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용인시는 대지산공원을 가만히 두어라!

용인시는 대지산공원을 죽전3동 행정복지센터 청사 건립 예정지에서 당장 빼라!

 

대지산공원은 용인시 죽전 아파트 단지 근처에 위치해, 주민들이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산지형 공원이다.  공원의 입구에는 “시민들이 힘 모아 지켜낸 대지산 자연공원”이라는 푯말이 있다. 말 그대로 2000년대 초반 시민들이 한 평 사기 운동으로 100평의 땅을 십시일반 매입한 국내 최초의 내셔널트러스트 성공 사례인 곳이다. 당시 나무 위 시위도 17일간 이어지며 정부로부터 보존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내려오기도 했던, 이 또한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곳이다. 시민들이 직접 지켜낸 공간으로 그 의미가 깊은 곳이다.

그런데 지금 주민들의 편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대지산공원을 죽전 3동 행정복지센터 청사 부지 중 하나로 선정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인간의 어떤 편의를 위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삶 터로 자리 잡은 나무를 함부로 베어도 괜찮은가 묻고 싶다. 그 나무에 깃들어 사는 새들과 곤충들과 폭우가 쏟아질 때 물을 담아주고, 뜨거운 도시의 열섬을 식혀주는 시원한 그늘을 잊었는지도 묻고 싶다.

도토리를 물고 가는 다람쥐와 청솔모를 보고 환호하는 아이들의 눈동자를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나무로 만든 곤충아파트를 눈여겨 바라본 적이 있다면, 사람들이 오가며 쌓아 놓은 소원 탑에 돌 하나 올려놓은 적이 있다면, 흙 길을 오르내리며 소소한 바람을 느껴 보았다면 이렇게 쉽게 대지산에 포크레인을 들여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착각하는 것 같다.

야금야금 자연을 갉아 먹어도 인간은 오래 풍요를 누리며 살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올봄에 갑자기 더워져 꽃들이 한꺼번에 서둘러 피고 져 버렸다. 꿀벌들이 나오고 보니 꽃은 사라지고, 다시 추워지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에게 자연은 경고를 하나둘 보내고 있다.

환경교육도시 용인시는 그 경고를 잘 들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지산공원과 같은 작은 산을 가지고 있는 도시는 축복 받았다. 축복 받은 용인시는 이번 죽전 3동 행정복지센터 청사 건립 후보지에서 대지산공원을 빼야 마땅하다.

 

전 지구적으로 비상한 시국에 맞닥뜨렸다.

용인시는 자연과 상생하려는 움직임이 더 중요하게 요구되어지는 시대를 역행 하는 모습을 보이지 마라. 

대지산공원에 아이들이 뛰어놀며 자연을 배우는 훌륭한 교실임을 더욱이 잊지 마라.

 

경기녹색당은 대지산에 깃들어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을 보듬는 마음으로 지켜 볼 것이다. 그리고 함께 행동할 것이다.


2023. 4. 19

경기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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