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김용균과 함께 더 많은 민주주의를 꿈꾸자
- 고 김용균 6주기를 맞아
6년 전 오늘 김용균이 태안의 석탄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죽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위험을 외주화해왔던 악한 관행이 재조명되었다. 일하다가 사람이 죽어도 제대로 책임 물을 곳 하나 없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한국 사회는 분노했다. '기업 살인'을 멈추기 위한 지난 20년의 투쟁이 있었고, 이전에도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묻는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다수의 거대 양당 국회의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고 이한빛 피디의 아버지 이용관과 같은 산재 유족과 시민들이 기업의 입장을 옹호하느라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는 국회의 거대한 침묵과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산재 사망과 사회적 참사를 되풀이 할 수 없다는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를 담은 법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심각한 후퇴를 겪었다. 국회는 5인 미만 사업장을 배제하여 커다란 사각지대를 만들었고, 50인 이상 사업장 적용은 3년 간 유예한다는 부칙을 달았다. 인과관계 추정, 공무원 처벌, 발주처 책임 등의 핵심 조항은 삭제했고, 처벌 수위 하한형을 도입하지 않았다.
발전노동자들은 오늘날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에 따른 구조 조정과 집단 해고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태안화력발전소는 당장 2025년부터 폐쇄 수순을 밟지만, 발전소 내 핵심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소리 낼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김용균을 하늘로 보내고 난 뒤 여섯번째 겨울, 우리는 12.3 윤석열 내란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정치적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윤석열과 소수의 친위 세력의 역사적 반동은 윤석열 한 개인의 잘못된 인식에 의해 실현될 수 없다. 거대 양당 체제의 이분법적이고, 적대적인 정치가 지금의 윤석열을 만들었다. 지금도 양당의 대결 구도는 강력하게 작동하여 국민의힘은 헌정 파괴를 정당화하는 심각한 오류에 스스로 빠져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을 다시 차지하기 위한 속내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김용균은 2024년 12월 10일 이 사회의 풍경을 보고 뭐라고 말할까. 일터와 삶에서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민중들을 당리당략에 따라 선택적으로 무시하고, 이용해왔던 거대 양당 질서를 두고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광장에서 폭발하고 있는 "윤석열 탄핵", "윤석열 체포" 구호에, 일터에서 일상적으로 짓밟히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윤석열이 물러나도, 죽음과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고, 해고의 위협 앞에서 몸이 움추려들고 있는 노동자들, 죽음마저 지워지고 있는 이 땅의 이주민들, 차별과 혐오의 칼날을 매일같이 마주해야하는 소수자들의 삶은 지속될 것이다. 녹색당은 주변부에 밀려나고 있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지역민들, 호명조차 되지 못하는 소수자들의 삶을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기 위해, 우리 사회 김용균들과 함께 더 많은 민주주의를 꿈꾸며 나아갈 것이다.
2024년 12월 10일

[논평] 김용균과 함께 더 많은 민주주의를 꿈꾸자
- 고 김용균 6주기를 맞아
2024년 1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