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후쿠시마를 잊은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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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후쿠시마를 잊은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 후쿠시마 15주기에 부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15주기를 맞았다. 폐로는 여전히 먼 미래의 일이고 사고 수습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비용절감만을 위해 무책임하게 실행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계획은 올해도 투기량을 14%늘릴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는 이 모든 문제가 마치 없었던 일처럼 외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핵발전소 재가동을 강행해 왔다. 지난 2월에는 후쿠시마 사고로 중단됐던 7기 규모의 카시와자키-카리와 핵발전소를 시험 재가동했다. 이는 후쿠시마 사고의 원흉인 도쿄전력이 보유한 핵발전소 중 첫 재가동 사례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이미 후쿠시마 수습 비용으로 최소 160조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도쿄전력이 과연 핵발전소 안전 운영에 들어가는 19조 원 이상의 비용을 제대로 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또한, 최근 일본 지질학자들은 1707년의 호에이 대지진 이후 300년 주기를 가지고 있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의 주기가 다가옴에 따라 대지진 가능성을 경고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원전 재가동 시도는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이미 우려했던 대로 윤석열 내란 정권의 핵진흥 정책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고리 2호기 수명연장에 이어 고리3·4, 한빛1호기 등 노후 핵발전소의 추가 수명연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며, 신규 대형 원전 건설과 경제성·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SMR) 연구·도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 전력 확보 논리로 위험을 연장하는 정책으로, 안전 관리비·보상비 및 각종 사회적 비용은 결국 국민과 지역사회에 전가될 것이다. 잦은 중수 누출과 핵폐기물 포화 문제 등으로 논란이 많은 월성 2호기마저 수명연장된다면 그 파장은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핵발전소보다도 더 위험한 핵무기 확산 위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얼마 전 이스라엘-미국이 벌인 이란 침략은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이란이 핵무기가 없기 때문에 공격당한 것에 가깝다. 과거 핵을 포기했던 리비아, 우크라이나 등 국가들이 외부의 군사적 압력으로 붕괴된 사례들은 평화적 핵 감축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제 이 목록에 하나가 추가되기 직전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들이 만나는 지점이자 100여 기의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알려진 북한을 인접국으로 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번 이란 침략을 단호히 규탄하고 국제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필요와 책임이 있다.


후쿠시마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경제적 이익과 전력 수급 논리가 더 이상 생명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압도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추가 핵발전소 건설 시도와 일본, EU, 미국 등지의 일부 핵발전 회귀 시도는 단순한 에너지정책을 넘어 세대에 걸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군사적 갈등이 빚는 핵확산의 가능성은 동아시아 역내 안정과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를 먼나라의 일이라고, 국제사회의 발언권이 부족하다고 좌시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후쿠시마를 잊은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탈핵으로 시작한 우리 녹색당은 한국 시민들과 전 세계 동료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


2026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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