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은 1% 슈퍼리치에게 탄소배출 책임을,
99% 서민에게는 안정적인 생활을 실현하라!
“세계는 기후붕괴와 통제불능의 불평등이라는 쌍둥이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오는 11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지난 11월 20일 발표한 옥스팜(Oxfam) 보고서의 첫 문장이자 핵심이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2019년 전 세계 1%의 최상위 부유층(‘슈퍼리치’ 7700만명)이 배출하는 탄소가 전 세계 인구의 66%인 최빈곤층 50억명이 배출하는 탄소량과 같다는 것, 슈퍼리치 1인당 탄소 배출량이 1.5도 온도 상승폭을 억제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준의 27배에 달한다는 것, 슈퍼리치들의 2019년 탄소 배출량이 야기하는 폭염 등의 재난으로 13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것, 이 위기에 책임이 있는 전 세계의 슈퍼리치들과 기업들에게 징벌적인 부유세와 법인세(횡재세)를 부과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즉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제목처럼 “99%를 위한 지구(<Climate Equality: A Planet for the 99%>)”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위기를 동시에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이러한 지적에 발맞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미 국제 연구기관들은 경제적 불평등과 탄소 불평등의 연관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가령 옥스팜은 이미 2020년 보고서(<탄소불평등에 직면하다>)와 2021년 보고서(<탄소불평등 2030 보고서>) 등을 통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5년 동안 최상위 1% 부자들이 탄소배출량의 15%에 책임이 있고, 이는 소득 하위 50%의 누적배출량 7%의 2배가 넘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보고서의 중요한 함의는 슈퍼리치들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소득 하위 50%(39억명)의 탄소배출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 1.5도 온도 상승폭을 억제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준 2.8톤의 한참 아래 머문 반면(0.72톤), 같은 기간 동안 상위 1%의 배출은 2.8톤의 약 22배(63톤)에서 27배(77톤), 상위 0.1%는 약 52배(145톤)에서 77배(215톤)까지 증가했다. 즉 이번 보고서를 통해서 새로 알 수 있는 점은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심화하면서 그 불평등의 정도가 점점 악화되고 있고, 인류가 기후변화의 위험을 인지하고 기후대응을 위한 국제체제를 구축한 약 1990년 무렵(1992년 유엔기후변화기본협약)부터 지금까지도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 하위 50%는 기후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점도 데이터로 입증됐다. 이들은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데이터에서도 기준 2.8톤에 한참 못 미치는 0.72톤만을 배출했다. 옥스팜은 이전 보고서에서도 “내일 당장 다른 모든 사람이 탄소배출량을 0으로 줄인다고 해도 상위 10% 부유층의 탄소배출량만으로도 몇 년 안에 탄소예산이 고갈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상황 역시 심각하다. 세계불평등연구소(Global Inequality Lab)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득 상위 1%와 하위 50% 사이의 소득격차는 약 48배이고, 상위 1% 부자들의 탄소배출량은 180톤, 하위 50%의 배출량은 6.6톤으로 27배 가량 차이가 났다.
상황이 이러하니 옥스팜 보고서는 이 위기에 책임이 있는 전 세계의 슈퍼리치들과 기업들에게 징벌적인 부유세와 법인세를 부과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보고서는 슈퍼리치들이 지구를 불태우고 있는 이 상황이 “민중과 자연자원을 착취하는 데에 기초한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적 경제 체제”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 등의 피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가장 경제적으로 열악한 국가와 열악한 계층에 집중된다.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자들이 가장 고통받고,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이들이 가장 안전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권 역시 강력한 누진적 부유세와 탄소배출에 책임이 있는 기업들에게 탄소세와 횡재세를 부과해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함에도 정부의 조세재정정책 방향은 완전 반대로 가고 있다. 현 정부는 법인세부터 보유세까지 통 크게 깎아주며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해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을 대폭 인하시켜주기도 했다. 동시에 무주택 저소득 서민들에 대한 재정지출은 극도로 꺼리고, 여성, 청소년, 장애인, 이주민 등에 대한 상담·보조 등 세밀한 지원사업들은 신경질적으로 줄이고 있다.
국가는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이들에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도 은행이나 정유사가 과거 3~5년간 벌어들인 평균 수익보다 더 많이 벌었을 때 그 금액의 20~50%를 추가로 법인세로 매기는 내용의 횡재세 관련 법안(법인세법 개정안)이 3건 발의(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됐으나 계속 계류 중이다. 2020년 9월 ‘국회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 이후 시간만 보내다, 올해 2월 활동을 시작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의미 없이 공전만 하다가 내년 5월 말까지 임기 연장을 앞두고 있다.
녹색당은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슈퍼리치들의 탄소배출 및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와 탄소 다배출 레저산업을 제한할 방법을 마련하여 약탈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대다수의 민중의 삶을 보호할 수 있는 입법과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1% 슈퍼리치에게 탄소배출 책임을 명확히 묻고, 99%의 서민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실현할 방안을 마련하라.
2023년 11월 23일
정부와 정치권은 1% 슈퍼리치에게 탄소배출 책임을,
99% 서민에게는 안정적인 생활을 실현하라!
“세계는 기후붕괴와 통제불능의 불평등이라는 쌍둥이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오는 11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지난 11월 20일 발표한 옥스팜(Oxfam) 보고서의 첫 문장이자 핵심이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2019년 전 세계 1%의 최상위 부유층(‘슈퍼리치’ 7700만명)이 배출하는 탄소가 전 세계 인구의 66%인 최빈곤층 50억명이 배출하는 탄소량과 같다는 것, 슈퍼리치 1인당 탄소 배출량이 1.5도 온도 상승폭을 억제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준의 27배에 달한다는 것, 슈퍼리치들의 2019년 탄소 배출량이 야기하는 폭염 등의 재난으로 13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것, 이 위기에 책임이 있는 전 세계의 슈퍼리치들과 기업들에게 징벌적인 부유세와 법인세(횡재세)를 부과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즉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제목처럼 “99%를 위한 지구(<Climate Equality: A Planet for the 99%>)”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위기를 동시에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이러한 지적에 발맞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미 국제 연구기관들은 경제적 불평등과 탄소 불평등의 연관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가령 옥스팜은 이미 2020년 보고서(<탄소불평등에 직면하다>)와 2021년 보고서(<탄소불평등 2030 보고서>) 등을 통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5년 동안 최상위 1% 부자들이 탄소배출량의 15%에 책임이 있고, 이는 소득 하위 50%의 누적배출량 7%의 2배가 넘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보고서의 중요한 함의는 슈퍼리치들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소득 하위 50%(39억명)의 탄소배출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 1.5도 온도 상승폭을 억제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준 2.8톤의 한참 아래 머문 반면(0.72톤), 같은 기간 동안 상위 1%의 배출은 2.8톤의 약 22배(63톤)에서 27배(77톤), 상위 0.1%는 약 52배(145톤)에서 77배(215톤)까지 증가했다. 즉 이번 보고서를 통해서 새로 알 수 있는 점은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심화하면서 그 불평등의 정도가 점점 악화되고 있고, 인류가 기후변화의 위험을 인지하고 기후대응을 위한 국제체제를 구축한 약 1990년 무렵(1992년 유엔기후변화기본협약)부터 지금까지도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 하위 50%는 기후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점도 데이터로 입증됐다. 이들은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데이터에서도 기준 2.8톤에 한참 못 미치는 0.72톤만을 배출했다. 옥스팜은 이전 보고서에서도 “내일 당장 다른 모든 사람이 탄소배출량을 0으로 줄인다고 해도 상위 10% 부유층의 탄소배출량만으로도 몇 년 안에 탄소예산이 고갈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상황 역시 심각하다. 세계불평등연구소(Global Inequality Lab)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득 상위 1%와 하위 50% 사이의 소득격차는 약 48배이고, 상위 1% 부자들의 탄소배출량은 180톤, 하위 50%의 배출량은 6.6톤으로 27배 가량 차이가 났다.
상황이 이러하니 옥스팜 보고서는 이 위기에 책임이 있는 전 세계의 슈퍼리치들과 기업들에게 징벌적인 부유세와 법인세를 부과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보고서는 슈퍼리치들이 지구를 불태우고 있는 이 상황이 “민중과 자연자원을 착취하는 데에 기초한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적 경제 체제”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 등의 피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가장 경제적으로 열악한 국가와 열악한 계층에 집중된다.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자들이 가장 고통받고,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이들이 가장 안전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권 역시 강력한 누진적 부유세와 탄소배출에 책임이 있는 기업들에게 탄소세와 횡재세를 부과해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함에도 정부의 조세재정정책 방향은 완전 반대로 가고 있다. 현 정부는 법인세부터 보유세까지 통 크게 깎아주며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해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을 대폭 인하시켜주기도 했다. 동시에 무주택 저소득 서민들에 대한 재정지출은 극도로 꺼리고, 여성, 청소년, 장애인, 이주민 등에 대한 상담·보조 등 세밀한 지원사업들은 신경질적으로 줄이고 있다.
국가는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이들에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도 은행이나 정유사가 과거 3~5년간 벌어들인 평균 수익보다 더 많이 벌었을 때 그 금액의 20~50%를 추가로 법인세로 매기는 내용의 횡재세 관련 법안(법인세법 개정안)이 3건 발의(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됐으나 계속 계류 중이다. 2020년 9월 ‘국회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 이후 시간만 보내다, 올해 2월 활동을 시작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의미 없이 공전만 하다가 내년 5월 말까지 임기 연장을 앞두고 있다.
녹색당은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슈퍼리치들의 탄소배출 및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와 탄소 다배출 레저산업을 제한할 방법을 마련하여 약탈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대다수의 민중의 삶을 보호할 수 있는 입법과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1% 슈퍼리치에게 탄소배출 책임을 명확히 묻고, 99%의 서민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실현할 방안을 마련하라.
2023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