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환의 시작점이다
폭염 경보가 울리는 9월, 우리는 가을이 지워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불평등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 기후는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불편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장면에서 기후위기는 자본과 권력을 쥔 자들의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고, 지구적 민중들은 이들의 파괴 행위로 인해 삶의 역량과 조건을 모두 강탈당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삶의 기반을 지켜내고, 주거, 에너지, 교통, 노동, 돌봄 등에 있어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그 어느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들의 파괴 행위를 보장해주는 데에 막대한 공공 재정을 사용하고 있고, 그 논란의 중심부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있다.
대형 항공 산업은 전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자동차 산업과는 다르게 사실상 배출량 저감 대책이 없다. 폐식용유를 지속가능항공유(SAF)로 둔갑시키고, 이를 항공유에 1퍼센트 혼합한 기름을 주 1회 넣는 것을 탄소중립 정책이라고 홍보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2035년이 되면 운송 부문에서 항공산업이 가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히스로공항 제3활주로 건설 계획은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9년 재판에 넘겨지는 등 난항을 겪다가 현재까지 정부로부터 개발 동의를 받지 못해 답보 상태에 있다. 프랑스의 경우 샤를드골국제공항 4터미널 신축 계획을 백지화하였고, 2023년 5월부터 2시간 30분 안에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모두 항공 수요 자체를 감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항공 수요를 늘릴 것을 계획하며 새만금, 가덕도, 제주 2공항 등 새로운 공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세 공항에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양은 연간 100만 톤은 족히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2065년 시점에 연간 국제여객 2336만 명, 화물 28만6천 톤, 운항횟수 20만2천 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항공기 운항만으로 연간 55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신규 공항 건설에 따른 차량통행량과 공사 기간 중 수목을 훼손하고, 공사 장비를 사용하는 데 따르는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과 생태계 파괴가 수반될 것이다. 하지만 부산광역시는 올해 초 2030년까지 온실가스 45%를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허무맹랑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더군다나 가덕도 신공항은 공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명적인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산을 깎고, 바다를 메우는 방식의 고난이도 건설 공정을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완수해야한다는 국토부의 무리한 사업 계획에 건설 자본들조차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연거푸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자, 공동도급의 범위를 넓히고, 공사기간과 설계기간을 늘리는 등 대형건설사들의 건의를 받아 조건을 완화하였지만 3, 4차 경쟁 입찰까지 모두 무산되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는커녕, 이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대로라면 15조 원이 넘는, 단일 사업으로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항 건설 토건 사업이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가 꾸린 컨소시엄의 손에 맡겨지게 된다.
지금 이 시기 공항을 새로 짓는 일은 결코 씻을 수 없는 지구적 범죄다. 녹색당은 대한민국 정부가 가덕도 110년 숲이 우거진 산을 폭파하고, 강 하구에서 이어지는 앞바다를 매립하는 생태 학살 범죄를 지금 당장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 녹색당은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모든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감축하고, 생태계와 평범한 이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촉구한다. 그 시작이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가 되어야 한다.
2024년 9월 16일
[논평]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환의 시작점이다
폭염 경보가 울리는 9월, 우리는 가을이 지워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불평등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 기후는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불편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장면에서 기후위기는 자본과 권력을 쥔 자들의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고, 지구적 민중들은 이들의 파괴 행위로 인해 삶의 역량과 조건을 모두 강탈당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삶의 기반을 지켜내고, 주거, 에너지, 교통, 노동, 돌봄 등에 있어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그 어느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들의 파괴 행위를 보장해주는 데에 막대한 공공 재정을 사용하고 있고, 그 논란의 중심부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있다.
대형 항공 산업은 전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자동차 산업과는 다르게 사실상 배출량 저감 대책이 없다. 폐식용유를 지속가능항공유(SAF)로 둔갑시키고, 이를 항공유에 1퍼센트 혼합한 기름을 주 1회 넣는 것을 탄소중립 정책이라고 홍보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2035년이 되면 운송 부문에서 항공산업이 가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히스로공항 제3활주로 건설 계획은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9년 재판에 넘겨지는 등 난항을 겪다가 현재까지 정부로부터 개발 동의를 받지 못해 답보 상태에 있다. 프랑스의 경우 샤를드골국제공항 4터미널 신축 계획을 백지화하였고, 2023년 5월부터 2시간 30분 안에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모두 항공 수요 자체를 감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항공 수요를 늘릴 것을 계획하며 새만금, 가덕도, 제주 2공항 등 새로운 공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세 공항에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양은 연간 100만 톤은 족히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2065년 시점에 연간 국제여객 2336만 명, 화물 28만6천 톤, 운항횟수 20만2천 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항공기 운항만으로 연간 55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신규 공항 건설에 따른 차량통행량과 공사 기간 중 수목을 훼손하고, 공사 장비를 사용하는 데 따르는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과 생태계 파괴가 수반될 것이다. 하지만 부산광역시는 올해 초 2030년까지 온실가스 45%를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허무맹랑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더군다나 가덕도 신공항은 공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명적인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산을 깎고, 바다를 메우는 방식의 고난이도 건설 공정을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완수해야한다는 국토부의 무리한 사업 계획에 건설 자본들조차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연거푸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자, 공동도급의 범위를 넓히고, 공사기간과 설계기간을 늘리는 등 대형건설사들의 건의를 받아 조건을 완화하였지만 3, 4차 경쟁 입찰까지 모두 무산되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는커녕, 이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대로라면 15조 원이 넘는, 단일 사업으로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항 건설 토건 사업이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가 꾸린 컨소시엄의 손에 맡겨지게 된다.
지금 이 시기 공항을 새로 짓는 일은 결코 씻을 수 없는 지구적 범죄다. 녹색당은 대한민국 정부가 가덕도 110년 숲이 우거진 산을 폭파하고, 강 하구에서 이어지는 앞바다를 매립하는 생태 학살 범죄를 지금 당장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 녹색당은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모든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으로 감축하고, 생태계와 평범한 이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촉구한다. 그 시작이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가 되어야 한다.
2024년 9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