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제 망신 잼버리, 청소년 인권은 어디에?


국제 망신 잼버리, 청소년 인권은 어디에?

: 청소년에 대한 정치권의 태도, 반성하라!


  지난 1일,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이하 ‘잼버리’)가 개막했다. 2017년 전라북도 새만금이 잼버리 대회 개최지로 선정된지 6년이 흘렀다.


  지난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8월 18일)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10월 25일) 등 수차례에 걸쳐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배수 시설이나 샤워장, 화장실, 급수대와 같은 시설들이 늦어지고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했으며,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코로나19 감염 대책,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영내외 프로그램을 다 점검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다 바라보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기를 당부한 바가 있다. 이에 돌아온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답변은 "대책을 다 세워놓았다"며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았다"는 자신만만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8월 1일 잼버리 개막일에 보인 풍경은 그 정반대였다.


  우선, 샤워장, 화장실 등의 약속된 시설은 위생과 안전이 심각하게 결여된 채 운영되었다. 또한 야영지의 상당 면적이 침수되어 진흙바다가 되었고, 이 위에 텐트를 치도록 지시받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보다 심각했던 것은 잼버리 참가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노출된 기후 재앙이었다.


  개막 첫 날에만 총 환자가 800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온열환자만 400여명임을 잼버리조직위 최창행 사무총장이 브리핑을 통해 알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특히 2023년 올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은 1월의 겨울부터 고온의 날씨가 관측되었으며, 여름이 시작되며 전국 곳곳에서 폭염 관련 인명피해의 사례들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잼버리의 청소년 참가자들도 이런 이상기후적 폭염으로부터 온열질환을 앓게 된 것이다. 벌레 물림 또한 만연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을 끙끙 앓게 한 벌레는 ‘청딱지개미반날개’, 일명 ‘화상벌레’이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기후온난화로 인하여 국내 개체수가 급증했다는 것이 학계의 견해이다. 해충으로부터의 보호용품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국가는 이런 기후 재앙으로부터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한 그 어떤 보호조치도 내세우지 않았다.


  이 사태가 밝혀짐에 대한 국가 인사들의 발언 또한 충격을 불러왔다. 지난 7일 기자들과의 자리를 가진 김현숙 장관은 잼버리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청소년들은 그 안에서 굉장히 즐겁게 지내고 있고, 처음보다 훨씬 더 나아졌다”는 회피적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염영선 전북도의원은 SNS를 통해 “문제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데다, 잼버리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몰라 불평, 불만이 많다”라는 아동·청소년혐오적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청소년들의 축제는 기후재앙에 그대로 노출되었으며, 그 속 청소년들이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행위를 무시당하며 비하당하기까지 하는 치욕이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마냥 '미성숙'하고 '어린' 존재로 대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은 ’미성숙‘의 존재가 아닌, 주체와 인권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명의 민주시민이다. 이에 청소년녹색당은 청소년을 대하는 정치권의 태도를 규탄한다.


  청소년녹색당은 잼버리와 같은 세계적인 행사에서 모두의 인권이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며, 청소년의 권리와 인권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 낼 것이다.


2023.08.12.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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