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고공농성 300일, 옵티칼 노동자들이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기를


[논평] 고공농성 300일, 옵티칼 노동자들이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기를


옵티칼 노동자 박정혜, 소현숙 님이 회사 청산에 맞서 공장 옥상에 오른 지 11월 2일로 300일이 됐다. 혹한과 폭설, 폭염과 폭우를 온몸으로 견디며 지난 시간이 무려 300일이다.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부당한 정리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투지로 버티는 싸움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투자기업이다. 2003년 11월 경북 구미의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하면서 공장 부지 무상임대와 법인세 및 취득세 감면 등 한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특혜를 받아왔다. 지난 20년간 일본 본사가 챙긴 배당금만 3,643억 원에 달한다.


2022년 10월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자 옵티칼은 한 달 만에 공장 청산을 발표했다. 1,300억 원의 화재보상금을 받았기에 공장 재가동이 가능했지만, 노동자들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청산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니토덴코의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 공장이 평택에 있기에 고용승계도 가능했지만 하지 않았다. 소위 ‘먹튀’를 한 것이다.


외국 투자자본이 특혜를 잔뜩 누리며 이윤만 챙기다가, 고용됐던 노동자들은 나 몰라라 하고 회사를 청산해 버리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박정혜, 소현숙 노동자의 고공농성은 이에 맞서는 우리 모두를 위한 싸움이다. 외국자본의 반복되는 ‘먹튀’의 ‘전통’에 맞서 고용승계를 하는 선례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자본의 탐욕에 노동자들이 소모품 취급을 당할 것인가 말이다.


하늘 감옥에서 힘겹게 견디고 있을 두 노동자에게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내가 쓰러지면 우리 모두가 패하고 마는 것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이 오늘도 이들을 버텨 세우고 있는 것이리라 감히 짐작한다. 천문학적인 이윤을 챙기지만 노동자들의 노동권은 내팽개치는 자본을 이기는 방법은 연대, 단단한 연대뿐이다. 이들이 부디 이겨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우리 뜨겁게 연대하자.


2024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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