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2024 녹색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알리며


오늘로써 총선 152일이 남았습니다.


녹색당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일은 정당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는 의무감을 넘어서, 한국사회의 녹색정치와 기후정치를 앞당기고,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해결하리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준비해야 하는 일임을 기억하며, 또 한번의 총선을 준비합니다.


녹색당은 2024 총선에서 선거연합이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 내딛는 걸음이 쉽지는 않습니다. 선거연합이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이미 스페인의 포데모스를 비롯하여 남미와 유럽의 연합정당, 선거연대의 사례는 풍부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당원과 지지자 분들의 질문과 우려를 듣습니다. 선거연합이 정말로 필요한 일인지,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모두 필요하고 중요한 말씀들을 전달해주고 계십니다. 이 질문에 공동으로 답하고 지혜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래로부터, 지역으로부터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녹색당은 총선 선거연합 및 위성정당을 둘러싼 논란을 크게 겪었습니다. 당내에서 충분히 선거연합에 대한 토론과 준비를 해오지 않다가, 급격한 정세변동과 함께 진행된 녹색당의 선거연합 시도는 진행 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내홍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우리는 뼈 아픈 성찰과 반성을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먼저, 선거에서의 연합정치는 녹색당의 선명한 방향과 분명한 의미를 가지고 공동의 가치 안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득권 양당에 기반한 연합정치 참여를 반성하고, 당원의 결정을 번복한 과오를 성찰합니다.


지난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총선 1년 전인 2023년 3월에 열린 제10차 대의원대회에서 ‘기후정의운동의 동력을 정치적 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녹색당의 존재 가치와 명분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당원들의 뜻을 모아 정당 및 시민사회와의 연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원내 진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담은 2024년 총선 기본계획(안)을 결의했습니다. 이어서 열린 총선 준비 토론회 전후로 전국과 지역에서 의견을 수렴해왔으며, 전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선거연합과 원내진입에 대한 당원들의 여론도 확인했습니다. 


지난 8월에 열린 전국위원회 정치워크샵을 통해 ‘소수정당 간의 적극적인 연합정치 전략’과 ‘거대 정당이 준연동형 선거법 개정에 따른 의석수 감소를 피하고 의회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위성정당’과의 차이를 분명히 짚으며, 비례연합정당을 통한 원내진출 방안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녹색정치 실현을 위한 원칙 있는 선거연합에 공감대를 높여왔으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단일화 논의를 거치면서 연합정치의 한계와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보궐선거 이후에 열린 104차 전국위원회에선 비례연합을 넘어 기후정치 실현을 위한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결의했습니다. 선거연합정당 참여의 최종 결정은 당원 총투표로 진행하며, 현재 전당적인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11월 3일 전북 간담회를 시작으로 강원, 경기 고양과 파주, 수원, 대구, 전남, 경북, 경남, 대전, 부산, 충남, 서울 등 총 25회의 지역간담회가 지역당을 중심으로 진행, 준비 중입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 지역당을 대표하는 전국위원회와 당무를 위임 받은 선거대책위원회는 우리가 준비하는 총선의 총의를 모으고, 함께 만드는 총선의 의미를 확장해 나갈것입니다. 


11월 18일에는 녹색당 총선 대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기후·환경운동단체들과의 간담회의 자리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입니다. 기후재난과 에너지 위기로 발생하는 삶의 문제, 신자유주의화 된 자본주의가 심화시키는 난개발과 성장중심주의, 실질적인 전쟁위협으로 다가오는 반평화, 핵진흥 정치라는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후·녹색정치 세력화는 중요합니다. 인물을 교체하는 일을 넘어서 정치체제 자체를 변화시키는 사회운동과 결합한 정치운동은 필요합니다. 


혹자는 그렇게 얘기합니다. 지금 진보라는 이름으로 정치세력을 다시 묶는 일은 소용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해결하고, 보수양당의 권력독점을 해소하며 합의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이 사회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치를 열어갈 가치에 기반한 정치동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압니다. ‘지구 위험 한계선’ 안에서 만들어갈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사회비전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실천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변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요구하며 일어날 때 가능할 것입니다. 녹색당은 더 넓은 연대와 더 깊은 동맹을 만들기 위해, 당신의 이야기가 있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전심전력 하겠습니다. 


2023년 11월 9일

녹색당 선거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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