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 다양성 훼손하는 정당법 개악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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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다양성 훼손하는 정당법 개악 멈춰라

- 정당등록취소 조항 부활 시도, 거대 양당은 또 ‘위헌’을 저지르겠다는 것인가?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1년 후 3월 4일 분노한 시민들은 탈핵과 생태주의를 기치로 내건 녹색당을 창당했다. 창당한 지 한 달 만에 제19대 국회의원 총선을 치르게 되었고, 녹색당은 정당 득표율 0.48%를 기록하여 국회 진입에 실패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당법이었다. 당시 정당법 제44조는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여 의석을 얻지 못하고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때”에 정당의 등록을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제41조는 “등록취소된 정당의 명칭과 같은 명칭은 등록취소된 날부터 최초로 실시하는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일까지 정당의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녹색당은 당명을 ‘녹색당더하기(+)’로 바꾸고 버텼다. 그리고 해당 정당법 조항이 정당 설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당시 진보신당, 청년당과 함께 제기했다. 결국 2014년 1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이 정당법 조항이 ‘위헌’이라 결정했다. 


결정요지에서 헌법재판소는 “정당의 설립만이 보장될 뿐 설립된 정당이 언제든지 해산될 수 있거나 정당의 활동이 임의로 제한될 수 있다면 정당설립의 자유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므로, 정당설립의 자유는 당연히 정당존속의 자유와 정당활동의 자유를 포함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정당법에서 법정의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정당이나 일정 기간 국회의원선거 등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하는 등 현재의 법체계 아래에서도 입법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다른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에 해당 조항이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했다. 


득표율을 기준으로 정당등록을 취소하는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난 지 12년이 지난 지금, 거대 양당이 지배하는 국회 정개특위가 다시 이 조항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 두 번 이상 연속 참여한 정당이 의석을 얻지 못하고 유효투표 총수의 0.5% 이상 득표하지 못한 경우”에 정당의 등록을 취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조항이 헌법 상의 정당설립의 자유와 양립할 수 있는지, 12년 전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요지를 다시 읽어보라. 한 번이 두 번으로 바뀌고, 2%가 0.5%가 되면 위헌이 합헌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거대 양당은 자신들이 독점하는 정치구조를 고착화하기 위해 이 정당등록 취소 조항을 끊임없이 부활하려고 시도해 왔다. 2018년에도 두 당은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두 번 참여해 두 번 모두 의석을 얻지 못하거나, 1% 이상의 유효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정당등록을 취소한다”는 정당법 개정안 의결을 시도했으나, 녹색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의 힘으로 좌절된 적이 있다. 


지방선거가 3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인구편차 3:1을 넘어 위헌 판결이 난 선거구의 전면적 조정도 하지 않고, 4년 전에 무투표 당선자 494명을 낳은 누더기 공직선거법도 개정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만을 유지하려고 골몰하는 거대 양당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거대 양당은 정당법 제1조가 명시한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 기여'라는 목적을 실현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 


녹색당은 요구한다. 거대 양당은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지우고 배제하려는 반민주적인 정당법 개악 시도를 즉시 중단하라. 


2026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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