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논평] 사익 추구와 기후침묵에 맞서는 투쟁뿐이다 - 윤석열 정부 출범 즈음의 녹색당 입장

녹색당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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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 추구와 기후침묵에 맞서는 투쟁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즈음의 녹색당 입장


오늘 윤석열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이미 충분히 지적되었듯이, 윤석열 정부의 출범은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실패 때문에 가능했다. ‘검수완박’은 관철시킬  힘을 가진 국회 다수당이면서도 오늘까지도 차별금지법 단식을 끝내지 못하도록 만드는 상황 자체가, 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게 정권을 내주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만을 존재 근거로 삼는 반사이익 정부이며, 어떤 시대정신도 구현하지 못한  허상 정부일 뿐이다. 인수위는 “이제 무엇이 ‘잘’ 사는 것인지, 어떻게 함께 잘 살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이  함께 고민하자고 요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넘어 보다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어떤 기대감도 주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이 보여주듯, 시작부터 절망과 낙담을 안겨다 주고 있는 정부다. 


‘인사가 만사’라고도 했다. 새정부 출범에 앞서 지명한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거나 인사청문회로 드러난 사실을 보면, 절망과 낙담은 더욱 가중된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지만 후보들은 한국 사회 엘리트들의 부도덕성과 몰염치를 다시 드러내주었을 뿐이다. ‘방석집 논문 심사’라는 신조어를 남기고 낙마한 교육부총리 후보부터, 사퇴하지 않아도 사실상 식물 후보가 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리틀 조국’이라고 평가 받는 법무부 장관  후보 등, 한국 사회가 감당해야 할 절망의 깊이가 얼마인지 알 길이 없다. 또한 기업 로비리스트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명단의 앞자리에는 국무총리 후보가 있다. 행정 관료와 김앤장 고문의 회전문을 돌면서 공적 경력을 사적 이익으로 둔갑시키고 기득권들의 사적 이해를 공공 정책에 반영하는데 앞장 섰다.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영리법원과 신공항 건설로 분란과 갈등을 조장해온 국토부 장관 후보의 전력은 중용의 이유가 되었다. 이 정부가 삶을 돌보고 지구를 지키기보다는 기득권과 기업들의 사적 이해를 관철하느데 몰두하리라 예측하는 이유다. 


인수위가 제시한 110대 국정과제는 희망의 비전이기보다는 절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힘주어 강조하는 국정과제들의 대부분은 기업과 자본, 기득권들의 이익을 보장하고 확대하려는 것뿐이다. 위험을 체계적으로 저평가하는 찬핵 정책에서부터, 공공 부문을 허물고 기업, 시장, 금융, 무역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정책 전반의 기조까지 삶을 무너뜨리고 지구를 허무려는 계획으로 가득하다. ‘공익’, ‘실용’, ‘공정’, ‘상식’이라는  미사어구로 포장된 과제들은 한계에 처한 성장체제를 지속하기 위해 사회적 저항을 무마하고 위기를 관리하려는 것들이다. 이미 선진국이 되었지만 삶은 나아지지 않고 불평등과 생태위기만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그 위기들을 부정의한 체제를 지속시킬 밑거름으로 삼고, 국가와 기업 경쟁을 부각시켜  값싼 민족주의 정서와 여론을 조장하고 동원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5년간 새로운 정치 권력은 또다시 한국 사회를 절망과 낙담의 절벽 아래로 내몰 것이다. 또한 기후생태위기를 벗어나기는 커녕 가속시키려 들 것이다. 이 고통스런 시간 속에서 녹색당은 다른 사회를 꿈꾸는 많은 동료 시민들과 함께 물러서지 않고 견디기 위해 각오를 다진다. 함께 손을 맞잡고 아픔을 함께 하며 희망을  지어 내면서, 버텨 낼 시간이 정해진 것보다 짧아지기를 기원한다. 아름다운 녹색당 강령의 한 구절은 당원과 시민 모두에게 위로가 되리라. “우리는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으며, 비폭력과 평화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그렇다. 단순히 견디며 어서 5년의 시간이 흘러 가기만 기다릴 수만은 없다. 녹색당은 사익 추구와 기후침묵의 정치에 끊임없이 저항할 것이다. 그 속에서 현재의 자본주의 성장체제를 넘어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길을 찾고 더 많은 시민들을 초대하고 연대하려는 용기를 내려한다. 


분명히 할 것이 있다. 향후 5년간 펼쳐낼 녹색당의 정치가 ‘반윤석열’, ‘반국민의힘’을 내세우는 ‘민주대연합’ 노선에 갇히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 외면 등 수많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괴하고 개혁하기보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윤석열 정부의 퇴행성을 강조하며  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를 반윤석열과 반국민의힘의 전선으로 불러 내려 회유하고 협박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를 끝없이 후퇴시키는 보수 양당 사이의 소모적인 대립 구도에 녹색정치를 가둘 수는 없다. 보수 양당들이 다시 기후침묵하고 기업의 이윤 추구 계기로 활용하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 길에서 과감히 벗어나,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과 함께 기후정의를 향한 독립적 정치 노선의 길을 내는데 매진할 것이다. 


2022년 5월 10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