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녹색당 기후정의활동가가 죽을뻔한 교통 안전 참사, 전주시와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

녹색당 기후정의활동가가 죽을뻔한 교통 안전 참사, 전주시와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


지난 4월 30일 오전, 전주영화제에 참석한 전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이은호 공동위원장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등 오작동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전주 아중역 부근 삼거리에는 보행자가 적다는 이유로 자동으로 파란 불이 켜지지 않고 수동으로 버튼을 눌러야 보행자가 건널 수 있는 신호등만 설치되어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이곳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버튼식 신호등을 수차례 눌렀으나 작동하지 않자 마지못해 빨간 불에 건널목을 건너다 1톤 트럭에 치여 중상을 입고 12일 오전 큰 수술을 받게 되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법이나 보험 적용에서도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할 수도 있어 더욱 기가 막힌 상황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과 보행자 보호를 위한 지자체의 관리 책임이 피해를 당한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전주시 대중교통과는 그간 정기 점검을 하고 있었다며 해당 사고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까지 했다. 많은 전주시민들이 해당 건널목을 다닐 때마다 길이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점검과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사고가 대체 왜 일어났겠는가. 과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겠는가. 또한 수많은 국내외 시민들이 안심하고 전주 국제영화제를 찾을 수 있겠는가.


전주시는 사고 발생 후 열흘이 지나서야 고장난 버튼과 버튼식 신호등 안내 표지판 보수 작업을 시작했고, 교통안전 시설물에 대해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늦었지만 전수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그것만으로는 결코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세울 수 없다.


전주시는 올해 초 대중교통 강화를 위해 사람 중심의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민 안전이 방치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사람이 죽을 뻔한 사고가 일어났다. 정부와 지자체는 좋은 말만 골라 구호는 잘 만들지만 그 말에 걸맞는 문제의식이 실제로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차량 중심의 도로에서 사람은 중심이 될 수 없다. 자동차가 중심이 되는 불안하고 위험한 도로 환경에서는 일상적으로 시민들이 생명의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전주시에서 산단지역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도로가 증설되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설비와 안전관리는 끊임없이 후순위가 되고 있다.  많은 외곽 지역의 도로에서 보행자의 안전이 방치되고 그로 인한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동물들도 도로에서 수시로 죽음을 당한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도시 교통 전환, 공공이 철저하게 책임지는 대중교통 인프라와 교통법규를 확충해나가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탄소 배출과 대기오염을 줄여 나가며 시민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공공의 책임이다.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면서도 기본적인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과 안전 관리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전주시와 정부는 ‘사람이 죽을 뻔한’ 이번 사고의 책임을 엄중히 져야할 것이다.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는 이 전 위원장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철저한 교통 안전 관리와 함께 보행자 및 시민안전을 중심에 두는 교통 시스템 전환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행동할 것이다.


2023년 5월 12일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