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기후정의위원회 논평] 그릇된 과거의 되풀이에 걸 기대는 없다 - COP26과 대통령의 연설에 부쳐

기후정의위원회
2021-11-03
조회수 227


그릇된 과거의 되풀이에 걸 기대는 없다

- COP26과 대통령의 연설에 부쳐



지금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10월 31부터 11월 12일까지 진행되는 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자총회(이하 COP26)가 열리고 있다. 이번 COP26은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2015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세부적 이행사항을 합의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이런 자리인 만큼 각국 정상들은 이번 COP26의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아 말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며 말한다. 하지만 정상들의 말과는 달리 지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5년간 기후위기는 더욱 가속화되어왔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기후위기 시대의 펜데믹과 기후 재난은 이미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땅을 죽임의 공간으로 바꿔놓고 있으며, 종착역 없는 이 파국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내놓은 보고서는 지금까지 각국이 해온 기후대응 수준으로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선언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도 이내 억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며 21세기 안에 지구 평균온도 2.7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야말로 절멸 수준의 전망이다.


왜 그런가? 이유는 간단하다. 말만 했기 때문이다. 2015 파리기후협약에서부터 멀게는 1992 리우기후변화협약까지 이미 국제사회는 기후위기를 알고 있었고, 심각성에 대해 동의했지만 아무도 성장주의 탄소경제를 끊어내려 하지 않았다. 그저 말뿐이었다.


COP26에 참가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보자.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자연을 위해 행동하고 사랑해야 할 때”라며, “더 이상의 지구 온난화를 막고, 기다려준 자연에게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진 대통령의 약속은 그야말로 우스꽝스러운 것들이었다. 2030년도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과감하게 상향한 40%라고 자랑했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권고된 절반에 턱없이 부족했고, 그나마도 국외감축분 등을 과도하게 포함해 실제로는 30%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대통령은 2050년에 석탄발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2050년 탄소중립을 말하면서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2050년까지 놔두겠다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강조했듯 COP26은 탈석탄을 개발국의 경우 2030년, 개발도상국은 2040년까지 마칠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모든 개발도상국보다도 10년 늦게까지, 심지어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할 시점까지 석탄발전소를 놓지 못하겠다는 정부는 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최근에도 신규 석탄발전소 3기를 가동했고 아직도 4기를 만들고 있으면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 국민들은 바로 지금 행동할 때라고 결정했”다고 말하는 그 뻔뻔함이 놀라울 뿐이다.        


뿐만 아니다. 각국 정부들이 합의하고 이행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중립 선언 등의 행동들 역시 기후위기의 근본적 원인인 성장주의 탄소경제의 해결과는 거리가 멀었다. 소위 ‘선진국’들은 그들의 생태부채, 곧 기후위기를 심화시킨 책임과 착취의 역사에 대해, 개발도상국의 부당한 피해에는 눈을 돌렸다. 아무리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는 척 해도, 그들은 이미 부정의한 탄소문명에 깊이 중독되었다. 


이번 COP26 역시 과거의 되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걸 기대는 없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우리는 회의장 안 말잔치가 아닌 회의장 밖의 시민들에게 기대를 가진다. 기후위기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내는 존재들, 말뿐인 기만적 기후대응에 저항하며 싸우는 이들이 녹색전환을 이뤄낼 진정한 주체이다.


따라서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는 COP26 자체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우리는 기만적 기후대응에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 싸워갈 것이다. 


2021년 11월 3일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