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논평] 껌값보다 싼 쌀값, 농민생존권 보장하라 _ 2022 전국농민대회에 부쳐

녹색당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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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값보다 싼 쌀값, 농민생존권 보장하라

- 2022 전국농민대회에 부쳐


농업은 식량의 기지이자 생명창고이다. 농업이 소멸하면 공동체의 생존이 위태로워지며 생태계의 순환이 끊어진다. 하지만 역대 정부는 농업과 농민을 일관되게 경시해 왔다. 국가예산 대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2008년 수산을 제외하고 4.8%였지만, 박근혜정부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3.6%, 문재인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2.8%까지 떨어졌으며, 내년 기재부 예산에 따르면 2.7%에 불과하다. 15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된 것이다. 


농가소득은 도시 노동자 가구소득 대비 62.3%에 머물러 있고 기후위기에 따른 재배환경의 변화와 작황의 불안정성이 농민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면세유와 농자재 값은 다 올랐는데 쌀값은 곤두박질쳐, 정부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7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0g 밥 한 공기 쌀값이 가장 싼 껌보다도 훨씬 저렴해, ‘껌값이네’가 아니라 ‘쌀값이네’라고 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자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전국농민대회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2020년 공익형직불제를 도입하면서 쌀 시장가격 하락에 대해 보전하던 ‘변동직불금’이 폐지되면서 이미 예상되었던 사태이다. 정부는 쌀 소비는 줄고 쌀 생산은 풍작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시장 논리’만 들이대고 있다. 하지만 식량 뒤에 ‘안보’라는 말이 자주 뒤따를 정도로 전 세계 어떤 정부도 농업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는다. 가격 폭락이 예상될 때 적극적인 수매를 하고, 쌀 이외의 다른 농작물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생산량을 조절하며, 농민의 소득안정을 위한 각종 정책과 법규를 정비하는 등, 모든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의 역할을 망각하고 ‘시장’ 운운하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만천하에 폭로하는 것이다.   


쌀값만이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은 생태적 전환의 선두에 서 있다. 초국적 농업기업과 기업농, 상업적 대농들의 약탈적 농업은 기후위기를 심화시킨다.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 단작, 공장식 축산 등은 토양과 지하수, 해양을 오염시키며, 미생물과 익충을 죽이고 해충을 창궐시켜 병충해에 점점 취약해지게 한다. 메탄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리고 홍수의 가능성도 키운다. 친환경 순환농법과 지역 순환 농업, 생물다양성과 종자다양성을 높이고 땅과 물을 살리는 농업, 기업적 농경의 산림 파괴를 막는 농업, 탄소 배출을 줄이고 탄소를 흡수하게 하는 농업을 가능하게 하려면 소농이 제대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농민의 기본소득 보장이 필수적이다.   


녹색당은 2022 전국농민대회를 적극 지지한다. 녹색당은 기후위기와 싸우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이 땅의 농민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22년 11월 16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