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다시,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다시,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윤석열 정부의 사드, 즉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의 정상화 기도가 완료될 조짐이다. 국방부는 오늘 브리핑을 통해 “상시 지상 접근을 위해서 미군,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들어 주2회, 윤석열 정부 들어 주5회로 늘어났던 지상접근이 주7회 상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헬기를 통해 수송하던 병력과 유류 등이 곧 매일 차량으로 수송 가능하게 되는 등, 시간과 방식에 구애됨이 없이 사드 기지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사드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변하지만,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일환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얼마 전 피살된 아베 일본 전 수상은 2007년 “인도양과 태평양의 역동적 융합”을 제창하면서 ‘아시아태평양’ 개념 대신 ‘인도태평양’이란 새로운 지정학적 개념을 제시했다. ‘인도태평양’ 개념을 중심으로 중국을 좌우에서 포위하는 미국의 군사적 전략은 ‘4개국 안보 대화’ 즉 Quad의 형성으로 귀결되었다. 2017년 사드 배치는 이런 흐름에서 단행된 것이다.

 

사드 배치 이후 미중 관계는 악화일로를 겪고 있으며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판 사드를 실천 배치했으며 남‧동 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의 첨단무기가 총집결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최근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대통령 선거운동 중 1조5천억 원을 들여 미국에서 직접 사드를 구매해 추가 배치하겠다고 공약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 공약을 보류했지만, 이제 ‘사드 기지 정상화’를 통해 미국의 군사 전략에 적극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2015년 미국 의회조사국의 보고서는 사드가 일본과 미국을 방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한국은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이미 주장한 바 있다. 사드는 한국의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다. 2016년 제주 강정의 미국 해군기지 건설, 2017년 세계 최대 미군 기지인 평택 미 육군 기지 건설 등으로 미중 군사대결의 한 축에 가담하여 우리의 영토주권을 내 준 바 있는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2010년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군산과 평택의 미국기지는 유사시에 중국 인민해방군으로부터 탄도미사일 480기, 크루즈 미사일 350기의 공격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일본을 겨냥하는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서, 미국과 중국의 우발적 충돌만으로도 여기의 생명들은 파멸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비폭력 평화’를 주요 강령으로 삼고 있는 녹색당은 성주 군민의 의사를 짓밟고 강행된 사드 배치에 맞서 싸워 왔다. 또한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사용하고 있는 군산 공항 확장 시도인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맞서 지금도 싸우고 있다. 평화는 평화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고 군사적 대결을 통한 평화는 허구이다. 녹색당은 윤석열 정부의 ‘사드 정상화’ 시도를 규탄하며 사드 철거와 동아시아 평화체제 정착을 주장한다. 한반도 당사국들의 대화가 재개되어야 하며 종전선언과 함께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 모든 핵무기는 사라져야 한다. 국방 예산은 삭감하고 기후, 의료, 교육 등의 예산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시, 사드 가고 평화 오라.

 

2022년 9월 1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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