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녹색당 논평] 기후위기 대응 관점 부재한 은평구 물놀이터 사업


기후위기 대응 관점 부재한 은평구 물놀이터 사업

- 물, 에너지 사용량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부재

- 소규모 사업부터 기후위기 대응 위한 계획 및 평가 체계 갖춰야

 

지난 7월 25일, 은평구는 이른바 ‘물놀이터’ 개장 소식을 언론에 알렸다. 이번 사업은 은평평화공원, 매바위어린이공원, 대조어린이공원, 구산동마을공원 총 4개소에 물놀이 시설과 샤워실 등 부속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사업으로, 8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은평구가 밝힌 사업 취지는 “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가·휴식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평녹색당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은 물과 에너지 사용량 등 기후위기 시대에 반드시 고려되었어야할 정보조차 없는 상태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녹색당은 ‘더위’를 해소하겠다며 오히려 기후위기 시대에 고려해야 할 기초적인 정보도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은평구의 안일한 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은평녹색당은 지난 7월, 물놀이터 사업에 관한 세부사업계획서와 함께 ①물놀이장에 투입되는 물과 전력 사용량, ②물놀이장 폐장 이후 대책(철거비용 등), ③하수 처리 방안, ③시설 조성으로 인한 벌목 및 식재 수종 정보, ④안전 문제 대비 방안 등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은 7월 31일, 앞서 명시한 네 가지 청구 내용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2쪽 분량의 추진계획서만 공개했다. 은평구청이 공개한 자료에는 사업의 예산과 기간, 간략한 사업내용만 명시되어 있다. 이 부실한 정보공개의 결과를 볼 때, 결국 물과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과 하수 처리 방안 등 기후위기 시대에 반드시 고려되었어야할 정보가 애초 계획 과정부터 부재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은평구청의 추진계획,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물놀이장에는 물놀이시설 뿐 아니라 파고라, 간이샤워실, 데크쉼터 등 적지 않은 시설물이 신규 설치되고 상수도를 매일 교체함에 따라 물 사용량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 사용량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정보이며 그외 폐장 이후 시설 재사용 및 철거, 폐기물 대책 등 다른 정보의 부재도 이해하기 어렵다. 공원에 물놀이장을 설치하는 사업은 유례없는 사업이 아니라 이미 인접 자치구에서 동일한 사업을 진행해왔기에 은평구청의 정보 부실은 더욱 납득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기후위기가 그야말로 일상인 시대에 기후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는 사항조차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여전히 정치적 선언 수준으로 여기거나 특정 정책분야에 국한해 사고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번 물놀이터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총 24억원으로, 구비 전액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규모 자체가 결코 작은 사업이 아니다. 설령 규모가 작은 사업이더라도 기후위기 대응 관점의 예산 및 정책 수립이 진행되어야 한다.

 

김미경 구청장은 물놀이장 개장과 관련하여 “아이들이 물놀이터에서 시원하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는 기대를 남겼다.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관점이 부재한 사업은 그 취지와 달리 현재의 위기를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물놀이장 운영 이후 내년, 내후년 관성적인 예산편성을 할 생각 말고, 지금부터라도 물과 에너지 사용량, 시설과 폐기물 관련 사항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


은평녹색당은 자치구 단위에서 벌어지는 이와 같은 소규모 사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의 사각지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고려 없이 벌어지는 은평구의 각종 사업에 대한 감시와 대안 제시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23년 8월 1일

은평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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