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성명]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

강원녹색당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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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


오늘 산업통상자원부는 홍천 양수발전소건설 사업 예정구역 지정 고시를 발표하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서 추진하는 이 사업은 지난 19년 홍천군의 유치 신청을 받았고 계획대로라면 26년 착공하여 32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발전소가 들어설 홍천 풍천리의 주민들이 반대위원회를 구성하여 무려 5년이나 홍천군청, 산업통상자원부에 맞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영재 홍천군수가 한수원의 영업사원인냥 유치에 적극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후위기 시대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필요한지에 대해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강원녹색당은 정치, 사회, 경제, 환경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득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실이 더 크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대한 여섯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첫째, 정치적으로 원전 세력의 궤변에 놀아나는 꼴이다. 원전 세력이 양수발전을 꾸준히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밤에 가동을 중지할 수 없는 원전의 특성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밤에 물을 끌어올려 낮에 발전하는 양수발전소는 원자력발전소와 잘 맞아떨어지기에, 양수발전은 전부터 원전의 부속품으로 취급되어 왔음에도, 지금의 원전 세력은 양수발전소 건설의 필요하다는 근거로 원자력발전이 아닌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언급한다. 애초에 우리나라는 전력이 부족한 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송전, 변전 시설의 전력 과부하를 막기 위한 용도로서의 전력 저장 장치를 고려하는 실정이다. 전원 다양성으로 생기는 혼란을 통해 누가 이득을 보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지역 에너지 자립 흐름에 역행한다. 양수발전은 대량의 용수가 필요하기에 산에 위치할 수밖에 없고 발전설비와 더불어 송전설비를 함께 갖추어야 한다. 도내 발전소 문제와 송전탑 문제가 함께 얽혀 있는 이유이다. 양수발전소가 위치한 산골 지역에서의 전기 사용량을 생각해 보자. 전기를 사용해 봐야 얼마나 사용하겠는가. 양수발전소는 근본적으로 전력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을 분리함을 전제로 하여 소비 지역을 보조하기 위한 용도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셋째, 양수발전소 건설 사업은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유신 시대의 악법에 의거하고 있다. 전원개발촉진법은 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인, 1979년 ‘전원개발에 관한 특례법’으로 제정되었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기에 그에 맞춰 신속히 사업이 결정될 수 있도록, 특히 지역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지금 홍천 풍천리 주민들의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공청회 또한 제대로 개최되지 않았음에도 한수원에서 묵묵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이다. 밀양 송전탑의 경우에서처럼 풍천리 주민들 또한 발전소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나게 생겼지만 그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원개발촉진법 폐지는 국회에서 이따금씩 언급되고 있지만, 폐지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적기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이를 저지하고 있다. 설령 양수발전소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하다 한들 이것은 기후정의가 아니다.

넷째, 경제적 관점으로도 타당하지 않다. 발전 효율 측면에서 보면 건설 비용만 고려했을 때, 원자력발전소 새울 3, 4호기 기준 1400MW 생산에 11.7조 원이 투입되는데 비해, 홍천 양수발전소는 600MW 생산에 1.5조 원이 투입된다. 즉, 원전이 83.6억 원/MW 이면 양수발전은 25억 원/MW이다. 언뜻 보면 효율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2019년 기준으로 양수발전소 일평균 발전시간은 가동일 기준 2시간 54분이고, 전체 양수발전 16호기의 연평균 발전시간은 46시간이다. 홍천의 경우 매일 8시간을 가동함을 가정하여 계산한 값이다. 즉, 실제 평균 발전시간을 고려한다면 예산 투자 대비 발전 효율은 1,587억 원/MW로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다. 전기가 부족하지 않으니 양수발전을 할 일이 없고, 발전할 일이 없으니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혈세 낭비이다.

심지어 지역에서는 경제 활성화, 관광 활성화라는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악용되고 있다.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면 국비 지원을 받아 지역에 보탬이 되고 사람들이 발전소를 보러 올테니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양수발전소가 건설된 지역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양양 양수발전소가 건설된 영덕리를 가서 보면 근처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카페, 식당, 숙박시설 등이 하나도 없다. 보러 오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으로 인한 경제 활성화는 어려운 경기에 뭐라도 있는 게 낫겠거니 하는 지역 주민들의 절박함을 악용하여 치적을 챙기는 지역 정치인들의 흔한 거짓말일 뿐이다.

다섯째, 건설 과정에서 농촌의 문제를 악용하며 분열을 가속화한다. 한수원에서 양수발전소 건설 예정지를 선정할 때 고려되는 기준 중 하나가 민도이다. 민도가 낮은 곳이라 함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건설하더라도 저항이 심하지 않은 곳이라는 의미 또한 포함되어 있다. 보통 농산물과 임산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소규모 농촌 지역이 그 대상이 된다. 작금의 농촌에는 젊은이들이 부족하다. 대부분 노인들이 거주하며, 그 자식 세대 젊은이들은 외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지역 토지 소유자도 대부분 거주민들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농촌의 상황을 건설처에서 악용한다는 것이다. 홍천 풍천리의 경우 마을 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고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풍천리에서 나고 자라 오랫동안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외지에서 거주하며 풍천리의 땅을 사서 펜션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불경기로 사업도 안 되고 땅도 안 팔리는데 보상금을 준다니 건설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먼저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한수원 앞에서, 살아 있는 동안에는 끝까지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과 어차피 들어올 거 뭐라도 얻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평화가 있겠는가.

여섯째, 대규모 환경 파괴이다. 양수발전소 건설 예정지로 선정되는 산골 지역은 대부분 생태·환경적으로 보존의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홍천 풍천리는 사업 예정지로 결정되기 전에는 생태·자연도 1등급, 식생보전등급 2등급 지역이었다. 사업면적이 1.7km²이며 정방형이라 하면 가로세로 1.3km만큼의 1등급 지역이 통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실제로는 정방형도 아니고 상부댐, 하부댐으로 나뉘어 떨어져 있기에 그 영향이 더 심각하다. 흔히들 상상하는 강물의 수면이 조금 더 오르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환경부가 있고 환경영향평가라는 제도가 존재하지만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홍천 풍천리의 등급은 2007년 최초로 고시된 이래 아무런 변화가 없음에도 사업 예정지로 잠정 결정된 이후 국립생태원에서 3일간 재조사를 하여 2,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또한 풍천리는 고품질 잣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일제강점기 때 심은 잣나무가 훌륭히 자라 거기서 나온 잣을 당시 공장이 있던 경기도 가평으로 보내 가공한 것을 브랜드화한 상품이 가평잣이다. 지금도 풍천리 주민들은 잣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러한 내용들이 21년 발표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차후 전국 각지에 15개의 양수발전소가 신규 건설될 예정이며 제주 한라산에만 3개의 양수발전소 건설이 계획되어 있다.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은 강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각지에 제2, 제3의 풍천리가 생길 것이다. 기후정의는 단순히 기후위기의 극복만을 말하지 않는다. 전환 과정에서 약자가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것이 최선이라고 하기에 앞서 무엇이 어떻게 배제되고 있는지, 누가 어떻게 배제하고 있는지 심도 있게 살펴야 한다.

양수발전소 건설은 원전 세력이 신재생에너지 변동성을 앞세워 산골의 순박한 주민들을 갈라치기하며 실질적인 효과도 없이 막대한 사회적, 생태환경적 피해를 양산해 내는 사업이다. 강원녹색당은 이러한 사업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홍천군민의 편에 서지 않고 한수원의 이익과 자신의 치적을 위해서만 열심인 신영재 군수 또한 지탄 받아 마땅하다. 강원녹색당은 약자의 편에 서서 거대한 자본과 정치의 벽을 허물어낼 것이다.


2023년 9월 27일

강원녹색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