. 이제는 우리의 정치 공간을 기초 지역으로 이동하자는 지향성을 분명히 하자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12년 동안 기초의원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분명 우리의 책임이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출마자가 1회 출마의 그친 것도 우리가 지금까지 지역 정치에 대해서 잘못 접근하고 있던 것 같다. 이 점을 비대위 기간동안 명확히 평가해서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하고자 한다. 그래서 기초 단위에서부터 정치가 잘 이뤄지고, 그렇게 쌓은 힘으로 총선에 뛰어들고 다양한 연합정치가 시도되면 좋겠다는 바람 속에서 비대위 활동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제 2030년대가 넘어가면 정말 본격적인 사회정치적 위기가 가시화될 것이라 생각하고, 녹색당이 그 위기를 돌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찬찬히 준비해나가면 좋겠다.
지역순회간담회를 통해 지역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여 비대위 최종보고서에 다양한 당원들의 토론결과를 반영하고자 합니다. 각 지역간담회 녹취자료를 기반으로 토론내용을 요약하여 게시판에 차례대로 업로드하겠습니다. 관련한 문의사항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북북부간담회 녹취요약_0825
발제, 토론 1,2 (12년 정치활동 평가, 총선평가)
● 참가자 : 11페이지에 ‘가부장적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주로 남성 당원에 의한 초기에 경험했던 능력 있고 헌신적인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요청, 기대로 인해서 대표 역할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라고 써져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
● 참가자: 당원으로 활동한 지 10년이 되었다. 처음 활동 시작할 때는 지역 조직도 잘 되어 있었고 당원들도 적극성을 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대표단이 무너지고 당이 위기가 찾아오면서 우리가 그 과정에서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당원들의 마음이 식은 것 같다. 지금 와서는 당원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정치 영역에서도 제대로 이슈를 짚지 못하는 것 같다.녹색당이 매번 총선마다 3%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녹색당을 아는 사람들이 투표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거대 양당의 소식만 실리는 언론지형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우리 녹색당도 관심거리를 짚고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너무 보이지 않는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도 조금씩 녹색당의 득표율, 지지율이 올라가길 바라는데 주변인들은 코웃음 치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주변에서 녹색당이 ‘녹색스럽게’ 가야지 녹색정의당은 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냥 의석 하나 얻기 위해 여기 붙고 저기 붙는 식 아니냐는 지적들도 직접적으로 들었다. 간혹 과거에 녹색당 활동을 했던 사람들과 연락을 해보면 녹색당에 대한 기대보다는 안좋은 이야기, 녹색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만 들린다. 녹색당이 무언가 하나라도 잡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게 없으니 이제 당원들도 당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없어진거같다. 지역에 활동 소식을 공유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의 무관심이다. 오늘처럼 선거 이후에 토론하고 평가하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미리 토론하고 잘 해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왜 선거하기 직전에 3개월 전에 조직되고 발등에 불떨어진 것처럼 10년을 해온 것 같다.
● 참여자: 입당한지 2년도 채 안 된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녹색당 12년을 짚는 것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신입당원 입장에서는 피로감을 준다. 자칫하면 거대 양당이 형체 없는 '000정신'을 부르짓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총선에 있어서는 선거연합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자체가 리스크를 지는 것인데, 단순히 결과가 안좋았으니 실패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쟁점 6 비례후보선출 부분은 사실상 허승규 위원장 개인의 이야기와 구분해서 논할 수 없다. 녹색당 단독 총선이 아닌선거연합정당 비례대표 2번이므로 교호순번제에 어긋나지 않고, 녹색당내에서도 여성 후보가 추천됐으며, 토론과 당원투표까지 거친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와서 논의 과정이 부실했다며 남성 후보(허승규)의 출마를 당내 민주주의, 정체성, 노선 같은 심각한 문제들과 동일 선상에서 비판하는건 안타깝고 불쾌하다. 경북, 안동 지역당 입장에서는 중앙당에 지역의 가장 큰 인재를 위로 올려보낸 건데, 돌아오는 평가가 웬 남성이 출마했냐는 식으로 읽힌다.
쟁점 후반부에는 당내 민주주의가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총선, 대선과 같은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문제는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것이 아닌, 연합 결정 이후에도 당원들 사이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나왔던 것이 더 지적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 참여자: 하나 짚고 싶은 것이 있다 . 어쨌든 우리가 토론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역당과 전국당 모두 허승규 후보의 역할에 대해 중요성을 알고 애정이 있음을 인식하고 이 평가를 대했으면 좋겠다. 비대위가 허승규 후보 개인을 문제삼고 이러한 평가를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 당은 계속 여성 리더십에 대한 강조와 이를 찾아내는 것을 중요시 생각했고, 그러한 여성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문제적인 평가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활동 평가에 있어서 그동안 전국당 대표 권한 강화가 전국당 차원 이벤트 사업을 계속 만드는 것으로 오용되어왔다고 생각한다. 과거 공동대표나 당무위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당 사무처 조직팀이 사실상 전국 단위 기획 담당을 했었는데, 이러한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작년에 녹색당이 세계녹색당 총회, 핵오염수 방류 저지 투쟁, 강서구청장 선거 등 큰 규모의 일들을 해왔는데 그것들을 시민들의 지지로 이끌어내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당의 조직적 역할을 담보해 줄 전국사무처 조직팀 활동가가 사실상 부재했던 상황이 아쉽다. 그리고 정체성의 위기 부분에서 사회운동적 역동보다는 제도 정치 지향 압도를 짚었는데, 이에 대해선 고민이 있다. 어찌보면 다수 당원들은 선거연합을 해서라도국회에 가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당 내에서 이 사이에 불일치가 있는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 참여자: 12년도 창당 멤버다. 당시 대구에서 창당대회를 할 때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은 다 떠났다. 개인적으로 그 사람들이 다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인데, 녹색당 안에서 그 사람들의 역량을 담아내지 못하고 분란 속에서 떠나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 이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결국 녹색당이 초심을 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대표적으로 농민 문제를 많이 얘기했었다. 소농의 문제라던지, 농민 기본소득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느 시기를 지나며 우리가 지향할 바를 잃어버리니 농민 당원들도 다 떠나버렸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표를 얻거나 원내진입을 하는 것보다 녹색당이 녹색당다운 모습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총선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는 선거연합 반대 입장이었다. 정의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연합을 하는 것이 맞는가 생각했었는데, 비례 2번이 할당된다는 말을 듣고, 허승규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희망을 걸었다. 그리고 선거연합 과정에서도 절차적으로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득율 3%를 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정의당과 선거운동을 하면서 원내정당을 오래 한 정당에게 선거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당원들끼리 잘 못해도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반목하지 말고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비대위: 공감이 되는 말씀들이다. 총선때 선본에서 활동하면서 나도 선거연합에 반대하고 보이콧하는 움직임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녹색당은 강령에서부터 다양성과 소수의견을 존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당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다른 당들의 모습을 보며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녹색당의 문화가 오히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비례대표 교호순번제 문제에서는 마찬가지로 누군가에 대한 공격으로 읽히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분이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총선 평가의 큰 맥락 속에서 우리가 너무 무리하게 선거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당은 작년 하반기 선거연합을 통한 원내진입으로 총선 전략의 가닥을 잡았을 때까지도 국회에 누구를 보내야 하는지 가닥을 잡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듯이 그때도 사람이 없었다. 비례 선거제도도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란이 있었다. 이후 선거제 유지가 결정되고 비례 2번 할당이 결정된 상황에서 허승규 위원장이 출마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허승규 위원장이 후보로 출마하게 된 것도 무리한 선거추진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꾸준히 기초의원에 출마하며 당선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이 사실상 허승규 위원장 뿐이었는데, 전국당에서 제도권 정치 돌파를 위해 리스크가 있는 선거에 차출한 것 아닌가.
당이 제도권 정치, 원내진입에 대한 압박감에 너무나 쏠려있었다고 생각한다.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왜 정의당과 연합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나 명분, 서사가 부족했다. 이 연합이 당원들을 설득했던 것이 녹색당이 국회에 가야한다 라는 말 이외에는 없었고, 안타까운 지점이다. 그리고 선거연합을 통해 정의당에게 배웠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 있었고 토론도 해보았지만 이를 당의 평가로 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이러한 경험이 당의 공통된 경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선 전국당의 경험, 지역당의 경험이 다르다. 그리고 지역당도 어느 지역당은 평소에 정의당과 연대해오며 총선 시기에도 정의당의 지역구 선거에 결합한 지역도 있지만, 어느 지역은 의제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총선기간 서로 협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난감함이 있는 지역도 있었다. 결국 정의당에게 선거에 대해 배웠다는 것은 당의 성과가 아닌 개인들의 경험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당원들이 애정을 가지고 함께하고 있는데, 당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으며 지난 몇 년동안 중앙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우리를 압도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 점에서 이번 비대위를 통해 당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 비대위: 가부장적 리더십에 대해서 맥락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당대표 선출에 매번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말하고 싶다. 20년 총선 이후 당대표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21년 7월 공동대표를 선출했지만 23년도 이후 계속 당대표 사퇴, 임기만료 이후 임시대표제가 일상화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 재정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대표 활동비가 월 200만원인데, 당이 일상적 적자 상태가 반복되면서 이 활동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항상 활동비를 반납하는 것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대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당대표를 하려면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활동비 200만원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 당대표를 할만한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을 짚고 싶었다. 그리고 ‘가부장적 리더십’이라 했을 때는 주로 과거 창당부터 당을 이끌었던 리더십을 염두해 두고 말한건데, 지금도 고민스러운 지점들이 많다. 활동비를 받지 않고 당에 헌신하는, 이 헌신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당을 이끄는 리더십을 우리가 구축할 필요가 있는지, 이게 또 가능한 일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서 당무위 구성도 월 100만원에 부대표직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향후 당의 리더십을 만드는 조직 구조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당무위의 경우 전국당에서 호선하여 실무 집행보다는 전국당과 지역당 사이 당무 협의를 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안을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당이 가져온 리더십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뼈아픈 이야기가 당이 방향을 잃었다는 지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사회가 더욱 위기에 빠질 때,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녹색당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녹색당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준비를 갖추고 있는지,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 보수 양당까지도 기후위기를 해결한다는 정책을 얘기하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녹색당의 해법은 이겁니다, 라고 말하고 그것을 위해 우리가 정치기획과 운동을 하고 있는지, 가장 중요한 위기가 이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활동을 지역당 차원에서 힘을 모아나가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후생태위기라고 하는 것이 시민들의 살림살이, 시민들의 삶과 불평등 문제와 떨어진 것이냐, 녹색당과 같은 생태주의 정당은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 우리의 방향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 강령에 사회적 삶의 기본적 필요, 그러니까 에너지, 주거, 교통, 보건, 의료, 먹거리, 정보 접근권 등등이 인권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강령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 강령에서부터 우리는 생태 문제를 고려할 때 시민들의 살림살이 역시 두루두루 살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 공공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 강령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발제, 토론 3 (과제와 진로) + 종합토론
● 비대위: 제안에 관련하여, 과거 혁신위 문서를 살펴봤었다. 당시에 굉장히 좋은 제안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제안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당내에서 변화를 위한 좋은 제안과 의견들은 항상 많았지만 그것을 실현할 여력의 부재가 계속되어왔다.
이런 점에서 비대위에서는 정말 작은 것 하나라도, 당장의 여력 하에서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필요하겠다 생각했었다. 그런 점에서 비대위가 제안 내용에 대해 먼저 앞서 나가서 내용을 얘기하기보다는, 방향성과 몇 가지 예시를 잡고 당원님들에게 의견을 여쭙는게 맞는 방향이겠다 생각해서 이렇게 준비했고, 그래서 어찌보면 구체성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당원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을 부탁드린다.
● 참여자: 정치 노선을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체제, 동맹 이런 표현에 대해 어색함이 있는데, 표어 이후에 실제 각론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얘기했을 때 지금 경북녹색당에서 하는 일들과 맞닿는 지점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공감했다. 특히 우리가 먼저 의제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 인상이 깊었다. 과거에 인조 잔디 발암물질 문제에 대해 녹색당이 주도했던 역사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찾으면 좋겠고, 자료집 예시로 나온 공공교통 이야기도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정치 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내용이 녹색당이 통일감 있게 무언갈 추진하자는 이야기로 읽힌다. 그런데 활동 역량을 지역당 중심으로 가면 오히려 통일감 보다는 지역당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 아닌가. 그러니깐 당의 정치 노선을 명확히 하는 것과 지역당의 활동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서로 아귀가 안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공공교통이라던지 지역에서 의제를 찾고 이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결국 지역에 많은 친민주당 단체와 민주당 관계자, 의회와 협업을 해야 하는 지적이 분명히 생길텐데 이런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 비대위: 위 의견에 대해서도 비대위에서 고민들이 있었다. 우선 더 많은 의견들 받은 뒤 이야기해나가면 좋겠는데, 어떤 이야기여도 좋으니 더 말씀하실 분 부탁드린다. 가령 강원녹색당 간담회에서는 이런 얘기가 있었다. 예시로 든 공공교통에 대해 농촌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공공교통이 이뤄질 수 없다. 지금의 공공교통 의제가 너무 도시 중심적이고, 농촌에서는 다른 방식의 이동권 설계가 필요하다, 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렇듯 굉장히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 참여자: 아까부터 당원들의 피로감이나 회의감, 다양한 의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쩌면 이것이 사람들이 기후에 대한 생각, 지구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문제를 보는 일에도 너무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가면, 만약 안동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 낙동강 문제가 있다. 우리는 기후에 관심 없고 먹고살기 힘들다는 시민들까지 설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대안도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일률적 가치와 슬로건만으로는 그걸 다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강원도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최근에 강원도 갈 일이 있었다. 생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집에서 나오는 일반 쓰레기는 다 소각하는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마을에 쓰레기차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서 녹색당이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목소리를 듣고 대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이분들이 녹색당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분들이 아니다. 녹색당과 가깝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이 깊으신 분들이다. 당원은 아니지만 우리와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웃들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여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평가에 나온 것처럼 녹색당이 그동안 돈 없고, 사람 없고, 권력의지 없는 3무 상태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은 더욱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을 내리는 것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으면서, 동시에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린다고 해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시해 주신 방향이나 비전, 예시로 나온 활동가대회 정례화, 지역에 있는 활동가 네트워킹, 사무처 역량 강화 등 다 너무 절실한데 그래서 계속 이걸 어떻게 할 것인데, 라는 생각이 반복된다.
● 참여자: 당원들이 의지가 없으니 당에도 동력이 생기지 않는 상황같다.
● 비대위: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이 우선 우리를 둘러싼 현실도 너무 다양하고, 그리고 이 현실을 바꾸자고 모인 우리 당원들도 너무 다양하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통일된 노선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 하나, 그리고 하나는 당의 위기상황임을 공감하면서도 우리가 이를 돌파하자는 제안들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회의감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것 같다. 아무래도 실제 지역에서 활동하고 부딪히는 당원 여러분들의 고민들이 있는 것 같다. 당원들의 의지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뼈아프지만 그래도 지금 여기 당원들이 모인 것처럼 지금 남아있는, 활동의지가 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하자는 제안이다. 일요일 주말 오후에 당의 진로에 대한 토론을 위해 나와준 당원들이 있음에 희망을 느낀다.
그리고 하나가 통일된 노선인데,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단 지금 제안한 노선이 구체적 수준의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공성’이라고 했을 때도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내용이 다를 것이다. 그 점에서 오히려 정치 노선이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기에 대해서 일단 비대위의 제안과 맥락을 설명드리자면 우선 정치의 공간을 중앙에서 지역으로 옮기자는 말이었다. 그런데 중앙은 하나지만 지역은 여러 곳 아닌가. 그 점에서 비대위가 하나의 뾰족한 안을 내고 이것 하나만 가지고 한점돌파를 해보자는 맥락은 아니었다.
비대위에서는 방향성 정도를 제시하고 이것을 지역당 차원에서 해석하고 지역당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해나가자는 것이다. 가령 여기 안동 같은 경우에는 버스타기 좋은 안동 이라는 이름으로 해온 공공교통 운동이 있고, 마포같은 지역에는 과거 지방선거 때 수리권 의제를 들고 나와서 공약화 했던 적이 있다. 이런 것 처럼 공공성에 기초한 생태평등사회 라는 방향성에 기반해서 각 지역별로 하고자 하는 의제를 잡고, 전국당은 그 과정에서 지역당들과 토론하고, 전국당이 가능한 만큼 지역당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즉 전국당이 하나의 의제를 제시해서 하향식으로 지역당이 수행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당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가능한 지역당은 이 방향성을 바탕으로 의제와 전략을 수립하여 정치를 해나가서, 결국 지역당 전략들의 합이 녹색당의 전략이 되게끔 하자는 것이 비대위의 제안이다.
물론 여기서 당연히 현재 우리 당력이 미약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능한 지역당부터 시작하자는 것이고, 제안에서 나와있지만 전국당도 가능한 여력 안에서 이를 촉진하고 지원할 역할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녹색당이 그동안 돈 없고 사람 없고 권력의지 없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매번 선거 때마다 출마하고 모금도 하고 조직기반 없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12년동안 해왔다. 이 자체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이것들이 당에 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선거때는 어딘가에서 출마하겠다는 사람, 선거운동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음 선거 가면 보이지 않는다. 녹색당에서 꾸준히 정치해나가는 사람이 여기 허승규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몇 없다. 그런 점에서 조직노선 마지막에 언급된 것처럼 녹색당 정치인들이 지속 가능하게 활동하기 위해서 재정적으로도 모금 창구를 만든다거나 하는 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안들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받으면 다시 논의해야겠지만, 어쨌든 지금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 참여자: 계속 듣고 있었는데, 신입 당원으로서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단어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한 비대위의 설명을 듣고싶다. 그리고 원론적으로 녹색당 안에서 정치 참여에 대한 절실함이 없는 당원들이 적지 않다는 말을 지난 김찬휘 대표 왔을 때 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비대위의 생각을 듣고싶다. 그리고 김찬휘 대표가 왔을 때 녹색당이 중앙과 지역이 협의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안동녹색당에서는 비대위 구성 논의 때 녹색당이 비상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는 의견도 있었고 굳이 비대위가 구성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다른 정당처럼 퍼포먼스 식 비대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비대위에서 와서 설명해주시고 고민을 나눠주시며 저 문서를 보고 있자니 비대위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업을 미뤄가며 여기에 매진하고 계신걸까 하는 마음이 궁금하다. 오늘 나누는 이런 고민과 논의가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개인적인 생각과 반성이 드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당비수입 지표에서 17년도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나와있는데, 그때 당원들이 흔쾌히 당비를 냈던 마음은 어땠는지, 그 열정을 다시 가져올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7년도 녹색당이 어땠는지 모르는 입장에서 이전과 지금의 차이에 대해 와닿지 않고 공허한 느낌이 든다.
● 참여자: 반정당의 정당에 대해, 내가 가졌던 반정당의 정당의 이미지는 시민사회의 연대와 비슷한거같다. 그리고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자정과 돌봄보다는 비판과 문제찾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사실 문제는 당원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가 녹색당만의 문제인지 시민사회 전체의 문제인지 봐야한다. 그리고 돌봄과 자정을 이야기하는게 반정당의 정당같고 지금처럼 비판하고 문제를 찾는 모습이 오히려 정당같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정치노선과 현실적 목표 설정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리하게 원내진입을 추진했다, 지역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올해 입당한 입장에서 그럼 우리가 선거 밖에서만 활동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그런건 환경운동연합에서 하는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그리고 조직 노선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라는 표현을 보며, 녹색당 정도의 작은 규모에서 상호간 견제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계속 얼굴 보는 사람들끼리 당을 꾸리는데 그게 분리가 되는지 모르겠다.
● 참여자: 솔직히 말해 녹색정의당을 통해 원내진입 한다는 것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번 총선 자체 판이 짜여진 이슈가 우리가 끼어들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플랫폼 정당을 시도했다는 것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일요일 오후에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면서도, 오늘 자리가 얼마나 효율적일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고, 오늘 자리에 대해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 참여자: 그리고 선거를 같이 치룬 지역 당원들 중에서 선거 이후에 에너지가 다시 찬 사람 있고 아직 그러지 못한 사람이 있다. 선거 이후 빚이 생기고 모금하는게 고생인데, 빚이 생긴 것의 효용성 문제가 있겠지만 그래도 다들 고생하니깐 서로 격러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게 힘들기도 하고, 지금은 돌봄과 자정이 필요하지 상호 협력과 견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 참여자: 녹색당 전체는 잘 모르겠지만 안동녹색당만 보았을 때는 되게 희망적이라고 느낀다. 문서에서 ‘지역을 지키고 있는 활동가’ 한 마디에 꽂혔다. 그래도 나는 외롭지 않게 재밌게 활동하고 있다. 아까 얘기했던 제안 내용도 허승규님이 지역에서 하고 있는 일이고, 지금은 우리가 구름에 가려져있지만 언젠간 우리가 구름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조직화가 필요한데 정치인 허승규가 혼자 하기엔 많이 벅찬 일이다. 그래서 우리 당원들이 녹색당을 알리는 역할을 같이 해줘야 한다. 출마할 정치인이 없다면 희망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이를 위해선 지역에서 꿋꿋이 활동하는 정치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중앙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우선 지역에서는 당원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 지금은 탈당한 사람들도 분명 외로움이 있고 스스로 탈당했어도 어딘가엔 빈 구석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분들을 찾아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역당 차원에서 재정을 마련하고 지역당에 후원을 할 수 있거나 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다.
● 참여자: 오늘 이야기 들으면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계속 당원들을 만나고 두드려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말씀하실 때 일요일에 이만큼 사람이 모였다고 하셨는데, 이정도로는 만족 못한다. 예전에는 30명 넘게 공간이 꽉 차고 당원들도 의지와 열정이 있었다. 근데 지금은 당원들이 해도 안된다는 의기소침한 마음들이 생긴 것 같다. 나부터 지역당 당원님들 먼저 챙기고 인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정당이라는 정치집단인데,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추는 정치에 대해 잘 생각해야 한다. 어떤 이상이든 간에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선 우선 현재는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녹조 문제,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라던가 하는 현안에 대한 공부, 정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눈을 떠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이상적인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참여자: 녹색당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이 국제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아닌가. 네트워크가 얼마나 활발한진 모르겠지만 생태 문제, 바다 오염에 대한 문제들을 아울러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국제적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이상적인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은 원내에 있던 없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반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먼 길을 가는 마음으로 하면 좋겠다.
● 참여자: 지역당 차원에서 기초단위에 가까워질수록 돌봄과 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은 조직일수록 더욱 그렇다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전국당 차원으로 가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녹색당도 20년도 위원장단 사퇴 이후 겨우 세운 리더십이 6기 대표단이었다. 당내에 대표단에 대해 힘든 시기에 대표직을 맡아줬다는 감사함 컸다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그동안 전국위에서 6기 대표단을 바라보는 태도가 상당히 돌봄과 자정에 가까웠다 생각한다.
물론 전국위도 지역 조직이 무너진 상황에서 막중한 결정을 해야 했던 어려움도 있다. 그리고 전임 대표님이 항상 전국위 안건을 전원 합의로 처리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었고, 이것이 선거연합 과정에서도 당내 다양한 의견에 대해 전국위에서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원인 중 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국당은 큰 조직이다. 만 명 가까운 당원에 연간 집행 예산도 1억을 넘는다. 당연히 비판과 견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세계녹색당 총회, 선거연합 등 큰 사이즈의 사업을 진행해왔고, 그만큼 견제가 필요했지만 2020년 당이 위기를 겪은 이후 사람들이 서로 돌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애초에 녹색당 사람들이 비판과 견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참여자: 비대위 발제문을 보면서 고민되었던 지점들은 12년째 녹색당이 이런 문제를 허수아비 때리기 식으로 한다는 걱정이다. 지금 나온 이야기들 계속 해왔던 이야기들이다. 녹색당의 지금 위기는 좌표를 정교하게 찍는다고 풀릴 문제라기 보다, 문제 해결을 구체적으로, 실천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금 발언자님 말씀에서도 전국당과 지역당이라는 용어로 구도를 잡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흐리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료집에 지역당과 교육 사업 강화, 기후녹색운동 정치 세력화가 충분히 시도되지 않고 검토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거 12년째 해왔다.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성과가 낮은 것이다. 그리고 모험주의 정치 노선이라고 쓰여 있는데 창당 자체가 도박이었다. 실력 부족으로 성과가 안 나는 것을 모험주의라는 용어로 표현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그 다음 당내 공론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내 공론장의 체계가 부족한 것이지 공론장은 계속 있어왔다. 다만 다양한 의견을 모아질 수 있도록 하는 사무처 체계라던가 하는 것들이 비어 있었기 때문에 의견을 많이 내도 모아지지 않는 공허감이 있어왔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제도권 정치 진출에 매몰되어 반정당의 정당을 외면했다는 평가에 대해, 녹색당만큼 사회운동적인 정당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정치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12년 동안 준비되지 않는 몇몇 지방선거 사례 등 준비 부족과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 해서 나온 낮은 결과를 두고 제도 정치에 매몰되었다 하는 것은 자기반성적 결과를 가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원내 진출 우선론과 반신자유주의 연합정치 노선을 대비시켜서 문제를 진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가지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까 혁신위 얘기를 할 때 13가지 많은 제안을 했고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좋은 제안들이 있어도 제안들 사이에 우선순위가 있고 서로 상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비대위에서 얘기한 활동가 중심, 처우 개선을 하겠다는 것은 어느 조직이든 대의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당원들의 의사를 모아줄 전업 활동가를 육성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가치가 아닌 현실의 역량 배분에서 충돌할 수 있다. 활동가 처우 개선과 지역 당비 배분은 서로 상충한다. 과거에는 시도당 배분금 일부를 기초지역당 당비로 보냈었다. 기초지역당에 당비를 보내는 여부가 과연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요 쟁점인가. 되묻고 싶은 것은, 사무처 활동가 처우 개선을 위해선 다른 곳에 들어갈 돈이 상충이 된다. 지역당 강화를 위해 지역당 사무처장 인건비 체계를 만드는 일은 지역당 강화인가? 이건 전국당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니깐 지금 지역당이냐 전국당이냐 하는 구도가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단어는 상충된다. 그러니깐 어려운 지역을 도와주려면 자원을 모아서 유기적, 통합적 운영을 해야 된다. 16개 시도당이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모아야 한다. 근데 이것은 분권과 상충된다. 이 부분을 직시해야한다. 지역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오래 전부터 해온 말인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령 전업활동가에게 과거 다른 진보정당이 해온 것처럼 당이 생활비를 책임지려면 다른 배분금과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 리더십 문제도 청년 여성 대표를 세우려면 활동비라던지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당 재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재정의 우선 순위에 둬야 하지만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지역당도 부담을 함께 나눠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비대위 출범에 반대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전임 지도부에게 책임을 묻는 의견그룹이 있다면 본인들도 책임을 맡아야 하는데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지 않았다. 통합형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분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책임을 물을 거면 새로운 사람들이 당권을 맡고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그림이 안 그려진다. 결국 몇 달 동안 문제제기와 토론을 했는데 실제로 달라지는건 회의적이다. 이것이 12년동안 녹색당에서 반복되온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비대위 이후 지역과 전국에서 구체적으로 녹색당의 가치를 만들게 하는 리더십이 있을까 했을 때 회의적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비대위원들이 어려운 과업을 맡고 곧 마무리가 된다. 지금까지 당에서 상처받은 사람이 너무 많다. 억울한 이들이 많다. 사람을 남길려는 노력이 부족했던게 아닌가. 역할과 노고에 비해, 책임과 평가는 많다. 역대 전직 리더십 중에 지금 당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적다. 많은 이들이 비판받고 떠났고 다시 녹색당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 이런 조직에서 누가 역할을 하려고 할까. 이런 것은 우리 조직이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비대위: 대학에서 활동하며 다른 정당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같은 정당이어도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말씀하신대로 녹색당은 속된 말로 창당 자체가 도박이었다. 사회운동에 조직적 기반이 없이 뛰어들고 12년째 왔다. 비슷한 맥락에서 선거 뛸 때마다 한 번 출마에 그치고 활동을 그만두는 일들이 반복되는게 우린 계속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한 번은 녹색당이 이러한 위기를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정당이라면 당연히 원내 진입을 우선시 해야한다는 말씀에 대해, 이번에도 위성정당 제안이 있었고, 우리도 이를 받았다면 원내진입이 확실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위성정당 불가라는 원칙을 세웠고 이를 거부하고 반대한 것이다. 나도 녹색당 국회의원을 정말 바라지만 민주당 위성정당을 거부한 것이 자랑스럽고, 정당이라면 원내진입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그 전에 우리 원칙을 지키고 ‘우리로써’ 원내진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비 배분 문제에 대해, 지금 당비 수입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당 최일선 활동가들에게 활동비를 보장하기 힘든 것이 맞다. 그리고 재정 분배의 무게 중심을 광역시도당, 지역당 배분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간다 할지라도 당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비대위에서 논의하고 검토 중인 것이, 당이 지금 재정에서 지역당 활동가들의 생계를 책임져줄 수 없다면 적어도 지역당에서 스스로 돌파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지구당처럼 지정후원금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비대위에 대해서, 녹색당이 갈등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떠나는 문제가 반복되고, 사람을 아껴야 하고 상처받은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상처받고 아껴야 할 사람들은 전임 대표단 뿐만이 아니라 당을 움직여온 사무처 활동가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도 있음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 비대위: 아까 반정당의 정당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말씀에 대해, 우선 비대위 자료집에서는 각주에 서술되어있다. 일단 반정당의 정당이라는 말이 강령에 나오는 것인데, 강령은 대의민주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한다. 강령에서는 대의제가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정치가, 대의정치가 어떻게 사회운동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냐라는 문제고, 우리가 대의제 속에서 사회운동을 경시하고 대의정치의 한계 속에 매몰되면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관점이다. 원내진입을 위해서라도 사회운동의 지지와 역동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엔 원내진입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했을 때 민주노동당의 거대한 소수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소수 의석을 가지고 돌파했던 전략이 거대한 소수 전략인데, 입법 과제에 대해 의제의 당사자, 사회운동, 민주노동당, 의원실 4단위가 공고히 협력해서 돌파해내는 전략이고 대표적으로 골목상권 보호법 입법이라는 성공사례도 있다. 원내 소수 정당이 성공적인 입법 활동을 위해서는 사회운동과 결합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초선거, 기초의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떠한 조례를 만들고자 할 때, 녹색당 혼자만으로는 안 된다. 당연히 사회운동과 진보정당들과 연합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이는 기초의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기 안동에서는 이미 비대위의 제안대로 그렇게 실천을 해나가고 계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비대위는 앞으로 당 내에서 이런 지역의 활동들이 서로 공유가 되게 하고자 한다. 가령 수원녹색당에서는 공공교통 운동을 기획 중인데, 기초지역당만으로는 운동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어렵고 전국당의 지원이 필요한데, 전국당에서 정책 작업을 지원하거나 공공교통 운동을 하는 녹색당 내의 네트워크를 조직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비슷하게 혁신위 때 혁신안 중 하나로 풀뿌리 정치 지원단을 제안했었는데 잘 실행되지 못했다. 이제는 지역당이 의제를 잡고 운동을 기획해나가는 과정에서 전국당이 가능한 만큼 지원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선거평가와 노선 제안에서 풀뿌리 정치와 기초의회 선거를 강조한 것은, 원내진입을 위해 다른 당에 의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맥락도 있다. 세계적으로 녹색당이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경우가 없는데, 최근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이 대약진을 하고 있다. 영국도 선거제도가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인데,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이 전략지역구 네 곳에 다 당선자를 냈다. 그 바탕이 전략지역구를 녹색당 기초의회 당선자가 많은 곳을 찍은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녹색당은 전국당 정치를 통해서 원내 진입을 시도해오지 않았나. 이제는 우리의 정치 공간을 기초 지역으로 이동하자는 지향성을 분명히 하자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12년 동안 기초의원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분명 우리의 책임이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출마자가 1회 출마의 그친 것도 우리가 지금까지 지역 정치에 대해서 잘못 접근하고 있던 것 같다. 이 점을 비대위 기간동안 명확히 평가해서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하고자 한다. 그래서 기초 단위에서부터 정치가 잘 이뤄지고, 그렇게 쌓은 힘으로 총선에 뛰어들고 다양한 연합정치가 시도되면 좋겠다는 바람 속에서 비대위 활동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제 2030년대가 넘어가면 정말 본격적인 사회정치적 위기가 가시화될 것이라 생각하고, 녹색당이 그 위기를 돌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찬찬히 준비해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