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성명] 기후정의 깃발이 재판정에 나부꼈다.

녹색당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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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의 깃발이 재판정에 나부꼈다.
- 1심 재판부의 일부 감형 판결을 환영하며


재판부는 기후정의 불복종행동에 나선 활동가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녹색당이 포스코에 맞선 기후재판 1심에서 감형이 선고되었다. 이는 한국의 기후불복종 재판 역사상 첫 승리로서 법정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 및 그에 대한 기업의 책임, 그리고 기후위기 심화와 생태학살 책임을 고발하는 직접행동의 정당성이 인정되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부와 국회, 산업계가 오늘의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이기를 촉구한다. 녹색당은 이번 재판에 탄원서로 함께 힘을 실어주신 2,035명의 기후시민들께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2021년 10월 4명의 녹색당 활동가들은 포스코가 주관한 ‘수소환원제철포럼’ 행사에 참석해 산업부 장관에게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상향과 산업부문의 탄소배출 감축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포스코의 생태학살을 비판하는 기후불복종 직접행동을 펼쳤다. 그 결과 활동가들은 각 3백만원, 총 1200만원이라는 무거운 벌금 약식명령을 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정식 재판을 청구하였다. 지난 1심 재판에서 변호인은 COP26에 NDC 제출을 앞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이한 기후위기 대응과 포스코의 그린워싱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형법 제 20조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변론했다. 


포스코는 대한민국 전체 배출량의 13%를 차지하는(202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1위 기업임에도 2030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며 도리어 계열사 삼척 블루파워를 통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함께 전국적으로 가장 중대한 기후위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5만 명 이상의 시민이 서명하여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막고자 ‘탈석탄법 입법청원’에 목소리를 높인 이유다. 

녹색당 활동가들이 직접행동에 나서야만 했던 이유는, 인류의 생존을 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중차대한 과제 앞에 제도와 정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도리어 악화시키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미명 하에 온실가스 감축을 도외시하며 산업계의 편의를 봐주면서 시간을 끌어왔다. 이에 활동가들은 포스코 직접행동에 앞서 2021년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최에 앞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백지화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나섰으며,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턱없이 낮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워 전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임박한 재난을 막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해왔다.


녹색당을 비롯한 기후재판의 당사자들은 탄소예산이 날로 바닥나고 뭇생명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기후재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무엇이 정말 문제인지, 누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지 이 세계의 가려지는 진실을 목놓아 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을 합의했으나, 대한민국 정부와 산업계는 여전히 ‘오염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과 배상 방안을 마련하기는커녕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탄소배출, 노동권, 인권 침해에 대한 포스코의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엽적인 기업 개선과 사회공헌 활동을 부풀려 미화하는 그린워싱은 보다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그룹 4개 사는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상을 수상했다며 ‘기후위기 극복 정의로운 전환’에 나서겠다는 그린워싱 광고를 내걸었다. 이러한 행각은 탄소배출 1위 기업의 기후위기 책임을 은폐・축소하며 정의로운 전환 실현의 주체와 대상을 뒤바꾸는 위장 행위다. 같은 기간, 환경부는 포스코와 SK에너지 등 기업을 대상으로 정유·철강 업체로 탄소중립 원유, 탄소중립 석유제품 등 친환경을 표방하는 제품을 내놓았지만 탄소중립이라고 표현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친환경 허위광고 ‘그린워싱’ 조사에 나섰다. 한국 정부가 아직도 제대로 된 기업 평가 기준과 기후위기에 대해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법제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향후 과제는 명확하다. 녹색당은 오늘의 판결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기후위기에 관한 제대로 된 책임 기준을 설정하고 관련 법제도를 마련해갈 수 있도록 정치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직접행동에 나선 활동가들이 더이상 죄인으로 법정에 서지 않도록, 기후위기에 책임 있는 이들이 법정에 피고로 설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가 필수적이다. 전세계 인류의 생존의 기로에서 책임을 회피・방관하며 생태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기업, 책임 당사자가 피고로 법정에 설 수 있도록 재판의 원고와 피고를 뒤바꾸어야 한다.


1심 재판 이후 녹색당은 포스코와 국민연금, 블랙록 등 포스코 투자사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 및 그린워싱에 대한 조치를 물었다. 포스코는 이에 무응답으로 일관했고, 국민연금은 비공개 주주활동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와 같은 무책임을 엄중하게 규탄하며, 실효성 있는 기준과 법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한다. 이들 기업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마땅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대응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 그리고 전세계의 법정에서 기후재판이 현재진행 중이다. 베트남 붕앙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설립하려는 두산중공업에 맞선 청년기후긴급행동,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반대하며 민주당사 점거 직접행동을 벌인 멸종반란의 기후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기후재판에서 기후정의 승리의 깃발이 나부끼길 바라며, 손 맞잡고 어깨 걸어 뜨거운 연대를 보낸다.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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