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죽음과 재앙의 불을 지금 당장 끄라.

[논평] 죽음과 재앙의 불을 지금 당장 끄라. 
- 삼척화력발전소 최초점화에 분노하며


30년간 3억6천만 톤.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1, 2호기가 가동될 경우 설계수명 30년 동안 배출할 온실가스량이다. 이는 한국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이 화력발전소의 실질적인 주인은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건설을 합쳐 34%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 1위 포스코다. 포스코는 2020년 12월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40년까지 탄소 배출을 5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 매년 자신의 탄소 배출량의 15%를 추가로 배출할 석탄발전소의 ‘최초 점화’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기만이고 사기다. 


포스코뿐만이 아니다. 삼척블루파워 주식회사의 최대 주주는 지분의 54.53%를 가지고 있는 NH농협은행이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탄소배출 억제 노력이 없는 기업에는 투자를 회수하겠다고 경고한 이래, 금융자본들마저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사업에 투자를 억제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굴지의 은행이 재벌의 초대형 탄소배출 사업을 재정적으로 엄호하면서 이익을 나누자고 나선 셈이다. 역시 농협금융지주가 소유한 NH투자증권은 높은 이자를 약속하고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강행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야합이고 협잡이다. 


정부와 국회도 마찬가지다. 2012년 이명박 정부가 12곳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추진을 결정한 이래 박근혜 정부는 물론이고 ‘2050 석탄발전 전면 퇴출’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거침없이 진행되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건설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발전소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되었음에도, 착공조차하지 않은 강릉 안인화력과 삼척화력을 기업이 주장한 공정률을 수용하여 재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에너지전환’을 위해 특정 발전사업의 변경, 취소, 철회를 가능케 한 ‘에너지전환지원에 관한 법률’은 발의된 지 2년째 잠자고 있고,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1/3 수준으로 감축하는 나름의 ‘탈석탄’을 공약했던 윤석열 정부는 아무 말이 없다. 이것은 묵인이고 공모다.   


이렇게 재벌, 금융, 정부가 한 몸으로 밀어붙여 온 삼척발전소에서, 오늘 결국 최초점화가 강행된다. 하지만 시민들은 분명히 외쳤다.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려면 기존의 석탄발전소는 꺼나가야 하고 신규 석탄발전소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재벌의 이윤 추구를 위해서 지구의 뭇생명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한 달도 되지 않아 5만 명을 돌파한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그런 시민들의 마음이 모아진 구체적 증거다. 

녹색당은 주장한다. 국회는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에 즉각 응답하라. 여야는 11월 23일 구성에 합의한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서 즉각 삼척화력발전소 중단에 대해서 논의를 개시하라. 정부는 삼척화력발전소의 시험운행을 즉각 중단하고, 실질적인 탈석탄 경로와 탈석탄 로드맵을 제시하라. 실낱같은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한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의 응답이 없다면 녹색당은 녹색당의 길을 갈 것이다. 우리가 탈석탄법을 만들겠다. 우리가 만든 탈석탄법을 법제화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 녹색당은 모든 시민과 함께 죽음과 재앙의 불을 반드시 끌 것이다. 


2022.11.30.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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