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접근성 확대의 과제 남았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된 지 무려 7년여 만에 드디어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계획이 발표됐다. 시민의 건강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아 오던 시대가 느리지만 차차 저물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투쟁과 노력으로 내디딘 중요한 첫걸음이다.
의약품 도입은 중요하나, 그 자체로 약물에 대한 접근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약을 처방하는 곳이 산부인과인지 다른 과 포함인지, 조제는 병원에서 하는지 약국에서 하는지, 복용은 반드시 병원에서 해야 하는지, 의료 기관을 몇 차례나 방문해야 하는지, 비용은 어느 수준인지 등에 따라 임신중지 의약품은 도입은 됐으나 실제로는 이용하기 매우 어려운 약품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임신 9주’까지만 임신중지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당사자가 실제로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보통 4~6주 차 이후다. 약물 임신중지를 9주로 제한한 것은 임신을 확인하고, 병원을 예약하고,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진행하고, 약을 처방받기까지 고작 3~4주의 시간밖에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숙고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은 임신 12주까지 당사자 스스로 임신중지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12주 이후에도 적절한 의료적 관리하에 약물 처방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이나 의학적 표준과 비교할 때 9주는 지나치게 짧은 제한인 것이다. 9주라는 과도하게 엄격한 기준은 의료진이 사법적, 행정적 책임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약을 처방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부가 2년간 ‘병원 내 처방과 조제’를 방침으로 정한 것도 임신중지 의약품의 접근권을 크게 약화한다. WHO는 임신중지 의약품의 ‘원외 처방 및 조제와 투약’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집 근처 약국 어디서나 약을 처방받아 가정 등에서 스스로 복용할 수 있는 '원외 처방 및 조제와 투약'과 달리, ‘원내 처방과 조제’는 산부인과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의 거주자에게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임신중지 의약품의 도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지역, 나이, 장애, 국적, 성별, 노동 조건, 경제적 여건 등에 따른 장벽을 없애고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임신중지 의약품은 20년 전부터 WHO 필수의약품이고 현재 세계 100여 개국이 사용하는 안전한 약물이다. 한국도 임신중지 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며, 임신중지 의료체계를 공공보건 시스템에 포섭해야 한다. 즉, 임신중지를 시장에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녹색당은 안전한 임신중지는 인간의 존엄과 직결되는 기본권이며, 성과 재생산의 권리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시민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임신중지의 낙인과 편견을 없애고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녹색당은 결연히 싸워 나가겠다.
2026년 9월 16일

[논평]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접근성 확대의 과제 남았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된 지 무려 7년여 만에 드디어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계획이 발표됐다. 시민의 건강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아 오던 시대가 느리지만 차차 저물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투쟁과 노력으로 내디딘 중요한 첫걸음이다.
의약품 도입은 중요하나, 그 자체로 약물에 대한 접근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약을 처방하는 곳이 산부인과인지 다른 과 포함인지, 조제는 병원에서 하는지 약국에서 하는지, 복용은 반드시 병원에서 해야 하는지, 의료 기관을 몇 차례나 방문해야 하는지, 비용은 어느 수준인지 등에 따라 임신중지 의약품은 도입은 됐으나 실제로는 이용하기 매우 어려운 약품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임신 9주’까지만 임신중지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당사자가 실제로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보통 4~6주 차 이후다. 약물 임신중지를 9주로 제한한 것은 임신을 확인하고, 병원을 예약하고,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진행하고, 약을 처방받기까지 고작 3~4주의 시간밖에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숙고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은 임신 12주까지 당사자 스스로 임신중지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12주 이후에도 적절한 의료적 관리하에 약물 처방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이나 의학적 표준과 비교할 때 9주는 지나치게 짧은 제한인 것이다. 9주라는 과도하게 엄격한 기준은 의료진이 사법적, 행정적 책임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약을 처방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부가 2년간 ‘병원 내 처방과 조제’를 방침으로 정한 것도 임신중지 의약품의 접근권을 크게 약화한다. WHO는 임신중지 의약품의 ‘원외 처방 및 조제와 투약’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집 근처 약국 어디서나 약을 처방받아 가정 등에서 스스로 복용할 수 있는 '원외 처방 및 조제와 투약'과 달리, ‘원내 처방과 조제’는 산부인과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의 거주자에게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임신중지 의약품의 도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지역, 나이, 장애, 국적, 성별, 노동 조건, 경제적 여건 등에 따른 장벽을 없애고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임신중지 의약품은 20년 전부터 WHO 필수의약품이고 현재 세계 100여 개국이 사용하는 안전한 약물이다. 한국도 임신중지 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며, 임신중지 의료체계를 공공보건 시스템에 포섭해야 한다. 즉, 임신중지를 시장에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녹색당은 안전한 임신중지는 인간의 존엄과 직결되는 기본권이며, 성과 재생산의 권리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시민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임신중지의 낙인과 편견을 없애고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녹색당은 결연히 싸워 나가겠다.
2026년 9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