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논평] 원주 아카데미 극장, 문제는 지방자치법이다!

강원녹색당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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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강수 원주시장이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석면 제거를 지시하였다. 시민을 위하는 듯한 이 말은 극장 철거를 시작하기 위한 핑계로 사실상 철거의 첫 삽을 뜬 셈이다. 아카데미극장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2016년부터 있었다.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말 시민을 걱정했다면 시민들이 한참 전부터 요구했던 대로 리모델링을 추진했어야 했다.

아카데미극장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극장이다. 지난 4월 말 전국 대학교수, 연구자 등 233명은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지지하면서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의 문화적 시민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원도심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 교두보”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아카데미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단관극장이며, 건축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정서에 녹아 있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원주시는 지난 21년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하여 시비 32억여 원을 들여 극장을 매입했다. 그러나 원강수 시장은 지난 4월 아카데미극장 철거 계획을 발표하며 공고 및 심의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6억이 넘는 철거비용을 다시 쏟아붓고 있다. 원주시가 발주한 ‘아카데미극장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따르면 4.9억 원으로 석면 지붕은 물론 안전성 평가에서 D등급(보수필요)을 C등급(일상생활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 경제에 강하다는 국민의 힘 출신 시장이 간단한 기회비용조차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시민의 것이며 공유재산이라는 것이다. 원주시장은 이 공유재산의 위탁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탁자가 공유재산을 처분할 때 지방자치법은 제55조에 따라 사전에 공고하도록 되어 있고, 원주시 조례는 공유재산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원강수 시장은 이 규정을 둘 다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특히 공유재산심의위원회의 심의는 긴급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서면으로 대체하여 졸속 처리하였음에도, 대체 무엇이 긴급하냐는 시민의 물음에 무엇이 긴급한지는 원주시에서 판단한다며 마치 자신이 아카데미극장의 소유자인 양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긴급성은 객관적 사정에 근거해야 한다는 행정안전부의 권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방자치법에 이러한 절차 위반을 규제할 수 있는 법 근거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상한 시장이 나타나 제멋대로 굴어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제120조에 따르면 지방의회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의결이 진행된 경우 의결의 하자를 다툴 권한이 오직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만 있다. 즉, 시장과 시의회의 합작으로 발생한 명백한 절차적 하자에도 이를 다룰 법적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녹색당에서는 아카데미친구들과 함께 지난 6월 권한쟁의 심판 제기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는다면, 부실한 지방자치제도 하에 제2, 제3의 폭거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녹색당은 직접·참여·풀뿌리민주주의 정당이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목소리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시민이 직접 나서서 지키려는 문화유산인 아카데미극장에서 보이는 것이 고작 석면 지붕인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녹색당은 원주시민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아카데미친구들의 편에 서서 시장의 무도한 폭거에 끝까지 맞설 것이다. 또한 제2, 제3의 원강수가 나타나지 않도록 지방자치제도 개선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문화적 이해도, 경제적 이해도 못 하는 원강수 시장은 석면보다 해로운 졸속 행정을 멈추고 사퇴하라!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할 수 있도록 등록문화재로 직권 지정하라!


2023년 7월 28일
강원녹색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