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논평] 탈성장, 삼척블루파워의 교훈

강원녹색당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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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장, 삼척블루파워의 교훈


부패한 보수들의 성장주의에 부쳐

체제전환이 기후위기의 답이다!


지난 9월 23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923 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탈석탄을 외쳤고 화력발전소 건설 업체인 삼척블루파워가 그 지탄의 대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화력발전소는 곧 가동될 예정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화력발전소를 지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못 막을까? 답은 간단하며, 사실 다들 알고 있다. 돈 때문이다. 가난을 딛고 선 역사의 대가로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세태와, 생태파괴와 기후위기, 공공성 약화에도 불구하고 보수 양당이 줄기차게 외쳐대는 경제 성장 때문이다.

보수 성장주의자들의 논리를 되짚어 보자. 기업은 시장을 통해 성장하며 물질적 부와 이윤을 남기고, 이윤의 일부는 기업의 규모를 확장시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데 사용되며, 이윤의 다른 일부는 사회에 환원되어 국가를 부강하게 한다. 정치는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정비하는 역할을 하며, 정부는 기업이 담당하지 못하는 역할을 맡아 수행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장 원리보다는 정경유착의 논리만 강화되고 부의 사회적 재분배는커녕 불평등만 가중되고 있다.

삼척블루파워의 경우를 살펴보자. 삼척블루파워의 최대주주는 농협은행(54.53% 지분)이고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지주의 대표이사는 각각 이석용, 이석준이다. 이석준은 박근혜, 윤석열 진영의 인물로 지난 22년 12월 회장에 내정될 때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같은 달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라며 이석용을 은행장으로 내정하였다. 제2주주는 포스코로 통합 3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척블루파워의 임원 9명 중 5명이 포스코 출신이다. 실질적인 운영을 포스코에서 하는 셈이다. 그 외 두산,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탈석탄을 선언한 기업들이 삼척블루파워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술 더 떠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판매를 통해 개인의 투자를 종용하고 있다. 결국 삼척블루파워는 윤석열 측근들이 포스코를 비롯한 재벌 및 금융권과 협력하며 지구의 목숨을 담보로 벌이는 사업인 것이다.

과연 삼척블루파워 뿐이겠는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몰려 있는 서해안을 보자.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이용한 대안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마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과연 그럴까? 왜 탄소포집을 화력발전소가 세워질 때 하지 않고 이제 와서 하고 있는가? 그때 예상치 못한 일들을 과연 지금은 예상하고 있는가? 과학기술은 이를 개발하는 자와 활용하는 자가 분리된 이래 한 번도 가치중립적이었던 적이 없었다. 성장주의 경제 논리로 취사선택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과학기술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그 결정을 포장한다. 탄소포집 기술이 대표적인 예이며, 정부는 이를 녹색성장이라는 말로 계속 부추기고 있다. 삼척블루파워에서 탄소포집 계획으로 인한 저감량은 전체 배출량의 0.8%에 불과하며, 이조차도 불투명하다. 한마디로 그린워싱이다.

이처럼 보수들의 성장주의는 그들의 논리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남는 이윤을 가지고 국가를 부강하게 하기는커녕 정계와 재계가 협력하여 제 주머니에 담기 바쁜 것이 성장주의의 현실이다. 그 결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시민의 정당한 권리로서의 복리와 안전은 약화된다. 환경부가 생태를 파괴하는 토건개발 사업의 고무도장이 되어버린 것에도 볼 수 있듯, 공익을 위해 기업을 감시해야 할 정부가 기업과 붙어 돌아간다.

가장 큰 문제는 도덕적 불감증이다. 돈은 탐욕을 부추겨 눈을 멀게 만든다. 시민들은 공직자의 공공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원래 세상이 그렇다, 원래 악인이 정치한다며 일찌감치 포기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자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겉으로 하는 말을 하나도 믿지 않음을 지혜롭게 여긴다. 이 와중에도 보수 성장주의자들은 사익의 추구가 공익을 견인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정경유착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기후위기를 보고 삼척블루파워를 보라. 무엇이 당연한가? 우리는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 인정해야 한다. 성장주의는 실패했다.

돈은 가치를 숫자로 표현한다. 익숙해져서 당연한 듯 잊고 살아가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세상의 모든 가치는 숫자로만 표현할 수 없다. 아름다움, 다양성, 서사의 가치는 일차원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다. 맹방해변의 넘실거리는 파도와 물고기, 삼척 주민의 삶은 정량화할 수 없다. 여전히 위대한 이 세상 앞에서 돈으로 성장을 논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숫자로 범벅이 되어 기후생태위기를 가중시키는 GDP 중심의 성장주의 체제를 대체해 시민의 존엄과 평등, 행복과 복리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기준과 가치체제가 필요하다.

탈석탄법 제정, 그린워싱 규탄은 물론이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녹색당은 강령 전문에서 떡갈나무 혁명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혁명은 베어내는 혁명이 아니라 씨앗을 뿌리는 혁명이다. 우리가 뿌리는 체제전환의 씨앗은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하게 피어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김유리 후보는 서울 강서구에서 녹색 씨앗을 뿌리고 있다. 강원녹색당은 전기식민지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체제전환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숫자 대신 생명이 기쁨이 되고, 석탄 대신 햇빛이 전기가 되며, 송전탑 대신 떡갈나무가 자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3년 10월 10일

강원녹색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