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새만금 신공항 천막농성 1000일에 부쳐
- 전쟁 대신 생명을 선택하는 여정에 모두가 함께 하는 꿈
2024년 11월 1일은 세종시 정부청사 국토부·환경부 앞에서 새만금신공항 철회 천막농성이 시작된 지 1000일 되는 날이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측의 말처럼, “1000일이 되기 전에 이 싸움이 끝나길 바랐지만 자본가 정부는 새만금신공항을 철회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싸움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한다. 그간 셀 수 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성명서, 다양한 거리 투쟁, 토론 등을 통해 새만금신공항 건설이 불러올 생태·기후·경제·군사적 재난에 질문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해온 모든 이들의 여정에 경의를 표한다.
기후재난의 시대에도 여전히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니 ‘동북아 물류허브’라는 실체없는 경제 살리기 구호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운영중인 군산공항도 수요가 없어 매해 30억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신공항이 건설되면 공항 운영 등으로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 스스로 인정한 진실이다. 더욱이 지난 6월엔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충분한 검토없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라북도가 새만금 잼버리를 위해 국제공항의 개항을 맞춰야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요구했고, 2019년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예타를 면제해주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해도 2023년 잼버리까지 공항 완공이 불가능하다는 걸 모를 리 없음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고 무려 1조에 가까운 국가예산이 털리고 있다. 더구나 감사원의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신공항의 예타 면제가 주무부처의 예타 면제 요구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의결했다. 심지어 심의에 필요한 구체적인 자료를 위원회에 제공하지 않았고 당일에 동의 여부를 회신하도록 종용하는 등 부당부실하게 운영했음도 밝혀졌다. 이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졸속으로 통과된 엉터리 사업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렇게 중요한 절차를 훼손하면서 스스로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강행되는 새만금신공항은 전쟁 위기에 스스로를 동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내 15개 공항중 8개 공항이 민·군 겸용 공항이고 군산공항 역시 이에 해당한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 바로 옆으로 사람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군산공항이 이미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새만금 신공항은 대중국 전초기지인 군산미군기지 바로 옆에 붙은 사실상의 한 몸으로 SOFA 협정에 따라 미군에 관제권을 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주장처럼 전북을 발전시키기는 커녕 지역의 안전도 답보하기 어려운 위험한 사업이며 대한민국 전체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1987년부터 사용된 아름다운 이름 '새만금'은 대한민국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 일대 새로운 땅이 생긴다는 뜻으로, 만경평야의 '만'(萬)자와 김제평야의 '금'(金)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런 명목으로 서해안의 중요한 해양 생태기반인 갯벌을 매립했다. 새만금은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재앙의 전초가 된 이름이다. 군산과 부안 일대 서해안 천혜의 갯벌을 파괴한 간척사업은 1991년에 시작된 것이지만 서남해안 간척자원 조사와 실시설계가 이뤄진 1975년을 거슬러가면 새만금은 50년 투쟁의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 8월, 국제조류보호단체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이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 및 그로 인해 철새 종과 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대한민국에 새만금신공항 계획 취소를 권고했다.
미군의 대중국 전쟁활주로 증설에 불과한 새만금신공항을 만들기위해 인간이 만들 수 없는 갯벌과 삶에 연결되고 순환하는 모든 생태계 생명을 학살하고, 탄소 흡수원을 파괴하여 세상의 질서를 망가뜨리는 새만금 신공항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정부청사 앞 새만금 신공항 저지 천막 투쟁은 이러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밝히고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가 무엇인지 따져묻는광장이었다. 서로의 용기가 되어야 하는 날, 풍찬노숙을 마다않고 순례했던 모든 연대의 이름을 기억하며 정부청사 앞 차가운 길거리 1000일에서 새롭게 시작될 투쟁을 결의한다. 녹색당도 그 길에 함께 한다.
2024년 11월 1일
[논평] 새만금 신공항 천막농성 1000일에 부쳐
- 전쟁 대신 생명을 선택하는 여정에 모두가 함께 하는 꿈
2024년 11월 1일은 세종시 정부청사 국토부·환경부 앞에서 새만금신공항 철회 천막농성이 시작된 지 1000일 되는 날이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측의 말처럼, “1000일이 되기 전에 이 싸움이 끝나길 바랐지만 자본가 정부는 새만금신공항을 철회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싸움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한다. 그간 셀 수 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성명서, 다양한 거리 투쟁, 토론 등을 통해 새만금신공항 건설이 불러올 생태·기후·경제·군사적 재난에 질문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해온 모든 이들의 여정에 경의를 표한다.
기후재난의 시대에도 여전히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니 ‘동북아 물류허브’라는 실체없는 경제 살리기 구호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운영중인 군산공항도 수요가 없어 매해 30억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신공항이 건설되면 공항 운영 등으로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 스스로 인정한 진실이다. 더욱이 지난 6월엔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충분한 검토없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라북도가 새만금 잼버리를 위해 국제공항의 개항을 맞춰야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요구했고, 2019년 문재인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예타를 면제해주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해도 2023년 잼버리까지 공항 완공이 불가능하다는 걸 모를 리 없음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고 무려 1조에 가까운 국가예산이 털리고 있다. 더구나 감사원의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신공항의 예타 면제가 주무부처의 예타 면제 요구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의결했다. 심지어 심의에 필요한 구체적인 자료를 위원회에 제공하지 않았고 당일에 동의 여부를 회신하도록 종용하는 등 부당부실하게 운영했음도 밝혀졌다. 이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졸속으로 통과된 엉터리 사업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렇게 중요한 절차를 훼손하면서 스스로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강행되는 새만금신공항은 전쟁 위기에 스스로를 동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내 15개 공항중 8개 공항이 민·군 겸용 공항이고 군산공항 역시 이에 해당한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 바로 옆으로 사람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군산공항이 이미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새만금 신공항은 대중국 전초기지인 군산미군기지 바로 옆에 붙은 사실상의 한 몸으로 SOFA 협정에 따라 미군에 관제권을 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주장처럼 전북을 발전시키기는 커녕 지역의 안전도 답보하기 어려운 위험한 사업이며 대한민국 전체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1987년부터 사용된 아름다운 이름 '새만금'은 대한민국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 일대 새로운 땅이 생긴다는 뜻으로, 만경평야의 '만'(萬)자와 김제평야의 '금'(金)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런 명목으로 서해안의 중요한 해양 생태기반인 갯벌을 매립했다. 새만금은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재앙의 전초가 된 이름이다. 군산과 부안 일대 서해안 천혜의 갯벌을 파괴한 간척사업은 1991년에 시작된 것이지만 서남해안 간척자원 조사와 실시설계가 이뤄진 1975년을 거슬러가면 새만금은 50년 투쟁의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 8월, 국제조류보호단체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이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 및 그로 인해 철새 종과 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대한민국에 새만금신공항 계획 취소를 권고했다.
미군의 대중국 전쟁활주로 증설에 불과한 새만금신공항을 만들기위해 인간이 만들 수 없는 갯벌과 삶에 연결되고 순환하는 모든 생태계 생명을 학살하고, 탄소 흡수원을 파괴하여 세상의 질서를 망가뜨리는 새만금 신공항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정부청사 앞 새만금 신공항 저지 천막 투쟁은 이러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밝히고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가 무엇인지 따져묻는광장이었다. 서로의 용기가 되어야 하는 날, 풍찬노숙을 마다않고 순례했던 모든 연대의 이름을 기억하며 정부청사 앞 차가운 길거리 1000일에서 새롭게 시작될 투쟁을 결의한다. 녹색당도 그 길에 함께 한다.
2024년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