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논평] 모든 노동하는 몸이 연대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세계 노동절을 맞이하여

녹색당
202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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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하는 몸이 연대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세계 노동절을 맞이하여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1886년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며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에 맞서서 미국 노동자들은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정부의 탄압 속에서도 진행된 파업 노동자들의 저항 소식이 국제적으로 알려졌고,  오늘날까지 세계 노동자의 단결을 다지는 날로서 기념하고 있다.


녹색당은 세계 노동절을 맞아서 노동과 자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본다. 세계 각국의 노동자 연대와 투쟁이 이어지고 있으나, 불행하게도 자본은 폭력을 행사하며 노동을 억압하고 이윤 추구를 위한 노동에 붙들어 매면서 여전히 몸과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 권력은 자본을 축적하며 점차 강화되었고, 신자유주의와 함께 도래한 세계화 시대에 자본의 정치력은 훨씬 막강해졌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불행은 그 속에서 싹터 자라고 있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지구 생명체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화석연료와 자원을 사유화하고 채굴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또한 자본은 남성 공장 노동자를 지속적으로 착취할 수 있도록, 여성에게 가사 노동과 돌봄 노동 등 재생산 노동을 댓가 없이 전가하였다. 거기에 멈추지 않는다. 불평등하고 폭력적인 자본주의적 경제체제는 인간과 비인간 동물, 자연과의 관계에서도 해악을 드러낸다. 인간의 삶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자연의 노동에 의해 지속된다. 그러나 비인간 동물의 노동과 자연의 노동은 아무것도 아닌 당연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자본은 그들의 노동을 무상으로 파괴하고 착취했다. 자본주의는 꿀벌과 나무의 노동에 대해서 셈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윤을 창출하는 노동만을 가치 있는 노동으로서 인정하고 있다. ‘노동자’라 불리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그들의 말은 지워졌고 그림자처럼 존재한다. 농민은 삶에 가장 필수적인 식량을 생산하지만 외면당하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을 전면적으로 적용 받지 못한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사업주가 사용하도록 허가해주는 ‘물건’으로서 규정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에게는 사업장을 바꿀 권리가 없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우리 사회 가장 밑바닥 노동을 감당하면서도 ‘불법’이라는 딱지를 달며 숨어 지낸다. 장애인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제에서 배제되고, 비장애인 중심의 능력주의 잣대에 의해 무가치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녹색당은 세계 노동절을 맞아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자본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노동자들, 그리고 세계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을 가장 앞세워 호명한다. 국적, 성별, 지역, 업종을 넘어서, 그리고 생물 종을 넘어서 지구의 모든 노동하는 몸이 연대하는 정치를 시작하자. 차별과 불평등, 기후위기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다함께 저항하자. 돌봄과 연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로 나아가자. 


2022년 5월 1일

녹색당