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한미 무역협상 규탄한다 -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왕’과 결탁하다


[논평] 한미 무역협상 규탄한다

-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왕’과 결탁하다


미국의 수백만 시민이 ‘No Kings’ 시위를 벌인지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한국의 대통령은 그에게 황금 왕관을 선물했다. 팔레스타인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지금, 한국의 대통령은 금 190돈, 은 110돈이 들어간 대한민국 최고훈장 무궁화 훈장을 수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수호의 의지”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지금이 중국을 ‘사대’하던 조선에서 ‘사모’의 마음을 담아 조공을 바치던 시대인가? 


이런 굽신거림은 대한민국의 보통사람들을 위한 ‘애국적’ 결단이 아니다. 이번 무역협상의 핵심적 타결 내용은 미국에게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그 이익을 5:5로 나누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대만에 준하는 반도체 관세를 매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공적 자금, 연기금, 산업자본이 미국 금융자본의 이윤 구조 속으로 편입되는 동시에,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대자본의 대미 수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현금 2,000억 달러는, 1기 집권 때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화석연료 산업을 대폭 지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력으로 볼 때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산업에 마구잡이로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한국은 미국 중심의 초국적 자본의 이윤 극대화에 ‘직접적’ 이해관계를 함께 하게 되었다.


심각하게 우려되는 또 하나는 핵추진 잠수함 지원 요청이 받아들여져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소위 ‘자주국방’의 열쇠가 아니다. 잠수함의 활동 범위가 한반도로 제한된다면 핵잠수함이 필요하지 않다.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 투사, 항모전단 호위, 전략억제, 원해 작전을 위해 핵잠수함은 필요하다. 다시 말해 그것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종속되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남북간의 긴장을 고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것은 ‘자주국방’이 아니라 미국 무기를 사온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이미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핵을 군사적 목적으로 확대한다는 심각하고 위험한 결정이다.  


이런 위험천만한 무역협상 타결에 친정부적 언론 매체만 환영한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 사설조차 “우리 정부가 일부 정치권의 반미 정서에 기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국익을 우선시하며 냉철하게 협상을 진행해온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미 보수언론들은 15% 관세를 물고 자동차를 수출해야 하는데, 매출액 대비 평균 이익률이 5-10%밖에 안되므로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법’과 같은 반기업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고 아름다운” 감세를 실시한 미국 초부유층의 ‘왕’과 결탁한 한국의 ‘대통령’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한국형 감세에 앞장서면서, 결국 한국의 초부유층의 이익에 봉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이 사태에 임해야 한다. 11월 1일 경주에서 ‘2025 APEC 반대 트럼프 반대 국제민중회의’와 국제민중대행진이 예정되어 있다. 녹색당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자본주의 성장체제와 국제무역질서 대신, 연대와 돌봄,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에 뿌리를 둔 새로운 세상을 향해 힘찬 발을 내딛을 것이다. 녹색당과 함께 11월 1일 경주에서 함께 행진하자. 


2025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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